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356화 (356/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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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대항전 -->

조합적인 밸런스.

파프리카TV팀은 거진 완벽에 가깝다.

성장의 과정 또한 어느 한 곳 흠잡을 데가 없다.

〈치비르가 궁키고 와아아-! 달려가면 쑥대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클끼리 해설이 말하는 그림.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성장의 척도와 조합이 가진 시너지가 월등하다.

파프리카TV의 기세가 매섭다.

두구두구두구두-!

잼할의 말카림이 상남자처럼 질주한다.

이전 세트에서는 추하게 죽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와 말카림 삼종신기 뜸……

-저건 그냥 원딜 킬러야

-밟히는 순간 무조건 한 명은 죽겠다

잘 컸을 때 가장 무서운 브루저 챔피언이다.

상남자스러운 잼할과 시너지를 낳는다.

심지어 혼자 들어가는 것도 아니야.

「혹한의 대지가 주는 선물로 생각해라!」

잼구의 셀줄아니가 궁극기를 날린다.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하겠다.

잼잼 듀오가 무섭게 치고 들어간다.

미드 라인에서 일어나버린 한타.

진영이고 나발이고 의미가 없다.

강제 이니시가 너무 깔끔하게 열렸다.

〈그리고 치비르와 아자르가 달려오면서 프리딜…… 이건 그냥 쓸려 나갔다고 보는 게 맞죠.〉

힘의 차이가 지나치게 클 때.

아예 한타라고 보이지조차 않는다.

보는 입장에서도 하아~~ 안타깝다.

긴박함이 아니라 안타까움이 사무친다.

분명 그러한 구도로 열렸던 한타다.

예상했던 구도가 조금씩 비틀린다.

─더블 킬!

인성제로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파프리카TV팀의 딜러진이 쓸어 담는다.

클끼리 해설이 말한 대로의 상황이다.

그런데 앞라인이 생각보다 못 버텨.

─더블 킬!

잼잼 듀오가 의외로 빨리 죽었다.

아니, 죽을 거라는 생각도 안 했다.

둘이서 들어간 거고, 아이템도 단단하다.

토이치TV팀은 레전설을 제외하면 약하다.

중반 타이밍의 이즈가 세면 얼마나 세겠어?

그 레전설이 상상을 넘어 미쳐 날뛰고 있다.

─트리플 킬!

유리야 트레이너님이 학살 중입니다!

흥분해서 앞으로 돌진한 강민식의 아자르.

딜이 푹푹 잘 박히자 자신감을 얻었다.

그 자신감을 고대로 밟아버린다.

이즈레알이 앞비전과 함께 사라지고 만다.

아자르는 병사를 휘두르기도 전에 터졌다.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뭐야? 아자르 뭐 맞고 죽음?

-앞비전 딜에 터진 듯?

-AP이즈라……

-미친 뭐 저리 세!

일반적으로는 생존기에 불과하다.

데미지가 없는 건 아닌데 유의미하진 않다.

하지만 AP이즈레알에게는 훌륭한 누킹 스킬이다.

화면의 크기 제약 때문에 한타의 상황을 전부 보지 못했다.

리플레이를 통해 하나둘 밝혀진다.

어째서 잼잼 듀오가 죽었는지.

〈앞라인이 왜 죽었나 했더니…… 이즈레알이 너무, 너무 세네요.〉

〈센 것도 센 건데 QW를 다 맞혔어요. 말카림이 부들부들 떨며 원통하게 죽습니다.〉

쿠워어어어-!

말카림의 궁극기가 쏟아졌다.

레전설만 어떻게든 잡으면 된다.

쟤만 잡으면 확실하게 이기잖아?

가히 상남자 다운 판단이다.

결과적인 욕심이 되었을 뿐이다.

피융!

샤락-!

점멸로 피하며 꽂아 넣는다.

마법 화살들이 온몸에 박힌다.

체력 깎이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어지간히 잘 컸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이즈레알이 생각보다 너무 세.

카이팅이 가미되자 그저 샌드백이다.

-하지만 등을 보이진 않았다

-등 안 보이고 죽은 건 ㅇㅈ

-잼구는 도망가다 죽음ㅋㅋㅋ

은근히 들어오는 포탑 딜도 상당하다.

파프리카TV팀이 무리를 한 게 되었다.

아자르까지 잡히며 게임이 비벼졌다.

〈토이치TV가 선방을 했다고 볼 수 있겠죠?〉

〈파프리카TV도 뭐…… 손해는 안 봤어요. 먼저 밀고 내려와서 라인 상황도 좋고, 주도권도 여전히 쥐고 있습니다.〉

방금처럼 객기만 안 부리면 괜찮다.

킬도 똑같이 가져갔기 때문에 승기는 여전하다.

강력한 이니시를 바탕으로 휘몰아칠 수가 있다.

파프리카TV는 계속해서 시도한다.

먼저 덮치기만 하면 우리가 무조건 이겨.

주도적인 싸움을 열어 이득을 보기는 본다.

그것이 한 번, 두 번 되풀이되자 슬슬 눈치챈다.

이득을 본 것은 맞아.

그런데 이 묘한 감은 왠지 틀리지 않을 것 같아.

-계속 킬교환이 되네

-레전설 큰다ㄷㄷ

-졸라 얄밉게 딜 잘한다

〈기승전결이 다 비슷해요. 이기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은 레전설이 쓰러지지 않아요.〉

당연히 먼저 잡아버리고 싶다.

그런데 랄라랑 한나가 버프를 건다.

본인의 피지컬과 생존기도 워낙 좋아서 잡기가 힘들다.

그래도 힘의 차이가 있어서 한타는 꾸역꾸역 이겼다.

그 과정에서 레전설이 자꾸 커서 문제다.

어느덧 3코어가 나와버린다.

샤라라락-!

라인 클리어를 겸한 궁극기다.

이즈레알의 정조준 사격이 긁고 지나간다.

미니언과 함께 뭉쳐있던 강민식의 아자르.

〈……반피 나갔습니다.〉

〈직격탄이 아니라 그나마 반피인데 직격으로 맞으면 진짜 죽을 수도 있겠는데요?〉

무언가가 자꾸 날아온다.

어쩌다 맞으면 아픈 정도가 아니야.

한 방만 맞아도 허리가 휘청일 정도로 일격 필살이다.

-이즈 딜미터기 터졌는데?

-뭐 저렇게 세ㅋㅋㅋㅋㅋ

-AP라서 그런가 봐

-AD템트리로는 절대 안 나올 딜이긴 하네

분명 한없이 유리했던 게임이다.

이니시만 걸어도 사이즈 안 나온다.

클끼리 해설이 괜히 입방정을 떤 게 아니다.

그 정도로 넘어갔다고 판단된 게임.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지배하고 있다.

레전설의 이즈레알이 어느새 게임의 중심에 선다.

* * *

두구두구두구두-!

말카림이 무서운 기세로 돌격해온다.

세줄아니도 측면에서 노리려고 한다.

또다시 강제 이니시를 걸려는 움직임이다.

'얘네들은 닥돌밖에 모르나.'

그 닥돌이 통할 만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인 미드나 원딜러가 상대라면.

AP이즈레알은 다 맞힌다는 전제 하에 상상을 가볍게 초월한다.

피슝!

샤락-!

상남자답게 일직선 돌진이다.

마법 화살이 고스란히 온몸에 박힌다.

「변해라~♪」

오는 과정에서 랄라에게 CC기가 걸린다.

그 효과는 1초 남짓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만하면 충분해.

샤라라락-!

궁극기를 직격으로 그어버린다.

잼구가 던진 얼음 감옥은 비전으로 피한다.

아니, 피하는 게 아니라 앞비전 공격기로 활용한다.

이어진 마법 화살에 말카림이 꿰뚫린다.

탱커일 말카림이 순식간에 걸레짝이 된다.

마지막 방항으로 궁극기를 쏟아부으려 했지만.

─적을 처치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박기도 전에 녹아버린다.

소위 유체이탈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잼할 유체이탈 이쿠욧!

-역시 등을 돌리지 않아……

-진짜 저 정도면 트롤 아닌가?

'트롤처럼 보인다는 것은 사실이긴 하지.'

하지만 브루저든 탱커든 상정을 하며 들어가기 마련이다.

내가 이 정도까지는 맞을 만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잘 큰 데다 상남자이지 않은가?

후자도 의외로 의미가 있다.

우워어어-! 돌진해오면 무섭다.

녹이기 전에 스치기라도 하면 엄청 아파.

저런 패기 플레이가 은근히 잘 먹힌다.

내 앞에서는 얄짤도 없어서 문제지.

피융!

쏘아진 마법 화살이 잼구의 엉덩이를 때린다.

일반적인 이즈Q면 생채기가 긁히고 만다.

'AP이즈는 스킬샷이 엄청 세.'

평타 딜을 포기한 대신 스킬 데미지가 미쳤다.

샌드백처럼 때릴 수 있는 탱커는 환영이야.

때리면 때리는 대로 픽픽 쓰러져 나간다.

「내 방패만 믿으라고!」

문제는 탱커가 아닌 딜러진이다.

탱커를 다 잡고 나면 휴전선이 그어진다.

'브라운이 꽤 잘하더라고.'

실버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방패를 잘 든다.

거꾸로 드는 누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그 탓에 지금까지는 애매했지만.

피융!

샤락-!

딜이 매우 세면 간단한 해결책이 생긴다.

방패 채로 그냥 뚫어버리는 방법 말이다.

과녁을 잘 세워주고 있는 덕에 맞히기가 편하다.

'딜러한테 쏘면 알아서 지가 막아주잖아.'

방패를 들면 피해량 감소가 있다.

브라운 자체가 워낙 단단해서 잘 버틴다.

그런데 방금 전에 탱커도 녹아내린 참이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방패가 쨍그랑-! 깨져 버린다.

당황했는지 뒤로 뺐지만 늦었다.

그러게 적당히 좀 잘 막지 그랬어.

-브라운 개그맨인가ㅋㅋㅋ

-스킬을 너무 열심히 막았어……

-치비르 팔 짧아서 반격을 못하네

못 때리는 게 아니라 때리는 각을 안 준 거다.

포킹 챔피언은 이렇게 얄밉게 해야 한다.

대신 쫓는 능력이 없어서 추격은 힘들다.

"강민식이라면 아마 이쯤에서 집 가고 있을 거에요."

하지만 이즈레알은 글로벌 궁극기를 가지고 있다.

쿨감템 맞추고 Q를 쏘면 쿨이 금방 돌아온다.

있을 만한 위치에 적당히 정조준 사격을 날린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유리야 트레이너님은 전설적입니다!

그냥 감이다.

왠지 있을 거 같았어.

체력도 여유가 있었으니 블루를 먹고 있을 만했다.

진짜로 죽으니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블루까지ㅋㅋㅋㅋ

-1+1 이벤트인가효?

-강민식 추하게 죽네

-근데 이건 이즈궁이 너무 센데?

루덴의 메아리, AP판 스태틱의 단도 같은 거다.

스킬 적중시 추가 피해가 터진다.

안 그래도 센 정조준 사격이 필살기급 위력이다.

'역시 민식이는 실망을 안 시켜.'

생각한 대로 너무 잘 움직여주니까 소름 돋을 정도다.

슬슬 승기가 넘어왔음이 느껴진다.

* * *

세상에서 앞비전 가장 잘하는 선수다.

레전설의 이즈레알에게 달린 수식어다.

─더블 킬!

유리야 트레이너님은 전설적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사기적인 위엄을 뽐내고 있다.

전설의 한 페이지를 써내린 이벤트전보다 더욱.

순수한 AP이즈레알이 무엇인지 충격을 선사한다.

〈말카림, 셀줄아니가 이즈레알한테 다 바보가 돼요. 탱커인데 딜러처럼 녹아내리고 있어요.〉

클끼리 해설이 허심탄회하게 늘여 놓는다.

정상적인 한타 구도가 절대 아니야.

탱커라고 쳐주기에도 민망하다.

─더블 킬!

인성제로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하지만 파프리카TV라고 딜러가 없는 건 아니다.

AP이즈의 임팩트 탓에 관심이 안 갔을 뿐이다.

인성제로의 치비르가 꾸준하게 활약 중이다.

〈화면이 정신 없어서 그렇지 인제가 슈퍼 플레이가 계속 하고 있는 거에요.〉

〈인성제로가 희망이죠. 파프리카TV팀이 믿을 건 인제 뿐입니다!〉

김의중 캐스터가 말한 대로다.

나머지 얘들은 상태가 조금 이상해.

브라운이 잘만 지키면 원딜 캐리가 나오지 않을까?

그러한 생각이 나왔던 것도 딱 중반까지다.

어느덧 방패의 의미가 사라진다.

데미지 감소를 해도 너무 세다.

피융!

쏘아진 마법 화살이 방패를 꿰뚫는다.

대문짝이 가볍게 부서진다.

마치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이러다 몇 대 더 맞으면 깨질 거 같아.

사거리와 카이팅 때문에 답도 없어.

파프리카TV도 판단을 내린다.

「병사들이여, 진격하라!」

강민식의 아자르가 측면에서 날아온다.

흙병사를 타고 드리프트를 밟는다.

노림수 자체는 분명 멋있었으나.

─트리플 킬!

오는 과정에서 화살을 얻어맞고 앞비전에 밟힌다.

부딪히기도 전에 공중에서 폭사하고 만다.

-추민식이 또……

-쟤는 자꾸 뭘 하려고 하네

-???: 뭘 하려고 하지 마 제발!

-할 만했는데 레전설 반응이 미친 듯

그저 해버렸을 뿐이다.

돌진해오는 찰나를 안 기다려준다.

아자르를 잡은 레전설이 뚜벅뚜벅 걸어온다.

뚜벅뚜벅 걸어오자 저절로 뒷걸음질이 쳐진다.

숫자는 오히려 파프리카TV가 많다.

그 숫자가 하등 의미가 없다.

〈인제가 희망이라면…… 레전설은 절망입니다.〉

클끼리 해설의 짤막하게 한 줄로 정리한다.

인성제로만 지키면 희망이 있겠지.

그 희망보다 짙은 절망이 드리운다.

─쿼드라 킬!

펜타 킬!

유리야 트레이너님은 전설적입니다!

마무리……!

방패가 깨지고, 희망의 빛이 사그라든다.

그토록 유리하게 시작했던 세 번째 세트.

이런 게임조차 지면 답이 있을까?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레전설을 막을 수 없다는 게 증명됐다.

파프리카TV 대 토이치TV, 플랫폼 대항전의 승자가 여지 없이 정해진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추천과 코멘트& 원고료 후원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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