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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353화 (35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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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대항전 -->

"가라, 유리야몬 몸통 박치기!"

갈리스타의 궁극기 노예의 부름.

유리야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중에 붕 뜬다.

그리고 내 신호에 맞춰 상대 랙싸이를 향해 날아간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 효과는 굉장했다!

랙싸이이(가) 상태 이상에 걸렸다!

유리야는(은) 찬란한 강타를 시전했다!

에어본에 이어 스턴까지 연계된 셈이다.

바보가 된 랙싸이에게 창을 박아 넣는다.

박힌 창을 쭉 잡아 찢자 그대로 터져버린다.

잼구가 가진 탁월한 약점이다.

가끔 보면 자기를 죽여 달라고 시위한다.

아군으로 있을 때는 뒷목이 잡혔지만 적군으로 있을 때는 뒷목에 초크슬램을 날린다.

"야, 왜 후창 안 해?"

〈창피해요오……〉

그렇게 지나가던 잼구는 고히 보내주었다.

문제는 통쾌함이 절반이야.

유리야가 말을 안 듣는다.

-뭔 후창?

-포켓몬 트레이너가 혼자 외치는 게 아니잖아

-유리야가 포켓몬임?ㅋㅋ

포켓몬이다.

가끔 보면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

안타깝게도 신체가 건장하여 그럴 수가 없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

어떤 노란 쥐새끼처럼 쫄래쫄래 따라다닌다.

방금처럼 기술을 시전하면 저 멀리 던질 수도 있다.

"BJ로서 긍지를 가지고 해. 너 휴학까지 해서 어머니가 지금 얼마나 걱정하시는데."

〈헉……, 설마 저희 엄마랑 얘기하셨어요?〉

"그래, 많이 걱정하시더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네……

-레전설이 왜 오지랖?

-선배, 선배 그러는 거 보면 뭐 학교 선배 같던데

부모님 입장에서 얼마나 걱정되겠어.

학교를 휴학하고 방에서 혼자 떠들고 있고.

남들이 보기에는 방에서 혼잣말 하는 걸로밖에 안 보인다.

아니다, BJ라는 직업 때문이다.

말하자면 인터넷 MC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유리야네 부모님이 걱정하시길래 선배된 도리를 다했을 뿐이다.

"가라, 유리야몬 몸통 박치기!"

〈히잉…….〉

갈리스타가 좋은 점이 원딜 챔피언 주제에 이니시가 가능하다.

아군 서포터를 냅다 던져버리면 된다.

유리야의 터릭이 날아간다.

강민식의 미드 초가스.

최근 대회에서 안티 캐리로 종종 기용된다.

나름 짱구를 굴려서 뽑았나 본데 그런다고 안될 놈이 되지는 않는다.

촤악!

푸른 창이 초가트를 향해 박힌다.

일단 1스택.

다가가며 평타를 세 대 연달아 박는다.

창을 수북이 꽂자 고심도치처럼 변한다.

스턴이 풀린 초가트는 도망을 포기했다.

대신 점멸 침묵과 함께 반항을 시도해온다.

─아군이 PafreecaTV 잼구(랙싸이)를 지목!

그 이유는 손에 잡히듯 뻔하다.

잼구와 함께 점사를 해서 잡아보겠다.

2대2 싸움을 하려고 거리를 줬던 걸 수도 있지만.

'얘는 사고방식이 너무 단순해.'

모든 사람이 너처럼 킬각에 눈이 돌아가는 게 아니야.

개노답 삼형제의 막내는 여전히 변하는 게 없다.

강민식은 예전부터 호구로 삼는 인종이었다.

생각이 너무 노골적이라서 미끼를 뿌리면 다 걸린다.

랙싸이가 오는 걸 보고 교전을 걸어주자 역시나다.

의도했던 대로 응전을 해온다.

-랙싸이 점멸 에어본을 피했어??

-와 미친 레파고ㄷㄷ

-탱커 두 명 부들대는 거 봐

-로봇 교수님도 울고 갈 피지컬……

잼구도 너무 뻔해.

심지어 랙싸이는 준비 동작도 있다.

일어나기 전에 점멸을 쓰면 매우 간단하다.

맞점멸로 피하며 카이팅 친다.

타악! 타악!

매 평타 짧은 거리를 도약하는 갈리스타.

초가트와 1티몽 미터 만큼의 거리를 유지한다.

부들대며 한 걸음, 두 걸음 따라오지만 슬슬 쌓였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촤아악-! 시원한 소리와 함께 잡아 뜯긴다.

몸에 수북이 쌓인 창을 한꺼번에 뽑자 사망.

점멸이 빠지고 몸이 느려진 잼구도 곧 뒤따라간다.

─더블 킬!

유리야 트레이너님이 학살 중입니다!

이런 탱커류 챔피언들은 상대하기 편하다.

아까처럼 뻔한 스킬 연계만 안 당하면 된다.

갈리스타의 무한 카이팅으로 농락하며 더블 킬.

"리야몬 돌아와."

〈저 포켓몬 아니에요오!〉

"니가 포켓몬처럼 귀여워서 그래."

〈헐, 진짜요? 진짜진짜요?〉

"그러니까 말 들어. 좋은 말로 할 때."

가끔은 크고 굵직한 당근도 필요하다.

그리고 귀여운 것은 사실이다.

한 마리 격하게 키우고 싶을 때가 있다.

중국에서도 그래서 키웠는데 한국에서는 안 키워도 알아서 잘 큰다.

"왜 피카피카 안 울어?"

〈그건 창피해요…….〉

"나는 민주적이니까 선택의 기회를 줄게. 피카피카 울던가, 리야리야 울던가, 엉덩이를 파앙파앙 맞던가."

〈뭘 선택해도 좋은 건 아니지 않아요……?〉

-리야가 눈치챘어!

-어메이징 쓰레기……

-와, 이 팀은 여유가 넘치네

반대로 저쪽팀은 여유가 넘치지 않나 보다.

솔로랭크든 대회든 가장 중요한 건 미드&정글이다.

그 미드&정글 싸움이 상대가 안되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용을 처치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용 주도권 또한 가진다.

더블 킬 따고 용을 쳤으니 그게 주도권이지.

터릭이기 때문에 유지력이 좋아서 충분히 가능하다.

"왜 터릭을 하지? 사실 브라운 시키고 싶었는데 방패 거꾸로 들까 봐 터릭 시킨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빡이지만 ㅇㅈ합니다

-리야라면 정말 그럴지도……

-그럴지도가 아니라 진짜로 그랬지

우리집 강아지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챔피언이다.

유리야에게 딱 맞는 난이도를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통수가 아른거린다.

'아무튼 1인분은 충분히 하고도 남는 챔피언이지.'

게임도 아주 잘 풀리고 있다.

빠듯하게 용까지 챙긴 이유.

현재 들고 있는 아이템과 굉장히 상관이 있다.

「포식귀」

공격 속도: +50%

기본 공격 적중 시 30(+21)의 마법 피해를 입힙니다.

정글 아이템 대격변 패치로 새로이 생긴 아이템이다.

섬광이 조금 달라졌다고 보면 된다.

피흡이 없다는 단점은 생겼지만.

'진화하면 훨씬 더 좋아.'

심지어 진화하는 것도 일정 조건 하에서는 더 쉽다.

방금 잡은 드래곤.

무려 5스택을 추가로 올려준다.

소라게도 같이 잡자 스택 농사가 굉장히 수월하다.

앞으로 남은 스택이 9스택.

쌓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글 한 바퀴 돌고 라인으로 돌아와 갖다 던진다.

"가라, 유리야몬 몸통 박치기!"

〈피카피카……!〉

삼고초려라고 했던가.

아니,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포켓몬 트레이너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아, 이 쾌감!'

짜릿한 걸?

피카츄를 길들인 지우의 마음을 알 듯도 하다.

유리야이 마음을 열기 시작하자 게임이 더 흥미진진해진다.

힘찬 외침과 함께 몸통 박치기!

강민식의 초가트가 공중에 붕~ 뜬다.

궁극기 쿨이 짧아서 강제 킬각 잡기가 좋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유리야 트레이너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못하는 애들 특징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자기가 궁극기만 박혀도 죽는다는 걸 알 때가 되지 않았나?

무빙이 뛰어나서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다.

'근데 뭐 다 그런 거지.'

그냥 못하는데 잘난 척을 해서 역겨운 녀석일 뿐이다.

궁극기 에어본과 터릭의 스턴 연계.

이후 창을 박아 찢어버린다.

포식귀 스택이 쌓아주는 일등공신인 친구다.

스노우볼이 빠르게 굴러간다.

* * *

밴픽이라는 건 참 여러 요소가 있다.

OP챔피언을 가져갔다고 땡이 아니다.

무리하게 가져가다가 오히려 망하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랙싸이&초가트면 6레벨 미드 싸움이 거의 무적이라고 보시면 되거든요?〉

한 명을 작정하고 노리면 살 수가 없다.

심지어 빗맞히기도 힘든 스킬 구성이다.

미드 갈리스타가 자충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밴픽 단계에서 나왔던 클끼리 해설의 지적이다.

굉장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분석.

하지만 해버리자 상황이 역변한다.

-와, 방금 크하하인 줄

-저게 보통 반응이 되나?

-레전설이레전설 했을 뿐……

랙싸이의 점멸 에어본을 당연한 듯 피해버린다.

첫 CC기가 빗나가자 연계가 안된다.

그럼에도 파프리카TV팀은 포기하지 않고 쫓았다.

딜은 분명 충분해.

쓰렉귀가 점멸 채찍 쓸기와 함께 랜턴을 던진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다구리 쳐서 잡으면 되잖아.

〈아니, 쿠단의 허리케인 나온 갈리스타를 잘못 쫓다간 으아…….〉

-좆됨! 좆됨!

-좆됨주의보 발령ㄷㄷ

-으아, 창 꽂힌 거 봐

-고슴도치가 세 마리야!

평타가 세 갈래로 나가게 해주는 아이템이다.

창을 쌓아 찢어버리는 갈리스타의 필수 코어템.

그 효과를 극한으로 활용하며 1 대 3을 해버린다.

촤아악-!

수십 개의 창이 한 번에 잡아 뽑힌다.

보기만 해도 싸늘하게 아픈 광경이다.

선두에서 쫓던 쓰렉귀가 먼저 요단강을 건넌다.

─트리플 킬!

유리야 트레이너님은 전설적입니다……!

나머지 두 명은 방향을 틀었지만 슬로우가 걸렸다.

랙싸이도, 초가트도 반쯤 뚜벅이과 챔피언이다.

필연적으로 따라잡히며 킬을 상납한다.

〈세상에서 제일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역관광이 나오죠? 와, 보면서도 신기해요…….〉

김의정 캐스터가 진심 어린 감탄사를 쏟아낸다.

파프리카TV가 무리를 한 게 아니다.

레전설이 어이를 상실할 슈퍼 플레이를 해버렸다.

〈파프리카TV팀 입장에서는 억울한 게 스킬이 좀 빗나가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섰을 거에요. 그렇잖아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다구리를 친 거다.

혼자 있는 원딜러는 맛있는 먹잇감이다.

딜로 찍어 누르면 충분히 잡을 만도 했다.

그런데 카이팅을 억울하리 만큼 당해버렸어.

아니, 도약을 무한으로 하는 게 말이 돼?

원래는 말이 되는 챔피언이다.

-레전설한테 갈리스타 주면 안돼……

-솔랭 승률 100%인 이유가 있네

-서러워서 뚜벅이 하겠나 진짜;

피지컬이 받쳐줄수록 사기인 챔피언은 맞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껏이지.

헬퍼가 아닌 이상 한계라는 게 있는 법이다.

그런데 레전설이 잡자 한계가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

〈진짜 신기한 게 E선마를 했어요. 보통 챌린저 장인들과 프로들 대부분이 Q선마를 합니다.〉

-그게 뭔 차이임?

-E선마가 더 좋은 건가?

-ㄴㄴ E선마 절대 하면 안됨

Q선마와 피를 마시는 칼.

그 편이 플레이 난이도도 낮고, 활용하기 편하다.

레전설은 보란 듯이 공격 속도 아이템을 올리며 E선마를 한다.

공격 속도가 빠르자 도약이 계속해서 가능하다.

방금과 같은 말도 안되는 카이팅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다.

솔로랭크 승률 100%, 어째서 헬퍼라 의심 받았는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애걸해봐라!」

레전설의 갈리스타가 미니언을 타고 질주한다.

마치 그렇게 보이는 광경이다.

미니언을 치며 앞으로 도약.

공격 속도가 2.0을 돌파하자 거의 돌진기에 가깝다.

적 초가트를 향해 어거지로 다가가 결국 때린다.

몇 대 치지도 않았는데 창이 수북이 쌓여.

〈초가트 점멸 빠졌어요. 지금 초가트 점멸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데!〉

-아니, 창 왜 저렇게 빨리 쌓이지

-공격 속도가 빨라서?

-배부른 포식귀 때문에 그런 듯

「배부른 포식귀」

공격 속도: +50%

기본 공격 적중 시 60의 마법 피해를 입힙니다.

2번째 기본 공격마다 적중 시 효과를 추가로 적용한다.

진작에 30스택을 쌓아 진화시켰다.

공격 속도로 워낙 빨라 창이 미친 듯이 박힌다.

초가트가 점멸로 도망간 판단은 분명 틀리지 않았으나.

─레드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문제는 다른 쪽이다.

바론 백작의 몸에 100개가 넘어가는 창이 박힌다.

한 번에 잡아 뜯자 강타를 상회하는 데미지.

스틸 걱정 없이 깔끔하게 먹었다.

애초에 잼구는 눈치도 채지 못했다.

강제적인 스노우볼이 게임을 지배한다.

〈2인 바론 너무 무난하게 성공했는데요? 파프리카TV팀은 스틸이라도 해야 변수가 있을 텐데…….〉

〈제가 봤어요! 창 잡아 뽑으니까 데미지 2천 들어갔습니다. 신이 도와 발견했어도 스틸 가능성은 없었다는 이야기죠.〉

갈리스타가 가진 압도적인 강점이다.

레전설의 피지컬이 더해지자 일방적이다.

첫 번째 세트가 채 25분도 되지 않아 끝나고 만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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