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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대항전 -->
처음에는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파프리카TV 이 새끼들 개심이라도 한 거야?
화질 문제, 호스팅 비용 등 지적 받던 문제를 개선하겠다.
공지사항을 띄우며 파프리카TV의 변화와 발전을 약속했다.
'그런 식으로 대응하면 마치 정상적인 방송 플랫폼 같잖아.'
뭐, 그런 길을 걷겠다면야 나쁜 일은 아니다.
지들이 알아서 잘하겠다는데 말릴 건 또 없지.
그리고 이런 것도 어떻게 보면 소소한 복수다.
사건을 무마하려고 대출혈 서비스 하는 거잖아.
플랫폼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갈 만한 짓이다.
그 부담을 하게 만들었으니 쌤통이라면 쌤통인 셈이긴 한데.
-파프리카TV 공지 올라온 거 봄?
-ㅋㅋ이 새끼들 짱구 오지게 굴린 듯
-이벤트 협조 때문에 유리야집 간 거였대!
문제는 그 다음 이어온 어처구니 없는 끼어 맞추기다.
협조를 구하는 거랑 스토커 짓이랑 뭔 상관이야?
국방부 생계형 비리급 헛소리다.
'세상에는 정말 귀싸대기를 존나 쳐맞아야 할 새끼들이 많아.'
근데 웃긴 건 그런 새끼들일수록 오래 간다.
말도 안되는 생계형 비리 같은 변명도 결국 먹히잖아?
하지만 그게 먹히는 거랑 내 기분이 나아지는 건 전혀 상관이 없다.
─네다골님이 10,000원 후원!
플랫폼 대항전 하는 거 참전하시나요?ㅎㅎ 파프리카TV가 기획한다던데
"좆이나 까라 그래요."
-레전설 개빡쳤네ㄷㄷ
-돈 주고 욕 먹어버리기~
-유료욕……
아니, 눈치를 보고 물어봐야지.
니 같으면 하겠냐고.
무슨 의도인지 뻔할 뻔자인데.
'이벤트랍시고 열어서 달래보려는 거겠지.'
나라고 파프리카TV를 맹목적으로 싫어하는 건 아니다.
이런저런 악연도 있고 성향도 안 맞지만 그래도 정이라는 게 있잖아.
처음 방송을 시작하면서 쌓이고 쌓인 추억 등.
그 정나미가 떨어지고도 남는 사건이다.
차라리 건들 거면 나를 건들던가.
어떻게 그렇게 순진한 무구한 아이한테 말이야.
사람이 할 짓이 안 할 짓이 있지.
얼마나 무서웠겠어 정말.
-왜 그걸 님이 말하지……
-자, 네가 유리야한테 한 짓을 생각해보자!
-멸망전 탈주 사건이 미친놈급이었는데
-(쓰레기 대결)유리야 멘탈 나가게 만들기
그렇게 말하면 내가 할 말이 조금 없네.
확실히 나도 큰 잘못을 한 적이 있기는 하다.
사과를 구하고, 용서도 받았지만 죄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리 생각하니 이해의 여지가 아주 약간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말하는 이해는 살다 보면 그런 짓을 할 수도 있지.
그런 게 아니라 생각을 유연하게 하자는 소리다.
'이 새끼들 목적이야 결국 뻔하거든.'
이슈를 만들어 거기서 자신들이 맛있는 부분 쏙 빼먹겠다는 이야기다.
그 내용은 플랫폼 대항전.
자신들이 이겨서 화제를 낳는 방향의 기획을 하리란 게 눈에 선하다.
십중팔구 나는 선수로 참가하지 못하게 할 거다.
어쩌고저쩌고 형평성 같은 이론을 들먹이겠지.
프로게이머니까 안된다고 염병할 게 뻔하다.
"그런데 나보고 참가해 달라 했다고? 선수로? 미친놈들인가?"
-???: 미췬놈인데?
-레전설을ㅋㅋㅋㅋㅋㅋㅋ
-씹정색 개무섭네ㄷㄷ
-가서 그냥 개박살을 내주자
아니, 뭐 그럴 수도 있다.
살다 보면 정신줄을 놓을 수도 있는 거니까.
하필 정신줄을 놔도 내 앞에서 놔서 문제지.
* * *
플랫폼 대항전.
시청자 입장에서는 생각을 해볼 만한 일이다.
우리나라 국민 성격상 워낙 비교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플랫폼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애매하다.
일단 얽히고설키다 보면 일 터질 일이 많아.
방송 관련해서 서로 양보할 것도 적지 않다.
상황과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다.
파프리카TV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토이치TV는 후발 주자로서 홍보를 위해.
〈사람마다 생각은 다른 법이지만……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봐요!〉
역대 멸망전 공식 해설자다.
롤챔스, 롤드컵 가리지 않고 활약한다.
클끼리 해설이 첫 마디를 대수롭지 않게 내뱉는다.
〈이런 기획 자체가 의미가 있는 거겠죠?〉
〈맞습니다. 어떻게 보면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는 걸 수도 있어요. 이러다 보면 멸망전도 제대로 된 대회가 생길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게 되나?
-파프리카TV, 유튜부, 토이치TV, 까메오팟TV…… 정도?
-에이, 에바참치지
-생기면 재밌긴 할 듯ㅋㅋ
가능성 이전에 순수하게 흥미가 이는 일이다.
해당 플랫폼의 대표BJ들이 경기를 펼친다.
급조된 이벤트임에도 시청자들이 몰린다.
〈5전 3선승제로 진행되는 파프리카TV와 토이치TV의 BJ대표…… 아니, 스트리머 대표! 멸망전 선수들을 소개 하겠습니다!〉
김의정 캐스터의 힘찬 외침과 함께 떠오른다.
화면에는 두 플랫폼의 대표 선수들이 나열된다.
일반적인 멸망전과 달리 과정 같은 느낌은 없다.
〈이미 대표인데, 대표의 자격을 갖춘 스트리머들인데 구태여 예선전을 치를 필요가 있을까. 그런 느낌이죠?〉
〈사실 엄밀히 따지면 시간이 없어서…….〉
대규모로 여는 건 부담이 크지 않은가?
각 플랫폼에서 대표를 알아서 선정하기로 했다.
그 결과, 화려한 올스타 멤버가 모였다는 이야기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납득이 가는 멤버다.
그중에서 특히 참가해줬으면 하던 멤버.
토이치TV의 팀장에게 연락이 간다.
〈안녕하세요. 레전설님, 지금 통화 괜찮으시나요?〉
〈안녕하지 못합니다.〉
-이 새끼 가오 잡는 거 보소
-요즘 저기압임ㄷㄷ
-레전설 멋있는 척 개오져
참가 여부가 불확실했었다.
파프리카TV와 안 엮이고 싶어 하던데.
의외로 흔쾌하게 대항전 참가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논란이 일 수도 있는 일이다.
가장 인지도가 높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레전설 그가 순수한 BJ라 보기에는 애매하다.
─플랫폼 대항전 열리면 아주부TV가 개꿀 아님?ㅋㅋ
테이커&매일라이프 출전하면 그냥 끝나자너~
└그냥 SKY T1이 고대로 나와도 될 듯ㅋㅋㅋ
└이거 레전설 비꼬는 글인가
└프로게이머 출전은 확실히 문제가 있지
작년 2014년의 멸망전.
레전설의 참전을 두고 이러저러 말이 많았다.
파프리카TV에서 직접적인 제재를 내리기도 했었다.
그런데 문제라는 건 한쪽만 저질러서 일어나는 거다.
양쪽이 다 저지르면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룰이다.
파프리카TV 또한 프로게이머 겸 BJ들이 존재한다.
〈안녕하십니까, 잼할님. 지금 통화 가능하시나요?〉
바로 파프리카 프릭스의 선수들이다.
파프리카TV가 후원하는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하다.
계약 사항에는 월 일정 시간 이상의 스트리밍이 포함돼있다.
그러다 보니 인기BJ이기도 해.
레전설이 된다면 얘네도 안될 건 없지.
다소의 소란은 일어났지만 결국 받아 들여진다.
-잼잼 듀오라고……?
-완전 자승자박 아니냐? 퍼주는 컨텐츠임?
-???: 좌절감이 사나이를 키우는 것이다!
-근데 얘네 솔랭은 엄청 잘함ㅋㅋㅋ
소위 말하는 레베루가 다르다.
프로게이머와 비프로게이머는 말이다.
단순한 실력 차이를 넘어 그 이상의 개념이 존재한다.
잘 나가는 아마추어가 프로 데뷔해서 죽 쑨다.
말해서야 입만 아픈 수준으로 실례가 쌓였다.
잼잼 듀오의 대회 성적이 애매하다고 해도.
─잼잼 듀오 솔랭에서는 실력 알아주지
포텐 터지면 거의 멱살 캐리도 하던데
레전설 상대로 이긴 것도 유명하잖아
└잼잼 듀오가?
└역시 대회랑 솔랭은 다른 건가……
└데뷔 전에는 포스 상당했었는데ㅋㅋ
1세대, 2세대 선수들은 아마추어 시절이 거의 없다.
코돈빈처럼 30레벨도 안 찍고 프로 데뷔부터 한 선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3세대 이후의 프로게이머들은 아마추어 때부터 이름을 날렸다.
3세대의 분기점은 대략 테이커를 기준으로 한다.
테이커 또한 파전고라는 닉네임으로 상당히 유명했다.
4세대에 해당하는 잼할과 잼구도 잼잼 듀오라는 별칭으로 익히 알려졌다.
〈레전설에 대한 대항마가 충분히 될 수 있다. 기대를 해도 되는 거겠군요?〉
〈물론 멸망전의 취지는 여전합니다. 롤챔스와 다르니까, 다른 재미가 있으니까 찾아보는 게 멸망전이니까요.〉
당연하게도 프로게이머만 참여하는 건 아니다.
인기 있는 BJ들도 참가를 한다.
다만 기존 멸망전 보다는 진지한 색깔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킹민식…… 칼을 갈고 나왔겠네
-파프리카 프릭스가 더 센 거 같은데?
-ㄴㄴ토이치TV도 만만치 않아
-문제는 그녀지!
바로 그녀다.
한 떨기 똥강아지 같은 그녀가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티어만 놓고 보면 굉장히 애매한 실력을 가졌다.
〈골드의 희망으로 이름으로 유명한 만큼 분명히 못지 않은 활약을 할 거라고 저는 믿어요.〉
〈그런데 지금은 실버라고…….〉
〈…….〉
-말잇못ㅋㅋ
-실버는 실드가 안되자너~
-골드에서도 떨어졌어??
-실망을 안 시키는 빡대가리야……
기존 멸망전과 달리 티어 제한 같은 게 없다.
각 플랫폼에서 기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인재를 활용한다.
파프리카TV는 최근 휘청거리긴 해도 여전히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다.
깊고 넓은 인재풀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엄청난 강점이다.
그 강점을 최대한 활용에 이상적인 팀을 구축했다.
웬만한 프로팀에 준하는 전력을 모아버렸다.
그에 반해 토이치TV.
최대한 끌어모으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유리야의 참전도 이상적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심지어 티어까지 떨어졌다니.
〈티어라는 게 떨어질 수도 있는 거죠~.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라스는 영원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도 현역 시절에서는 챌린저를 밥 먹듯이 찍었는데 은퇴를 하고 나면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유리야ㅋㅋㅋㅋㅋ
-(前프로)
-근데 클끼리 챌린저는 진짜로 찍은 게 맞음?
-클끼리 플래티넘 강등각 섰던데;;
거의 도시 전설 같은 이야기다.
과거에 챌린저 상위권에서 날고 기었다.
증거는 커녕 단 한 명의 증인도 없지만 본인이 워낙 완강하게 주장한다.
솔로랭크 챌린저쯤 되면 증인이 한두 명은 있을 법한데 의아한 일이다.
워낙 과거에 활약을 했던 1세대 프로게이머.
자존심을 세워준다는 의미로 존중 받는다.
〈아무튼 이렇게 되면 토이치TV측의 전략은 십중팔구 그거겠네요?〉
〈시청자분들도 예상이 되실 거에요. 역시나…… 프로 미드라이너! 유리야님이 미드, 레전설 선수가 정글!〉
이윽고 첫 번째 세트가 막을 올린다.
3일이라는 짧은 홍보에도 수만 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그도 그럴게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지 모를 진귀한 이벤트다.
-미드라고 읽고 서포터라 쓰는……
-미드인데 CS가 0개!
-펫이잖아 펫ㅋㅋ
전설적인 케미가 다시 한 번 이어진다.
2014년 스프링을 강타했던 바로 그.
하지만 비슷한 전략을 취할 수 있을지.
〈이제는 패치가 돼서 정글이 무조건 강타를 들어야 합니다. 안 들면 정글템을 못 사요.〉
2015년이 되며 정글쪽에 완전히 대격변이 있었다.
과거의 전략을 다시 사용하는 게 가능할까?
김의정 캐스터가 의문을 가질 만도 한 일이지만.
〈이미 썼다는 선례가 있습니다.〉
〈그런가요? 어…… 저는 본 적이 없는데.〉
〈레전설 선수가 해외 리그가 주 무대다 보니 국내 팬분들에게는 낯설 수 있는데…….〉
캐스터와 달리 해설자는 전업이다.
해외 리그가 최근 발전했기에 더더욱이다.
각 지역마다 메타가 은근히 달라서 참고할 거리가 많다.
클끼리 해설의 말대로 레전설은 여전한 활약을 선보이고 다녔다.
일련의 전략도 응용해서 써먹은 적이 있다.
다시 꺼낸다고 의아할 건 없다는 소리다.
일부 시청자들도 해외 리그를 봤다.
채팅창이 부산스러워지는 이유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현재 픽이 된 챔피언이 심상치가 않기에.
나왔다는 것은 한 가지를 의미한다.
이건 게임 이기려고 작정을 했구나.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솔로랭크에서조차 승률이 10할에 수렴한다.
-승률 100% 갈리스타 강림……
-알파고도 울고 간다는 크하하급 카이팅 보여주나?
-프로게이머도 레전설 갈리는 닷지가 답이라던데ㅋㅋㅋ
-궁극기로 유리야 갖다 던지겠지?
이윽고 현실이 된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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