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343화 (34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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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퍼도 웃을까? -->

늘상 있는 일이긴 하다.

본업BJ, 부업 프로게이머.

레전설의 탁월한 방송감은 오히려 스트리머 업계에서 더욱 인정 받는다.

─레전설 이 새끼는 사고 치는 법을 암

'크하하급카이팅'

누가 봐도 어그로 끌려고 진 아이디잖아?

그래 놓고 헬퍼 아니라고 해명글 써서 점화시키고

나중에 자기는 어그로 끌 의도가 없었다면서 발을 쏙 뺌

└레전설이면 일부러 계획하고도 남아

└귀국하고 관심 못 받으니까 사고를 터트리네

└그 비 제 이

└레전설 아니면 작정해도 할 수가 없는 짓이지;

해명을 할래야 할 수가 없다.

그 정도로 화제가 무르익었다.

애초에 헬퍼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된다.

레전설이라고?

아하, 그렇구나!

└레전설이 레전설 했을 뿐……

└프로게이머가 진짜 제정신인가ㅋㅋㅋ

└이 새끼는 정말 바람 잘 날이 없어

└개뻔뻔하네ㅋㅋㅋㅋㅋㅋ

원래부터 입롤을 밥 먹듯이 하는 인간이다.

북미 롤드컵 우승이라는 전설을 써버렸다.

레전설이라면 납득 할 만도 한 일.

부풀었던 기대 만큼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일련의 사건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의미 부여를 하는 사람도 생겼다.

─혹시 레전설은 말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함부로 헬퍼 의심하지 말라

프로들 눈도 틀릴 때가 있다

어찌 감히 확신을 하는 거냐?

└와, 그런 거면 멋있는데

└이 새끼 다크나이트였어?

└레전설이랑 크하하는 케이스가 다르지……

물론 크하하 사건과는 전혀 별개다.

의심을 받게 된 과정부터가 다르다.

확실한 증거라는 측면에서.

─레전설은 솔직히 아무도 의심을 안 했잖아

헬퍼가 아니라는 가능성 자체를

분석을 하고 말 것도 없었으니까

└존나 뜬금없이 뒤통수 맞은 느낌이었지

└최소한 아이디라도 정상적이었으면 몰라

└크하하처럼 하나하나 영상 분석했으면 달랐으려나?

마우스 포인트의 움직임이 말이 안된다.

급박한 교전 와중에 핑크 와드를 사랑한다.

그 외 해명이 불가능한 증거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떤 프로가 말을 번복했다.

그런 것도 아니라서 여전히 불이 붙은 채다.

하지만 조금은 잦아든 것도 사실이다.

─레전설 이 새끼 존나 멋있긴 하다

얘 크하하랑 사이 좀 안 좋잖아

이번 기회에 작정하고 조질 거면 진짜 그냥 묻어버릴 수도 있었던 거 아님?

딱히 아무 말 안 하고 지 방송만 하네

└맞지. 영향력이 워낙 ㄷㄷ해서

└근데 뭐 딱히 실드 쳐주는 것도 아니라

└아무 짓도 안 하니까 오히려 더 불안한 새끼……

'관심'의 절대적 크기는 불변이다.

한국 인구가 갑자기 늘거나 줄지는 않으니 당연하다.

그 관심이 레전설에게 쏠리게 됐을 뿐이다.

복귀 이후 비교적 잠잠했던 레전설의 방송.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전 만한 영향력을 회복했다.

방송만 키면 만 단위의 시청자가 가볍게 몰린다.

「헬퍼로 오인 받은 프로게이머? '웃픈' 해프닝.」

「헬퍼급 피지컬이 낳은 오해. 레전설이라면? 끄덕끄덕!」

「'레전설' 자유 선수로 전환! 한국에서의 개인 방송 의미 있어.」

관심이 쏠림에 따라 기자들도 부지런해진다.

시간 문제였던 일이 다소 앞당겨졌을 뿐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레전설이니 당연한 일.

일련의 사건은 연쇄적인 파급 또한 낳는다.

일단 레전설에 대한 주가가 치솟게 된다.

한동안 안 보이더니 안 죽었구나 레전설.

다시 한국에 오다니 혹시 LCK에 생각이 있나?

프로게임단들도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레전설이라는 세 글자는 무겁게 와 닿는다.

─요즘 프로팀들 스케줄 겁나 빡세졌다네

한창 시즌일 때 수준으로 스크림 돌린다고……

레전설이 솔랭 파괴하는 거 보고 자극 받았나 봐

└롤챔스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레전설 이 새끼ㅋㅋ

└이게 다 레전설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표출되기가 힘든 부분이다.

어디까지나 그렇대? 오, 놀랍구나!

확인되지 않은 찌라시에 불과하다.

일반 유저들이 보다 관심을 갖는 부분은 다름이 아니다.

이번 '크하하급카이팅' 사태.

총대를 맨 사람이 있었다.

가장 좆된 사람은 다름이 아니다.

* * *

일어 오른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다.

특정 요건에 의해 과도하게 부풀어 오른 가치는 그 특정 요건이 사라지는 순간 사라진다.

헬퍼 디스로 수천 명의 시청자를 모았던 BJ노렌의 방송.

-얘가 레전설 헬퍼라 단언한 BJ?

-ㅋㅋ헬퍼 아니면 방송 접는다며

-잉벤글 삭제하고 발뺌 하는 거 실화인가효!

확연하게 시청자 수가 줄은 건 물론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자극적인 헬퍼 디스가 주력 컨텐츠였다.

이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

헬퍼 디스를 원하던 시청자들이 빠져나간다.

그나마 있는 시청자의 대부분도 민심이 흉흉하다.

〈아~ 어쩌라고. 살면서 엠창했다가 틀린 애들은 뭐…… 다 엠창이야? 꼬우면 방송 보지 마시던가요~.〉

그러한 와중에 BJ본인은 초지일관.

뻔뻔하게 사태를 해결하려고 한다.

애초부터 정상적인 BJ는 딱히 아니었다.

파프리카TV에는 스트리머가 굉장히 많다.

인간이 다섯 명이나 모이면 반드시 한 명은 쓰레기가 있다!

나루토 지로보의 명언대로 쓰레기BJ 또한 적지 않게 존재한다.

평소 같았으면 보기 싫으면 꺼지던가~.

으름장과 함께 강퇴를 남용하면 진압이 가능하다.

그런데 평소와는 상황이 조금 많이 다르게 흘러간다.

-노렌 애청자인데 이번 일은 좀 그렇다……

-ㅅㅂ 팬가입한 거 후회된다. 110원 환불 가능?

-아니, 최소 사과라도 하던가 대처가 존나 이해 안되네

팬클럽을 한 애청자들도 정색을 해버릴 정도다.

솔직히 사람이 살다 보면 사고를 칠 수도 있어.

평소에도 많이 치는 놈이면 더욱 그럴 만하다.

하지만 대처는 똑바로 해야지.

BJ의 무책임한 모습이 실망감을 낳는다.

기존 팬층까지 고개를 돌리자 버티기가 힘들다.

─노렌 이 새끼 존나 치졸하네

유쾌한 척 헬퍼 디스 존나 하다가

남들이 지 까니까 이 악물고 정색ㅋㅋㅋ

이런 새끼도 BJ를 하네

└BJ가 뭐 별 거라고ㅋㅋㅋ

└파프리카TV가 언제 이미지 좋았던 적 있냐?

글쓴이-긍가…… 파프리카 프릭스 때문에 호감됐는데

└그것도 거진 레전설이 이룬 거지

커뮤니티 여론도 당연히 책임을 묻는다.

BJ노렌은 감당하지 못하고 회피를 택한다.

방송국을 닫고, 무기한 잠수를 타는데 이른다.

차라리 레전설이 관심이라도 줬다면 다른 국면을 맞이했을지도 모르지만 전혀 그러한 생각이 없다.

이에 따라 파프리카TV는 다시 레전설TV.

방송을 키면 시청자가 깔끔하게 집중된다.

"하, 또 레전설이네……."

"쟤만 오면 시청자가 너무 한 방송에 몰린단 말이야."

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정확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근무하는 여러분.

파프리카TV의 본사 내 직원들은 골치가 매우 아프다.

그냥 대놓고 찍혔다.

자신들 사장이 아주 환장을 한다.

레전설의 방송이 흥하는 게 달가울 수가 없는 입장이다.

"시청자 수도 낮춰보고 별별 짓 다 해봐도 안되네."

"너무 관심이 집중돼서 한계가 있습니다."

개인 방송을 보다 보면 간혹 의아할 때가 생긴다.

이 방송은 시청자 수 치고 채팅이 많네?

저 방송은 시청자 수 치고 채팅이 적네?

방송 성향이나 시청자의 나이대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100명이 모였다고 똑같이 100만큼 시끄럽겠는가?

파프리카TV의 방송들도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그렇기에 시청자 수 주작은 공공연하게 행해진다.

인터넷 방송 업체의 주작은 중국만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높일 일은 있어도 낮출 일은 없는 게 보통이다.

『파프리카TV 최고 시청자 순위』

1위 레전설 32892명

2위 러너맨 16311명

3위 BJ러이갓 12910명

4위 크하하ㅋ 12850명

5위 한손에칼들고 987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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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잘 나가는 BJ가 누구인지 일목요연하게 확인이 가능하다.

이를 체크하고 이용해서 여러 분야에 활용을 한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러할 것이다.

실상은 용이한 관리에 초점을 둔다.

잘 나가는 BJ들을 이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파프리카TV는 BJ보다 갑의 위치에 있기를 원한다.

우리 없으면 너희 방송 어디서 할 건데?

아쉬운 입장인 BJ는 수그리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비제이에 한해서는 그럴 수가 없어.

"레전설 이 자식 방송이나 한참 하다가 대회나 나가면 다행이겠는데……."

"LCK팀이랑 계약한 건 맞아? 정보 들어온 데는 있고?"

파프리카TV의 각 부서 팀장급 이상의 회의.

레전설이라는 논제가 끝나지고 않고 있는 이유다.

레전설이 방송을 켜면 레전설TV가 될 정도로 영향력이 지나치게 대단하다.

1위와 2위 사이의 온도 차이가 급격하지 않은가?

시청자 수가 대략 두 배 차이가 난다.

그나마도 동시간대에 켜면 비교 대상조차 아니다.

본업BJ, 부업 스트리머.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주객이 전도된지는 한참 오래됐다.

레전설 입장에서 개인 방송?

그까이꺼 안 하면 그만이다.

안 하면 누가 손해인가?

"레전설을 어떻게든 배제해야 돼. 요즘 토이치TV가 한국 진출한다는 소리도 있고 뒤숭숭하잖아?"

"그렇게 위협적인 경쟁 플랫폼 같지는 않지만."

문제는 레전설이다.

토이치TV와 파트너 관계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팀과 선수 이상의 긴밀한 무언가가 연결돼있다는 소문.

단순히 소문만으로 치부하기가 참 묘하다.

조사에 의하면 중국에서의 활동도 연관이 있었다고.

자세한 건 알 수가 없는 일이나 최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번 기회에 말이야…… 한 번에 전부 싹! 쳐내버리는 건 어떨까?"

자연스럽게 나온 의견이다.

뭐가 자연스러워?

같이 진행되고 있던 의제가 있다.

GOO 엔터테이먼트를 어떻게 처리할지.

본래는 ZE 엔터테이먼트라고 BJ러너맨을 주축으로 BJ들끼리 뭉친 단체였다.

어딜 가나 친목질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친목질이 조금 커졌을 뿐이다.

서로 상생하며 살자고, 그리고 컨텐츠도 같이 하자고 작은 연예 회사를 차렸다.

BJ라는 고정 관념에서 탈피를 하겠다.

파프리카TV 측에서도 나쁘진 않다.

"그거 괜찮은데요?"

"괜찮긴 괜찮아. 전혀 연관이 없잖아?"

"그런 거야 뭐…… 지금부터 생각해보면 되지 않을까요?"

문제는 컨텐츠 생산 이상으로 뻗어나가려 한다는 부분이다.

특히 파프리카TV가 가장 민감해 하는 부분을 건드리려 한다.

이는 다름 아닌 독점.

파프리카TV가 어째서 BJ들에게 막 나갈 수 있는가?

이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자신들을 빼면 이렇다 할 개인 방송 플랫폼이 없으니까.

그런데 GOO 엔터테이먼트가 주제를 넘으려 한다.

ZE에서 GOO로 이름을 바꾸면서 스폰서를 얻었다.

스폰서를 기반으로 새로운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만들 기세다.

"이런 식으로 하면 어때? 어차피 규정 위반으로 다 자를 거니까…… 토이치TV가 지속적으로 언급된 레전설도 같이 샥."

한 운영자가 목을 자르는 손짓을 하자 여기저기서 실웃음이 터져 나온다.

팀장급 운영자들이 모인 회의실이 웃음 바다가 된다.

방향을 정했다면 근거만 그럴 듯하게 붙이면 되는 일.

우리가 레전설만 저격해서 핍박하는 게 아니다.

타 방송사 홍보와 관련된 BJ들을 싹 다 자른 거다.

표면적인 근거는 충분하다.

문제는 뒷수습이다.

"어차피 레전설이 GOOTV라는 곳에 가지는 않을 거 아니야?"

"적어도 지금까지는 확인된 바가 없어요."

"근데 시청자들의 불만이 대단할 것 같은데 통제가 되려나~."

시청자들을 위해 이벤트를 열자.

파프리카TV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을 부각한다.

안타까운 사고로 포장하여 수습만 잘하면 되는 일이다.

쑥덕쑥덕 순식간에 방향성이 정해진다.

나머지는 보고하고, 검토하여 확실한 기획을 세우는 것 뿐.

레전설의 태도에 불만을 품은 건 상층부만의 일이 아니다.

일반 운영자들에게 막말을 서슴지 않는다.

심지어 여혐이 가장 의심되는 BJ기도 하다.

여성 운영자들의 극심한 반감을 사고 있다.

"요즘 너무 잘되고 있어서 신규BJ들 유입은 많아."

"멸망전에서 싹 보이는 애들 키우면…… BJ는 금방 보충되지."

2015년은 한창 롤방송이 피크, 전성기를 맞이하던 시기다.

신입BJ들이 하도 많아 인기BJ 공백은 금방 채운다.

시청자들의 불만은 다소 감수해야겠지만.

야이~ㅎㅎㅎ 그래서 방송 안 볼 거야?

뻔뻔하게 나가도 결국은 찾아보게 돼있다.

적어도 파프리카TV와 그 운영자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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