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338화 (338/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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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온 한국 -->

국제 대회의 죽.

서양으로 따지면 스프.

중국으로 따지면 별 게 다 있을 것이다.

아무튼 죽이든 스프든 간에 쑤기는 했다.

2015년은 한국 롤판의 침체기다.

국제 대회의 성적 저하와 선수의 유출.

두 가지가 맞물린 결과다.

물론 후자는 전자의 필연일 수도 있다.

근데 그렇다고 보기에는 솔직히 좀 추해.

한국 선수들이 유출됐다는 게 완전한 이탈을 의미하진 않는다.

와, 프로게이머들의 일자리가 늘어났구나 정도다.

그냥 한국팀들의 메타 부적응 탓이 아닐까?

─래딧에서 고르키를 KORki라고 부르는 거 암?

한국팀들만 유난히 고르키를 선호해

그 결과가 IEM 4강 따리임

승률 봐. 28%가 말이 되냐?

└KORkiㅋㅋㅋㅋㅋ 진짜 딱 어울리네

└무난한 픽이라면서 무조건 픽함

└고르키가 안 좋은 건 아닌데……

└한국팀들이 가져가는 목적 자체가 뻔하니까 대처도 쉽지

라인전이 준수하고, 라인 클리어가 빼어나다.

설사 망해도 중반 타이밍에는 굉장히 세다.

한국팀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무난한 챔피언이다.

그런데 그 무난함.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두 번에 걸쳐 증명됐다.

롤드컵에 이어 IEM도 저돌적인 성향의 팀들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

─???: 고르키는 캐리를 못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교수님 IEM에서 논문 증명 완료!

└로를 몬테 교수님……

└아아, 자신의 논문을 증명하려고 했던 건가?

└우리 도도갓 까지 마!

IEM을 예선전 1위로 돌파한 GOO Tigers.

現한국의 최강팀조차 4강에 머물렀다.

한국팬들로서는 위기 의식이 든다.

아니, 우리나라 선수들 대체 뭐하지?

역시 자본의 힘 앞에서 굴복하는 건가?

우리나라는 투자 안 하고 뭐하냐 이 나쁜놈들아!

─진짜 레전설 이 새끼가 미국 갔을 때부터 꼬인 거 같아

레전설이 쓰레기든 인성파탄자든 뭐든 간에

실력 하나는 원탑이라서 잡아야 했어

한국팀들이 돈을 쏟아부어서라도

└레전설이 돈 겁나 받으니까 다른 애들도 꼬인 거지

└다 레전설 때문인가? 레전설 욕하면 되나?

글쓴이-욕하면 레전설이 안 오잖아 적당히 욕해

└걔 그런 거 신경 안 쓸 걸ㅋㅋㅋㅋㅋ

충분히 안타까울 수 있는 일이다.

프로팀들, 프로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일반팬들 사이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 LCK, 이대로 괜찮은가?

일련의 주제가 여러 롤 커뮤니티에서 매일매일 토론 중이다.

당연하게도 지들끼리 떠든다고 결론이 나올 리가 없다!

하는 거라고는 선수들 코치들 뒷담 뿐이다.

IEM이 끝났던 지난 2월 이후 한동안 그러했다.

하지만 현재는 4월의 말.

시간이 지나자 다른 이야기도 점차 올라온다.

─결국 한국팀들이 필요한 건 전투력이야

아니, 운영도 좋지만 그건 기본기가 받쳐줬을 때 이야기지

눈 마주치면 뺨부터 때리는 그런 미친놈이 필요해

진짜 레전설 같은 새끼

└눈 마주치면 뺨부터 때린대ㅋㅋㅋㅋ

└ㄹㅇ이긴 하다

└패기부터 밀리니까 라인전이 답도 없지

└우리나라에는 이제 그런 선수가 안 남았나?

공격적인 선수가 없지는 않다.

그런데 한국팀들이 그런 걸 못하게 해.

그러다 보니 공격적인 선수도 차차 기가 죽는다.

그냥 뭘 하려고 하지 마 제발.

너 오늘 뭐 보여줄 거 없어!

방금 싸이코인 줄 알았어.

코치진이 그렇게 하도록 시킨다.

선수가 너무 튀지 못하도록 획일화시킨다.

싹이 보이는 선수들조차 해외팀으로 빠지게 됐다.

가히 한탄스러운 일.

하지만 잊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한동안 잠잠했을 뿐이다.

『왕의 귀환』

단 네 글자로 요약이 된다.

2013년 LCK에 돌풍을 몰고 왔던 선수.

이듬해 팀의 부진과 함께 몰락하나 했다.

그런데 어느새 다시 그의 그림자가 드리워.

롤챔스 스프링 시즌, 우승을 차지하는데 이른다.

바람 불면 꺼질 것 같았던 희망의 불길이 활활 타오른다.

└센빠이 믿고 있었습니다……

└팀만 1인분 하면 테이커가 하드 캐리하지!

└중국에서 수십억 제의했는데 안 갔대ㄷㄷ

└한국 롤판은 테이커와 교수님만 믿고 가즈아!

위기에 몰릴수록 영웅의 등장은 더더욱 빛을 발한다.

폼을 회복한 테이커.

이보다 더 믿음직한 세 글자가 있을까?

「부활한 명가 SKY T1, 다크호스 GOO Tigers 3:0으로 완파」

「전설의 탄생! SKY T1, 국내 LoL 게임단 최초 모든 시즌 우승.」

「4인 갱을 당해도 테이커는 강했다! SKY T1 결승전 압승 거둬!」

SKY T1이 다시 왕좌를 차지했다.

한국 롤판에도 드디어 봄바람이 부는구나.

테이커의 두 어깨 한국 롤판을 믿고 맡겨도 되겠지?

불안해하던 한국 롤팬들에게 안심을 가져다 준다.

이번 시즌은 SKY T1만 믿고 가면 가즈아!

한국 롤판의 일반적인 소식은 그러하다.

하지만 롤판은 동전의 앞면만 있는 게 아니다.

매니아층은 오히려 뒷면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또 다른 세 글자가 어처구니 없는 희소식 아닌 희소식을 몰고 오고 있었다.

* * *

중국에 거주했던 게 대략 반년 정도다.

중국에만 있었던 건 아니고 여러가지 했다.

북미도 한 번 가고, 유럽도 가고 스케줄이 빡빡했어.

아무튼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 사람이 해외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

그리고 기타 여러가지 이유가 있어서 다시 왔다.

"꼽냐?"

-이 새끼는 언제나 뜬금없네……

-오, 간만!

-여전히 띠껍게 생겼어

띠껍게 생긴데 보태준 것 없는 시청자들이 환영해준다.

한국에 와서 맛집 탐방하고 나니 할 게 없더라.

그래서 간만에 방송을 켰다.

호텔에서 가만히 있다 보니 너무 심심하더라고.

어차피 근황 얘기 하는 거라 호텔컴으로도 된다.

키면서도 이거 켜도 되나? 욕 먹는 거 아니야?

의외로 환영해주는 분위기다.

정말 의외기 그지없다.

별별 말이 다 나올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다 둥글둥글해지기 마련이니까.'

파프리카TV에서는 반년 가량 방송을 킨 적이 없다.

해외 일이 워낙 바빠서 신경 써줄 겨를이 없었다.

있었어도 딱히 키지는 않았을 거야.

까놓고 말해서 겁나 귀찮아.

방송을 하는 게 귀찮다는 게 아니라 겁나 깔 게 많아.

파프리카TV는 한 마디로 인터넷 방송계의 액티브X다.

'계약 문제도 얽혀있고…….'

이러저러 이유가 있어서 하지 않았다.

하지만 뭐 한국에 왔으니 신고식은 해줘야겠지.

그래야 좀 더 재미있게 놀고 재미있게 놀 거리도 찾으니까.

-GOO Tigers 봄?

-러너맨, 김상오, 개맥주 등 BJ네들이 엔터테이먼트 차림!

-롤챔스에 팀도 만들어서 잘 나가잖아ㅋㅋㅋ

이렇듯 재밌는 사건들을 알아서 제보해준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정보 시끄럽게 떠든다.

그런데 가끔 궁금해질 만한 정보도 물어온다.

'러너맨, 김상오?'

누구였더라.

잠시 고민하자 떠오르는 듯하다.

잠깐 멸망전 기간 동안 얽혔던 것 같기도 하고.

"알 바 아니고, 내 방송이니까 내 질문부터 받겠습니다. 전자계집으로 물어보세요."

아니나 다를까 채팅창이 폭주하고 있다.

채팅들을 하나하나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간단한 단어 정도는 몰라도 문장 단위 질문은 어렵지.

─쓰레전설기님, 별풍선 23개 감사합니다.

중국 가서 연봉 얼마나 받음?

나올 만도 한 질문이었다.

처음부터 나와서 좀 당황스럽지만.

"별풍선 인성개 오랜만에 감사합니다. 많이 받았어요 많이."

-아니, 많이는 에바지ㅡㅡ

-억 단위로 받음?

-당연 억대겠지ㅋㅋㅋ

-유리야는 왜 끌고 감?

나름 계약 사항도 있고, 엉덩이도 때리고 싶고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여러 사정이 있기에 말하기는 애매하다.

걔는 걔 방송에서 알아서 떠들겠지.

"일단 10억 이상 받았다는 것만……."

-아, 시발 배아파

-무슨 10억? 말이 됨?

-한국 탑티어 선수들도 5억이 안될 텐데……

-반년도 안돼서 10억이 말이 됨? 됨?

된다고.

흔히 착각할 수 있는 일이다.

부연 설명을 안 하면 겁나 많이 받네!

중국얘들은 돈을 물 쓰듯이 쓰나 보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내 통장에 10억을 다이렉트로 꽂아주는 구조가 아니다.

"반 정도는 스트리밍 계약+각종 행사 나가는 걸로 버는 거야. 서로 상부상조하는 거지."

-그래도 많은데?

-이번에 해외 간 선수들 엄청 많이 받기는 했다더라

-중국에서도 방송 했어?

-역시 본업BJ, 부업 프로게이머!

그럼에도 불구하고 겁나 많은 건 맞다.

내가 괜히 자연을 갈아 넣어서 돈을 버는 것 같다고 생각한 게 아니다.

그리고 말하기 애매한 부분까지 섞여서 버블이 제대로 끼었다고 보면 된다.

─레완용님, 별풍선 23개 감사합니다.

중국이랑 해외에 한국 선수 많음?

이것도 충분히 궁금할 수 있는 질문이다.

그런데 아이디를 보니까 순수한 의문만은 아닌 것 같네.

"인성개 감사하고요. 많지. 많은 게 아니라 그냥 패시브 같은 거라고 보면 돼."

해외에 한국 선수가 많아?

이런 질문 답하기 굉장히 어색하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프로게이머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유럽에도 많았고, 북미에도 많고 그냥 너네팀에 있는 한국 선수는 누구니? 수준이다.

-그 정도임?

-대부분 팀들이 한국 선수 한두 명은 끼더라

-그래서 요즘은 팀당 최대 두 명인가? 그런 거 추진한다던데

-와, 한국 선수들 잘 나가는구나

물론 유명한 팀들 기준에서다.

한국 선수 사오는 비용이 꽤 비싸다.

그리고 안 비싼 선수는 솔직히 사올 가치가 떨어진다.

'그런 케이스를 많이 봤어.'

어중이떠중이 사오면 소통과 적응 문제로 오히려 자국 선수 쓰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이러한 나의 피드백을 무시하고도 산 팀들을 있긴 했다.

당연히 전부 망했기 때문에 굉장히 꼴이 좋다.

─레친놈님, 별풍선 23개 감사합니다.

중국에서 한국 선수들의 입지랑 생활은 어때? 나 알파카 좋아하는데ㅎㅎ

정상적인 질문이 나오자 반갑다.

이런 게 바로 E-스포츠에 대한 건전한 팬심이겠지.

국내 인지도가 높은 프로게이머들 다수가 진출했기에 궁금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신수는 다른 동물 괴롭히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동물이 어떤 동물인지는 알아서 추측하세요."

-'그 신수'

-설마 통통한 동물인가요?

-우즈 담당 일찐이라고 들었음ㅋㅋㅋ

-우즈? 그 우즈?

그 우즈가 맞다.

두 동물의 혈투가 중국 롤챔스, LPL의 가장 큰 화젯거리 중 하나다.

하지만 화제의 크기나 인기, 돈벌이가 어쨌건 애매할 수 있는 부분인 것도 맞다.

"오피셜은 아니고 가능성의 이야기인데…… 한국에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 여기까지만."

-진짜로?

-(-ㅅ-)

-진짜면 너무 대박인데……

-혹시 중국 생활을 적응 못했나?

채팅창이 갑자기 난리가 난다.

그도 그럴게 나도 들었다.

한국 선수들이 너무 유출됐다.

그러다 보니 한국 롤챔스가 휘청이고 있다.

다시 돌아온다면 환영할 수밖에 없는 일.

그 이전에 팬심으로도 걱정될 수 있다.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어디까지나 가능성의 한 부류니까. 내일 지구가 멸망하는 것도 가능성의 한 부류잖아?"

-말 흐려버리기~

-응, 이미 세계정부에 떴음

-뒤늦게 수습해봤자 늦었죠? 역겹죠?

파프리카TV는 늘 이런 모습이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쭈욱.

그것이 잘못됐다는 건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고인물은 썩을 수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솔직히 내가 보기에는 있었으면 해.

한국에 돌아와 하기로 한 일 중 하나에 포함돼있다.

'근데 뭐 그건 천천히 하면 되잖아.'

굳이 급하게 할 이유가 있을까?

하도 바쁘게 지내다 보니 여유가 절실하다.

한동안은 사건사고 신경 안 쓰면서 살려고 했는데.

─BJ웃음헬퍼빼박님, 별풍선 23개 감사합니다.

크하하 사건 보셨나요? 전세계가 인정하는 탑급 프로 입장에서 판결 좀 해주세요!

이 자식들은 혹시 99 다음은 셀 줄 모르나?

나도 세 자리 수 별풍선 받을 줄 아는데.

자꾸 시그니처 별풍선 23개만 쏜다.

별풍선 개수는 그렇다 치고.

안 그래도 소란스러웠던 채팅창에 불타오르듯 화제가 인다.

그만큼 무언가 자극적인 소재인 모양이다.

'이번에는 또 뭔 사건이야?'

파프리카TV는 예나 지금이나 변하는 게 없다.

========== 작품 후기 ==========

어차피 진행되면 굳이 해명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지만 당장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쓰겠습니다

전작에서도 그랬듯 전 굳이 민감한 부분을 파내서 도려내진 않아요

가끔 유머 소재로 써먹을 뿐이지

오히려 저는 그분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봐요

너무 저평가 받는 감이 있는데 그분이 봇잘알이에요

봇잘알…… AI잘알…… 로봇잘알…… 로봇? 헬퍼?

혹시 스카이넷인가?

이런 게 아니라 봇라인을 잘 알아요

저는 솔직히 스트리머들 롤강의 중에 제대로 된 건 손가락에 꼽기도 민망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롤을 잘하는 거랑, 잘 아는 건 다른데 이걸 말로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그분은 손가락에 꼽히는 사람 중 한 명이었어요

이었다, 과거형이에요

왜냐면 시대가 지나면서 이분이 아는 건 이제 상식이 됐어요

하지만 그 논란이 일어났던 시점에는 봇을 잘 아는 BJ였다는 점

논란의 진위는 구태여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 논란이 일어났을 때 저는 현실이 바빠서 신경도 안 썼어요

발 빼는 게 아니라 ㄹㅇ이에요

이제는 슬슬 시간도 많이 지나서 블랙 유머 같은 느낌으로 써도 된다고 봐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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