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335화 (335/443)

###335

<-- 롤드컵 결승 -->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그만큼 많은 이야기가 올라올 수밖에 없다.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이 굉장히 시끌벅적할 만도 하다.

「자존심은 지켰다…… 롤드컵 결승전 이벤트 매치 승리.」

「선수들이 못 지킨 '자존심' 대신 지키나? 걸즈데이 대선전!」

「걸그룹 사이에서도 꿀리지 않는다? BJ유리야 그녀는 누구인가?」

로드 오브 로드 월드 챔피언컵.

결승전의 폐막식, 이벤트전 전부 성황 리에 마무리되었다.

이후의 후폭풍도 예견되었던 것 이상으로 훨씬 더 거대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참여한 멤버부터가 워낙 거대해.

한미 양측에서 유명한 연예인들이 출동했다.

─팝송 커뮤니티에 롤 전파했다 ㅍㅌㅊ?

종종 명곡 뽑으려고 들르는 커뮤인데 난리남ㅋㅋ

롤드컵 초청 가수로 이매진 드래곤스 온 거 몰랐나 봐

└그렇게 유명한 가수임? 그냥 노래 좋구나 했는데

└유명하지. 안 유명하면 우리나라에까지 알려질 리가

└근데 뭘 전파함?

글쓴이-악마의 게임, 롤을 하도록 만들었다……!

롤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일반 커뮤니티에서도 난리가 났다.

전혀 상관 없는 락 커뮤니티, 팝송 커뮤니티에서도 한걸음이다.

내한 공연을 온 적이 없는 이매진 드래곤스가 뭘 하고 있다고?

엄청난 관심이 모이게 된 건 필연이다.

과연 어느 쪽이 승리를 차지할지.

한국팬들은 솔직히 좀 민감했다.

─(속보)레전설 코치 자질 없는 것으로 판명

팀에 남자 네 명인데 이걸 못 이기네

남자의 수치. 고추 떼라

└나머지 한 명이 너무 극악이잖아!

글쓴이-유리야 잘했어. 갱도 성공 함!

└아니, 상대가 달래갓인데 당연하지ㅋㅋㅋㅋ

└걸즈데이도 꾸준하게 잘해줬어~

롤은 오더가 상당히 중요한 게임이다.

뇌지컬이라는 용어가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사령탑이 적극적으로 오더해주면 이겨볼 만도 했다.

이벤트 매치라고 대충 하는 인간일 리가 없다.

그렇기에 더욱 관심을 모았던 이벤트 매치.

그 결과는 걸즈데이팀의 승리로 종결됐다.

─레전설 여론 생각해서 일부러 져준 거 아닐까?

이기고도 찝찝해~

└호오…… 고단순데?

└레전설 이 약삭빠른 자식!

└개인 방송 많이 해서 민심 잘 아는 애라 진짜일 수도 있다

└그냥 달래 여신님이 하드 캐리하신 거지ㅋㅋ

애초부터 불리한 조건이긴 했다.

유리야가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불리한 거 같아!

그런 냄새가 풀풀 풍겼지만 그래도 레전설이니까.

역배당을 노려볼 만했으나 상대도 만만치 않다.

작정하고 뭉친 다섯 여자가 대놓고 조졌다.

결승전 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이긴 팀도, 진 팀도 잘했네.

그리고 한국이 이겼으니 체면이 좀 사네.

훈훈한 결과로 끝나자 여론도 조금은 풀어진다

─롤드컵 결승으로 재평가 받는 한 가지 사실.Fact

잼잼 듀오

그들이 가진 캐리력의 끝은 어디인가?

└역대급 억제탑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전설 데리고 결승도 못 갔눜ㅋㅋㅋㅋ

└롤판 최대 적폐ㅋㅋㅋㅋㅋㅋㅋ

└파프리카 프릭스 연봉 증발행!

다 제쳐두고 잘한 건 맞아.

아쉽기는 하지만 인정할 부분이다.

고놈의 새끼 왜 북미팀에서 잘하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잘한 건 맞다.

물론 순수하게 칭찬할 일만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인성이 정말 못돼 먹었어.

─레전설 이 새끼 미투 한 번 당해봐야 하는데

유리야 머리 쥐어 박는 거 봄?

이거 완전 여혐 아니냐?

└ㄹㅇ루다가~

└이매진 드래곤스는 안 때리자너

└솔직히 되도 않는 개소리긴 한데 찔리면 재밌긴 할 듯

└기레기들 직무유기 하네

딱히 잘못한 것도 없고, 딱히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왠지 미운 사람이 있다.

그냥 좀 잘되면 배가 아파!

남 일이면 또 모르는데 워낙 친숙하다.

인터넷 개인 방송도 하고 본인이 프리하다.

그런 인간이 잘되니까 배가 살살 쓰려올 수도 있는 일이다.

무엇보다 이미지가 워낙 악당이었어.

악당이 잘되면 왠지 지구가 편찮을 것 같잖아?

지구를 너무 걱정한 나머지 미워한 사람도 있었지만 결국은 증명한다.

─???: 우즈 선수! 우승 스킨 챔피언은 뭐로 하는 게 좋을지……

추천해봐

└인성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전설 이 쓰레기 새끼!

└삼대까지 능욕할 기세ㅋㅋㅋㅋㅋ

└속보)우즈 핵분열

롤드컵을 우승했다는 건 구태여 다른 부연 설명이 필요없다.

오히려 당장 못 받아들이다는 측면이 더 크다.

여러가지 이슈거리가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한국이 우승을 못한 것도 그렇고.

유명한 가수들이 초청된 것도 그렇고.

전현직 프로게이머들과 게임을 한 것도 그렇고.

레전설 연봉이 얼마나 추가될지, 얼마나 깝칠지 뒷목이 당기는 것도 그렇고.

하루이틀로 전소될 만한 떡밥은 아니다.

떡밥의 크기가 너무 큰 데다 못 받아들인 팬들도 있다.

우리나라가 진 이유가 대체 뭐냐?

선수들이 너무 안이하지 않았나?

대국적인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커뮤니티에서는 대형 떡밥이 돈다.

그러한 한국의 사정과 전혀 상관 없이 팝콘을 뜯는 한 사람.

예고도 없이 방송을 켠 레전설의 개인 방송에 시청자가 쏠리고 있다.

* * *

결승전이 끝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뒤풀이 안 해?

뭐, 간단하게 밥은 먹었다.

'많이들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인데.'

물론 상황마다 다르긴 하다.

소위 말하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는 솔직히 너무 피곤해.

특히 나 같은 경우는 이벤트 매치까지 뛰지 않았는가?

굳이 나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결승전은 중압감이 다르다.

그래서 당일인 오늘은 각자 정비를 최우선으로 하기로 했다.

나중에 모여서 제대로 즐길 예정이다.

예정.

나중에 다시 모이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러면 집에는 왜 왔니?

샤워하고 씻고 자려고?

그것도 있겠지만 그 이전에 하나 정도는 서비스다.

서비스라 해봤자 별 건 아니다.

시청자와 우승의 기분도 나누고, 응원도 받고…….

그런 거 이전에 그냥 자랑 좀 하고 싶어서 켰다.

"안녕하세요. 한 시대 앞서가는 매국노 레전설입니다."

-미친 새끼 자폭ㅋㅋㅋㅋㅋ

-욕 먹기 전에 선수 친다고?

-이래도 됨? 너무 막 나가는 거 아님?

아니, 근데 어차피 내가 언급 안 해도 니들이 욕할 거잖아.

물타기 겁나 하면서 진지 빠는 애들 분명히 나올 테고.

나중에 보면서 어떻게 해명하지?

저거 무시해야 하나?

무시하긴 좀 그런데…….

고민하느니 속 시원하게 먼저 먼저 터트리고 가는 게 낫다.

"나보고 뭐 어쩌라고. 그럼 롤드컵 결승에서 미드 달릴까?"

-ㅇㅇ

-가즈아아!!

-그랬으면 너무 멋있어서 팬갑했을 듯

팬갑이 아니라 수갑을 찼겠지.

대회 방해 및 무슨 죄, 무슨 죄 해서 끌려갔을지도 몰라.

그건 둘째 치더라도 확실하게 매장 당하는 지름길이잖아.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근데 원래 쟤들 원하는 게 그거야.'

파프리카TV 시청자들은 남이 좆되는 걸 너무 좋아해.

이런 이야기 나올 때마다 늘 뒤따르는 소리다.

당연히 모든 시청자들이 그러는 건 아니야.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그래서 문제지!

정말 따져봐야 입만 아픈 이야기다.

물론 물타기 좀 강퇴하고 그러면 관리가 되긴 하겠지만.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 무슨 강퇴를 하고, 어그로를 잡고 그러고 있냐. 꼬우면 니들이 대신 뛰던가~."

-배짱 보소ㅋㅋㅋㅋ

-???: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가

-역겹다. 오늘은 더욱 역겹다 레전설

-강퇴 안 한다고? 그래 시발 새끼야 우승 축하한다

그래, 고맙다 시발 새끼야.

너무 솔직한 애들이 많다.

근데 이런 것도 나쁘진 않아.

쓸데없이 갓끈 고쳐매고 엣헴!

팬인지 광신도인지 이름 모를 것들이랑 쑥덕쑥덕 축하하는 것보단 낫지.

'아, 생각만 해도 역겨워.'

그런 팬들이 있는 건 감사한데 그런 팬들만 있는 건 소름 돋잖아.

내가 오히려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할 거 같아.

그냥 평소처럼 욕 해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질문도 받고 있다.

"우승 소감? 왜 이렇게 간결했냐고?"

뭐라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채팅창을 얼핏 둘러보니 기억이 날 듯도 하다.

어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바빠서 자신이 뭔 말하는지 잘 몰라.

"그런 게 뭐가 필요해. 그렇게 하고도 우승 못하면 롤드컵이 아니라 스페이스컵이겠지. 전 우주 대표가 다 모인 자리면 인정해."

-ㅋㅋㅋㅋㅋㅋㅋㅋ

-우승 할만 하니 받았대

-개뻔뻔한 새끼

-진짜 강퇴 안 하는 거 맞음? 뭔 말을 해도?

진짜 강퇴 안 하면 대체 뭔 말을 하려고.

저런 새끼는 미리미리 강퇴르 해야 돼.

나중에 심적 타격을 입기 전에.

이외에도 이런 저런 질문을 받고 있다.

이런 말하긴 뭣한데 정말 되도 않는 게 많아!

그중에서 가장 되도 않는 게 무엇인지 듣자 하니.

"이벤트전 일부러 진 거 아니냐고? 여론 생각해서?"

-ㅇㅇ

-교활한 새끼

-역겨운 새끼

-띠꺼운 새끼

별별 시키가 다 나오네.

러시아 사람도 아니고 무슨.

아무튼 나오는 질문에 대답해주는 시간이다.

"니들 같으면 내가 달래한테 일부러 지겠냐? 차라리 유리야한테는 져줄 수 있어."

최소 한 달 동안은 뿌듯해 할 게 눈에 선하다.

특유의 때려주고 싶은 우쭐함으로 입술을 씰룩씰룩 대겠지.

그 199패 1승(최근 전적 1승) 장기 할아버지처럼.

근데 차라리 그게 나아.

"걔는 때리면 되는데 달래는 못 때리잖아."

-기승전 폭력이라고?

-와, 이 재활용도 안되는 쓰레기 새끼

-때리는 게 전제네

-여자를 때려? 또라이 새끼 아니야?

아니, 아버지가 딸에게 훈계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나와 유리야의 관계를 설명하자면 대략 그러하다.

아버지처럼 얼마나 아껴주는지 모르나 보네.

-그래서 부스에서 때림?

-머리 엄청 쥐어 박던데

-혹 생겼을 듯

-ㄹㅇ 미투각

"……."

카메라를 게임에 맞춰야지 쓸데없이 부스 안을 살피고 있어!

경기를 열심히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몰랐던 사실이다.

시청자들의 달갑지 않은 제보가 속속들이 올라온다.

'달래는 게임 중에 성추행도 하고 그러던데.'

걔는 왜 안 찍혀?

남녀 차별 아니야 이거?

모르긴 몰라도 아마 안 들키게 잘했을 것이다.

이 교활하고 영악한 기지배.

달래랑 달리 내가 너무 순진했다.

인생은 역시 그 년처럼 살아야 하는 걸까?

"고로 한 번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을 겸 불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뜬금없는 새끼……

-누굴?

-유리야? 빡대가리야?

-리야 와쏘? 저 쓰레기 집에?

조금 이르긴 하지만 못할 것도 없다.

10월의 말이면 생각할 만한 시즌이다.

그리고 당사자가 아니라 들이다 들.

딩-동!

이윽고 초인종 소리가 울리며 도착한다.

하기는 싫었는데 얘네들이 하고 싶대.

그리고 수금 좀 오지게 땡기고 싶대.

-실화야……?

-아니ㅋㅋㅋ 너무 뜬금없는데

-아, 그러고 보니 오늘 할로윈이었지?

오늘은 아니고 내일이다.

솔직히 근데 모를 만도 하다.

한국 사람 치고 할로윈 챙기는 사람들이 어디 있어?

'어렸을 때 사탕 많이 받았던 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그런데 미국은 아니다.

크리스마스 마냥 국가적 이벤트다.

전국민이 떠들썩하게 즐기는 날이다.

그 취지에 걸맞게 어울려주기로 했다.

리야와 달래가 아링 코스프레를 하고 들어왔다.

겁나 안 어울리네!

"니가 무슨 아링이야! 유혹 어차피 안 맞으니까 버렸어?"

"저 아링 잘해요오!"

"근데 아링은 너 못해."

-유리야 보자마자 구박ㅋㅋㅋㅋ

-왜 잘 어울리는데

-난 싸랑한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는 법이겠지만 별로 존중해주고 싶진 않네.

당연하게도 유리야와 달래는 한국산이다.

얘네들은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다.

나머지도 곧 차례차례 도착할 예정이다.

내가 개인 방송을 한다고 하니까 흔쾌히 참여해줬다.

참고로 할로윈은 딱히 무서운 옷을 입는 날이 아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코스프레 대회다.

'원래 그런 식으로 변질…… 아니, 발전이 되는 거겠지.'

고로 롤 캐릭터 코스프레도 괜찮다는 이야기다.

물론 한 가지 문제가 있기는 있다.

이렇게 파티를 하려면 집에 음식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집구석에 있을 리가 없어.

그리고 저 두 여자의 파라미터로는 연금술이 불가능해.

외국에서는 파티할 때 각자 음식 같은 가져오고 그런다.

아무것도 안 먹고 방송이나 하는 건 좀 그렇지 않은가?

'근데 한국이야 한국.'

배달의 민족이거든.

간단하게 하기로 했다.

아무튼 할로윈 파티나 하자.

결승전의 뒤풀이가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넌 뭔데 사복?

-넌 무슨 코스프레임?

"쓰레기 코스프레."

우두루나 티몽 같은 거 했다고 치자.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추천과 코멘트& 원고료 후원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