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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321화 (32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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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당 출현 BAAAM!! -->

처음으로 라인전이 안 터지고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

Royal Club의 에이스인 우즈가 성장한다.

벤치마킹한 전략을 잘 얻어 이용 중이다.

치지지직!

테러스티나의 평타에 정전기가 튕긴다.

스태틱의 단도가 가진 고유 효과다.

빠르게 올려 파밍력을 극대화시켰다.

〈딱히 킬은 먹지 않았지만 돈은 무진장 많이 벌었을 겁니다. 하위템인 욕망의 검으로도 몇백 골드 벌었을 거거든요?〉

파밍을 지향하다 보니 교전이 안 일어난다.

따로 포커스해서 말할 게 없다는 소리다.

클끼리 해설이 배경적인 설명을 읊조린다.

-메타가 확확 변하네

-전 판은 무슨 개미처럼 죽어나가더니……

-중국애들이 원했던 게 반반 파밍이었나 봐

앞선 세트는 언제 갑자기 시체가 생길지 몰라 깜놀깜놀했다.

그와 완전히 대조적으로 사상자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면 평화적이다.

한 가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서로 파밍만 하면 누가 이득일까?

우즈도 크지만 레전설이랑 비역슨도 크는데?

문제는 우즈가 잡은 챔피언이 테러스티나다.

레벨이 높아지면 완전무결한 원딜러로 진화한다.

그 본인이 가진 특징과 결합하며 엄청난 캐리력을 자랑하게 된다.

〈어째서 우즈가 중국 최고의 원딜러라고 불릴까? 의문을 가지시는 팬분들이 많아요. 나메이한테 밀린다는 말도 있고, 한국 원딜러들도 우즈만큼 다 하는데.〉

김은준 해설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야기한다.

다른 1류 원딜러들과 우즈의 차별점.

바로 팀의 지원을 잘 받는다는 점이다.

원딜러마다 각자 성향이 따로 있다.

라인전 공세가 특기인 원딜러.

개인 플레이에 특화된 원딜러.

한타 집중력이 뛰어난 원딜러.

그중에서도 우즈가 독특한 케이스다.

극히 호전적인 포지셔닝에서 딜을 넣는다.

팀의 전폭적인 지원이 바탕됐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캐리력 하나는 중체원! 세 글자가 아깝지 않다는 말이군요?〉

〈그만한 평가를 받아도 될 정도로 이미 성적을 낸 선수기도 하죠.〉

롤드컵 준우승이면 무시 받을 선수가 아니다.

이미지와 인성과는 별개로 실력 하나는 확실하다.

그런 우즈가 수월하게 성장하여 아이템이 술술 나오고 있다.

반대로 말하면 토이치TV의 공세가 막혔다.

1,2세트와 달리 이렇다 할 돌파구를 못 찾는다.

또도 박사 한두 번 딴 정도로는 갈증이 가실 턱이 없다.

-카시오가피는 크면 안 좋나?

-라인전 이기려고 하는 챔이니까

-피지컬도 엄청 많이 필요하고……

하지만 그런 피지컬로 둘째 가라면 서럽다.

레전설의 피지컬은 익히 증명이 돼있다.

그렇다고 한들 챔피언이 애매하다.

〈카시오가피도 일방적으로 때릴 수 있으면 진~짜 세거든요. 그런 구도가 잘 안 나와서 문제지.〉

-때릴 수 있는 구도가 나오면=게임 끝날 때까지 나올 일 없음

-상대가 뇌없는 바보천치 아닌 이상 못 때린다는 소리구만

-클끼리 파악 완료!

지난 스프링 시즌 열렬한 활약을 하긴 했다.

그때는 라인전에서 엄청난 독니 난사로 킬을 냈다.

라인전을 터트리고 한타에서도 힘으로 찍어 눌렀다.

하지만 성장이 특출나게 좋은 게 아니라면?

챔피언이 가진 단점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를 피지컬로 어느 정도 만회하는 것은 가능하겠으나.

치지지직!

우즈가 맹렬한 기세로 성장 중이다.

그 누구보다 지금 이 게임에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얼굴부터가 벌겋게 달아올라서 씩씩거린다는 게 느껴진다.

진행되는 게임.

Royal Club의 의도대로 흘러간다.

라인전 단계가 무난하게 끝나며 운영 페이즈가 도래한다.

* * *

경기 중에 떠올릴 생각은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옛날 생각이 든다.

'지금 우즈 포지션이 딱 내 옛날 포지션이었는데.'

미드에서 열심히 파밍하고 있으면 아래랑 위가 터져 나간다.

얼마나 덜 터지냐, 그리고 터트리냐의 싸움이었다.

특히 잼잼 듀오가 게임을 얼마나 재밌게 만들던지.

'그 정도면 거의 재능의 영역이지.'

현재 게임은 그 반대.

우즈가 미드에서 악착같이 파밍한다.

그리고 아군은 탑과 봇을 착실하게 터트려 나간다.

하지만 당연히 잼잼 듀오와는 다르다.

상대는 버티는 것 자체에 이골이 나있다.

어떻게 해야 잘 버틸 수 있을지 연구를 해온 거다.

체계적인 움직임으로 스노우볼을 봉쇄한다.

라인전이 끝나자 찌를 틈이 거의 없다.

상대의 와드석 숫자가 무려 두 개.

와드와 핑크 와드를 도배하고 교전 자체를 지양한다.

뚫으려는 시도는 당연히 하나 넘을 벽이 많다.

달래의 애꾸사자가 랄라를 향해 뛰어들었다.

「커져라~♬」

궁극기로 버티며 보호막이 덧씌워진다.

쇈이 궁극기를 탔다는 표식.

애꾸사자는 목줄을 이중으로 던지며 물러난다.

"궁뺌."

"엉."

서로 궁극기를 교환하는 선에서 그친다.

궁을 두 개 뺐기 때문에 이득이라면 이득.

하지만 강제적인 교전으로 연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아군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기껏해야 오브젝트를 가져가는 정도다.

적지 않은 이득이지만 만족스럽지는 않다.

상대의 노림수가 바로 그것.

─아군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탑라인 1차 포탑이 파괴된다.

흔히 말하는 대각선의 법칙이다.

우르르 몰려가서 결국 깼다.

이렇듯 오브젝트를 교환하면 글로벌 골드 측면에서 큰 손해가 아니게 된다.

계속해서 성장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테러스티나가 벌써 3.5코어.

미드와 정글몹은 물론 빅웨이브까지 홀로 독식하며 성장 중이다.

상대의 CS 분배는 거의 기형적인 수준이다.

탑이 분당 CS가 5개라니.

'천재적인데?'

잼할이 만약에 저렇게 헌신적으로 양보하며 플레이했다?

그러면 스프링 시즌 우승 씹가능하지 않았을까.

과거 생각이 잠시 사무친다.

물론 저런 양보 플레이도 팀워크와 실력이 받쳐줬을 때나 가능한 거다.

성장을 못하면 죽기가 쉬워서 함부로 시도하면 안된다.

잘 사리고 있다는 건 그만큼 잘한다는 증거.

캬아악-!

하지만 언젠가 한 번은 걸리기 마련이다.

걸렸을 때 빼도 박도 못하게 죽이기 위해 갔다.

스킬에 둔화 효과를 더해주는 나일아이의 수정창.

촉! 촉!

궁극기로 스턴을 걸고 독니를 박아넣는다.

또도 박사는 도망가지만 느리다.

풀리지 않는 무한 둔화에 의해 결국 잡힌다.

'그리고 2스택.'

테자이의 영혼약탈자도 스택을 쌓는다.

상대가 느리게 갈 생각이라면 어울려준다.

이런 대치 구도 전혀 기분 나쁘지가 않다.

테러스티나가 무럭무럭 성장한다?

우즈가 최상의 환경에서 프리딜한다?

오히려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서로 잘 커서 캐리력 대결을 해보자.

시간을 주는 겸사겸사 스택을 쌓는다.

테자이 뿐만 아니라 패시브 스택.

촤악!

카시오가피의 Q스킬 맹독 분사가 적 쇈을 적신다.

또도 박사가 죽은 빈 자리를 채우러 왔다.

상대의 백업 때문에 잡기는 힘들겠지만.

『현재까지 중첩된 스택: 382』

주문력이 10% 상승합니다.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이 25% 감소합니다.

독니 적중시 일정량의 체력을 회복합니다.

상대를 스킬로 긁으면 스택을 얻는다.

스택이 올라갈수록 특수한 효과가 부여된다.

얼마 전 리메이크가 되며 새로이 바뀐 패시브다.

* * *

우즈의 성장만을 기다리는 조합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사리고 사리는 조합은 아니다.

진시황 메타, 원딜 캐리 조합은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다.

〈원딜러의 성장이 무한하지는 않다는 부분이죠.〉

김은준 해설의 말대로 극후반까지 가면 상할 수 있다.

때문에 Royal Club은 슬슬 시동을 건다.

두 개의 와드석을 바탕으로 시야 장악.

바론 지역에서 수차례 교전이 일어났다.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이 들썩이고 있는 이유다.

중국팬들의 어마어마한 환호성에 의해 요동을 친다.

─Royal 우즈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째서 중체원이라 불리는지.

플레이를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센 테러스티나! 저 거목이 쓰러져요. 세계수가 쓰러졌어요!!〉

클끼리 해설이 현장 관중에 뒤지지 않는 목소리로 소리친다.

확실히 놀랄 만도 한 상황이다.

나머지 팀원들이 쳤을 때는 피가 깎이지도 않던 이펙트의 나무카이.

테러스티나가 폭렬 탄환을 박고 퉁! 퉁! 퉁!

한계치에 다다른 공격 속도로 치자 꺾여버린다.

후반 원딜러의 미친 듯한 캐리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니, 너무 컸는데?

-25분 4.5코어 실화……?

-테러스티나 CS봐 분당 15개야. 미침

아군의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해 그만한 값어치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제아무리 나무카이가 단단하다고 한들.

풀템이 갖춰진 원딜러가 잡지 못할 건 로드 오브 로드에 없다.

가장 강력한 오브젝트인 바론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섬광을 들고 있는 테러스티나다.

엄청난 속도로 두들기자 푹푹 박힌다!

〈바론 쳤어요! 쳤습니다. 이거 쳐도 되나요? 근거 있나요?〉

〈지금 아이템 보세요. 괴물이에요. 아무도 못 막습니다 저 테러스티나는!〉

진용준 캐스터의 물음에 클끼리가 잔뜩 들떠서 대답한다.

저 정도로 잘 큰 테러스티나.

다른 챔피언도 아니고 테러스티나다.

레벨이 오를수록 사거리가 증가하는 슈퍼 성장형 원딜러다.

물론 바론을 치는 건 무리수가 될 수 있다.

겨우 한 명 끊은 거고, 정글러도 건재하다.

강타 레벨도 Royal Club이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는 이유.

간단하다.

싸움을 열고 싶다는 거다.

달아오른 힘을 주체할 수 없는 상태다.

〈나라는 괴물…… 짜릿할 걸?! 나라는 괴물!〉

랄라의 버프를 받고 빨라진 테러스티나.

비역슨의 부시안을 한 대 툭! 치자 스태틱이 터진다.

그 짜릿한 아픔에 주춤할 수밖에 없다.

몇 대만 더 맞으면 진짜로 죽어.

그 정도로 현재 테러스티나의 딜이 미쳤다.

클끼리 해설이 오르가즘을 느낄 만도 하지만.

캬아악-!

괴물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부시안에게 시선이 끌린 사이 앞점멸.

레전설의 카시오가피가 광역궁을 쏟아붓는다.

Royal! Royal! Royal! Royal!

순식간에 일어난 아비규환.

관중석이 흥분의 도가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었던 교전의 결과는.

〈아니, 이게 하…… 카시 궁이 대박으로 들어가면서 한타 끝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테러스티나가 풀버프를 받고 퉁! 퉁! 퉁!〉

두들기며 역관광을 하는 줄 알았다.

돌아가고 있는 리플레이 화면.

정말 그럴 듯한 기세였으나.

「생명을 내리소서!」

힐라카가 어머니의 손길로 보듬어준다.

하지만 풀템 테러스티나는 그조차 뚫어낸다.

마지막까지 교전 결과가 그려지지 않을 정도였다.

─트리플 킬!

Royal 우즈님은 전설적입니다!

결국 테러스티나가 쓸어담는 그림이다.

부시안이 터져버리며 균형이 무너졌다.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카시오가피의 독이랑 바론 딜 때문에 나머지가 싹~ 다 전멸했습니다. 결국 양팀 에이스만 살아남았어요.〉

서로 상처만을 남긴 채 후퇴했다.

결과적으로는 평행선을 그렸다.

그런데 만약 한 끗 차이로 어긋났다면?

그리고 테러스티나가 진정한 풀코어를 갖춘다면?

-테러스티나 집 가면 피흡템 나오겠다

-신발 팔고 동풍각 아님?

-6코어 가나ㅋㅋㅋㅋㅋ

-랄라도 데캡 갖춰지면 무시 못해

약속의 18레벨도 코앞에 둔 테러스티나다.

중체원이라 불리는 이유를 전투력으로 증명한다.

앞선 경기에서 보인 추한 모습들이 한순간에 씻긴다.

Uzue! Uzue! Uzue! Uzue!

홀로 팀의 모든 딜을 책임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관중석에 쏟아지는 함성이 이해가 간다.

그러다 보니 잠시 잊고 말았다.

〈테러스티나가 피를 마시는 칼까지 갖췄습니다. 랄라 버프 받고 6코어 뜨면 진짜 모르긴 할 거에요. 이 게임!〉

클끼리가 누구보다 더 흥분 상태다.

저 레전설이라는 괴물도 쓰러지긴 하는구나.

괴물을 잡으려면 역시 괴물이 출동해야 하는구나!

하지만 괴물이라는 건 인간이 명명하는 총칭이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무서운 적을 그리 부른다.

그 괴물들 사이에서도 엄연히 격이 나뉜다.

관중들이, 해설진들이 테러스티나에게 한눈이 팔린 사이 진정한 괴물이 눈을 뜬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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