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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319화 (319/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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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당 출현 BAAAM!! -->

어떤 챔피언이든 리스크는 있다.

차이는 크고 작음.

도라이븐은 가장 큼!

'흥했을 때와 망했을 때가 극명하게 갈리긴 해.'

한 번 탄력 받으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챔피언이다.

하지만 그 탄력 받는 일이 힘들다.

상대가 각을 내줘야 한다.

그런데 잘 내주네?

휘웅-!

테러스티나가 뜬금없이 앞점프를 해온다.

가능성은 둘 중 하나다.

미쳤거나, 빵테온의 궁극기가 떨어지거나.

빵테온 궁은 시야 저 바깥에서 쓸 수 있다.

글로벌 궁극기의 특성상 무진장 까다롭다.

쇈도 즉발로 궁극기 호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둘 다 아니다.

'그냥 미친 거지 이건.'

글자 그대로 미쳤다.

앞점프해서 때리다가 궁극기 쏘고 튄다.

딱 봐도 멘탈 나가서 무작정 뛰어들었다.

'솔랭에서도 저러더니 대회에서도 참 한결 같은 녀석이구만.'

한 가지 다른 점은 도망이라도 갔다는 부분이다.

솔로랭크에서는 도망도 안 가고 죽어준다.

이러나 저러나 결과에는 변함이 없지만.

─적을 처치했습니다!

ToichiTV 레전설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41스택이 소모되며 132Gold를 추가로 획득합니다!

궁극기가 있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다.

두 대 때리고 궁극기를 긁자 정확히 갈린다.

화력 차이에 의해 가볍게 터지고 만다.

지금은 그나마 덜 나는 거다.

찰칵!

우즈도 괜히 덤빈 게 아니다.

못 먹는 감 한 번 찔러나 본 거다.

이제는 덤비고 싶어도 덤빌 수가 없다.

들고 있던 골드가 대략 2500 골드.

소비하자 코어템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곧 미친 듯이 소리를 치겠네.'

그런 해설자가 있다.

* * *

〈으악! 아~~! 세상 모든 게 원망스럽다!! 에라, 모르겠다 죽자!〉

-클끼리ㅋㅋㅋㅋㅋ

-우즈 대변인ㅋㅋㅋㅋ

-진짜 겁나 빡쳐서 들어갔을 듯

부활하자마자 달려온 빵테온의 회심의 갱킹.

실패는 커녕 그냥 게임이 터지고 말았다.

도라이븐이 쓰러지지를 않아!

6레벨을 찍은 힐라카가 미친 듯이 주유했다.

현재 힐라카의 궁은 치유 감소 제거 효과가 있다.

테러스티나의 폭렬 탄환에 붙은 잔불을 전소시켰다.

레전설의 미친 듯한 카이팅이 더해지며 쓸어 담았다.

그러자 우즈의 멘탈이 와장창!

다시 라인에 복귀해 도라이븐을 보자마자 앞점프했다.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한 감은 있는데 심정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에요……. 화가 났을 때 애꿎은데 화풀이하는 경험 한 번씩은 다 있잖아요?〉

어금니 꽉 깨물고 벽을 주먹으로 파앙! 치고.

안 아픈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솔직히 한 번은 해본다.

아니면 최소 인형이나 침대를 팡팡 때려본 경험은 누구나 있다.

방금 전 우즈의 행위가 바로 그거다.

어차피 궁극기 쏟아부어도 못 잡을 거 안다.

하지만 쏟아부으면 최소 죽을 일은 없잖아.

근데 그 궁이 자신만 있는 게 아니었다.

도라이븐의 궁극기에 갈리며 또다시 킬을 내줬다.

안 그래도 잘 큰 도라이븐이 거의 미쳤다.

세상에서 제일 비싼 2코어.

〈무극의 대검, 아니 집행검 나왔습니다. 리니지로 따지면 그에 준한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진명황의 집행검이라는 아이템이 있죠. 저는 뭐 리니지를 해본 적이 없지만…….〉

알 만한 세대이기는 하다.

진용준 캐스터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린다.

진명황의 집행검.

만들기 겁나 어려운 RPG게임의 아이템이다.

쇄자황금투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약간 상징성을 띈다.

겁나 겁나 겁나 센 검의 총칭.

게임 시간 15분에 떠버린 무극의 대검은 가히 비유될 만하다.

반쯤 넋을 놓은 테러스티나가 시야에 들어오자.

〈느껴져요. 아! 아~! 괴롭다! 고통스럽다~!〉

〈한 방에 반피가 훨씬 넘게 나갔습니다. 이제 뭐 파밍이나 할 수 있나요?〉

-데미지 왜 저래ㅋㅋㅋㅋ

-렙차+템차+치명타

-두 대 치면 죽겠네

-무슨 아이템이 저렇게 잘 떴지?

상대의 갱킹 시도는 좋았다.

하지만 결과적인 스로잉이 됐다.

그 모든 킬을 받아먹고 성장한 도라이븐.

진시황의 모가지가 위태위태하다.

말년 진시황이 보인 추함이 겹친다.

불로불사의 영약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

─ToichiTV 레전설님이 Royal 우즈님을 처치했습니다!

ToichiTV 레전설님을 전설적입니다!

대신 인생의 쓴맛은 황제라도 알게 된다.

언제?

죽기 직전에.

〈두 대 퍽! 퍽! 때리니까 죽었어요.〉

〈이 정도면 거의 자연사 수준인데요?〉

아무리 살아 생전 막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언젠가 자연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테러스티나가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진행되는 게임의 속도는 첫 세트보다 더하다.

첫 세트는 그래도 궁극기랑 텔레포트 쿨타임이라도 기다렸지.

이제는 그냥 작정하고 밀고 들어오면 저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파앙!

파앙!

도라이븐이 회전 도끼가 무섭게 튄다.

다른 라인 순회 공연 굳이 안 간다.

봇라인을 쭉쭉 밀고 들어간다.

-우즈 그냥 멀뚱멀뚱 구경하고 있는데?

-프로도 멘탈이 나가는구나

-돼지쉑 멘탈 약하기로 유명하지

-이랏샤이마세!

막을 힘도 없고, 의지도 없고, 멘탈도 깨졌다.

봇라인 2차가 생으로 나간다

막기 위해 코리아나가 온다.

오자 미드 1차가 대신 밀린다.

그렇다고 봇을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닌 총체적 난국.

〈지금 도라이븐 막을 사람 있어? 손 들어봐. 하면 손 드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잘 큰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늦고 빠르고의 차이다.

인원 배분에서 말도 안되는 손해가 생긴다.

빵테온의 궁극기 이니시가 아무리 좋아도 정상적인 상황일 때의 이야기다.

정글 지역의 시야는 전부 장악 당한지 오래.

궁극기를 쓸 자리도 없다.

쓴다고 해도 저 도라이븐을 잡을 수 있을까?

〈제가 경기 시작에 앞서 상할 수도 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게 참 잘 쓰네요 도라이븐.〉

〈대회에서 테자이도 밥 먹듯이 올리는 선수입니다. 그 정도의 리스크가 뭐 대수겠습니까?〉

레전설이라면 소화할 수도 있겠다.

생각은 했지만 상상한 바 이상이다.

상대의 스로잉과 맞물리자 몬스터다.

〈괴물도 아니고 거의 살아 움직이는 바론 백작! 심지어 레전설이에요. 카이팅 미쳐 날뛸 거거든요?〉

잘하면 1 대 5 같은 것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

무리를 좋아하는 레전설 특성상 가능하다.

그런 기대가 무색하게도.

─레드팀이 찬성 4표 반대 0표로 항복에 동의하였습니다!

게임 시간 20분.

서렌을 칠 수 있는 시간이다.

최소한의 반항조차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세트도 Royal Club의 서렌으로 마무리된다.

-또 서렌을 친다고?

-이 새끼들 정줄 놨나?

-속보) 우즈 열관리 실패

-쒸익……! 쒸익……!

멘탈 안 좋기로 소문이 난 선수다.

경기 시작 전부터 여러가지 소문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여니 참패.

아예 쪽도 못 쓰고 패배하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러한 현장의 속보가 커뮤니티에도 퍼진다.

세 번째 세트가 이루어질 수나 있으런지.

한다고 해도 승산이나 있을까?

앞선 경기가 워낙 압도적이었다.

멘탈 또한 깔고 앉은 쿠크다스가 됐을 게 분명하다.

Royal Club의 부스 안이 부산스럽다.

* * *

초특급 위기 상황이다.

다전제에서 한 판 서렌.

그 다음 세트에서 이기면 유쾌한 대처인 걸로 넘어갈 수 있다.

선수의 멘탈은 온존하기 위함이다.

이미 진 게임 질질 끌을 필요 없지 않은가?

때로는 결과에 의해 변명이 안 먹힐 때가 있다.

「Royal Club, 예기치 못한 대패?! 그 원인은 무엇인가?」

「우즈의 멘탈 관리 실패…… 역전이 가능한 게임이었다.」

「두 번 연속 서렌? 쇼맨십으로 보기는 어려워.」

중국의 여론이라고 항상 고운 것은 아니다.

팬들이 그토록 열성적인 응원을 하는 이유.

당연히 Royal Club이 성적을 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그런데 경기를 지고 있다?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중국이라고 프로팀의 서렌에 대해 관대하지 않다.

프로게이머면 당연히 진지하게 게임 해야지.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예의 아니야?

예의와는 거리가 좀 있는 나라긴 하지만 그것도 이길 때의 이야기다.

〈우즈가 멘탈이 완전히 나갔다. 이건 전략적인 서렌이라고 보긴 힘들다.〉

〈피지컬은 중국 최고의 선수임이 틀림없지…… 하지만 멘탈적인 약점은 전부터 지적돼왔잖아?〉

〈야비한 녀석이야 레전설. 1세트의 말카림 기용은 우즈의 멘탈을 깨트리기 위함이었을 거야.〉

롤드컵 관점과 해설을 컨텐츠로 삼은 스트리머들은 수없이 많다.

수십, 수백, 수천만의 시청자들이 이를 함께 한다.

중국팬들의 입맛에 맞는 경기 논평.

실력적인 패배가 아니라 멘탈이라는 약점, 그리고 이를 파고든 상대의 야비함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여론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약에 세 번째 세트까지 완패를 한다?

〈더 이상 낙관적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세트는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첫 번째 세트는 상대의 기묘한 노림수가 먹혀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두 번째 세트는 저로서도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기 힘드네요. 특히 봇라인전이…….〉

1류가 괜히 1류가 아니다.

LPL 정규 해설이자 롤드컵의 해설도 맡은 제유안.

게임 분석을 잘하고, 말을 잘하고 그것만으로는 넓디넓은 중국에서 인정 받을 수가 없다.

갈아탈 타이밍을 정확하게 캐치한다.

우즈 이 녀석, 경기 끝나고 대차게 까이겠는 걸?

지금 시청자들도 말을 못해서 그렇지 답답하겠는 걸?

-빵즈한테 솔킬을 따이다니 대국의 수치!

-우즈 이 자식, 개인 방송할 때도 은근히 띠꺼웠어

-패배하면 중국에 돌아올 생각도 마!

해설진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입장이다.

그들의 입에서 말이 나오자 시청자들도 어라?

입밖으로 차마 꺼내지 못했던 생각이 맞았나?

그런 생각이 안 들 수가 없고, 이는 여론에 반영된다.

커뮤니티와 중계 플랫폼의 채팅창에서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아진다.

물론 크게 별일은 아니지만 경기가 끝나면 또 모른다.

원래 경기에서 진 팀은 별별 걸로 꼬투리 잡혀서 까인다.

그런데 그 꼬투리 잡힐 부분이 좀 많아 보인다.

꼬투리를 하나라도 줄여야 하는 입장이 됐다.

"우즈! 이게 최선이야. 너도 알잖아…… 가능한 안 쓰는 방향으로 하려고 했던 차선책이라는 걸."

Royal Club의 부스 안.

코치진이 전력으로 설득하고 있다.

세 번째 세트의 전략 때문이다.

그런데 우즈가 막무가내다.

"내가 왜? 레전설을 따라하는 듯한 행위를 해야 하지?"

"우즈…… 상대의 전략을 흡수하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야."

수석 코치와 감독까지 설득에 나섰다.

아직 경기가 진행 중이고 끝난 게 아니다.

팀의 에이스인 우즈의 멘탈이 완전히 박살 난 것이 문제다.

승산은 충분히 남아있다.

일련의 전략을 쓴다면 이길 수 있다.

우즈가 워낙 완곡하게 반대하고 있어서 쓰지 못했다.

우선 순위를 가장 뒤로 미뤄두었다

하지만 이미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찬밥 더운밥 가릴 형편이 아니다.

"내키지는 않지만 하죠.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십시오."

"밴픽은 전적으로 우리 책임이니까 우즈는 플레이만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잘 생각했어."

경기에 패배하면 엄청난 비난이 쏟아질 거라는 걸 우즈 본인도 실낱 같은 이성으로 인지하고 있다.

분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전부 해야 한다.

일단 게임을 이기고 볼 일이다.

'초중반만 안 꼬이면 저런 빵즈에게 내가 질 리가 없어,'

그 초중반을 가장 무난하게 넘길 수 있는 방법.

확실히 코치진이 짜온 전략이 최선이긴 하다.

고민 끝에 그 전략을 쓰려고 한다.

다름 아닌 레전설이 원본이다.

원딜러가 봇이 아닌 미드에 간다.

정글러를 서포터로 부리며 성장을 한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연습은 진작에 마쳐두었다.

우즈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도 모두 말이다.

식스맨이 미드와 원딜을 고루 소화할 수 있다.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연습을 했다.

성장만 한다면 우즈 이상 가는 선수가 없다.

Royal Club은 우즈 그 하나를 위해 팀 전체가 움직인다.

코치진은 물론 다른 선수들도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 입장이다.

과정이야 어쨌든 승리만 거머쥘 수 있다면.

세 번째 세트의 밴픽이 막을 오른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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