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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317화 (31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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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당 출현 BAAAM!! -->

의아함을 불러일으켰던 밴픽이다.

쇈무새 클끼리 해설이 경기 시작 전 말이 많았다.

〈쇈이 버티기도 쉽고, 운영적으로 좋은 픽이잖아요? 상체에 힘을 줄 거면 하비 선수가 쇈 서포터로 쓰는 게 낫지 않았을까…….〉

토이치TV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쇈을 쓰는 팀이다.

Royal Club이 쇈을 가져가지 않을까?

레전설이 탑을 선다면 특히 더.

버티기의 대명사라고 불릴 만큼 쇈은 버티는데 특화된 챔피언이다.

더불어 망해도 궁만 잘 쓰면 1인분이 가능하다.

클끼리 해설이 괜히 물고 빠는 게 아니다.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깔린다.

봇이 매우매우 잘해줘야 돼.

Royal Club은 전형적인 원딜 캐리팀이다.

너희 탑 팔 거야?

그럼 우리 봇 터트린다?

탑이 터진 이상으로 봇에서 이득을 보며 게임을 의도대로 이끌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구두구두구두-!

말발굽 소리가 무섭다.

이토록 무서운 챔피언인지 처음 알았다.

치고 지나간 자리에는 토이치의 시체만이 남는다.

〈레전설이 말합니다. 야, 우즈! 빛의 속도로 차여본 적 있어?〉

-레 사 리 노

-번쩍번쩍 열매 능력자……

-아니, 미친 저거 뭐야ㅋㅋㅋㅋㅋ

국쇈변호사의 변호는 온데간데없다.

이미 말카림의 존재감만이 전장을 지배한다.

〈토이치가 또 죽으면서 이제는 테러스티나한테 레벨도 밀리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벌려 놓은 CS격차도 저 웨이브 먹으면…… 그렇죠, 따라잡죠.〉

김은준 해설이 담담하게 상황을 정리한다.

말카림이 봇은 완전히 풀어버렸다.

우즈와의 성장 격차도 따라잡았다.

그렇다고 뭐 달리 불리한 게 있나?

쇈은 탑 타워에 기스조차 내지 못했다.

그에 반해 Royal Club은 봇 1차가 허물어지기 직전이다.

포탑이 살아있다는 게 더 절망적일 수 있다.

봇라인에 또다시 공세가 쏟아진다.

이번에는 말카림은 아니지만.

어흥!

정글러의 갱킹이다.

핑이 찍히자마자 Royal Club의 탑미드는 텔레포트를 탔다.

안타깝게도 도착하기 훨씬 전에 결판이 난다.

호롱! 콰드득!

애꾸사자의 발톱이 찍힘과 동시에 코리아나의 궁극기가 연계된다.

포탑 안쪽에 짱박혀 있던 토이치가 휘말린다.

봇듀오의 호응까지 더해지자 순식간이다.

〈으아아아 분하다! 고통스럽다……!! 분명 토이치가 말을 할 수 있다면 그렇게 말할 겁니다. 모니터를 타고 우즈의 심정이 느껴져요.〉

〈하지만 죽은 자는 말을 할 수 없어요. 분하면 뭐 어쩔 겁니까!?〉

진용준 캐스터의 말대로 어쩔 수가 없다.

바람 불면 날아갈 듯했던 포탑도 깔끔하게 철거된다.

용도 안 가져갈 이유가 없기에 토이치TV가 챙긴다.

-우즈 멘탈 나간 듯?

-마지막에 손 놓았음ㅋㅋㅋㅋ

-카메라 좀 잡아보자. 지금 우즈 얼굴 볼 만할 텐데!

글로벌 골드 격차가 유의미하게 벌어진다.

지금까지는 소소했다면 이제부터는 쩍쩍!

문제는 봇만 무너진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Royal Club 이제 뭐 어떡하나요? 봇은 그렇게 밀어줬는데 트리플리프트가 오히려 CS 5개 앞섭니다. 이거는 뭐 많이 죽었으니 그렇다 칠 수 있지만…….〉

〈탑과 봇이 만신창이에요. CS 차이 30개씩 나고 있습니다.〉

게임 시간 15분에 30개 차이.

대회 무대에서는 상당한 격차다.

그것도 갱 차이가 아니라 순수 라인전이라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같은 프로 맞아?

이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를 탓하기에는 원체 강력한 선수다.

〈비역슨이 LCS에서 라인전 패왕! 괜히 북전파라고 불리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요즘 라인전 더 세졌어요. 그 이유를 제가 가만 생각해보니…….〉

플레이를 보니 메인 오더를 내려놓은 것 같더라.

TSM 시절에는 팀의 사령탑 역할을 해야 했다.

그런데 피지컬 좋은 선수가 라인전만 집중하자.

「커져라~♬」

얻어 맞던 랄라의 궁극기가 빠진다.

만약 코리아나의 궁이 있었다면 킬각.

현장 중국팬들의 이마에서 식은 땀이 흐른다.

〈이거는 결국 우즈가 결자해지 해야 돼요. 원딜 조합이잖아요?〉

〈원딜 밀어주는 조합 아닙니까? 그러면 원딜이 슈퍼 캐리해야죠!〉

〈아니 슈퍼 플레이로도 부족합니다. 지금 이 게임 역전하려면 초 슈퍼 빅 울트라 캐리 해야 돼요. 마침 점멸 돌아왔고, 쇈도 궁극기 있긴 있습니다.〉

항상 약팀에 입장을 대변하는 클끼리 해설이다.

그 이전에 게임이 워낙 유리해!

라인전 단계에서 무너져 내렸다.

박빙이 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무색하다.

토이치TV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코너에 몰린 채 얻어 터지던 Royal Club.

다시는 오지 않을 한 번의 기회다.

두란검을 팔자 마침 몰락검이 나온다.

한 번만 기회를 살려 킬을 먹으면 또 모르는 게 롤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롤은 원딜 게임!

특히 대회에서 원딜 중요도는 남다르다.

중체원으로 불릴 정도로 잘하는 우즈인 만큼 후반을 기대해봐도 되겠지만.

슈우우웅……!

거기까지 갈 수 있을런지가 의문이다.

밀린 빅웨이브를 먹고 있던 토이치.

근처에 와드 하나 있으리라고 상상 정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와드에서 저승사자가 튀어나올 거라고는 보통 생각 안 한다.

퍼억!

섬광 같은 속도로 들이박는다.

토이치의 체력이 단 한 방에 세 칸 남는다.

저렇게 세도 되는 건가?

의문이 들 정도의 데미지가 박히며 결사항전이 시작된다.

「씹고! 뜯고! 맛보고! 꿰뚫고! 끄하하하하!」

몰락검을 쭉 빨고 궁극기를 켜며 카이팅.

쇈도 토이치를 엄호하기 위해 즉시 탔다.

자랑하는 피지컬로 말카림의 궁극기를 점멸로 멋지게 피하기는 했으나.

〈퍽! 퍽! 때리는데 너무 아파요! 쇈 궁극기 탔나요? 안 탄 느낌인데요?〉

〈말카림 패시브 때문에 순간적으로 공격력이 300이 넘어가서…….〉

의병대의 엄청난 이동 속도는 말카림에게 곧 공격력이다.

속도는 곧 무게!

심지어 삼종신기가 갖춰진 말카림이다.

평타로 내리 찍자 쥐 새끼 한 마리 게눈감추듯 사라진다.

─ToichiTV 레전설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싸우는 타이밍도, 위치도, 아군의 지원까지 모두 이상적이었다.

Royal Club에게 허락된 단 한 번의 기회.

그런 게 있었던가?

〈꿈을 꾸었습니다. Royal Club 봇라인 완전히 박살 났어요. 보험 처리도 안될 정도로!〉

〈텔 돌아올 때마다 토이치 계속 죽을 거고 이 게임 길게 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강팀준 소노

-대체 몇 번을 끊기는 거야ㅋㅋ

-내 시선에서 Royal Club 아웃!

중국팬들만 기대를 한 게 아니다.

Royal Club이 그렇게 세?

한국을 위협할 정도야?

그런데 까놓고 보니 에게?

아예 쪽도 못 쓰고 깨지고 있다.

물론 그 깨지는 이유가 단 한 사람, 단 한 마리 때문이기는 하다.

〈탑말카림…… 맛이 자극적인데요? 짜릿해요! 중독성 있어요!〉

레전설의 말카림을 봇라인을 초전박살 내고 만다.

그토록 두터웠던 가드가 가볍게 뚫린다.

불과 20분이 안되어 서렌.

* * *

프로 무대에서 서렌은 드문 일이다.

하지만 아예 없는 일도 아니다.

간혹 전략적으로 있기도 한다.

전략적으로 한다고?

Royal Club은 조금 특수한 경우다.

팀의 에이스인 우즈의 멘탈 보존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전략이 너무 돌발적이었다. 금방 대응책을 짤 테니 기다려 달라."

팀의 코치가 마치 상전을 대하듯 쩔쩔매며 해명한다.

한국 게임단에서는 절대로 볼 수가 없는 광경이다.

코치는 선수보다 윗사람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은 위계질서, 연배주의가 당연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1세대 E-스포츠 스타크래프트부터 이어져 왔다.

코치와 감독은 말하자면 대선배다.

감히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경기를 분석해오는 매니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의 코치와 감독이 그러하다.

한국이 되려 특수한 케이스일 뿐이다.

Royal Club의 수많은 코치진에 의해 다음 세트의 밴픽이 짜여진다.

코치진의 수는 무려 두 자리.

얼마 전 인터넷에 올라온 우스갯소리는 하나의 과장도 없었다.

─중공군의 최신식 인해전술.jpg

코치가 선수보다 더 많음

└ㅁㅊㅋㅋㅋㅋㅋ 몇 명이냐 대체

└내가 센 것만 정확히 아홉 명

└아니, 치트키 아니냐? 저건 너무 많은데

└6.25가 힘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때는 6.25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은 중국의 인해전술로 골머리를 썩었다.

총도 안 든 채 나팔과 꽹과리를 치며 개미떼처럼 몰려오는 무시무시한 중공군 때문에 말이다.

『적이 10만발의 총탄을 가지고 있다면 10만에 하나의 병사를 보내 이긴다!』

어처구니없는 전략을 현실에서 해버린 나라다.

당연히 스포츠에서는 그런 일을 할 수가 없다.

5 대 5 의 게임을 5 대 20으로 치르는 건 엄연한 반칙 행위다.

하지만 코치진은 다르다.

구단의 역량 하에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심지어 보이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前프로가 말하는 중국 코치썰.Real

중국은 왜 이렇게 코치진이 많음?

게시판 보면 흔히 보이는 말인데 다 이유가 있어

한국이랑 달리 코치진이 감독이랑 코치 땡이 아니거든

└수석 코치랑 일반 코치 말하는 겨?

글쓴이-그런 건 직책이고ㅋㅋ

└롤도 은근히 복잡하네

└알면 알수록 복잡한 게임이긴 하지……

전력 분석가, 메타 분석가, 플레잉 코치 기타 등등.

세분화해 각자의 역할을 맡는다.

게임을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전력 분석가.

다른 프로팀의 선수들을 자료화한다.

어떤 챔피언을 잘하고, 어떤 성향이고 그런 식으로.

메타 분석가는 예상을 한다.

달 단위로 메타가 변하는 롤이기에 의미가 있다.

그리고 플레잉 코치는 실전, 프로에 준하는 실력으로 솔로랭크에서 뛰며 정보를 캔다.

Royal Club이라는 하나의 팀을 지탱하기 위해 수많은 코치진들이 열일을 한다.

해외 게임단이라고 보통 이 정도 하지는 않는다.

중국의 주적은 한국.

한국팀을 꺾기 위해 중국은 엄청난 자본을 쏟아붓는다.

중국이 밴픽에서 한국에 밀리는 경우가 드문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하물며 북미.

신생 게임단에 지나지 않는 토이치TV는 완전히 손바닥 위다.

예상치 못한 조커 카드에 휘청였을 뿐 Royal Club은 다전제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든든한 코치진의 존재가 상대의 도박수를 봉쇄한다.

"레전설이 AD로 포지션을 변경했습니다."

"……."

토이치TV는 크게 문제가 안된다.

선수에 돈 쓰기로 중국 따라올 지역이 없다.

Royal Club은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돈을 물 쓰듯 한다.

개개인 기량이란 측면에서 밀리지 않는다.

문제는 레전설.

억제하는 전략을 짜는 것이 여간 녹록지 않다.

하지만 불가능하다는 소리는 또 아니다.

멀티 포지션으로 전략을 다양화한다?

경우의 수를 모두 분석하면 그만이다.

"탑미드 콜해서 봇을 또 부수려고 할 거야."

"웬만한 건 다 대처가 되지 않을까요?"

"웬만하지 않은 걸 해올 테지. 이를 테면 블러디체리 같은 걸."

탑라인 이상으로 악독한 짓을 해댄다.

전략 분석 코치에 의해 깔끔한 자료가 올라왔다.

수석 코치와 감독은 자료를 토대로 최종적인 밴픽을 검토한다.

블러디체리는 세트인 힐라카의 리메이크로 애매하게 됐다.

하지만 다른 서포터를 찾는다면 또 못 쓸 건 없다.

초중반 다이브와 스노우볼이 워낙 까다롭다.

때문에 말카림과 함께 밴.

그리고 이전 세트와 달리 봇을 수비적으로 가져온다.

상대가 공세적으로 나와도 라인전을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는 픽을 말이다.

원딜이 빛이 나는 후반으로 간다면 우즈가 게임을 지배할 수 있다.

조합을 통해 더욱 북돋아주는 것이 포인트다.

이윽고 시작된 두 번째 세트의 밴픽.

의도한 대로 밴과 픽이 착착 진행되어 간다.

테러스티나와 한나라면 라인전도 준수하고 후반까지 탁월하다.

우즈가 가진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판을 코치진이 짜준다.

Royal Club의 코치진은 대비도, 분석도 분명 완벽하다.

단 하나 상정하지 못했을 뿐이다.

너무나도 기본적인 것, 그 이전에 신뢰 관계다.

우즈만 밀어주면 이길 수 있는 거잖아?

그 전제를 의심한 적이 없다.

다름 아닌 정면 돌파의 가능성을.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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