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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아웃 스테이지 -->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대결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깐죽대기로 유명한 두 선수!
일련의 구도에 관해서는 그럴 듯한 찌라시가 돌았다.
「KTX A 까메오」
47분 전。
우리가 우승을 노리는데 누가 막을 쏘냐!
레전설? 덤비라고 해!
으컁컁컁컁!
도발이라기 보다는 원래 저런 성격이다.
특유의 깐족거림은 SNS에서도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는다.
하지만 시기가 시기.
그리고 상대가 상대다.
└까메오 웃음소리 음성지원 실화?
└까메오 선수 응원하고 있어요! 레전설 박살내주세요!
└레전설? 여자 엉덩이 때리고 다니는 쓰레기라 들었긔~
└곧 무거워질 게시물입니다^^
레전설.
데뷔 이후, 아니 이전부터 논란 제조기라고 불러도 될 정도였다.
하도 이러니저러니 사건에 휘말리다 보니 좋은 쪽의 시각만 있지는 않다.
소위 말하는 안티팬들.
까메오를 열렬히 응원하는 기존 팬층.
그들에게서 열렬한 환호를 얻어내는데 이르렀고.
└Royal Club에 찌발리시고 레전설에게 분풀이를 ㅠ.ㅠ
└레전설 성격 모르나? 벌집 건드네……
└응, 느그 레전설한테나 가서 그 소리 해
└1부 리그 LCK 우승+MVP 받은 까메오시다 깝ㄴㄴ
본인의 발언 의도가 어쨌건 민감한 시기다.
팬들간의 대리전 분위기가 조성되고 만다.
비교하기 좋아하는 한국 팬들.
댓글이 수백 개씩 달리며 논란이 인다.
커진 화젯거리는 전파되기에 이른다.
SNS 안에서 전소되지 않았다.
─KTX 까메오 페북피셜.jpg
「KTX A 까메오」
47분 전。
우리가 우승을 노리는데 누가 막을 쏘냐!
레전설? 덤비라고 해!
으컁컁컁컁!
선 전 포 고
└까메오 이 새끼ㅋㅋㅋㅋ
└레전설한테 선전포고를……?
└까메오급이면 비빌 만하지
└둘 다 실력 있고 까불기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롤드컵 시즌이다.
롤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일반 커뮤니티에도 롤드컵 관련 게시물들이 허다하다.
각종 커뮤니티에 퍼지며 빠르게 화제가 유도됐다.
캐릭터가 겹치는 두 선수의 데스 매치.
안 그래도 기대감이 부푸는 경기의 관심이 폭증한다.
우스갯소리로 빡친 레전설이 정글 가서 한 판 붙겠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ㅋㅋ
-ㄹㅇ이었자너……
-정말 도발 당해서 정글을?
-그 정도로 빡치는 건 인간 콩알탄 수준인데
정말로 그랬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레전설이 하지도 않던 정글을 픽하며 양팀 에이스의 포지션이 겹친 것은 사실이다.
김은준 해설이 시작 전 예측한 대로 미드&정글 싸움에 불똥이 튀긴다.
성향이 양쪽 다 공격적이라 빼지 않는다.
초반부터 치열하게 치고 박았고.
─ToichiTV 레전설님이 학살 중입니다!
빠르게 불타올랐던 만큼 결판 또한 순식간에 났다.
미드&정글 싸움에서 토이치TV가 승리.
승기 또한 함께 가져오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잘 죽는 챔피언이라서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말하면 편하겠지만 최소 현재 경기에서는 야흐오가 죽는 건 KTX에게 너무 좋지 않습니다.〉
-레전설은 10데스 하고도 이겼는데?
-그건 원딜 야흐오라……
-까메오도 카직트라서 수성이 안됨
그에 반해 토이치TV의 조합.
비역슨의 산다라는 말이 필요 없는 명품이다.
그리고 레전설의 리픈도 중국의 OMC를 상대로 압도적인 모습은 선보였다.
〈역시 밴을 하는 게 옳았던 걸까요? 비역슨이 산다라 기가 막히게 잘 다루는 선수인데…….〉
〈아마 쿠키 선수도 자신이 있었을 겁니다. 다대기도 했는데 내가 못할 게 뭐냐?〉
〈무엇보다 정글 리픈은…… 예상을 할 수 있는 픽이 아니었죠.〉
실제 섬머 시즌의 결승전 당시 다대기와 일기토를 벌였다.
마지막 5세트 블라인드 픽에서 야흐오 미러전.
그 다대기를 상대로 이기는 대선전을 해냈다.
야흐오 본좌는 쿠키다!
고작 한 경기로 단정 짓기에는 손색이 있다.
그래도 다대기에 못지 않게 야흐오를 잘 다룬다는 것은 증명됐다.
다대기의 야흐오에게 고전했던 비역슨.
산다라는 상성 면에서 밀리는 픽이다.
근거가 충분히 뒷받침된 밴픽이었지만.
다대기!
하지만 이미 올라오는 과정에서 꺾였던 다대기다.
야흐오의 외침이 구슬프다.
회오리 스택이 사라지자마자 인정사정이 없다.
콰항!
3타로 유령벽을 넘은 레전설의 리픈.
돌진해 스턴을 거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비역슨의 산다라가 CC기를 연계하고 때려 박는다.
〈소위 말하는 야흐오의 담당 일찐이 리픈이잖아요? 왔으면 죽어야죠.〉
-담당 일찐ㅋㅋㅋㅋ
-클끼리 드립 욕심 너무 내는데?
-만렙 빵셔틀이지만 야흐오&리픈은 ㅇㅈ합니다
리픈은 너프 이후 천상계 픽률이 급감했다.
그러다가 정글로서 재발견이 되며 픽이 되고 있다.
1티어로 보기에는 손색이 있지만 리심이 밴된 상황이라면.
쿠훙!
무엇보다 상대의 물몸 픽들을 아주 잘 잡는다.
정글에 기어 들어온 한 마리의 벌레는 맞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다.
고독이고 나발이고 싸움이 안되겠는데?
〈맞고 시작하면 답이 없죠. 카직트 사망!〉
〈먼저 때렸어도 콤보 넣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최근 잘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지 입증이 된 카드다.
정글로도 꺼내며 무한한 활약.
스노우볼이 아주 훅훅 굴러간다.
미드&정글이 밀리는 와중에 다른 라인이 선전을 해주면 좋겠으나.
〈이펙트가 너 어디 가지 마! 선데이에게 눈을 부릅뜨고 있고 봇도 CS 전혀 안 밀리고 있고 있습니다.〉
〈하찬은 선수가 로밍을 몇 번 갔다가 별 이득을 못 봐서 주도권도 빼앗겼고요.〉
특별한 변수가 없어 보인다.
초반이 불리할 때 역전할 수 있는 경우는 딱 하나다.
미드가 든든하게 버텨서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때.
「발암을 맞아라!」
미드에서 간신히 버티며 발암만 제조 중이다.
그러다가 정글이 오면 게눈감추듯 사라진다.
고소한 쿠키처럼 와작!
-쿠키 좀 잘해진 줄 알았는데 스프링 때랑 다를 게 없네ㅠ.ㅠ
-레전설한테 테자이 풀스택 채워주던?
-그때 진짜 레전설이긴 했지ㅋㅋ
상대 전적이 있다.
레전설이 데뷔했던 LCK 스프링 시즌.
물론 당시에는 KTX 롤러코스터 A팀도 약팀에 속했었다.
이후로 팀의 전력을 다듬고, 선수들도 폼이 오르면서 지금의 KTX가 되었다.
하지만 변한 건 KTX만이 아니다.
레전설도 더욱 날카로워졌으면 팀의 수준은 차원이 다르게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첫 세트입니다. 앞선 8강 A조와 B조의 첫 경기는 양상이 이랬어요.〉
〈다전제 아닙니까? 패패승승승도 아니고 이제 겨우 1패에요!〉
1패도 1패 나름이었다.
* * *
KTX 롤러코스터 A팀의 부스 안.
첫 번째 세트를 난전 끝에 패배하고 말았다.
"리심이 밴된 상태에서 카직트라 정글 싸움은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쉽네……."
팀의 감독인 이재훈이 씁쓸하게 분위기를 정리한다.
가장 윗사람인 그가 인상을 쓰면 아랫사람들도 영향을 받기 마련.
하지만 그것과는 전혀 별개로 미드라이너인 쿠키는 영혼이 빠지기 직전이다.
그도 그럴게 스프링 시즌 조별 리그에서 만나 호되게 털렸다.
거의 간식 대용으로 까먹히며 테자이 스택만 올려줬다.
트라우마로 인해 한동안 경기력에 지장이 갔을 정도.
겨우겨우 극복하며 섬머 시즌 우승을 일구어내었다.
더 이상 신인이 아닌 중견 프로게이머로서 입지도 다졌다.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설욕을 하리라 내심 다짐하고 있었는데.
"한 판 졌네? 어안이 벙벙하네?"
정작 그 원인은 아주 생기가 넘친다.
"아 형…… 부쉬 들어갈 때 콜 좀 해주세요. 솔직히 퍼블에서 터진 거 알잖아요."
"으컁컁컁!"
첫 번째 세트의 가장 큰 패배 요인이었다.
까메오의 카직트가 부쉬 체크를 너무 섣불리 했다.
레전설에게 킬을 헌납한 건 둘째 치고 백업 과정에서 자신의 점멸이 빠졌다.
"한 판 지니까 깨달은 거 같아! 삶의 지혜를!"
"제발 정신 좀 차려요 형……."
언제나 분위기 메이커가 된다는 건 까메오의 장점이다.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팀 분위기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입을 멈추지 않는다.
"기분 최고로 High하네."
"형 High 뜻은 알죠?"
"하이? 안녕하세요? 으컁컁컁컁!"
팀원들도 어이가 없어서 그냥 웃는다.
바꿔 생각해보면 가장 멘탈이 나갈 만한 포지션이다.
정글 포지션으로 상대해 정글 차이로 게임을 패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쾌활하다.
적어도 멘탈 관리의 측면에서는 좋다.
더욱이 첫 세트는 밴픽도 스타트도 말린 감이 있었다.
"상대가 너무 예측 벗어난 전략을 쓰긴 했어. 까메오의 침착함이 아쉽긴 했지만 다전제는 우리가 무조건 유리하니까 같은 실수만 안 하면 돼."
가만히 지켜보던 이재훈 감독이 중재를 한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늘상 있는 일이다.
성격이 워낙 깐죽깐죽해서 얄밉다.
이를 인게임으로도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대략적인 파악은 끝났어.'
다전제다.
서로 스크림을 평소 많이 하던 팀이면 기세 싸움이 되기도 한다.
다전제의 첫 세트는 중요하다는 소리가 이로 인해 비롯된다.
하지만 해외팀들의 경우는 보통 스크림 상대 전적이 별로 없다.
아예 없는 경우도 흔하고 토이치TV가 이에 해당한다.
준비한 데이터와 첫 세트의 전력 분석으로 확신을 얻는다.
"쿠키, 비역슨 상대 자신 있지?"
"많이 죽고서 할 말은 아니긴 한데 밀린다는 느낌은 안 받았습니다."
그거면 된 거다.
나머지 라인도 문제가 안된다.
결과적으로 실패하긴 했지만 로밍 주도권을 얻은 서포터 하찬은의 시도도 마음에 들었다.
팬들은 결과만 따지지만 당사자들은 과정이 더 중요하다.
그 과정이 흡족하다는 의미다.
충분히 역전을 하고도 남는다.
"아~ 언제 시작하냐아~ 빨리 나의 잘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
까메오의 불안한 외침이 조금…….
아니,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상대 선수 교체 선언했습니다 감독님!"
"그래?"
상대가 다시 정규 멤버로 교체해왔다.
까메오의 정글 폼이 불안하던 때 오히려 희소식이다.
토이치TV의 정글러 달래에 대해서 여러가지 심도 깊은 분석을 해본 결과.
'까메오가 모든 면에서 앞서.'
피지컬적인 측면, 운영적인 측면, 순간적인 판단력 기타 등등.
모든 능력치에서 확실하게 앞선다.
한때는 이슈 메이킹을 위한 낙하산식 기용이 아닐까?
그렇게도 생각했지만 까메오보다 못할 뿐 충분한 실력자다.
보다 갈고 닦는다면 위협적인 선수가 될 수 있는.
적어도 현재는 그렇지 않고 승산이 높다.
때문에 이재훈 감독은 승리의 가장 큰 조건을 정글 싸움에 뒀다.
레전설이 갑작스레 정글로 포지션 변환을 하며 생각이 꼬였다.
생각이 꼬인 건 설계형 정글러인 까메오도 마찬가지이리라.
"까메오, 노텀 한 번 해볼래?"
"아~ 벌써요? 벌써 보여줘도 되나~!"
중요한 매치업인 만큼 여러가지 전략을 세워왔다.
기존 전략에 살을 더해서 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신 있는 전략 중 하나.
사실은 굳히기로 쓰려고 했지만 1패를 해버렸다.
그리고 상대의 성향도 대략 파악이 된다.
초반 교전에서 레전설이 가지는 변수.
'확정 타겟팅 스킬로 기회 봐서 해버려야 돼.'
레전설의 피지컬이 얼마나 미쳤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재훈 감독이다.
처음 겨루었을 때 인터뷰의 내용이 이해되지 않았다.
배티의 점멸 궁을 맞점멸로 피하는 게 가능하다고?
예측으로 한두 번도 아니고 전부 피했다.
믿을 수가 없었지만 그는 진짜.
하지만 당했던 만큼 대비책도 세워진다.
당시보다 선수들의 폼은 몰라보게 올랐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결론을 짓고 온 무대다.
"진짜 나도 내가 기대된다 얼마나 잘할까. 으컁컁컁!"
까메오의 웃음소리가 조금 많이 심각하게 걸리기는 하지만.
* * *
갑작스레 정글을 가게 됐다.
그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달래가 없는데 뭘 어떡해!'
스케줄 있어서 늦을 수 있다고 하고 가긴 했다.
그래도 뭐 시간 맞춰서 오겠지.
가서 진짜로 안 온다.
예정에도 없게 정글을 하긴 했지만 승리.
비역슨과는 솔랭에서 많이 맞춰본 게 득이 됐다.
상대가 생각 없이 박아준 한두 번이 덕분에 이기기는 했다.
'근데 결과가 좋았다고 봐주면 두 번, 세 번이 될 수 있어.'
좋은 기회일지 모른다.
달래와의 상하 관계.
주인님이 누군지 깨닫게 해줄 필요성이 있다.
========== 작품 후기 ==========
KT 경기 본 후기……
여러가지 썼었는데 생략하고
1세트에서 여유부리다 대퍼했기 때문에 업보인 감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졌지만 2패 시작에서 잘 싸웠어요 KT!
RNG도 잘 싸웠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