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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307화 (30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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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잼 -->

대회 무대에서 밴픽은 당연히 중요하다.

솔로랭크와 달리 게임이 체계적이기 때문이다.

설사 운영적인 성격을 안 띈 팀도 대략적인 룰은 준수한다.

때문에 밴픽만으로도 가끔 승패가 갈릴 때가 있다.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쇈이…… 서폿으로 빠지면서 흐름이 180도 달라졌어요.〉

탑은 헤일한테 하루종일 얻어 맞고.

미드는 자드한테 주도권이 있을 테고.

정글도 리심이 카직트보다 초반에는 좋고.

봇은 애초에 실력 차이가 난다는 평가가 있었다.

지난 경기 때도 봇이 무너지지 않았는가?

똑같은 흐름이 안되리란 보장이 없다.

하물며 영리하게 밴 카드까지 소비했다.

쇈서폿이 무리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느낌으로 버텼고.

〈쇈의 새로운 가능을 엿본 기분입니다.〉

〈탑이나 정글도 아닌데 상관없어요?〉

〈저는 쇈이 어떤 식으로든 활용이 되기만 하면 뿌듯합니다!〉

쇈의 도발 판정 너프 이후로 픽률도 승률도 급감했다.

롤드컵에서는 이펙트를 제외하면 아무도 안 꺼냈다.

그런 쇈을 꺼내줬다는 것만으로도 +1포인트!

활약을 하며 다른 가능성을 내비친다.

골수 쇈 유저로서, 유일하게 정글쇈을 쓴 사람으로서 고무될 만도 하다.

쇈이 서폿으로 활용할 수 있다니?

〈정글로도 쓰는 사람이 있는데 서폿이야 뭐~~.〉

〈정글쇈은 당시 혁신적이었습니다. 누가 쓴지는 몰라도 확실히 머리가 비상하긴 해요. 하비 선수의 서폿쇈도 그럴 만한 가능성이 있지 않나…….〉

-역시 국쇈변호사!

-쇈에 대한 무한의 사랑

-쇈무새가 또……

-이러다 원딜쇈, 미드쇈도 나올 기세

실제 북미에서는 연구가 되는 추세다.

스크림에서 본 적이 있어서 기대를 했다.

설명을 덧붙이며 나올 만했다는 가능성을 더한다.

그리고 현재.

다대기!

다대기가 다대기에 썰리고 있다.

스플릿 도중 마주친 자드와 야흐오.

우직할 정도로 추격한 야흐오의 칼끝이 끝내 닿았다.

「우리에게 돈!」

궁극기가 연계된 것은 좋다.

하지만 싸우기에는 너무 깊다.

상대의 백업이 빠른 데다 자드가 순삭나는 챔피언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쇈! 쇈! 쇈!〉

〈아~ 근데 도발 피했어요. 엄청난 피지컬 컨트롤~~!!〉

-쇈무쇄와 강소리의 향연!

-클끼리는 Only 쇈

-클끼리 왠지 중국어 잘할 거 같아

-응, 도발 피해봤자 죽어ㅋㅋ

자드가 궁극기를 사용하며 역킬각을 노렸다.

굳이 킬까지 가지 않아도 버티기만 하면 된다.

자신들의 진영인 만큼 백업이 먼저 도착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쇈.

즉발 실드와 함께 3초 후 도착한다.

그어진 도발을 자드는 무빙으로 피해냈다.

그 찰나의 시간으로는 변수를 만들기에 턱도 없었다.

─ToichiTV 이펙트님이 SAMSUN 다대기님을 처치했습니다!

백업의 균밀도가 훨씬 단단하다.

양팀 탑이 텔을 탔지만 헤일은 할 게 없다.

〈이펙트가 앞에서 오지 마! 그럼 못 가죠. 갈 수 있는 군번이 아니에요.〉

〈탑에서 계~속 맞지 않았습니까? 텔을 탔다고 군번이 달라지는 게 아니거든요?!〉

삼선 블루의 나머지 백업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드의 죽음이 확정된 후였다.

주요 딜러가 잘린 상태에서 한타를 연다?

〈그러기에는 레전설의 야흐오가 너무, 너무 부담이 되죠.〉

그 중심에는 야흐오가 있다.

안 그래도 익히 알려진 레전설의 야흐오다.

팀원에게 보조까지 받자 움직임에 정도라는 게 없다.

평화로웠던 스플릿 대치가 순식간에 전쟁터가 됐다.

이만한 과감함.

아무리 피지컬이 좋다고 해도 본래는 못해야 정상이다.

─블루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백업이 워낙 든든한 덕분이다.

저 야흐오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현재 경기를 보는 중계진, 시청자, 선수들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다.

〈물론 토이치TV도 쇈의 궁극기와 랄라의 텔포를 투자하긴 했는데…… 삼선 블루도 스펠이 같이 빠져서 기분 나쁜 교환입니다.〉

-기분 나쁜 교환= 일방적 손해

-안 죽었으면 대박인데 죽었잖아ㅋㅋㅋ

-클끼리 말 고르느라 힘들다

최근 커뮤니티에 나도는 클끼리 언어의 해석이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단정할 이야기는 또 아니다.

〈쇈과 랄라의 공백기에 삼선 블루가 한타를 연다. 그러면 역전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장 전문가의 색깔은 가진 클끼리 해설이 정리한다.

킬 스코어가 엄청난 차이이진 않다.

경기 시간 22분에 7 대 13.

공격적인 성향이 득세하는 최근 메타다.

한타의 삼선 블루라면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그 삼선 블루가 가져간 조합이다.

〈헤일, 자드, 꼬그모 전부 라인전 단계에서 주도권 잡으려고 한 픽이에요. 근데 못 잡았잖아요?〉

〈밴픽으로 의도한 바를 못 살렸다는 이야기죠?〉

〈주도권을 못 잡으면 이니시가 없어서 한타를 열기 힘듭니다. 한타를 잘해야 역전할 수 있는데 한타를 할 수가 없어요.〉

밴픽은 잘하는 건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굳이 말하지 않는 전제가 깔린다.

조합의 색깔과 방향을 확실하게 살렸을 때.

솔로랭크에서 조합 좋아도 지는 경우는 십중팔구 그래서다.

삼선 블루는 결과적으로 살리지 못했다.

때문에 한 번 기세가 꺾이게 되자.

휘익!

휘리링!

상대의 주요 궁극기가 빠진 시간을 두 눈 뜨고 기다려줘야 한다.

이펙트가 운영까지 도맡자 찌를 틈이 너무 비좁다.

불리한 삼선 블루는 그 비좁은 틈을 찌를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우리에게 돈!」

이윽고 결국 사달이 난다.

미드 2차 포탑 앞의 대치 상황.

야흐오가 그냥 대놓고 파고들어 점멸로 이니시를 걸었다.

-레전설 콤보!

-근데 너무 개무리 아니야?

-레전설 이 또라이 새끼 저걸 들어가ㅋㅋ

한나와 자드를 공중에 띄워버렸다.

궁극기로 다시 한 번 묶는다.

하지만 너무 대놓고 다이브.

위험해야 정상인 상황이다.

「커져라~♬」

무리를 팀원들이 전력으로 보조한다.

랄라가 봇을 먼저 밀고 올라왔다.

그 의미는 너무나도 크다.

발차기로 날아오는 리심을 튕겼다.

한나와 자드가 한 번 더 공중에 뜬다.

자칫 엄청난 스로잉일 수 있었던 교전이 한순간에 결판이 난다.

─ToichiTV 달래님이 SAMSUN 하뜨님을 처치했습니다!

날아오른 카직트가 한나를 깔끔하게 죽이고 다시 날아오른다.

알파카의 꼬그모 앞에 착지.

무려 혼자가 아니다.

〈유리할 때 쇈만큼 스노우볼 굴리기 좋은 챔피언이 없거든요!〉

〈그 말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렸던 용준좌

-역시 유리할 때는 쇈!

-불리할 때도 좋다고 하지 않음?

-클끼리한테 쇈은 무적의 픽이야

실제 위협적인 관경이기는 하다.

카직트의 등 뒤에서 나타난 쇈이 도발로 꼬그모를 묶었다.

뒤늦게 허겁지겁 온 헤일이 궁극기로 한 턴 살리기는 했지만.

─더블 킬!

ToichiTV 레전설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앞라인이 거진 궤멸에 가깝다.

꼬그모가 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장막 거리로 후퇴하자 내뱉은 침이 바람에 삼켜 사라진다.

〈알파카! 분전했습니다. 하지만 마무리를 못하면 결국 살려 보낸 거에요.〉

〈왜냐! 야흐오가 장막을 환상적으로 잘 깔았기 때문이죠!〉

-엄피컬은 안 하네

-엄피컬 기대했는데 ㄲㅂ

-???: 엄청난 피지컬 컨트롤~!

-슬슬 눈에 익었지ㅋㅋㅋㅋ

이제는 나왔구나 싶은 콤보다.

엄청난 피지컬 컨트롤로 교전을 열었다.

이 자체부터가 사실은 말이 안되는 거다.

미드 2차 포탑을 끼고 있었다.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자드도 합류했다.

전력 차이가 극단적으로 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력이 아니라 전투력이 너무 셉니다. 삼선 블루도 만약 걸면 받아먹으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데 스카우터가 퍼엉! 터져버렸어요.〉

-뭐, 전력?

-뇌신 화들짝!

-레전설이 너무 잘 걸었어……

어떻게 보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었다.

상대가 이니시가 좋은 조합이 아니다.

포탑 끼고 싸우면 충분히 이겨.

그 상식을 보란 듯이 파괴한다.

다시 한 번 리플레이로 송출된다.

이 한타가 어쩌다 걸렸을까?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다.

판단력과 전투력이 너무 매섭다.

〈언제 봐도 무서워요 레전설의 야흐오! 왜 레전설의 야흐오인지 보여주는 한타였습니다. 야흐오가 원래 저렇게 능동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있는 챔피언이잖아요?〉

〈소위 말하는 팀빨 받는 챔피언 아닙니까?〉

〈그런데 무슨 보면 광우스타 박치기하는 것처럼 성큼성큼 걸어서 이니시는 이니시대로, 딜은 딜대로 다 넣습니다. 더 무서운 건 랄라랑 쇈까지 있으니까 포커싱각도 안 나와요.〉

교전 능력이 워낙 탁월하다.

상대가 사리거나 시간을 끌 여지를 주지 않는다.

찰나의 틈을 찌르고 쑤셔 치명상으로 연결시켰다.

그래도 버텨볼 만하다고 생각했던 게임의 구도.

레전설의 슈퍼 플레이가 종지부를 찍었다.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는 표현이 있다.

-한국팀 경기였으면 여기서 10분 더 했음

-무슨 바둑 두는 것도 아니고 포탑 하나씩ㅋㅋ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이래야지!

-LC게이들 보다가 상남자식 다이브 보니까 캬~

한국팀이 지고 있음에도 시청자들과 현장의 반응이 좋다.

토이치TV가 반쯤 한국팀이라서.

그리고 물소 본능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그 이전에 롤 유저라면 누구나 마음속 깊이 간직했다.

롤에서 괜히 인성보다 실력!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다.

이는 인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잘하는 선수의 플레이가 감명이 깊다는 거다.

물론 아쉬움이 안 들 수는 없다.

월드컵이든 올림픽이든 아시안 게임이든 한국팀이 지면 마음이 착잡하다!

롤드컵도 국제 대회인 만큼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도 인다.

-이래서 입 함부로 놀리면 안됨

-이거 지면 삼선 블루 떨어짐?

-OMC랑 자강두천 해야 할 걸

-ㅋㅋㅋ뇌신 꼬시다

지난 해의 우승 지역인 만큼 당연히 잘한다.

세계 최고의 리그 LCK!

자부심에 너무 오만해져 있던 것은 아닌지.

잘하고, 잘 나갈수록 방심은 금물이다.

한 번쯤 져서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조금 너무 깨지는 경향은 없지 않아 있기는 하지만.

다대기!

다대기가 다대기에 썰리는 진풍경.

회오리 사거리가 워낙 길어서 가끔 맞는다.

하지만 포탑 안쪽에서 맞으면 큰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야스오가 조금 많이 잘 컸다는 사실이다.

스태틱까지 묻은 한 방이다.

자드의 체력이 뭉텅 빠졌고.

─ToichiTV 레전설님이 SAMSUN 다대기님을 처치했습니다!

전설의 출현!

따라가서 기어코 잡아내고 만다.

자드의 반항이 무색할 정도로 쉽게 썰린다.

이뤄지고 있던 봇라인 대치가 허무히 뚫리자.

〈쌍둥이 포탑까지 끌고 와서 야흐오 체력을 빼기는 했지만…… 의미가 하나도 없어요. 쇈이 궁도 안 탔고, 랄라도 건재하고. 다대기가 무너지면서 삼선 블루도 같이 무너졌습니다.〉

해설을 할 만한 한타도 아니다.

자드가 잡힌 시점에서 한타조차 아니다.

야흐오는 유유히 본대의 엄호를 받으며 합류하고 탑에서 물 밀듯 밀고 들어온다.

나머지 네 명이 막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가혹할 정도로 짧은 야흐오의 궁극기 쿨타임.

「우리에게 돈!」

자드가 부활하기 전에 쌍둥이 포탑 다이브가 이루어진다.

앞라인이 썰리고 꼬그모는 뒤에서 멀뚱멀뚱.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결국 넥서스가 밀린다.

〈봄이 지났어요 삼선 블루. 봄이었으면 또 몰랐다는 아쉬움도 드는데……〉

〈봄의 제왕 다대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미 가을이에요. 봄 한참 전에 지났거든요!〉

삼선 블루의 2패와 함께 토이치TV의 조별 리그 1위, 전승이 확정된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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