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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잼 -->
이변 없이 흘러가던 롤드컵이다.
1일차, 2일차 5경기까지는 거의 예상대로였다.
그런데 갑작스레 대형 폭탄이 퍼엉!
「롤드컵 한국팀 첫 패배. 삼선 블루의 패배 원인은?」
「뇌신雷神 최우룡 굴욕…… 지나친 자신감이 불러온 교만.」
「북미팀 토이치TV의 대선전! 롤드컵의 다크호스가 되나.」
그것도 혹시나 하던 부분이다.
저렇게 자신감 내비치다 고꾸라지면 어떡하지?
워낙 잘 나가다 보니까 그런 말을 해도 되기는 했다.
─???: 있잖아 뇌신 그거 해봐 그거!
어…… 또?
해봐! 빨리!
북미와 유럽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들이 한국팀이나 중국팀을 꺾는 건 어렵다.
※실제로 한 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들이 제일 먼저 졌어ㅋㅋㅋㅋㅋㅋ
└와, 이건 좀 많이 역겨운데ㅎㅎ
└뇌신 이불킥행!
하지만 너무 자신감을 내비치면 이불을 뻥뻥 찰 일이 생길 수 있다.
커뮤니티에는 관련 게시글들이 수두룩하게 올라온다.
─(속보)삼선 갤럭시 최우룡 감독 응급실
후회하고 있어요~
└깜빡이도 안 키고 훅 들어오네
└이지 노래ㅋㅋㅋㅋ
└뇌신 진짜 후회하고 있을 듯ㅋㅋ
물론 한 번 졌을 뿐이다.
그 한 번이 너무나도 목이 말랐다.
성적을 못 내고 있던 서양권 팀들에게는 더더욱.
「북미의 역습! Cloud7, 대만의 강호 TWA 상대로 완벽한 승리!」
「기분 좋은 기복. 포나틱, KTX A팀의 에이스 까메오를 공략하다.」
「SK 게이밍, 삼선 레드를 상대로 대분전…… 하지만 우승은 실패.」
다른 서양권팀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주었다.
한국팀이 무적이 아니었구나?
침체되었던 분위기를 바꿨다.
그 파급 효과는 대단했다.
서양팀들이 대선전, 혹은 그에 준하는 활약.
이에 따라 가장 행복해 하고 있는 이는 다름이 아니다.
─경기력에 행복한 김은준.gif
이런 사람이 예선 해설은 대체 어떻게 했지?
└경기력 다 좋으니까 살판남
└행 복 하 다
└표정 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약팀 해설하다 강팀만 보니 싱글벙글!
순수하게 경기력이 좋다는 측면도 부각된다.
이래야 롤드컵이지!
서로 치고 박아야 보는 맛이 있지!
─이 시각 다시 재평가되는 존나 대단한 새끼
크리스토퍼 킹 럼 버 스
세계 최고의 꿀잼 대륙 발견!
└갓 북 미
└누가 북미잼을 논했는가?
└북미가 재밌게 잘해서 북미잼이었던 거임ㅋㅋ
└유럽도 한국팀 잡았어. 올해 롤드컵 이변이야
한국의 일방적인 선전이 눈에 띄었던 1,2일차.
3일차부터 서양팀들의 대반란이 시작되었다.
변화의 중심에 있는 이는 다름이 아니다.
─???: 미달리 멈미까 존나 쌤미다
탑정글 시발 새끼들아!
└점멸Q에 터졌지
└치명타 뜨니까 한 방ㅋㅋㅋ
└(지도 미드에서 던짐)
└알파카 이 쉑 욕할 때만 발음 잘해!
토이치TV 대 삼선 블루의 경기는 여전히 화젯거리다.
경기가 워낙 임팩트 있었다.
그냥 단순히 잘했다를 넘어 패러다임을 불러일으켰다.
─???: 탑이 MVP를 받았다고?
너는 탑라이너가 아닌 것인가?
└잼할추
└이 새끼 사실 상남자 아니었음
└탑은 캐리할 수 있는 라인이다!
2014 로드 오브 로드 월드 챔피언 컵.
메타의 변화가 두드러지던 시기다.
온갖 챔피언들이 다 나온다.
막싸움을 하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다.
* * *
롤드컵 3일차.
토이치TV가 중국의 OMC를 찍어 누른다.
특유의 교전 능력을 과시하며 완벽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콰라랑-!
콰항!
특히 탑라인의 격차가 걷잡을 수 없다.
레전설의 리픈이 다이브를 당연한 듯 친다.
쏘아진 궁극기와 함께 내려쳐진 3타가 또도 박사를 띄운다.
또도 박사는 뒤늦게 궁극기를 켰다.
스턴에 에어본까지 걸려서 늦을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체력만 깎이며 리픈의 평타 한 방에 마무리.
〈이건 써도 죽었고, 안 써도 죽었어요. 그나마 눈치 싸움을 해본 거였거든요?〉
〈턱도 없죠. 상대가 세상에서 리픈 제일 잘하는 선수입니다.〉
아마추어 때부터 리픈 장인으로 워낙 유명했다.
리픈을 잘 다루기로 그냥 원탑이다.
하지만 요즘 메타에서 리픈 별로이지 않나?
김은준 해설이 밴픽때 했던 이야기를 다소 정정한다.
〈OMC는 뭐가 와도 버틸 속셈으로 또도 박사를 꺼냈습니다. 저도 밴픽 단계에서 칭찬했지만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또도 박사는 맞파밍의 대명사다.
식칼 파밍에 텔까지 쓰면 웬만하면 버틴다.
하지만 최선의 선택보다 더 최선일 수가 있었다.
메타란, 상성이란 늘 맞물리는 것이다.
챔프폭과 피지컬이라는 최강의 무기.
그 두 가지를 고루 갖춘 하드캐리형 탑솔러다.
─ToichiTV 레전설님이 학살 중입니다!
솔킬 장면의 리플레이가 송출되며 두 번 죽인다.
두 번 죽고, 세 번 죽어서 끝이라면 버티겠다.
안타깝게도 레전설의 공세가 멈추지 않는다.
챠락, 챠작!
콰항!
특유의 3타에 스턴이 섞인 콤보다.
포탑을 끼고 있음에도 망설임이 없다.
〈또도 박사가 제발 파밍 좀 하자고 포탑 밖으로 안 나가는데…… 그냥 때려요. 때립니다!〉
〈포탑딜은 실드로 가뿐하게 상쇄하죠. 또도 박사가 리픈 상대로 밀리기 시작하면 한없이 고달파집니다.〉
탑라인 주도권을 틀어 쥐고 맹공을 쉬지 않고 퍼붓는다.
OMC로서는 당연히 갱킹이나 로밍으로 어떻게든 하고 싶다.
그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리심이 제 집 마냥 돗자리를 폈다.
이~ 쿠우!
리심이 부쉬에 대기하고 있었다.
적 정글 탈리반 3세가 오자 방호와 점멸로 찼다.
레전설의 리픈이 점멸 스턴으로 칼같이 호응하며 찢어버린다.
〈감각적인 발차기 너무 좋아요. 매섭다! 때려줬으면 좋겠다! 물론…… 탈리반을요.〉
-클끼리ㅋㅋㅋㅋㅋ
-달래인 거 알고 저러는 거지?
-역시 변태 광고 찍는 이유가 있었어!
오프게임넷의 젊은 피다 보니 희생적인 역할을 맡을 때도 있다.
하지만 본인 방송에서도 워낙 맞는 걸 좋아한다.
스스로 그렇게 말했던 만큼 합리적 의심이 든다.
드립이야 어찌 됐건 정말로 매섭다.
토이치TV가 또다시 탑&정글을 중심으로 게임을 지배한다.
라인전을 부순 레전설과 정글 장악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는 달래.
〈OMC가 중국에서 운영이 가장 좋다고 평 받는 팀인데…… 그냥 부수네요. 참고로 리픈은 미달리와 달리 한타도 좋습니다.〉
〈잘 컸을 때와 못 컸을 때의 존재감 차이가 극과 극이라는 게 단점이지만요.〉
〈그런데 잘 컸잖아요. 그러면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진용준 캐스터의 명료한 총평대로 그냥 좋다.
잘 큰 리픈 만큼 든든한 챔피언이 또 없다.
최근에는 잘 안 썼지만 버렸던 게 아니었다.
이렇듯 상황이 받쳐주자 꺼낸다.
리픈은 또도 박사의 몇 안되는 하드 카운터.
상성에 실력 격차, 스노우볼까지 가미되자 일방적인 샌드백이다.
심지어 탑이 터진 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레드 지역이 탑 주도권을 바탕으로 완전히 먹혔다.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백업 온 OMC의 서포터 브라운.
이~쿠우!
눈에 띄자 리심이 와드 방호로 차버린다.
리픈은 근처에 없지만 한 명이 더 있다.
비역슨의 아링이 유혹-점멸을 깔끔하게.
〈하지만 저 비역슨! 호응 완벽하게 할 줄 알거든요?〉
-호응 못하면 방출이거든!
-클끼리 드립 각 봤다 ㅇㅈ?
-???: 연락 주세요!
롤드컵 시즌만 오면 활기차지는 드립이 있다
하지만 저 비역슨!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자 상상이다.
개개인의 피지컬이 워낙 뛰어나 전 라인이 위협적이다.
스노우볼도 의외로 빠듯하게 잘 굴린다.
이처럼 공격적인 플레이가 톱니바퀴처럼 들어맞는다.
〈OMC는 부쉬가 너무 무섭습니다. 자기 정글이 자기 정글이 아니에요.〉
〈토이치TV의 탑미드정글이 부쉬에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할 겁니다.〉
-이건 조금 노린 것 같은데?
-흠ㅋㅋㅋ
-킹리적 갓심
프로 경기에서 보통 잘 안 나오는 매서운 플레이들.
시청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며 인기몰이를 한다.
한국팀을 제외하면 가장 인기 많은 해외팀이다.
아니, 까놓고 말해서 팀 절반이 한국인이잖아?
쿠훙!
한타가 일어나자 당연한 듯이 활약한다.
눈을 아주 잠깐만 감으면 위치가 바뀌어있다.
전황 또한 180도 바뀌며 여지 자체를 삭제한다.
─ToichiTV 레전설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자랑하는 레전설 콤보가 작렬한다.
그나마 성장을 열심히 하고 있던 OMC의 봇듀오.
브라운과 테러스티나가 궁반응도 못하고 갈려나간다.
〈또다시 터트렸습니다. 레전설! 빛전설! 이러면 한타 끝났죠!〉
-클끼리가 하니까 왜캐 어색하냐ㅋㅋㅋ
-태세 전환 완료!
-대세라는 감이 온 거지
시간이 좀 지나기는 했다.
한 시즌 가량 본 적이 없다.
해외 대회까지 일부러 찾아보는 매니아층은 전체 롤팬 중에서 얼마 안된다.
그러다 보니 속된 말로 뇌리셋이 왔다.
─레전설이 진짜 미친놈인 이유.gif
원딜 - 라인전도 한타도 못함
미드 - 갓골드
정글 - 잼
탑솔 - 잼
얘네 데리고 LCK 3위까지 갔음
└걸즈데이 데리고 우승팀도 잡고 또라이야 또라이
└ㄹㅇ 레전설 까는 애들 보고 단체로 뇌리셋 온 줄 알았잖아
└이런 애들 특) 지도 깠음
└솔찌 안 깔 수가 없는 분위기이긴 했지ㅋㅋ
얼마나 한 캐리력을 가졌는지 잠시 잊었다.
잘 나가는 감독이 그렇다니 당연히 그런 줄 알았지.
실제로 서양팀들에 대한 저평가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한국이 어떤 나라인데.
시간 지날수록 스타크래프트처럼 점점 먹는 거지.
그런 분위기이기도 해서 파프리카 프릭스랑 비슷할 줄 알았다.
〈체계적이라는 면에서는 확실히 한국팀들과는 색깔이 달라요. 하지만 부족한 운영을 만회하고도 남을 공격성! 개개인의 판단에 확신이 있다는 게 너무 마음에 드네요.〉
-강팀준!
-저건 진짜 진심 그대로임
-싸움 잘하면 그냥 재밌지ㅋㅋ
어설픈 운영보다는 확실한 싸움을 지향한다.
팀의 색깔을 여실히 보여주며 게임을 승리.
〈MVP는 달래 선수~! 게임 내내 존재감이 엄청났어요~.〉
〈리픈이 또도 박사를 압박했지만 그래도 텔레포트 타면서 숨을 쉴 여지가 있었는데 그 마지막 숨구멍을 틀어 막고 게임을 굳혔습니다.〉
-여신님 MVP!
-여자가 저렇게 잘하는 게 말이 됨? 주작 같다
-응, 롤챔스에서도 활약했어. 열폭 ㄴㄴ해
-레전설피셜)춘자는 원래 탑&정글이 주포다
가장 의아함을 불러일으켰던 선수다.
복귀를 하는 건 좋지만 연습이 부족할 것 같은데?
패도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일련의 우려를 종식시켰다.
현재까지 활약은 토이치TV 내에서도 손가락에 꼽힌다.
2승 0패 조 1위를 하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다음 경기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이펙트 선수! SKY T1 K 시절 이미지 그대로 든든하게 팀을 보조해서 안정적인 승리를 가져다 주었어요. 요즘 잘 안 나오는 쇈을 선택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희 팀이 리스크 있는 플레이를 많이 하다 보니까 제가 받쳐주기만 해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를 맡은 통역사 겸 아나운서의 물음에 답한다.
조별 리그는 한 팀이 하루에 두 번 경기를 뛰기도 한다.
토이치TV는 대만·홍콩·마카오, LMS의 방콕 타이탄즈와 겨뤘고.
-레전설 대신 이펙트 들어가도 괜찮네
-ㅇㅇ봇에 힘 실어주는 것도 좋지
-트리플리프트 키우면 큰 값 충분히 하잖아!
공격적인 색깔에 안정감이 더해진다.
그 또한 다른 느낌으로 괜찮다는 걸 증명한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공격적인 색깔은 여전하다.
한국의 롤챔스에서는 안 나올 만큼 극심한 공격성이다.
무모하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다.
어째서 도박수와도 같은 플레이가 먹힐 수 있는 건지.
〈안 좋게 말하면 근거가 부족한 판단이고, 좋게 말하면 과감한 교전 능력입니다. 이게 결국 한 끝 차이인데 최근 메타와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클끼리가 부랴부랴 급조한 설명을 덧붙인다.
어째서 갑자기 서양팀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가?
체계적인 운영이 주특기인 한국이 실점을 내주게 되었을까?
사실 그냥 그럴 만도 한 메타다.
암살자와 탑 딜러 챔프들이 득세하고 있다.
정글러의 와드석이 강제되지 않았던 시기다.
시야 장악에 도움을 주는 초록 강타도 당연히 없다.
막싸움을 자신감 있게 열자 생각보다 구멍이 많다.
가드를 내리고 전력으로 치면 공격이 먹힌다.
운영이 약한 서양팀들이 자신감을 얻는다.
소위 말하는 분위기를 탄 셈이지만.
========== 작품 후기 ==========
주인공 시점이 아닐 때
간혹 설명을 위해 미래 이야기 할 때가 있습니다
달 단위로 메타가 변하는 요상한 게임이라 어쩔 수가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