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301화 (30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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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잼 -->

1경기부터 5경기.

진행되는 시간은 평균 4~5시간이다.

말을 쏟아내는 중계진은 목도 마르고 배가 고플 시간이다.

〈그래도 요즘은 컵라면 맛있잖아요? 옛날에는 진짜 짜파게티 아니면 라면 양자택일이었어요!〉

-아아…… 그랬던 것인가

-컵라면 종류 많아져서 개꿀이자너~

-용준, 누군가에게는 일상일 수 있습니다!

경기가 길어지면 선수들도 애달프지만 중계진도 고달프다!

편의점의 발달과 함께 수많은 종류의 컵라면들이 출시됐다.

하루하루가 색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최근 메타가 미드에 암살자 픽이 많이 기용되는 등 공격적이라 평균 경기 시간은 짧은 편입니다. 그러면서도 원딜러의 캐리력은 여전한 황금 메타가 도래했죠.〉

다행이라면 다행히 메타가 反용준적이다.

클끼리 해설의 말대로 더욱 재미있는 경기가 기대된다.

특히 2일차 마지막 여섯 번째 경기는 첫날 한중전 이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토이치TV 대 삼선 블루의 경기.

양국의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최우룡 감독의 인터뷰로 인해 더욱 기름이 끼얹어지기도 했다.

〈최근 커뮤니티에서 엄청 논란이 되고 있죠. 한국과 다른 지역간의 실력 격차.〉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에서 서양팀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생각이 많아지는 부분이긴 하네요.〉

2일차의 마지막 경기를 앞둔 지금.

각 메이저 지역의 경기력이 대략 나왔다.

약세가 예견된 북미는 당연하고 유럽도 성적이 애매하다.

이대로 가면 8강이 전부 아시아팀으로 도배되는 건 아닐까?

밸런스라는 측면에서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토이치TV까지 선전을 실패한다면.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서양권과 아시아의 실력적인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비역슨……, 트리플리프트……, 여기에 한국 선수인 레전설과 이펙트까지! 선수진은 엄~~청 호화로워요. 그런 데도 지면 실력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김은준 해설의 지적과 진용준 캐스터의 정리대로다.

유명한 선수들을 영입해서 팀을 꾸린 건 좋아.

근데 저 선수들로도 지면 북미는 대체?

〈저는 오히려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걱정이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못해서가 아니라 잘해서요?〉

〈일단 개개인이 상당히 고평가를 받는 1류 선수들이긴 하지만…….〉

클끼리 해설이 개인 방송으로 한 것과 비슷한 일갈이다.

첫째, 너무 급하게 조성한 탓에 호흡이 맞을지 의문이 든다.

둘째, 이러한 다국적 팀은 한 가지 고질적인 문제를 가진다.

〈한국 선수들이 서서히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지만 아직 부작용적인 측면은 대두되지 않았거든요. 실제로 사례가 없지는 않습니다.〉

언어 소통.

유럽권 선수들이야 대부분 영어를 할 줄 안다.

같은 라틴어에 근간을 뒀으며 알파벳을 사용하기에 무리 없이 쉽게 익힌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도 대화가 많이 어색하다.

팀적인 연습까지 고려한다면 하루이틀로 풀릴 일은 아니다.

김은준 해설의 말대로 앞서 해외 진출을 한 선수들.

SNS, 혹은 간접적인 연락책으로 고충을 토로한 바가 있다.

단순히 실력만 있다고 성공을 보증 받지 못하는 세계다.

로드 오브 로드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팀게임이다.

〈굉장히 시범적인, 그리고 도전적인 팀이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감이 있습니다.〉

먹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요리!

클끼리 해설의 총평이 힘을 얻는다.

물론 예외적인 존재는 언제나 있는 법이지만.

〈레전설 선수는 해외에서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 선수는 영어를 현지인 수준으로 잘하고, 본인이 워낙 뻔뻔…… 서글서글하다 보니 낯선 해외에서도 적응에 문제가 없는 모양입니다.〉

-클끼리 본심 나옴ㅋㅋ

-레전설 까는 기계 시동!

-레전설 얼굴에 철판 깐 거 ㅇㅈ이자너~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그렇지 않을 테고 이 점은 확실히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하물며 한국 선수가 한두 명도 아니다.

무려 세 명.

소문의 그녀가 경기장에 나타나자 수많은 관중,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아 챈다.

달래! 달래! 달래!

부산 국제 E스포츠 R&D센터.

현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소란을 떨 만도 하다.

연예계 생활을 이유로 사실상 프로게이머를 은퇴했다고 알려진 그녀가 갑작스레 복귀했다.

그것도 한국팀이 아닌 해외팀 소속으로.

Habi! Habi! Habi!

하지만 해외팬들에게는 낯선 그녀다.

반대로 친숙한 그녀가 등장하자 해외팬들의 환호가 드높다.

수많은 해외팬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기 위해 바다 저 건너에서 찾아왔다.

순수한 팬심 외에도 남자라면 가지고 있는 그것이다.

소위 말하는 물소 본능이 나타날 만도 하다!

여성 게이머, 그것도 여성 프로게이머.

〈전설적인 파급력을 낳았던 파프리카 프릭스…… 그 재림이네요.〉

지난 스프링 시즌 당시 깜짝 등장을 했다.

그리고 한 시즌만에 사라지고 말았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꿈만 같은 이야기.

여성 프로게이머가 나올 수는 있어도, 활약은 요원한 일이 아닐까?

정말로 해내 엄청난 화제를 낳았던 선수들이다.

달래와 하비 선수의 재등장에 SNS의 반응이 미칠 듯이 뜨겁다.

* * *

경기장 본 무대에 나오기도 전부터 소란이 있었다.

그도 그럴게 애초에 본인이 안 숨긴다.

보란 듯이 과시하는 당당함이야 말로 그녀가 가진 매력의 원천.

─오늘자 달래 누님 현장 직샷 ㅗㅜㅑ.jpg

팝의 여왕 아링 코스프레 등장

현장에서 촬영도 하고 바쁘심ㄷㄷ

바쁜데 악수 나누고 사진도 찍어주심!

뒤에 꼰대 자세로 앉아있는 레전설 추가 업로드

└코스프레가 아니라 본인 아님?

└아니, 진짜로 아링보다 여신인데??

└어떻게 날이 갈수록 이뻐지시냐……

└그 와중에 레전설 코 파고 있어ㅋㅋ

거의 찌라시에 가까웠던 이야기다.

오프게임넷 관계자 등 잔잔하게 소문이 퍼졌다.

이제는 여캠보단 연예인으로 와 닿는 달래가 다시 프로판에 복귀한다?

진지하게 따져서 가능성이 높을 수가 없다.

하고 있는 일이 안되는 것도 아니고 잘 나간다.

이제 와서 벌이도 시원찮은 프로판에 복귀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결국 오피셜로 밝혀졌다.

토이치TV가 달래를 정식 영입했음을 발표.

한국팬들이 가지는 기대는 여간 높은 것이 아니다.

롤팬들은 물론이고 그녀의 활동을 기대하는 일반팬층 또한.

「[포토] 단독 입수! 모델 달래 코스프레 화보 촬영 현장.」

「달래 코스프레? 섹슈얼리즘 아닌 게임 사랑하는 게임광일 뿐.」

「실물보다 더욱 실물 같다? 달래 아링 다음 달 맥심 표지 확정!」

게임이라는 익숙한 컨텐츠로부터 날개를 뻗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이 잦아 친숙하게 와 닿는 모델 겸 멀티 엔터테이너다.

경기가 열리기도 전부터 소란이 일었고, 그 기대치를 차고 넘치게 충족시킨다.

본판 이상의 퀄리티를 뽐내는 아링 코스프레는 당연하게도 화제가 된다.

일각에서는 프로 무대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비평도 있으나.

└네 다음 불편'하신 분들

└언냐, 나만 불편하긔?~

└역시 그분들 출동ㅋㅋ

└불편한 군단ㄷㄷㄷ 무겁네요 무거워^^

롤판 팬층이 워낙 두텁다.

무엇보다 독보적인 존재다.

달리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 리가 없다.

엄밀히 따지면 없지는 않다.

하비, 그리고 약간 애매하긴 하나 유리야.

하지만 캐릭터가 다를 뿐더러 전부 레전설의 지인들이다.

서로 공감대가 이는 팬덤이라는 소리다.

─크~ 달래 여신님 잘 나가시는데 일 포기하고 와주시는 클라스 ㅠ.ㅠ

의리 감동했자나

역시 롤판을 잊지 않았어!

└달 래 갓

└으리! 팔도의 으리를 지켰다!

└여신님 미모가 정말 으리으리!

└그런데 연습이 돼있으려나 걱정이네……

모든 스포츠, E-스포츠 통틀어 롤판 만큼 까다로운 팬덤이 없다.

절대적인 기준을 실력에 두기 때문이다.

다른 스포츠도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다.

스타크래프트때는 실력이 모자라도 다른 개성이 있으면 띄워줬다.

그렇다고 야구나 축구처럼 룰이 몇 백년째 같은 것도 아니다.

자고 일어나면 신세계가 펼쳐지는 곳이 롤판이다.

매달 주류 챔피언과 메타가 확연하게 변한다.

한 시즌 쉬면 전혀 다른 게임이 돼버린다.

─달래님이 기본 피지컬은 굉장히 뛰어나신데

연예계 활동 바빠서 게임도 거의 못했을 테고

심지어 롤드컵이라는 국제적인 무대라……

나 같은 게 뭐라고 걱정이 안될 수가 없네

└감정 이입 오지시네요ㅋㅋ 누가 보면 남친인 줄 알겠어요

글쓴이-17인이니까 조용히 하자

└팬카페 창설한 그?

└이열 대단한 분 납셨네~ 무릎 꿇고 댓글 답니다ㅋㅋ

수만 명의 가입자를 자랑하는 공식 팬카페에도 글이 올라온다.

물론 이들이야 순수한 팬심이다.

하지만 절대 다수를 자랑하는 라이트팬들은 엄근진한 편이다.

여성 선수가 대견하게 프로게이머도 하네.

그 정도였다면 이만한 파급력을 낳았을 리 없다.

1류 선수 만한 기량과 외모가 더해지며 합산된 결과다.

그런데 괜히 다시 나왔다가 폼만 망치는 거 아닌지.

한국 롤판은 여성 게이머에게 특히 짓궂어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 *

─소환자의 전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익숙한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함께 막을 올린다.

양팀 팬들이 큰 함성 소리가 경기장을 뒤덮는다.

토이치TV도 토이치TV지만 삼선 블루 또한 팬층이 결코 얕지가 않다.

지난 스프링 시즌 당시에는 형제팀에 비해 애매했다.

우승을 하고, 자리를 잡고, 시간이 지나며 비등해졌다.

아니, 삼선 갤럭시 게임단 자체가 한국 롤판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일단 게임이 시작했습니다. 양팀 인베와 스왑 의도가 아직까지는 없어 보이거든요? 조합 해설에 들어가자면…….〉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는 승부의 장이다.

클끼리 해설이 앞서 언급했던 바를 총평한다.

각각의 픽이 가진 특징과 더불어 조합의 완성도.

〈토이치TV는 그냥 셉니다. 조건만 맞아 떨어지면 일방적으로 팰 수 있어요. 하지만 조합 난이도가 워낙 높아서 실수 한 번이 치명적일 수 있으니 항상 긴장해야 합니다.〉

라인전이 센 픽을 가져갔다.

갱킹에 휘둘릴 여지가 있는 픽이다.

이를 극복하고 주도권을 잡는다면 압박하기 용이해진다.

반대로 삼선 블루는.

〈역시 한타의 삼선 블루! 조합 밸런스가 이상적이죠? 해석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조합 난이도라는 측면에서 삼선 블루가 앞선다고 봅니다.〉

〈저도 종합적인 능력치는 삼선 블루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물론 토이치TV도 라인전이 세다는 장점을 살려서 유의미한 득점을 낸다면 충분히 굴릴 여지는 있습니다.〉

김은준 해설도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

두 해설의 의견대로 장단점이 갈린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반응은 보다 냉소적이다.

─방금 클끼리 언어 해석.Fact

조건만 맞아 떨어지면: 상대가 뇌 없는 바보천치 아닌 이상 안 당해줌

실수 한 번이 치명적: 무조건 할 예정

난이도가 높은 조합: 밴픽 좆망함

해석의 차이 : 한쪽 생각이 병신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갠방이었으면 진짜 저리 말했을 듯

└언중유골식 해설!

└총평: 토이치TV 조합 ㅈㅈ

LCK, 한국 롤챔스에는 안 나오는 조합이기 때문이다.

비역슨의 미드 산다라.

여기까지는 뭐 장인으로 알려졌으니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탑이 미달리다.

정글까지 카직트를 가져갔다.

서포터도 힐라카인데 이니시 누가 해?

일련의 불안과 비판을 종식시키는 한 마디.

─퍼스트 블러드!

사람의 사고는 주위 사람들의 목소리에 크게 좌우된다.

설사 자신의 의견이 있어도 남들이 그렇다는데.

구태여 반론을 내는 걸 꺼려하게 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유명한 사람이 그렇다고 하다 보니.

그가 어떤 선수인지 단체로 잠깐 뇌리셋이 와버렸다.

〈아니, 카메라 비치지도 않았는데 탑에서 갑자기 솔킬이…….〉

변수를 만드는 게 아니라 변수 그 자체.

레전설의 존재감이 경기장을 지배한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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