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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잼 -->
2014 로드 오브 로드 월드 챔피언컵.
전세계 롤팬들의 축제라고 할 수 있다.
흥행을 위해서든 진짜든 매 시즌 나오는 말이다.
이번 시즌 롤드컵은 진짜 기대할 게 많다!
그런 식의 예열이야 없는 것이 더 이상하다.
하지만 정말로 이번 시즌 롤드컵은 특별 그 자체다.
〈전 세계 로드 오브 로드 플레이어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힘찬 외침과 함께 등장하는 이는 다름이 아니다.
앞으로 수년이 지나도 함께 할 것만 같은 그!
진용준 캐스터의 등장과 함께 막을 올린다.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 서울의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입니다. 이곳에서 우리 모두가 1년 동안 기다려왔던 2014 월드 챔피언컵의 그 화려한 막이 열리게 됩니다!〉
한국의 E-스포츠 팬들에게는 더없이 익숙한 무대다.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이어져 온 E-스포츠의 성지.
로드 오브 로드가 그대로 물려 받으며 맥이 이어져 가고 있다.
그런 뜻깊은 바톤 터치는 그렇다 치고.
개최지가 무려 한국이라는 것이 포인트다.
2014 롤드컵은 최초로 한국에 롤드컵이 열리며 메이저 지역으로 발돋움한 시기다.
-와, 진짜 한국에서 롤드컵ㄷㄷ
-SKY T1 K 우승이 진짜 크게 작용했을 듯
-올림픽 개최, 월드컵 개최, 아시안 게임 개최, 롤드컵 개최…… 다시는 대한민국을 무시하지 마라!!
마음에 국뽕이 벅차오른다!
살짝 정도는 가져도 될 만한 순간이다.
전세계 내로라하는 대회들을 전부 개최된 나라가 되었다.
롤드컵을 그 범주 안에 포함하는 일이 정당한지 아닌지는 둘째 치고.
드디어 롤드컵의 개막식이 열린다.
해설진은 어디서 많이 봤던 롤챔스의 정규 해설자들이 그대로 맡는다.
〈평소 올라오는 그 무대인데 대회가 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롭네요.〉
〈시청자 여러분들께 로드 오브 로드의 새로운 역사를 전할 수 있게 되어서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김은준 해설과 클끼리 해설이 각자 시청자들을 향해 인사한다.
개막식 치고는 담백하다는 느낌이 있지만 원래 그렇다.
오늘, 그리고 한동안 진행되는 경기들은 예선전에 불과하니까.
〈소위 말하는 메이저 지역, 5대 리그 말고도 세계 각지에서 올라온 팀들이 있잖아요?〉
한국-LCK
중국-LPL
유럽-EU LCS
북미-NA LCS
대만·홍콩·마카오-LMS
가장 영향력 있는 5대 리그를 제외하고도 세계에는 각 지역의 롤챔스가 여덟 곳 더 있다.
터키-TCL
독립국가연합-LCL
브라질-CBLOL
중미-LLN
오세아니아-OPL
동남아시아-SEA
남미-CLS
일본-LJL
하지만 롤드컵의 정식 시드권을 저 지역에 다 주면 평균적인 실력이 너무 천차만별이다.
조가 짜여지는 것에 따라 죽음의 조, 개꿀의 조가 확연히 나눠질 수 있다.
때문에 실력을 갖춘 팀들만 올라오도록 예선전을 치른다.,
〈준메이저 지역의 여덟 팀들과 롤드컵 시드권을 3위로 획득한 메이저 지역의 팀들이 예선전을 치릅니다. 예선전을 거쳐서 시드권을 획득한 네 팀은 조별 리그 본선에 합류합니다.〉
소위 말하는 좆밥 대전…… 그렇게 해석될 여지도 있으나.
롤드컵 자체가 세계 롤팬들의 축제인 만큼 타당하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여기에 끼지 못한다.
개최국이 가지는 소소한 특권이다.
지금까지는 가진 적이 없었기에 더욱 뜻깊다.
개꿀을 빨게 된 셈이지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아쉽다.
〈아니, 우리나라 한 번도 못 이겼어? 그런 소리 나올 수도 있는 거에요!〉
〈경기를 치르지 않으면 이길 수도 없고, 질 수도 없으니까요. 선수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못 보는 건 아쉽지만 그만큼 세계 각 지역의 맹주들이 훌륭한 경치를 펼칠 예정이니 기대를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은준 해설의 말대로 다른 나라 팀들은 어떻게 경기 하나?
실력과 수준은 어느 정도 되나.
저 나라에도 롤챔스가 있었구나!
그것을 확인하는 것에 의의를 둘 수 있는 조별 리그의 예선이다.
〈참고로 개막전 첫 번째 경기는 LJL, 일본팀의 롤드컵 데뷔전이 예약돼 있습니다.〉
〈아~ 만약 일본팀이! 이기면 E-스포츠의 한일전을 기대할 수도 있는 거겠네요? 물론…… 확률이 높지는 않겠지만요.〉
진용준 캐스터의 말대로 확률이 높을 수가 없다.
일본의 롤챔스 LJL.
2013년의 윈터 시즌부터 개막되어 구색만 갖추고 있다.
아직 참가팀이 네 팀밖에 없는 등 규모가 매우 작다!
하지만 성장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전망이 밝다.
E-스포츠의 불모지라 불리던 일본에 확실하게 뿌리를 내렸다.
-E-스포츠 한일전ㅋㅋㅋㅋㅋ
-사탄: 아, 그건 좀ㅎㅎ
-솔직히 너무 양심 없다~
-해도 봐주면서 재밌게 해야지ㅋㅋ
두 나라가 롤에 투자한 기간이 다른 만큼 어쩔 수가 없는 일.
그마저도 조별 예선을 넘어서야 꿈꿔볼 수나 있다.
그럴 가능성은 앞서 언급대로 지극히 낮지만.
〈해보면 저력이 나올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게 스포츠고, 그래서 재밌는 게 롤이에요!〉
〈맞습니다. 저도 스크림 경기를 봤을 때 신생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발전 속도가 빠르다. 어쩌면 생각보다 금방 다른 지역을 제칠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생각이야 해석의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생각의 자유가, 표현의 자유가 보장 받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러한 세계 E-스포츠의 중심지에서 롤드컵의 개막식이 막을 올리려 한다.
〈일본의 대표팀 펜타그램과 브라질의 대표팀 카붐 E-스포츠의 개막전 시작하겠습니다. 2014 로드 오브 로드의 월드 챔피언컵의 성공을 위해서 큰 환호와 함성 부탁~~드리겠습니다~!!!〉
진용준 캐스터의 목이 찢어질 듯한 외침!
현장의 수많은 관중들이 전부 한국 사람일 리가 없다.
롤드컵인 만큼 전세계에서 응원, 혹은 관람을 위해 찾아왔다.
조별 리그 예선임에도 현장 수백 석의 관중석이 가득 찼다.
한 명, 두 명 외치기 시작하자 금세 한 마음, 한 뜻이 된다.
언어의 장벽을 가볍게 뛰어넘는 롤드컵의 개막이다.
* * *
롤드컵이 개막했다
사실 조별 예선이기 때문에 진짜 날고 기는 경기들은 아직 나오지 않는다.
대신 보기 힘든 진풍경은 나온다.
─일본도 롤 꽤 하네?
메타가 구식이긴 한데 못하진 않는다
물론 생각보다지만ㅇㅇ
└일본은 메타가 어떤데?
글쓴이-한국의 3개월쯤 전 메타ㅋ
└한국은 AP, 중국은 AD, 일본은 AV를 좋아한다는 롤속담이 있지ㅋㅋ
일본에도 롤하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브라질도 나름 롤 괜찮게 하네?
세계적인 축제라는 사실이 실감이 난다.
물론 현실의 벽은 E-스포츠 신생국이 감내하기엔 너무나도 높았다.
─펜타그램…… OMC 상대로 완전 침몰
17 대 0
22분 넥서스
차이가 날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이건ㅋㅋㅋ
└일본 침몰!
└선수들 얼굴 보니까 그냥 스게에에~~!! 이런 표정임
└거의 이세계 온 급일 듯ㅋㅋ
└뭐? 15분에 억제탑이 밀릴 수 있다고?? 스게에에~~
브라질팀을 상대로는 나름 선전했다.
안타깝게도 메이저 지역을 상대로는 역시 힘들다.
중국의 3위팀 OMC에게 완전히 일방적인 패배를 당한다.
경기력을 봤을 때 예고된 참사였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많이 현저했을 뿐.
일련의 이야기는 비단 한국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서양권 최대의 로드 오브 로드 커뮤니티 사이트.
래딧 유저들은 반드시 아는 일종의 밈이 있다.
한국의 콩진호 드립과 일맥상통한다.
─SK 우승!
SK 우승이야!
└SK 우승!
└우오오오----!! 믿고 있었다고 Shit---!!
└조별 예선 이긴 걸로 야단법석 LOLOLOL
└SKY가 아니고?
2010년도에 창단된 유럽의 오래된 게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우승을 한 적이 없다!
해외 롤판에서는 무슨 일만 있으면 SK 우승! 이라고 놀리는 밈이 존재한다.
이를 테면 소고기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 SK 우승! 이런 급으로.
이름이 비슷한 SKY T1 K가 롤드컵을 우승하자 놀림이 더 심해졌다.
한국의 다양한 콩드립을 생각하면 그렇게 유별난 수준은 아니다.
아직 본선이 시작하지 않았음에도 세계 각지에서 반응이 뜨겁다.
여러가지 화두가 싹트며 롤드컵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어간다.
물론 어디까지나 신기한 진풍경 그 이상은 아니긴 하다.
─확실히 메이저 지역이랑 준메이저 지역의 격차가 심하네
2부 리그인 마스터즈 리그가 저 급이려나?
└ㄴㄴ본 적 없음? LML도 준메이저 지역보다는 잘함ㅋㅋ
└티어 차이부터가 확연하니까…… LML도 다 한국 마챌이야
└준메이저(라고 쓰고 좆밥이라 읽는다)
매니아 팬층들로서는 아쉬운 감정이 안 들 수가 없다.
아니, 쟤네 운영 왜 이렇게 못해?
LCK가 낳은 자랑스러운 대각선의 법칙을 안 지킨다고?
불편할 수 있는 것이다.
준메이저 지역의 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따라서 매니아층은 벌써부터 호들갑이다.
과연 이번 해 롤드컵의 왕좌를 차지할 팀은 누가 될 것인가?
└웬만하면 한국팀에서 나오지 않을까?
└EDC, Royal Club 중국팀도 세긴 세
└ㅇㅇ SKY T1 K가 없어서 모른다
└유럽도 SK 빼면 스크림 성적 좋다더라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저런 추측이 오간다.
작년 롤드컵의 패자이자 무적함대 SKY T1 K!
……였던 것으로 전락하며 롤드컵 시드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강력한 다크호스가 출연하고 말았다.
최근 화제가 그토록 오갔던 레전설임은 말할 것도 없다.
토이치TV의 새로운 로스터는 한국팬들과 팀들 사이에서도 이야기가 많다.
「삼선 게임단 감독 최우룡曰 토이치TV, 과대평가할 필요성은 없어」
이를 딱 잘라 끊듯이 확언한다.
한국 롤판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게임단이다.
세계에서 위상이 가장 드높다의 동의어이기도 하다.
삼선 게임단의 감독 최우룡.
뇌신(雷神)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날카로운 통찰력의 소유자다.
삼선 블루와 레드를 모두 롤드컵에 진출시킨 그의 인터뷰가 이목을 모은다.
Q. 올해 북미와 유럽 팀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이번 해의 롤드컵은 북미팀과 유럽팀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들이 한국팀이나 중국팀을 꺾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내가 보기엔 서양 선수들은 마인드를 바꿔 먹어야 해요.
훨씬 더 많이 연습하고. 동이 틀 때까지 계속 연습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 정도로 안 하면 서양팀들이 한국팀을 이기는 건 요원할 것이다.
선수에게 헝그리 정신을 강조하는 그 다운 인터뷰다.
Q. 북미팀이 롤드컵을 우승할 수 있을까요?
A. 우승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꿈속에서요.(Joke)
북미 리그 경기들을 봤는데, 솔직히 아시아팀들과 북미팀들 사이의 격차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의 재능은 충분하지만 마인드를 바꾸지 않는다면 차이를 좁힐 수 없을 겁니다.
└팩트폭력 당해서 존나 아프다. %-(
└Holy this is savage he's going all in!
└제발 유럽에 대해서는 말을 꺼내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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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딧 등에도 번역되어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당연하다!
그 SKY T1 K를 잡고 형제팀이 모두 롤드컵에 진출했다.
해외 매니아팬들은 LCK를 자국 리그만큼 챙겨보니 실력 또한 안다.
최우룡 그가 저만한 발언을 해도 될 사람이라는 것도.
물론 한국의 반응은 조금 싸늘하다.
└역시 롤판 최고의 꼰대!
└북미팀들한테도 꼰대질하네ㅋㅋㅋ
└뇌신이 괜히 뇌신이 아니지
└열정 페이 발언했던 감독이잖아
최우룡 감독이 뇌신이라 불리게 된 데는 씁쓸한 사연도 섞여있기 때문이다.
연봉 물어보는 선수는 뽑지 않는다. "선수 의식이 결여돼 있어."
그 자신의 관점이야 어쨌든 능력 자체는 분명 탁월하다.
말하는 바도 확실하게 논리와 일리를 갖췄다.
─뇌신 말을 요약하면 결국 이거네
트리플리프트, 비역슨 잘하지만
한국 LCK 오는 순간 평범한 중위권 선수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긴 해
└그 정도인가? 나름 북체원, 북체미인데
└북체원은 와일드터틀한테 넘어간지 오래임. 북미 솔랭 1위에 대회 성적도 더 좋고
└아~ 트리플리프트 예전 만하지 못하나 보네
전문가의 냉철한 눈으로 봤을 때 그렇게 위협적인 팀은 아니다.
일련의 이야기는 분명 설득력이 없지는 않다.
언급한 사람이 최우룡 감독인 만큼 더.
하지만 그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 남아있었다.
적어도 롤팬들에게는 엄청나게 상관있는 문제다.
아니, 롤팬이 아닌 이들에게도 상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 작품 후기 ==========
저렇게 돈으로 선수를 다 사오는 게 가능하냐?
실제로 중국의 RNG가 그런 경우에요
중체탑부터 중체폿까지 전부 샀죠
심지어 LMS의 최고 정글러까지
그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