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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성 대결 한중전 -->
중국 쪽에서도 소란이 인다.
일단 플랫폼의 크기부터 격이 다르다.
「현재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 수: 1,023,892名.」
100만 명.
자릿수가 자체가 달라버린다.
이렇듯 중국의 인터넷 방송은 시청자 수가 경이로울 지경이다.
시청자 수가 너무 주작이다.
그만한 인원 치고는 채팅창 올라가는 속도가 느리다.
이따금 나오는 의혹은 결코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중국어는 한국어와 달리 겁나 치기 힘들다!
언어 자체가 조금 미개…… 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시대착오적이다.
본인들도 그걸 알아서 간단하게 줄인 간체 혹은 알파벳 발음 부호를 쓴다.
그렇게 해도 쓰기가 힘들다!
심지어 한자는 개별적으로 뜻을 암기해야 돼서 사용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인원 대비 채팅 올라가는 속도가 한국에 비하면 느릴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은 역시 중국이기 때문에 주작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걸 감안한다 해도 100만 명.
사스가 대륙 스케일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방송은 다름이 아니다.
데구르…!
터엉!
은신으로 한 바퀴 구르며 선고.
배인이 가진 아이덴티티와도 같은 스킬이다.
점멸을 병용해 활용하면 극적인 상황을 연출해낼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점멸-선고의 테크닉이다.
밀려난 리심이 절묘하게 벽에 쳐박힌다.
스턴이 풀리자마자 접근해 궁극기로 차버리려 했지만.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거리가 닿지 않았다.
아니, 의도적으로 아슬아슬함을 유지했다.
리심이 쭉 빼지 않도록 상대의 노림수를 역이용해냈다.
하지만 그 대가는 참혹하다.
적 핑크스와 서포터 풀리츠크랭커가 달려든다.
죽음이 거의 확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 직전.
-슈우욱-!
쓰렉귀가 던진 랜턴에 의해 구사일생 살아난다.
어느새 뒤로 빠진 쓰렉귀가 슈퍼 세이브.
채팅창은 감탄과 함께 조소가 가득하다.
-리심 부들부들 대며 죽는 거 봤어?
-빵즈는 털어줘야 제맛이지
-멍청한 빵즈??
-역시 우즈야. 역관광 쳐줄 거라 믿고 있었어!
아무리 대륙 스케일이라는 말이 있어도 100만 명은 결코 흔한 숫자일 수 없다.
그만한 파급력이 있는 방송인이라는 소리다.
엄밀히 따지면 프로게이머.
우즈는 중체원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만한 실력을 가진 프로게이머다.
중국을 대표하던 원딜러 헤이샤오가 은퇴하며 더더욱 자리매김했다.
더불어 최근 일어나는 일련의 소동도 영향을 미쳤다.
─家和萬事成님이 10,000元을 후원!
세체원 우즈, 세계의 중심을 전세계에 알려라. 한국에 특히
중국에서는 우즈를 일방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프로게이머가 트롤을 했는데 비난이 아닌 응원을 한다고?
교육적, 사회적으로 팽배한 중화사상은 일종의 쇼비니즘 성격에 가깝다.
자신들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시 하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중국은 도덕적 관념 자체가 희박하다.
때문에 웬만한 나쁜 짓은 나쁜 짓으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학교 친구를 편드는 느낌으로 가볍게 사고한다.
어린 나이의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말이다.
자잘한 액수는 물론 무려 1만 위안의 후원이 터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가화만사성씨 후원 감사합니다. 빵즈들은 저에게 맡겨만 두세요!"
한국 돈인 원(₩)으로 160만원 상당이다.
중국에서도 당연히 적지 않은 돈으로 흔하게 터지지 않는다.
프로게이머 우즈의 사건을 양 국가간의 자존심 대결로 여기며 불이 붙었다.
적어도 중국인들의 눈에 우즈는 인민의 영웅이다.
불합리한 한국 서버의 차별과 편견 속에서 중국의 위대함을 떨치고 있다.
대리 계정을 사용한다거나 왜 한국 서버에서 그러는지 등의 문제는 그들에게 사소하다.
데구르……!
인민의 영웅 배인이 앞구르기를 시전했다.
킬을 먹고 성장했거니와 이를 플레이 하는 이가 우즈다.
피지컬 하나로는 전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프로게이머다.
챵! 챵! 타앙!
시원한 3타가 풀리츠크랭커의 체력바를 뜯어낸다.
그랩을 무빙만으로 자연스럽게 흘려낸다.
궁극기의 빠른 이동 속도는 위협적.
물론 사거리라는 면에서 차이가 난다.
핑크스의 바주카포가 배인을 툭툭 친다.
앞에서는 풀리츠크랭커가 철벽처럼 굳건히 막아 섰다.
철썩~!
「숨을 곳은 없어!」
그 틈을 쓰렉귀가 사정 없이 비집는다.
로얄 클럽의 서포터 밍첸.
우즈의 캐리력을 뒷받침해주는 존재다.
때문에 보조형이라 오해 받기 쉽지만 아니다.
공수가 능한 만능형이며 특히 킬캐치 능력이 탁월하다.
원딜러인 우즈가 호응할 수 있는 각을 과감하게 만들어준다.
슈우욱-!
점멸 채찍 쓸기로 핑크스의 발을 늦추며 랜턴을 던져 배인을 끌어왔다.
핑크스는 점멸을 썼지만 발이 늦춰진 탓에 따라잡힌다.
배인은 적을 추격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rangquansjkkkr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핑크스를 잡자 풀리츠크랭커는 보너스다.
봇라인을 가볍게 파괴하는데 이른다.
흔히 착각할 수 있는 사실이다.
솔로랭크는 미드&정글의 캐리력이 가장 높다?
이는 분명 틀린 말이 아니나 예외가 존재한다.
호흡이 이상적인 봇듀오는 미드&정글을 뛰어넘는 캐리력을 가진다.
잘 맞는 정도가 아니라 이상이다.
세계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실력이 겸비돼야 한다.
우즈와 밍첸은 능히 그 손가락에 들어가고도 남는 월드 클래스의 봇듀오다.
이렇듯 2대2의 구도를 압살해버린다.
적 정글러가 오면 여유롭게 갱승을 낸다.
봇라인을 사정 없이 박살내면 천상계 게임은 십중팔구 이겼다고 보면 된다.
천상계, 그것도 천외천이다.
챌린저 구간에서 봇라인의 중요도는 아래 티어와 달리 높다.
원딜러의 피지컬이 하도 미쳐 날뛰다 보니 한 번 잘 크면 막을 수가 없어진다.
─더블 킬!
트리플 킬!
rangquansjkkkr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갱승을 냈던 리심이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봇에 들렀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다.
몰락검과 신발, 정열의 검까지 갖춰진 배인.
쓰렉귀와의 환상적인 호흡은 2대3을 여유롭게 능욕한다.
-우즈! 우즈! 우즈! 우즈!
-빵즈는 다 죽여버려!
-한국 서버를 중국인이 정복하자
-대국大國에 거스르려 하다니 멍청한 빵즈들'哈哈
중국의 인터넷 방송은 후원을 하고 채팅을 치면 화면에 글자가 떠오른다.
토이치TV나 파프리카TV처럼 교대로 뜨는 게 아닌 한꺼번에 뜬다.
모니터 화면이 가려지리 만큼 가득 차있다는 것.
그만큼 엄청난 수의 중국인이 호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 얼토당토않은 적반하장을 대견스럽게 받아들인다.
우즈는 그 선봉에 선 장군 같은 존재다.
"제 아이디 보이십니까? 저도 여러분과 같은 마음입니다."
rangquansjkkkr.
?全世界看看??人를 알파벳 부호로 썼다.
뜻은 세계가 이런 한국인들을 보게 하라.
정의가 자신들 쪽에 있다고 부르짖는 것이다.
물론 중국인들에게 있어 세계는 중국이다.
중화사상이 가진 근본적인 밑바탕이다.
누군가 막아준다면 좋을 텐데.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나?
한국 프로게이머들은 구태여 얽히고 싶어하지 않는다.
딱 한 명만이 총대를 맸다.
배인의 캐리로 막을 내리고 다음 큐가 잡힌다.
안 그래도 사람이 많아 혼잡한 채팅창이 더욱 소란스러워진다.
-상대팀 비역슨!
-뭐, 비역슨? 북미의 테이커라 불린다는 그?
-북미 테이커 말고 진짜 테이커가 올 것이지??
한국 서버는 춘추전국시대다.
상대팀에 유명 프로가 잡히는 일은 드물지 않다.
시청자들 중 몇 명이 어디서 어떻게 낚았는지는 몰라도 정보를 낚아왔다.
물론 가장 유명한 프로 이외에도 다른 프로, 네임드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대빵만 알면 됐지 굳이 나머지까지야.
중국에는 아직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이었다.
* * *
딱히 의도적으로 만나고자 한 건 아니다.
내가 왜 굳이 그런 귀찮은 짓까지 해야 돼.
정의구현 같은 건 나랑 가장 동떨어진 짓거리다.
-진짜 레전설 정의구현 당해야 하는데……
-정녕 이 땅의 정의는 죽었는가?
-그냥 우즈편 들까?
내 방 시청자들이 참 짓궂다.
BJ를 놀리는 방법을 알고 있다.
쓰레기 등 내 이미지와 반대된 밈도 창조해서 잘 노는 녀석들이다.
'우즈라…….'
타이거 우즈 말고는 처음 들어본다.
동명이인인 분이 골프를 잘 치는 만큼 저분도 앵간히 할지 모른다.
─소환자의 전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챌린저 티어에 입성.
결국 이 정도 높은 구간에 오면 만나게 돼있다.
최근 인성 논란이 그토록 야무지게 일고 있다는 우즈를 상대팀으로 만났다.
시청자들의 제보에 의하면 듀오라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서포터 또한 중국인 유저.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지극히 간단하다.
"시즌2 브론즈, 시즌3 브론즈…… 진성 브론즈가 시즌4에 갑자기 챌린저로 떡상했구만. 어디서 게임게임 열매라도 주워 먹었나?"
-게임게임 열매ㅋㅋㅋ
-짱깨들 꼭 대리 계정으로 플레이하더라ㅉㅉ
-아니면 뭐 회귀라도 했음?
-게임 시스템으로 개꿀 빠는 걸지도 모름ㄷㄷ 소설에서 본 듯
식겁하는 소리하지 말고 상대 정보나 물어오지.
채팅창에 올라오는 정보들을 살펴보자 답이 나온다.
'로얄 클럽이라는 중국팀의 봇듀오인가 보네.'
선수 개개인에 대해서는 딱히 모른다.
하지만 팀명은 확실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그도 그럴게 작년 2013년도의 롤드컵 결승.
말출 쓰기 전날에 생활관에서 후임이 열심히 봤다.
나는 그때 감성에 젖어있어서 거의 안 봤다.
하지만 곁눈질로 대충은 본 게 사실이다.
SKY T1 K의 빛나는 우승에 가려진 팀.
로얄 클럽은 당시 준우승을 차지했다.
롤드컵 무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팀이라는 건 구태여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러면 뭐해 너희팀 미드는 그렇지 않은데?
비역슨의 산다라가 랄라를 솔로킬.
게임 시간이 불과 3분이 되기 전에 터진다.
안 그래도 라인전 악명이 자자한 산다라다.
장인인 비역슨의 손에 잡히자 극악한 위력이다.
탑에서도 한 건 거두지 않으면 체면이 안 선다.
탁!
탁!
티몽의 머리를 사정 없이 톡톡 친다.
챌린저 구간에 티몽이라니?
솔로랭크인 만큼 희한한 장인들도 있다.
'볼 때마다 정말 한심 그 자체야.'
티몽 장인 항상한심.
닉값을 제대로 하는 녀석이다.
일단 티몽을 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들어.
상대하는 입장에서 짜증 난다.
실명 때문에 평타 안 박히면 얼마나 거슬리는지 모른다.
그래서 실명이 빠졌을 때 들어간다.
까득!
점멸로 물어 뜯으며 잠시 기다린다.
1초가 지나 도약의 쿨타임이 돌아온다.
점멸로 도망간 티몽을 따라가서 툭! 툭!
─적을 처치했습니다!
AD미달리이기에 평타가 찰지다.
티몽은 반항했지만 한 끗 차이로 잡는다.
미니언 딜까지 포함해서 깔끔하게 견적 낸 킬각이다.
-캬~ 탑미드 각각 솔킬ㅋㅋㅋ
-3분인데 벌써 탑미드 터졌죠?
-하지만 저 비역슨이 빨랐습니다!
왠지 음성으로 들리는 듯한 건 기분 탓일까?
비역슨은 분명 한국어를 할 수 없음에도 말이다.
물론 우리가 위쪽을 터트렸듯 아래쪽도 방심할 수 없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봇라인은 듀오를 하는 쪽이 심각할 정도로 유리하다.
버티려고 해도 강제로 뚫어낼 수 있다.
아군도 봇이 챌린저 티어임에도 불구.
-우즈, 밍첸…… 잘하긴 잘하네
-브라운Q 맞기도 전에 호응하는 거 봄?
-브라운이 점멸로 물방울 막아준 게 쩔었지!
라인전을 박살 내며 더블 킬을 가져간다.
봇이 벌써부터 터진다는 건 적신호다.
심지어 상대팀의 조합도 수상하다.
-쟤네팀 완전 버스픽함 미드 랄라
-정글도 두두임ㅋㅋㅋ
-떼놈들한테 버스 타려고 안달이 났네 퉷!
버스를 타는 건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진짜 부끄러운 건 버스도 못 타는 애들이지.
팀의 특징에 맞게 조합을 짜는 것도 능력이고 실력이다.
저런 식으로 조합을 짜면 다른 쪽이 터져도 원딜만 잘 크면 언제든 게임을 역전할 수 있다.
롤이 괜히 후반 갈수록 원딜 게임이 되는 게 아니다.
극한의 서포팅을 받는 원딜 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근데 그래봤자 결국 못 이겨.'
그런 조합을 너희만 상정한 게 아니다.
비역슨은 안 했을지 몰라도 나는 했다.
합법적으로 신경을 건드려줄 수 있는 행위.
진정 한국에 온 신고식을 치르게 해줄 시간이다.
#??- 깔깔
#哈哈- 하하
========== 작품 후기 ==========
젠지가 원딜을 오히려 앞설 수 있다는 가능성은 보여줬는데
뇌정지가 한 번 와서 졌네요
한국팀 지는 것 보면 늘 잘하다 뇌정지 와서 진다는 게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