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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고된 떡상 -->
-프로가 멸망전 참가는 아니지 않나요?
-BJ 진짜 양심 있나ㅋㅋ
-다른 건 둘째 치고 골드 카드는 좀 많이 아니지
말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는 이야기다.
레전설 이제는 프로게이머잖아?
멸망전 참가하는 거 말도 안되지!
몇몇 시청자들이 굉장히 화가 난 듯 날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노릇이지.'
채팅창을 전부 주시하고 있다.
저들은 아마 다른 BJ들의 팬일 것이다.
너무 밸런스 붕괴 아니냐.
저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아니, 운영자가 문제 없다는데 님들이 뭔 자격으로 저한테 뭐라 그래요. 그리고 니들이 언제부터 나한테 양심 찾았다고 시밤바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레기가 또……
-레전설이 레전설했을 뿐
-징징거리는 거 보기 싫다. 싹 다 쳐내!
내가 BJ짬을 하루이틀 먹은 게 아니다.
많이 먹은 건 아닌데 원래 세상은 효율이다.
남들이 한 끼 먹을 때 나는 열 끼씩 먹었다.
그 정도로 폭풍 성장을 하면서 알아갔다.
'파프리카TV는 간단해.'
한 마디로 약육강식이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애들 싸움이다.
이런 일에 머리 아프게 고민할 필요 없다는 소리다.
'내 방송 시청자가 제일 많고, 세.'
그냥 독보적인 수준이다.
내가 방송을 켜면 동시간대 다른 BJ들 시청자가 전멸할 정도로.
알아서 시간대를 비키고 있다.
물론 다른 BJ들과 팬들은 아쉬울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어쩌라고.
안되는 일도 아니고 운영자의 입에서 허락을 들었다.
그리고 내가 방송을 계속할 것도 아니잖아.
"어련히 알아서 적당히 합니다. 멸망전 즐길 수 있도록 재밌게 할 거니까 님들보다 방송감 좋으니까 걱정 좀 하지 마세요."
농담이 아니라 즐기자는 마인드다.
내가 골드 카드로 들어가는 순간 티몽을 해도 우승한다.
문제는 어떻게, 얼마나 재밌게 우승을 하냐다.
-우승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니까?
-프로게이머가 생태계 파괴는 아니지
-옳소 옳소! 레전설은 물러나라
옳소는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하고 있네.
니들이 좋아하는 BJ들은 가성비 좋은 카드 안 구하냐?
얘네들이 아직도 모르나 보다.
"확 마! 자꾸 자극하면 빡겜하는 수가 있으니까 알아서들 하세요."
-빡겜 선언ㄷㄷ
-반박 모타죠? 아무고토 모타죠?
-사탄: 아……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너무하게 보일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근데 애초에 BJ세계가 그렇고 그렇다.
파프리카TV에서 상식을 요구하면 안된다.
중요한 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것이다.
악에 물들지 않고 옳은 것만을 바라본다.
그런데 그런 신념, 키워본 적이 없다.
-안녕하세요 BJ큐티에요~ 쪽지 답장해주신 거 보고 왔는데요
"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큐티님. 잘 찾아오셨어요."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음이다.
신념이 없다는 거는 그냥 농담이다.
나만큼 자기 주관 똑 부러진 인간 찾기 힘들다.
나는 내가 어떤 위치에 있든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오직 주위의 평가 뿐이다.
꺾일지언정 부러지는 일은 없다.
'그래도 조금 정도는 사리사욕을 위해 써도 괜찮잖아?'
아주 조금, 관심이 생기게 됐다.
후배들이 어떻게 방송을 하고 있나.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들더라고.
-와, 상오 꺼는 읽씹해놓고 여캠은 답장도 해줘?
-진짜 한결 같다 이 쓰레기는
-물소짓 하려고 멸망전 참가한 거였네!
'아니, 물소라니!'
70억 인구, 연애와 썸타는 남자들이 전부 물소야?
그렇게 싸잡아 이야기하면 안되는 거지.
게다가 이렇게 여리여리한 여캠한테.
답장을 보낸 여캠은 한둘이 아니다.
정말 한둘이 아닐 정도로 쪽지가 많이 왔다.
이렇게 인기가 많았던 적이 인생 한두 번이 아니라 그러려니 한다.
한 번씩 훑어보고 유망주로 보이는 여캠한테 답장을 줬다.
내 방송에서 한 번 인사를 건네봐라.
태도에 따라 기회를 주겠다.
'파프리카TV가 물이 좋아졌더라.'
파프리카TV라는 플랫폼이 성장함에 따라 신입BJ들이 대거 유입됐다고 한다.
여대생도 신입생들이 가장 파릇파릇하듯, BJ도 신입BJ들이 물이 좋다.
어디까지나 선배된 입장에서 지도를 해주기 위함이다.
BJ세계가 험난해서 사람 잘못 만나면 힘들어진다.
너무 걱정이 된 나머지 약간의 오지랖을 펼칠 뿐이다.
나의 대국적인 의미를 곡해하여 생각하지 않아줬으면 싶다.
"큐트님, 혹시 착각하셨을까 싶어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어떤 착각요?
-또 여자 상대로 가오 잡네
-Amazing 쓰레기!
-그냥 저 새끼 똥폼 잡는 거임
처음부터 멸망전에 참가한 이유는 확고했다.
순수하게 시청자들과 멸망전이라는 이벤트를 즐기기 위해서다.
내가 지금 얼마나 바쁘고, 할 일이 많은 사람인데 고작 여캠들 꼬시려고 이런 짓을 하겠어?
'쯔쯧, 조금만 생각해도 알 수 있는 일을 말이야.'
저 물소 아닌 척하는 시청자들이 가장 문제다.
스스로의 본성에 솔직해지기라도 하던가.
어설프게 흑기사 노릇 하는 애들이 제일 역겹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김상오팀의 팀장 대리 자격으로 팀원 심사하는 겁니다. 성별의 차이, 특별하게 생각하는 일 없습니다."
-아, 예…… 알고 있죠. 아직 팀에 들어간 건 아니잖아요.
자의로 들어간 건 아니다.
권유를 받게 됐다.
지난 멸망전, 롤챔스의 연이 있는 인성제로.
어차피 상오형 존나 답 없으니까 우리가 답 없는 팀 있게 한 번 만들어봅시다.
내가 의리 빼면 시체인 남자다.
조건 하에 받아들였다.
'나머지 팀원들은 내가 구한다는 전제 하에.'
마스터 카드가 플래 실력이라는데 나머지는 가성비 좋게 뽑아야 될 거 아니야?
멸망전까지 고통 받으면서 게임할 수는 없잖아.
이를 일종의 오디션처럼 활용할 계획이다.
"그럼 첫 번째 심사 시작하겠습니다. 테스트 빡센데 통과할 자신 있으십니까?"
-네! 저 롤도 켰어요. 어제부터 연습도 하고 있어요!
참가자 자신의 성실함을 어필하고 있다.
성실함은 분명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말했다.
'열심히 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잘하는 거지.
일단 팀에 들어온 이상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거다.
그런 부분은 심사 대상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내가 보려는 건 순수한 기본기다.
"첫 번째 종목은…… 댄스입니다. 곡은 두둠칫. 진지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미친 새끼야ㅋㅋㅋㅋㅋㅋ
-이럴려고 여캠을ㅋㅋㅋㅋㅋ
-레전설이 레전설해버렸을 뿐!
피지컬을 보기 위함이다!
여캠들이 평소에 게임을 연습하면 얼마나 하겠어.
하지만 댄스 연습은 수금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했을 거 아니야?
"당신이라는 게이머가 가진 가능성을 보기 위한 평가 방식입니다. 시청자들 말에 당황하지 마시고 저희 팀의 방식에 맞춰주세요."
-…….
-이걸 이렇게 훅 치고 들어오네
-살아 숨 쉬는 친환경 쓰레기 같은 자식
-여캠 춤 볼 수 있으니 개이득ㅋㅋㅋㅋ
원래 평범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사고가 비상한 법이다.
평범한 시청자들이 따라오지 못할 뿐이다.
이제 곧 알아서 빠져들게 된다.
* * *
파프리카TV의 멸망전.
당연히 지대한 화제를 낳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여덟 명의 대표BJ가 선봉에 섰다.
─팡우팀은 멸망전 치르기도 전부터 멸망 직전이네ㅋㅋ
팀장 똥고집이 너무 세
팀원이 말 한두 마디만 해도 나잇값 못하고 삐지고
벌써부터 삐걱삐걱 대는 것 보니 우승하기는 글렀다
└애초에 팡우가 정글 간다는 것부터가 멸망이야
└팡우는 도인디가 있어야 되는데……
└도인디는 중국 갔잖아
└도인디 제외하면 저 양반 비위 맞춰줄 수 있는 인재가 없지ㅋㅋㅋ
로드 오브 로드, 혹은 인터넷 방송 관련 커뮤니티는 떠들썩하다.
멸망전 관련 화두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주체가 많은 만큼 사건사고도 잇따른다.
하지만 한 가지가 너무 의외다.
가장 잦은 화제의 대상이 대표BJ가 아니다.
그렇다고 한국에 미리 전지훈련을 온 해외팀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레전설 얘기가 왜 이렇게 많이 보이지?
한국에 있을 때는 매일매일 쓰레기라고 욕했으면서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아주 신처럼 떠받드네
너희들 사실 레전설을 좋아했던 건 아니니?
└ㅋㅋ쓰레기 같은 매력이 있잖아
└레전설 '팬'은 동시에 '까'이기도 하거든
└까에서 팬이 된 애들도 많지ㅋㅋ
└내가 그런데!
레전설에 대한 이야기가 그토록 많이 보인다.
아무리 그가 한국에 돌아왔기로서니.
즉, 그 때문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BJ로서 복귀를 선언했다.
더불어 활동까지 하고 있다.
고작 프로게이머가 게임 방송 좀 하는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발상인이 레전설이다.
무슨 짓을 저질러도 이상하지 않은 인간이다.
─레전설 이 새끼는 저러다 프로 제명 당해야 정신 차리지ㅋㅋ
여캠들 줄 세워 놓고 춤추게 하고 있네ㅋㅋ
피지컬 가능성을 시험한데 미친놈이!
└말은 청산유수라서 변명거리 겁나 잘 만듬
└그걸 또 하는 여캠들은 뭘까?
글쓴이-레전설팀이 곧 우승이잖아ㅋㅋ
└아니, 그래도 그렇지 한두 명이 아닌데?
파프리카TV에 복귀한지 고작 이틀이다.
오랜만에 키는 방송인 만큼 어그로가 끌린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겨우 어그로일 뿐이다.
시청자들이 방송 보는 이유는 딱 하나다.
재밌으니까.
인성 터지고, 논란 많고 요상한 BJ들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건 결국 재미있기 때문이다.
복귀 어그로는 언젠가 썰물처럼 빠지기 마련.
채 빠지기 전에 고스란히 흡수해냈다.
어처구니 없는 컨텐츠를 진행 중이다.
「안녕하세요 레전설입니다. BJ김상오팀의 팀장 대리로서 성실하게……」
이후의 문장은 포장을 위한 미사여구다.
자신이 하는 일을 합리화하기 위함이다.
요약을 하자면 딱 세 줄이다.
하나, 다이아 카드와 브실 카드를 모집 중이다.
둘, 팀의 성비를 맞추고자 여성 팀원으로 구한다.
셋, 간단한 심사 과정을 거쳐 발탁할 예정이니 많은 참여 바란다.
공지를 띄우기 전부터 심사는 진행되고 있다.
쪽지 등으로 이미 참가자를 받았다.
의외로 참가자가 적지 않다?
─와, 레전설방 지금 장난 아니네
여캠들이 알아서 춤추러 달려옴
저게 다 레전설한테 쪽지 보낸 여캠들인가?
└여캠이 저렇게 많은지는 처음 알았네ㅋㅋ
└롤여캠이 원래 저리 많았나?
글쓴이-유리야 뜬 이후부터 늘어나긴 했지
└롤 안 하는 그냥 여캠들도 있는데?
파프리카TV의 멸망전은 엄청난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 멸망전이 워낙 화제였고, 결과 또한 좋았다.
일반BJ들도 참가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주력 컨텐츠가 롤이 아닌 여캠들.
다른 게임을 하거나, 원래 헐벗는 이들.
그런 여캠들 사이에서 최근 소문이 파다하다.
BJ달래를 띄운 사람이 레전설이라며?
유리야도 하꼬였다가 레전설이 띄워줬대.
이번 멸망전도 팀 짜는 순간 우승이라더라!
〈레전설님 오디션요? 당연히 참가해야죠.〉
〈쓰레기? 쓰레기에요? 나쁜 남자…… 끌린다 막 이래!〉
〈그분 성희롱도 하시는구나. 근데 저는 사람 겪어보지 않으면 함부로 판단 안 하는 편이라…….〉
원래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다.
눈에 콩깍지가 괜히 씌이는 게 아니다.
작정을 하자 좋은 모습만 보이게 된다.
현직 잘 나가는 프로게이머.
알고 지내는 BJ들도 유명한 사람들 뿐.
게임 실력은 당연히 출중하여 비교를 불허한다.
여자는 인기 많은 남자에게 끌린다.
생물계에도 흔히 있는 현상이다.
열풍이 불자 너도나도 찔러본다.
눈치 볼 이유가 사라지게 된 셈이다.
파프리카TV는 어느새 중심이 변했다.
삼대장? 멸망전?
아무래도 상관없다.
─레전설은 진짜 전형적인 될놈될이라니까?
저거 까딱 잘못하면 완전 사고치는 건데
외줄타기 하듯 완급 조절 장난 없네
목숨을 무슨 두 개 들고 사나 봐
└방송감 하나는 ㅇㅈ이자너ㅋㅋㅋ
└실력도 여전할 걸? 북미 서버 솔랭 한 번 켰는데 개잘함
└솔랭 키니까 외국 시청자들 몰려오더라ㅋㅋ
└토이치TV에서도 잘 나가니까!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의 위치에 되돌아온다.
전성기 시절의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눈엣가시 같이 보는 이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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