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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계 파괴의 외래종 -->
NA LCS의 대선전, 그리고 화제.
토이치TV의 성장에 큰 기폭제가 되었다.
"따라서 토이치TV의 주주총회에서 올라온 발안은 만장일치로 승인 절차를 밟겠습니다."
자회사(子會社, subsidiary).
다른 기업에 의해 자본적으로 종속되어 지배를 받는 기업이다.
얼마 전 10억달러에 인수된 토이치TV는 아마조네스닷컴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일들은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사안이 큰 결정은 다르다.
이를 테면 토이치TV 게임단들에 대한 추가 투자.
아마조네스닷컴 이사회의 의견 분할로 통과되지 못했던 발안이 지금 결정됐다.
"로를 몬테 상무이사님, 확정을 짓기에 앞서 혹시 추가적인 반론 있으십니까?"
"……없네."
이사회에서 두 번째로 높은 위치.
로를 몬테는 상무이사라는 직함을 달고 있다.
그런 그가 30살도 안된 새파랗게 어린 계집의 말에 입도 벙끗 반론을 못한다.
롤 프로팀 토이치TV의 서브 서포터.
아니, 사실상 주전 선수라고 봐도 다름이 없다.
최전선에서 자신의 옳음을 증명한 그녀에게 어찌 이사직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
하물며 그녀의 뒷배를 생각한다면 더더욱이다.
그 바람에 낙하산 인사라는 평가도 있었으나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의문이다.
회사의 총책임자인 대표이사가 그녀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제는 이견이 갈리지 않다.
"그럼 그 안건은 토이치TV 주주회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고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세나."
대표이사의 말 한 마디에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정리된다.
아마조네스닷컴 같은 초대기업에서 자회사 하나둘의 발의가 큰 중요도를 차지할 리는 없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을 해냈고 한 단계 올라서게 됐음은 부정할 수 없으리라.
누군가의 평가가 올라가고.
누군가의 평가가 내려가고.
이사회 내 파벌간의 세력 구도가 조금 뒤바뀌는 소소한 이야기.
그 여파까지 소소할 리는 없는 일이다.
공룡이 재채기를 하면 그 아래 동물과 식물들에게는 지진처럼 느껴진다.
승인된 하나의 발안으로 인해 북미, 아니며 전세계에 거대한 파란을 예고한다.
* * *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이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매캐런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다.
장장 13시간이나 되는 여정이라 한숨 푹 자고 일어났음에도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하비랑 알콩달콩 하면서 오붓하게 갈 줄 알았는데…….'
불가피한 개인 사정이 생겼다고 하더라.
피눈물을 머금고 배웅을 해줬다.
사정에 대해서는 얼핏 들었다.
'그래, 하비가 본업이 프로게이머는 아니니까.'
LCS의 선전에 들뜬 상층부가 지침을 바꿨다고 한다.
그 정리를 위해 가지 않으면 안되는 위치에 있다.
다행히 잘 처리가 되었다고 비행기 타기 전 연락이 왔다.
그 내용도 가감없이 말해주었다.
그동안 말하기 애매한 입장이었다고 한다.
어째서 선수진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이지 않았는지.
'거대 스폰서 치고는 쫀쫀하다고는 생각했지.'
최근에야 지갑을 풀었지만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토이치TV의 사옥에는 누가 봐도 엄청난 거금을 들였다.
그에 반해 게임단에는 소극적인 경향이 있었다.
회사 내부의 알력 다툼이 때문이었다.
회의적인 의견을 가진 이들이 존재했다.
NA LCS의 선전과 이에 따른 파급력으로 투자에 힘을 얻게 됐다.
'너무 늦은 감은 없지 않아 있지만.'
시즌 중에는 어차피 어쩔 수 없었을 테다.
팬들 입장에선 한 번만 잘못해도 저 선수 갈아 치워!
솔직히 나도 월드컵 볼 때 역정을 낸 적이 있지만 팀 입장에서는 다르다.
갈고 닦으면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다.
혹은 스크림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전설적인 일례로 클끼리의 리심이라는 게 있다.
'본인피셜로는 날고 기었다고 하는데 난 본 적이 없어.'
나 말고 전세계 그 누구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워낙 지난 일이고, 뒤늦게 해설자로 자리매김한 이후에 지나가듯 밝혔다.
리심을 그토록 못함에도 어째서 꾸역꾸역 했나.
전혀 신빙성은 없지만 본인의 입장에서는 억울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보다 훨씬 억울한 선수가 있을 수 있다는 소리다.
그래서 평가는 한 시즌을 통틀어하는데.
'맞아. 팀 전력을 좀 많이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
토이치TV 게임단을 롤드컵 전에 크게 재정비할 계획이다.
나를 제외한 팀원들의 성적이 까놓고 저조하다.
따라서 신규 선수들을 영입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에 따라 기존 선수들은 로스터에 포함이 안될 수가 있다.
우승에 이바지한 선수들을 토사구팽 하다니.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솔직히 이바지 그거 나 혼자 했잖아!'
기존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미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한계를 경험했다.
롤드컵은 한없이 부담이 된다며 바싹 마른 입가를 핥았다.
로스터에 포함이 안된다면 오히려 한숨 놓을 것이다.
본인들이 받아들인다면 문제될 리는 없겠지.
아무튼 팀의 전력이 는다면 환영할 일이다.
'리얼루다가 정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나도 모른다.
아직 이렇다 할 확답을 들은 바가 없다.
상당한 변화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만 전해 들었다.
그 과정이 하루이틀로 끝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중 한 명에 나는 반드시 포함된다.
반대로 기존 선수들은 불확실하기 때문에.
'외롭구나…….'
홀로 한국행 비행기를 먼저 탔다.
현지 적응이 필요하다면 가있어도 된다.
구단측의 배려로 퍼스트 클래스라는 인연 없는 1등석에서 페리에를 마시며 적막하게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다리를 쭉 뻗어도 될 정도로 안락하다.
사방이 오픈된 코인노래방 느낌이 작은 방이 내 자리다.
덕분에 13시간의 비행이 불편함 없이 보내고 있지만 감정적으로는 다르다.
'유리야 한 마리 격하게 키우고 싶은 밤이야.'
유리야가 목소리 톤 높아서 귀 따갑고, 옆에 있으면 괜히 한 대 쥐어박고 싶고 그래도 같이 있으면 심심할 겨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땅으로 날아가는 중이다.
더욱이 하나 정말로 기대되는 게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본래의 내 입장이라면 실현하기 애매하다.
하지만 안될 거 뭐 있냐면서 한국 생활을 마음껏 적응하고 있어라.
'그렇다면 마음껏 날뛰어주는 게 인지상정이지.'
어떤 쥐새끼 만화의 노란 쥐새끼 도둑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음이다.
* * *
미국에 토이치TV가 있다면 한국에는 파프리카TV가 있다!
비교를 하기에는 몸집의 단위부터가 다르긴 하다.
하지만 한국 롤팬들에게는 더욱 친숙한 것이 사실이다.
〈아니, 쌈지형님 별풍선 쏠 테니 랭겜 듀오해달라고요? 저를 뭘로 보십니까 형님……. 저. 이깟 별풍 따위로 듀오를 해주는 그런 새끼가 맞습니다!〉
특히 로드 오브 로드를 주력 컨텐츠로 삼은 방송들이 엄청난 성장을 했다.
시청자 최상위권BJ들은 대부분 롤을 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가장 입지를 굳히고 있는 마이 장인 러이갓.
24시간의 생생한 녹방으로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독점하고 있다.
물론 그에 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기BJ들도 적지 않다.
독창적인 방송 제목이 지나가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다.
「'극천상계SoloRank' 꼬그모 홍진호 33업 히드라급 카이팅」
궁금해서라도 클릭하게 만드는 제목 선정 능력이다!
특유의 유행어로 시청자들을 반갑게 맞이해준다.
〈어, 보이루 가조쿠들 어서 오고. 아, 잠깐만 씨! 유단시타네…… 탤런 점멸까지 쓴 거 실화냐?!〉
실상은 스톰에 저며지는 불쌍한 히드라 수육이 상영 중이다.
게임 재능은 한없이 안타깝지만 매력 만큼은 톡톡 튄다.
최근 파프리카TV를 지배하는 삼대장으로 손꼽힌다.
삼대장, 당연히 한 명이 더 있다.
-러너맨 방송 켰네?
-8시에 킨다며 코봉아……
-그럴 땐 ZE방송에 피난 가있으면 되지ㅋㅋ
ZE라는 이름의 BJ연합, 엔터테이먼트의 수장인 러너맨이 이를 가리킨다.
롤 방송 초창기부터 높았던 영향력은 날로 커져 간다.
〈형님들 미안해! 늦은 만큼 더 할 테니까 화내진 말고~.〉
후덕한 인상과 말투가 뿔난 시청자들의 마음을 타이른다.
이른바 삼대장은 각각이 수천 명, 많게는 수만 명까지 보는 파프리카TV 최고의 인기BJ들이다.
비교하기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재미삼아 만든 지표지만 이 세 명은 납득할 수밖에 없는 영향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 아래인 칠무해.
일곱 명의 인기BJ들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많은 방송이 생기고, 여러 사건사고가 오가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인터넷 방송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끊이지 않는 논쟁 거리다.
─현 파프리카TV 칠무해 말해준다(반박 안 받음)
다크, 팡우, 크하하, 김상오, 저라딧, 강민식, 김재슥
반박시 저녁 반찬 콩자반ㅅㄱ
└뭐래, 콩자반 맛있는데
└저녁밥 라면인데 콩자반으로 떡상 가능?
└김재슥은 빼라. 롤티쳐 넣어 그리고 간장맨은 어디감?
글쓴이-간장맨은 영정이잖아 바보야. 반박했으니 너네집 삼시세끼 검은콩밥ㅅㄱ
파프리카TV 초창기부터 어떤 의미에서는 큰 영향력을 떨친 BJ간장맨.
삼대장 후보로 빠지지 않고 거론됐던 그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도를 넘은 언행과 극심한 폭언으로 영구 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아무튼 칠무해에 관해서는 논쟁이 한창이다.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점점 더하다.
왜냐!
얼마 전 익숙한 컨텐츠의 진행이 발표된 탓이다.
「총상금 2천만원! 2014년 중반기 파프리카TV배 로드 오브 로드 BJ멸망전 공지사항」
2013년의 말, 수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이색적인 대회다.
프로게이머가 아닌 BJ들이 주인공이 되는 게임 대회.
성황 리에 마치며 파프리카TV의 성장에 이바지했다.
이후 워낙 별별 일이 다 있었다!
특히 파프리카 프릭스의 운영 관련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그런 거 안 해도 롤BJ들의 영향력이 막강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바빴던 일들이 일단락됐다.
롤 관련 화제가 파프리카TV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곧 한국에서 개최되는 롤드컵 때문에 관심이 부풀어 오르는 이때.
─멸망전 관련하여 협조 가능한 대표BJ분들을 구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 통화를 통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외에도 팀원 자격으로 참가할 BJ들도 구하고 있으니 많은 협조…….
파프리카TV의 롤판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하자!
취지도 좋고, BJ들도 환영이고, 시청자들 또한 당연히 좋다.
└오, 멸망전 또 함? 개꿀이네
└근데 대표BJ 가능한 사람 누구누구지
└일단 삼대장은 무조건이고 칠무해 중에 몇 명 뽑힐 거 같은데……
각BJ들의 팬덤이 우리BJ가 더 잘 나간다!
칠무해 뽑으면 당연히 이BJ 넣고 저BJ는 빼야지.
옥신각신 다투며 칠무해에 대한 여론이 파도를 친다.
물론 웬만큼 잘 나가는 BJ들이나 해당하는 이야기다.
모든 BJ들이 다 잘 나가고, 대표BJ에 들 수는 없다.
하지만 멸망전 참가가 불가능 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팀원 자격으로 대표BJ들의 휘하에서 참가할 수 있다.
첫 멸망전의 영향력이 컸던 만큼 관심 또한 드높다.
BJ멸망전 게시판에는 벌써부터 그들이 가득하다.
「BJ꿀통통- 現챌린저구요. 리픈 원탑 아시죠? 뽑으면 탑캐리갑니다」
「흔갓- 마스터 티어. 내가 롤의 신이다. 나 뽑으면 무조건 우승이여」
「사과잼- 골드3티어입니다. 화목한 팀 원해요」
「방울토마토- 브론즈5에요.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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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사람도, 여유가 넘치는 사람도 가지각색이다.
왜냐면 모든 BJ들의 가치는 동등하지 않다.
소위 말하는 가성비의 이야기다.
챌린저 치고는 썩 잘하지 못해.
마스터인데 챌린저 값을 해?
정확히 골드 값만 하는구나.
와, 진짜 이건 살아있는 브론즈네.
누구나 식당 밥이 혜자스럽게 나오길 바란다.
멸망전 팀원 구하기도 넓은 의미에서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올리는 건 한계가 있기에 포장이란 전략을 사용한다.
「골드 카드입니다. 실력 최소 챌린저급 보증하고요. 캐리 받고 싶으면 알아서 쪽지 하세요.」
골드인데 챌린저급 가성비라니?
실력을 지나치게 과대포장 뻥튀기한 듯한 글 하나가 화제를 낳고 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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