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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최고의 미드 -->
확신 있는 오더란 어려운 것이다.
하물며 상대가 레전설일 때는.
써컹!
한순간이다.
점에서 점.
자그마한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불러일으킨다.
─더블 킬!
ToichiTV 레전설님이 학살 중입니다!
쓰렉귀를 향하여 침묵.
포커싱을 교란시키고 부시안을 노렸다.
궁극기의 가속과 점멸로 부시안을 한순간에 찢어버렸다.
〈탈진 반응이 아쉽네요. 이러면 꼼짝 없이 두 명 다 죽는 수밖에 없죠.〉
아티러스 캐스터와 같은 마음이다.
현장의 팬들이 탄성이 쏟아진다.
그만큼 봇라인의 더블 킬 손해는 크다.
물론 이렇듯 중계진이 어느 한 팀의 편을 들면 안된다.
아무리 현장의 팀 혼자 중단 팬들이 무서워도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상황 나름.
세트 스코어 1 대 2의 수세에 몰렸다.
진행되는 네 번째 세트도 초반이 유리하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레전설의 탤런이 더블 킬을 먹었다는 건.
〈쓰렉귀는 아마 혼자 죽을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은신이라 뒤늦게 반응하기도 힘들었고…… 이건 레전설 선수가 킬 캐치를 너무 잘했어요.〉
실수가 아니고 슈퍼 플레이.
상대의 예상을 비틀어버렸다.
소위 말하는 레전설했다.
레전설의 탤런이 날카롭다.
마치 잘 버려진 칼처럼 기세가 예리하다.
부쉬 속에서 잠복하고 있던 리심의 음파.
-아니, 시야 없지 않았어?!
-예상을 하고 있었나 봐
-Unbelievable……
아무리 반응 속도가 좋아도 움직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다.
뒤늦게 몸을 비튼다고 안되는 게 될 리 없다.
감이란 위기를 사전에 예지하는 능력이다.
예지라고 해봤자 그리 거창한 건 아니다.
이를 테면 위험한 냄새가 나는 부쉬.
왠지 땅굴갱이 와있을 것 같아!
탑라이너들은 특히 민감하게 느낀다.
다른 라이너라고 느끼지 못할 것도 없다.
하물며 레전설이라면 가히 그럴 만도 하다.
〈WOW! 음파를 맞았다면 위험했을 겁니다. 이런 거 하나하나도 슈퍼 플레이거든요?〉
〈엄청난 슈퍼 플레이죠! 리심의 위치도 들켰고 봇도 이제 주도권이 없습니다. 점화도 아니고 탈진이라…….〉
레전설의 탤런을 의식해 쓰렉귀가 탈진을 들었다.
그런데 상대가 힐라카다.
한 번 죽자 라인 주도권을 영영 잃어버리고 만다.
「생명을 내리소서!」
팀 혼자 중단이 기댈 수 있는 건 결국 상체 라인이다.
그 상체 라인에서조차 패전보.
심지어 3 대 3의 교전이었다.
한 끗 차이로 토이치TV가 압승을 거둔다.
〈힐라카의 궁극기가 또도 박사를 살렸습니다. 순삭에 실패했고 이렇게 되면 싸그리 다 죽을 수도 있겠는데요?!〉
또도 박사는 궁극기로 인해 체력이 쭉쭉 차오른다.
점화도 풀려서 체력 회복을 저지할 수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토이치TV의 미드&정글이 합류.
〈버거킹!〉
탈리반 3세가 궁극기로 가둬버린다.
또도 박사도 식칼을 던지며 끈덕지게 붙든다.
마무리를 하기에 이보다 더 최적화된 환경이 있을까?
─더블 킬!
트리플 킬!
ToichiTV 레전설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궁극기를 펼치고 대놓고 진입하는 탤런을 막을 수가 없다.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체력이 없다.
칼날에 스치자 이슬이 되어 사라진다.
지나칠 정도로 잘 커버린 탤런이 파란을 예고한다.
『ACE!』
30분경 일어난 마지막 한타.
팀 혼자 중단이 역전할 한 번 뿐인 기회였다.
중계진들도 그 중요도를 입을 모아 외친 그 한타에서 ACE가 뜨고 말았다.
불주먹 에이스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동아리의 브론즈5 에이스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커피랑 먹기 좋은 과자 에이스도 당연히 아니다.
영문 패치 롤에서 마무리라는 의미.
크롸라라라-!
괴수의 울음소리와 함께 바론 백작이 쓰러진다.
글로벌 골드의 격차.
눈에 뚜렷하게 보이는 성장 차이.
팀 혼자 중단의 팬들은 그럼에도 기적을 바란다.
-TSM! TSM! TSM!
-안돼…… 한타로 비벼볼 수 있는 차이가 아니야
-애초에 안정적으로 운영을 해야 했어
만약 이전 세트처럼 체계적인 운영을 도모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사무치지만 말마따나 쉬운 일이 아니다.
결정적으로 시간을 끈다고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탤런이 이전 세트부터 한타를 넘어 잘하고 있습니다. 유통기한 챔피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 커도 후반에 가면 불나방이 되고 마는 탤런이다.
진입해서 원딜 한 명 끊고 사망.
잘해봤자 1인분 하는 게 알고 있었던 모습이다.
하지만 레전설이 잡으니 뭐가 달라도 다르다.
가진 바 존재감이 남다르다.
조금이라도 한 눈을 판 순간.
써컹!
어느새 달려온 레전설의 탤런이 목을 긋는다.
그인 순간 반항은 꿈도 꿀 수 없다.
1초의 침묵.
그대로 침묵시킨다.
─ToichiTV 레전설님은 전설적입니다……!
이랠리야도 이제는 예외가 되지 않는다.
첫 세트와 달리 성장이 순조롭지 않았다.
또도 박사는 나무카이와 달리 사리는데 특화돼 있다.
그다지 성장을 잘하지 못한 이랠리야.
그에 반해 레전설의 탤런은 폭발적이다.
탑과 미드의 점화 차이가 결정타를 박는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탤런이 이랠리야를 솔킬까지 따버리면…….〉
스플릿 주도권까지 넘어가며 버틸 근간이 사라진다.
이후 흘러가는 게임은 명백하다.
미쳐 날뛰는 탤런을 막지 못한다.
억제탑이 파괴되고, 쌍둥이 포탑이 밀리며 종국에는 닿는다.
NA LCS, 북미 지역의 새로운 패자가 정해지는 순간이다.
아쉬움을 삼키는 팬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팀 모두 워낙 잘 싸웠다.
납득할 수 있는 결과였다.
〈토이치TV, 이번 시즌 처음 LCS에 합류해 대단한 활약, 역사, 전설을 써내렸습니다. 수많은 강팀들을 제치고, TSM까지 잡아버리며 우승컵을 들어 올립니다!〉
토이치TV의 3 대 1 우승.
솔직하게 아쉬움, 미련, 한탄이 없을 수는 없다.
현장에 있는 1만 명이 넘어가는 팬들 중 과반수가 팀 혼자 중단의 극성팬들이다.
실제로 예가 하나 있다.
2년 전, 2012년의 롤드컵.
개최지가 미국이었고, 그에 따라 관중들 대부분도 북미팬들이었다.
북미팀이 패배하자 현장 관중들이 썰물 마냥 빠져나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그때 하도 논란이 돼서 이후부터는 경기장 매너를 지키자!
주의를 하게 됐지만 북미팬들의 팬심은 여전히 무서울 정도로 자극적이다.
〈비역슨 선수도 잘했어요. 저보다 더 잘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라인전과 오더 전부 완벽했거든요?〉
〈그런데 있었죠! 프로게이머, 해설자 긴긴 LCS 역사를 함께 해오며 처음 알았습니다. 단언컨대 이토록 대단한 선수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자극적인 팬심을 납득 시킬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물론 경기 한 번 졌다고 전향할 박쥐스러운 팬덤이 아니다.
팀 혼자 중단은 4년째 이어져 내려오는 유서 깊은 명문이다.
하지만 저 선수 하나의 팬이라면 해도 될 것 같은데?
경기를 본 자, 레전설의 플레이에 매료되고 만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함이 북미 전역을 울린다.
〈새로운 전설의 탄생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전설 그 자체라고 해야 할까요? 레전설. 그 이름이 가진 의미를 저는 진실로 깨달았습니다.〉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거에요! 레전드, 그리고 전설. 각각 English, 그리고 Korean입니다.〉
LEGENSUL.
영어로 쓰면 이렇게 된다.
북미팬들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낯선 이국의 언어다.
그 근간을 알게 되자 호감 또한 따라온다.
일각에서는 명예 미국인 시켜야 되는 거 아니냐?
우스갯소리 아닌 우스갯소리까지 함께 퍼지고 있다.
〈기뻐하는 분들도, 아쉬움이 남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양팀 모두 최선을 다했고 열화와 같은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양쪽 부스가 소란스럽다.
팀 혼자 중단은 서로를 독려한다.
지난 스프링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준우승에 머물렀다.
반대로 토이치TV는 무거움을 내려놓는다.
마치 원정 경기를 나온 듯한 일방적인 편파 응원.
도전자의 입장인 이상 한 번은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겪었고, 극복해냈다.
카메라는 오직 한쪽을 비친다.
우승의 영광을 거머쥔 팀이라는 사실은 따질 필요도 없다.
〈우승을 차지한 토이치TV의 선수들을 만나보겠습니다!〉
관중석에서 쏟아지는 찬사.
오래된 수도꼭지에서 물을 틀듯 처음에는 미세했다.
점점 더 큰 물줄기를 이루어가며 세차게 흘러나온다.
캐스터의 인도에 따라 수상식이 거행된다.
* * *
2014 NA LCS 섬머 시즌 Final.
아무리 북미가 결승전에 대한 화제가 특별히 높거나 하진 않아도 상대적인 의미다.
하물며 세간의 화제를 그토록 집중시키기도 했다.
그 과정에 대해서, 결과에 대해서 이런저런 넋두리가 오갈 만도 하다.
─팀 혼자 중단까지 참패하다니……
진짜 경기력 엄청 좋았는데
대체 무엇이 문제였던 거지?
힐라카? 탤런?
└그냥 토이치TV가 잘했다고 봐
└나도 팀 혼자 중단의 3년차 팬이지만…… 인정해야 하는 결과야
└레전설해버리는 건 비역슨도 막을 수 없었던 거지
팀 혼자 중단의 팬덤은 거대하다.
북미 뿐만 아니라 서구권에서 대단하다.
유럽 지역까지 아우르는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한다.
팬덤이 크다 보니 아쉬움도 더하다.
서양권 최대의 로드 오브 로드 팬사이트 래딧.
팀 혼자 중단의 결승전 패배에 대해 한 차례 분석이 오갔다.
─절대로 팀 혼자 중단이 못해서 진 게 아니야
레전설이 워낙 대단했어
한 차원 다르다고까지 느껴질 정도로
미터스과 비역슨은 분명 최고의 선수지만…… 그는 분명 그보다 더 위에 있어
결국 한 가지로 귀결된다.
레전설해버리는 레전설을 막을 수가 없다.
비역슨조차 그의 캐리력을 완전히 저지하지는 못했다.
인정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뒤따른다.
└역시 E-스포츠는 한국인인가? 김치를 먹어야 잘해지는 거야?
└그런 김치가 있다면 FDA(미국 식품ㆍ의약품국)이 가만 있을 리가 : p
└레전설의 플레이도, 그의 방송도 좋아하지만 솔직하게 충격이 커
팀 혼자 중단은 상징적인 팀이다.
물론 북미 최강은 Cloud7에게 넘어간지 오래다.
하지만 그에 준하는 실력을 가졌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언제 다시 1위를 차지해도 이상하지 않은 포스가 있다.
그런 두 팀 모두 완패.
레전설이 이끄는 토이치TV가 우승을 거머쥐었다.
격의 차이까지 느껴질 정도로 레전설의 캐리력은 독보적이었다.
안 나올 수가 없는 이야기다.
국제 대회야 그렇다 쳐도 자국 리그에서 이렇게 꺾여버리다니.
한 명의 외국 선수에게 좌지우지될 정도로 우리 북미가 나약했던 건가.
─레전설은 한국에서도 특별한 선수야
한국 롤챔스에서 4강에 머물렀지만 그때도 접전을 펼쳤어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열했었지
심지어 그때는 팀도 약했으니까……
└토이치TV보다 약했어? 솔직히 토이치TV는 레전설 빨이 절반이잖아
글쓴이-그때는 아예 원맨팀이었지. 다른 팀원들은 갖다 던지기 바빴을 정도로!
└익숙한 아이디인가 했더니 전에 한국썰 풀었던 그 유저구나
몇몇 한국인들에 의해 썰이 풀린다.
제대로 된 코치진도 없는 까놓고 아마추어팀.
그런 파프리카 프릭스를 이끌고 우승 직전까지 갔다.
그에 반해 지금의 토이치TV는 창단 당시보다 훨씬 더 발전해있다.
최강팀인 CLoud7과 팀 혼자 중단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우승을 거머쥔 건 어찌 보면 필연.
아니, 다행인 일일지도 모른다.
─레전설이 그토록 잘한다면 말이야……
이번 롤드컵은 기대해도 되는 걸까?
솔직히 국제 대회는 반쯤 포기하고 있었거든
롤드컵을 비롯한 국제 대회들.
북미 지역 진출팀들의 성적은 늘 좋지 않았다.
북미팬들은 은근하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변화하고 있다.
준결승전, 결승전에서 희망을 보았다.
경기력이 타지역에 밀리지 않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토이치TV는 롤드컵 직행인 거지?
글쓴이-Of course! 섬머 시즌의 우승팀은 롤드컵 직행이니까
└염원하던 4강따리가 가능할지도……
└너무 큰 기대는 품지 마. 매년 늘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하는 걸 : p
롤챔스의 여름 시즌.
그 직후에는 특별한 행사가 예정돼있다.
지금까지는 한없는 희망고문에 지나지 않았다.
조금은 기대감을 가져도 되는 게 아닐까?
만약 열쇠를 가진 이가 있다면 Cloud7도 팀 혼자 중단도 아니다.
월드 클래스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인재는 북미에 많지 않다.
레전설의 행보에 북미팬들의 이목이 모아진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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