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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최고의 미드 -->
경력, 그리고 경험.
익숙한 단어로 짬이 대체될 수 있다.
군대에서 그러하듯 이 짬은 특별한 가치를 가진다.
쌓이면 쌓일수록 일처리를 기묘하게 잘해진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멘탈 또한 가진다.
팀 혼자 중단의 선수들은 대다수가 짬이 쌓인 베테랑들이다.
"우리가 미드를 더 압박해야 돼. 그래야 이랠리야의 위협이 줄어!"
비역슨의 오더 하에 운영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초반에 다소 불리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운영 단계에서 극복한다.
비비고 비비는 난전에 팀 혼자 중단 선수들은 이골이 났다.
반대로 토이치TV는 경험이 있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 결승전 자리라는 압박감.
촹!
촹!
리메이크 전의 이랠리야는 애매하기 짝이 없는 챔피언이었다.
터릭을 닮은 모 해설가가 괜히 싫어하는 게 아니다.
한 마디로 뒤가 없다는 느낌.
다른 딜탱류 챔피언들처럼 어그로 핑퐁이 안된다.
그렇다고 탱커로서 단단하지도 않다.
생존기도 없어서 스플릿 단계에 특히 애매해진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신묘한 픽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특히 중요한 무대일수록 계산 하에 쓰인다.
활약하기 좋은 구도가 되리라 예상했다.
철컹!
서걱! 서걱!
이랠리야가 나무카이를 신명나게 두들겨 팬다.
삼종신기가 갖춰진 가장 강력한 타이밍.
토이치TV는 이 이랠리야를 막을 사람이 없다.
일단 나무카이는 억겁의 스태프부터 올려 물렁하다.
잘 큰 탤런도 이랠리야에게는 힘을 못 쓴다.
상성 관계상 딜탱류를 녹일 딜이 안 나온다.
파아앙!
그 사이 산다라의 원거리 스턴을 앞세운 팀 혼자 중단이 미드를 압박한다.
탑이 공세를 펼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만약 상대가 탑으로 동선을 밟는다?
"시야 먹을 찬스야. 앞 부쉬까지 깊숙이!"
팀 혼자 중단의 전략은 간단하다.
이랠리야와 나무카이를 대치시켜 조금씩 이득을 얻는다.
상대가 우왕좌왕할 때 미드를 압박하며 시야 주도권을 조금씩 가져온다.
그러다가 운영의 톱니바퀴가 어긋났을 때.
─TSM 어메이즈님이 용을 처치했습니다!
팀 혼자 중단의 조합은 오브젝트를 굉장히 잘 잡는다.
그리고 대치 상황에서 던질 게 많은 픽들이다.
잠깐의 틈만 줘도 용을 순식간에 발라 먹는다.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무대.
수천 명이 지켜보고 있다는 압박감.
세 번째 세트까지 가며 저하된 집중력.
경력이 있는 팀 혼자 중단의 선수들에게는 큰 문제가 안된다.
반대로 토이치TV 선수들은 일련의 상황이 익숙할 리 없다.
세상에는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안되는 게 있다.
파아앙!
이전 세트에서도 발목을 잡았던 부분이다.
시야를 체크하기 위해 빼꼼 고개를 들이민 힐라카.
산다라의 원거리 스턴이 스치며 빼도 박도 못하게 잡힌다.
─TSM 비역슨님이 ToichiTV 하비님을 처치했습니다!
그 찰나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거미여왕이 점멸 실뭉치로 호응했다.
산다라가 궁극기를 박자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순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다.
연출, 불발에서 끝났다.
힐라카가 워낙 무력하게 끊긴 데다 거미여왕은 거미줄로 한 턴 버텼다.
운영 구도로 흘러가자 팀 혼자 중단이 점점 유리해진다.
아무리 오더를 받고, 팀적인 움직임을 꾀해도 실수는 나오기 마련이다.
경험이 적은 쪽이 보다 실수하기 쉽다.
기업들이 괜히 경력 있는 신입 드립 치면서 경력자를 구하는 게 아니다!
똑같은 능력이라도 훨씬 스무스하다.
하물며 개개인의 능력은 토이치TV보다 확실하게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조합도 더 좋아. 먼저 걸 필요가 절대 없어. 이 페이스만 유지해나가면 돼!"
확신에 찬 비역슨이 선장이 되어 팀 혼자 중단을 지휘한다.
* * *
조금씩 비벼지는 게임.
선수들 이상으로 팬들은 더욱 땀이 찬다.
긴장감이 이는 장면들이 계속 연출되기 때문이다.
〈대이리스! 대이리스!〉
아무리 빡빡하게 운영을 한다고 한들.
틈이 나오는 건 토이치TV만이 아니다.
이랠리야는 확실하게 김은준 해설이 안 좋아할 만도 한 챔피언이다.
해설자의 외침에도, 관중들의 탄성에도 끝내 도망가지 못했다.
높은 강인함 수치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나무카이는 CC기 덩어리라고 불릴 만한 챔피언.
서걱! 서걱!
하지만 이랠리야 본인이 워낙 강력하다.
그냥 죽지는 않겠다.
백업을 온 탤런을 향해 풀딜을 쏟아낸다.
침묵에 걸려도 평타 자체가 강력하다.
게다가 나름 탱키해서 잡는데 시간이 걸린다.
무엇보다 아이템을 완전히 공격적으로 올렸다.
─ToichiTV 레전설님이 TSM 어메이즈님을 처치했습니다!
간발의 차이다.
어매이즈의 이랠리야를 처치하기는 했다.
하지만 방금의 장면 자체가 의미하는 것이다.
〈WOW…… 하마터면 탤런을 데려갈 뻔했는데요?〉
〈삼종신기에 빌지워터까지 갖춰진 이랠리야거든요! 탤런이 아무리 잘 커도 이랠리야는 이길 수 없습니다!〉
만약 탤런이 사이드 라인을 잡고 흔들었다면 게임이 아주 손쉽게 무너졌을 것이다.
잘 큰 암살자의 스플릿 만큼 무서운 게 없다.
그런데 암살자의 하드 카운터가 이랠리야다.
픽이 됐을 당시 의아함을 불러일으켰다.
탤런 만큼은 아니지만 요즘은 안 나온지 꽤 되었다.
그 도전적인 선택이, 북미스러움이 팀 혼자 중단에게 힘을 불어넣고 있다.
〈팽팽합니다! 하지만 큰 교전이 일어날 기미는 아직까지 안 보여요. 지금의 상태가 유지된다면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요?〉
아티러스 캐스터의 물음은 시청자들도 궁금해 한다.
어느 쪽의 조합이 더 좋지?
조합이라는 것은 한두 가지를 보는 게 아니다.
특히 양팀의 경우 색깔이 워낙 명확하여 많이 꼬였다.
-테러스티나가 있는 토이치TV가 좋지 않을까? 두두와 힐라카가 서포팅해주잖아!
-나는 팀 혼자 중단이 더 좋다고 봐
-탤런은 유통기한 챔피언이거든!
-산다라와 이랠리야는 어떻고?
양팀이 워낙 도전적인 픽을 많이 했다!
속된 말로 북미잼을 찍고 있다.
딱 잘라 말하기 힘든 상황.
재트 해설이 개인적인 견해를 더한다.
〈단순히 조합적으로 보면 테러스티나의 풀코어가 기대되기는 해요.〉
성장이 말린 것도 아니고 지켜주는 팀원들도 든든하다.
나무카이, 두두, 힐라카.
상대는 하드 탱커도 없어서 펑펑! 쏘면 푹푹! 박힌다.
문제는 이를 플레이하고 있는 선수다.
올인 하듯 밀어주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다!
재트 해설이 우회적으로 짚고 넘어간다.
〈종나 몬하이의 짐이 무거워지는 감이 있습니다.〉
〈역시 잘 큰 탤런이 할 게 점점 사라진다는 게 크겠죠?〉
핑크 와드 하나 박히면 탤런은 할 게 없다.
만에 하나 원딜러를 잡아내도 상관이 없다.
팀 혼자 중단은 원딜러에 의지하는 조합이 아니다.
시간이 흘러 게임 시간 30분.
양팀이 치고 박으며 성장을 도모했다.
결정적인 교전 없이 소규모 교전만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휴전 상태도 끝이 보인다.
팀 혼자 중단의 운영을 맡고 있는 중추.
이랠리야도 스플릿을 하는 것이 힘에 부친다.
〈나무카이도 억겁의 스태프가 스택도 찼고, 꽁꽁 언 심장이 나와서 이제 이랠리야에게 안 밀립니다.〉
사이드 라인의 힘이 더 이상 밀리지 않는다.
토이치TV의 움직임에 족쇄가 풀린다.
바론 지역의 휴전선이 위태위태하다.
* * *
상대의 운영이 생각 이상으로 견고하다.
당연히 결승전 준비 과정에서 분석을 했다.
팀 혼자 중단이 가진 특징.
'운영을 아주 잘하는 팀이라 분류되진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오히려 트리플리프트가 있는 CLC가 우위다.
만에 하나 컨디션이 좋아 비슷한 수준이 돼도 상관없다.
내가 암살자로 이곳저곳 흔들며 틈을 만들어내면 되니까.
─아군이 적이 사라졌다고 알림!
아군이 적이 사라졌다고 알림!
상대의 움직임이 생각 이상으로 정교하다.
메인 오더가 확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리저리 미끼를 던져봐도 견고하여 무너지지 않는다.
'무리를 하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리스크를 감안하면 섣불리 저지르기 힘들다.
괜히 무언가 만들어보려고 하다 죽는다?
오브젝트가 빠른 상대에게 바론이 넘어간다.
그렇다고 우리가 한두 명 끊으면 이득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사이드 라인이 밀리는 데다 상대의 포킹이 좋다.
지금까지는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녔으나.
치링~!
망설임 없이 달려나간다.
기동력의 신발과 영혼검의 액티브.
그 빠른 속도로도 깊숙이 파고드는 것은 쉽지 않다.
써컹!
촤락-!
상대의 운영과 진영이 견고하다는 것.
기다린다고 딜러진이 거리를 내줄 리 없다는 소리다.
그러니까 서포터를 물어버린다.
과감히 풀콤보를 터트린다.
파아앙!
물론 그런다고 죽을 턱이 없다.
딜러진보다는 당연히 단단한 서포터다.
탈진이 즉각 걸리며 데미지를 감소시키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반격.
산다라의 스턴과 더불어 온갖 스킬들이 날아든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 속에서 간발의 차이로 살아 나온다.
「생명을 내리소서!」
CC기를 금은 장식 머리띠로 떨쳐낸다.
힐라카의 힐을 받았음에도 아슬아슬하다.
한타의 신호가 됐으니 목표한 바는 이뤘다.
슈우웅……!
슈우웅……!
양쪽 탑이 약속이나 한 듯 텔레포트로 합류한다.
아군이 조금 늦어버렸지만 괜찮다.
뒤쪽에 박아놓은 절묘한 와드 하나.
하비가 위험을 무릅쓰고 깔아놓은 등불이다.
밝혀지며 한타의 길을 인도한다.
궁극기를 켠 나무카이가 상대의 뒤를 잡는다.
슈루룩-!
상대의 주력 스킬이 방금 전 빠졌다.
탱커진을 녹일 만한 폭딜이 안 나온다.
앞라인이 가진 탱킹 능력은 아군 조합이 압도적이다.
퉁! 퉁! 퉁!
든든한 앞라인 뒤에서 프리딜을 쏟아낸다.
3코어가 나온 테러스티나.
하지만 어느 쪽도 쉽게 킬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 쪽은 단단한 대신 딜러가 하나다.
상대는 주요 스킬이 빠져 들어가기가 힘들다.
그러한 상황에서 나무카이가 우직하게 얻어터진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유지력이 좋은 조합임에도 한계는 있다.
나무카이와 힐라카가 잡히고 말았다.
그에 반해 아군의 킬은 겨우 쓰렉귀.
솔직하게 테러스티나의 프리딜이 아쉽다.
그만큼 상대의 한타 집중력이 대단하기도 하다.
한타의 TSM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근데 시간이 됐어.'
상대의 패인은 하나다.
한타를 너무 집중한 나머지 오래 끌어버렸다.
약속의 30초가 왔다.
쇼타임이 시작된다.
써컹!
점멸로 블루벽을 넘으며 당도한다.
눈 깜짝할 새.
화면의 절반이 수리검에 뒤덮인다.
촤락!
촤라라락!
첫 번째 진입 때 양념을 쳐놨다.
아군의 딜도 은근하게 얹어졌다.
쿨타임이 유난히 짧은 탤런의 궁극기.
전장 이탈한 척하고 재진입각을 재고 있었다.
들어가기만 하면 쓸어담을 수 있다.
탤런은 대인딜이 분명 약한 편이지만.
'광역딜은 각만 좋으면 미치거든.'
그 각을 30초에 걸쳐 살폈다.
궁극기를 펼치고 회수한다.
일련의 움직임에 두 명이 넉다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적 진영 한가운데서 펼친 광역딜이다.
지푸라기 베어지듯 쓰러진다.
그리고 곧 세 명이 된다.
─트리플 킬!
거미줄에서 내려온 거미여왕이 잡힌다.
이랠리야가 도망가고 있지만 괜찮다.
테러스티나가 어시스트를 챙겼다는 것.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마무리……!
앞점프로 뛰어 올라 박살내 버렸다.
아군은 두 명이 잡히고 적은 마무리.
오브젝트의 황제인 두두가 살아있다.
─아군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게임의 승기가 확실하게 넘어온다.
한타의 대승에 더해 바론.
만족하기에 분명 차고 넘치긴 하나.
'꼭 만족할 필요는 없겠지.'
상대의 견고함은 쉽게 뚫기 힘들다.
하지만 방금 전 한타로 공백이 생겼다.
작정하고 찌른다면 빈틈이 충분히 보인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ToichiTV 레전설님은 전설적입니다…!
살아나 시야를 확보하려던 쓰렉귀.
또다시 돌아온 궁극기로 잡아낸다.
드러난 허점을 비집어 열어 종지부를 찍는다.
========== 작품 후기 ==========
제가 독자님들께 말씀 드리고 싶은 게 많아요
독자님들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작품 후기에 길게 쓰기는 그렇고
내일이나 내일모레에 정리해서 공지로 올릴게요
롤이라는 게임이 진짜 복잡합니다
제가 독자님들보다 잘 안다는 게 아니라
왜 정글 탑갱 안 옴! 오면 무조건 따는데
봇 터트리고 있는데요;;
이런 식으로 사람마다 판단이 갈려요
똑같은 것도 다르게 보입니다
어느 하나가 정답은 아니에요
이것까지 포함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단은 임시 방편으로 의문인 건 @쓰고 댓글 써주시면 제가 다음 화 후기에 남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