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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259화 (259/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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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최고의 미드 -->

이전 세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봇라인은 여전히 주도권이 없다.

정글러의 갱킹으로도 풀기 힘든 상황이다.

촤악-!

선홍의 파도가 미니언을 휩쓴다.

깔끔하게 정리되는 파괴력.

〈심홍의 완드까지 나와서 데미지가 말이 안됩니다! 정글러가 와도 막을 수 없어요!〉

첫 번째 세트에서도 익히 보여줬다.

등짝의 상처는 검사의 수치!

갱이 와도 뒤를 보이는 일이 없다.

오히려 궁극기를 깔며 맞이한다.

그 어마어마한 광역딜에 힐라카의 별똥별이 얹어진다.

진흙탕 싸움이 되는 건 오히려 바라는 바다.

토옹!

파아앙!

하지만 속전속결로 결판이 난다면?

이미 뒤로 뺄 수 없는 구도다.

적 미드 2차 포탑까지 깊숙이 침투했다.

포위망을 좁혀 나타난 비역슨의 산다라가 검은 구체를 굴린다.

와아아아-!

경기장 이곳저곳 작은 탄성이 쏟아진다.

레전설의 블러디체리가 구체의 스턴을 피해냈다.

웅덩이를 쓴 것이 아님에도 기묘한 무빙으로 해내버렸다.

와아아아아아-!

이후 보다 큰 함성이 쏟아진다.

수천 명의 관중이 일순간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

이는 순수한 감탄에 가깝다.

그만큼 어처구니가 없는 데미지.

〈Unbelievable!! 힐라카가 터져버렸습니다. 딱히 맞은 것도 없는데?!〉

캐스터가 대표하여 상황을 삼킨다.

물론 스턴을 피해버렸다.

레전설이라면 타겟팅 궁극기, 그까짓 것 반응하지 못할 리가 없다.

옆에 있는 힐라카는 다르다.

웬만한 건 보호막과 힐로 살겠지만 잘 큰 산다라의 궁극기는…….

리플레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송출된다.

파아앙!

쏘아진 구체는 하나가 아니었다.

관중들로 하여금 초점을 흐리게 만들었다.

진짜 노림수.

아니, 어쩌다 얻어걸린 건지 어느 쪽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검은 구체가 두 방향으로 나갔습니다! 레전설은 피했지만 하비…….〉

안타까움이 목에 걸린다.

죽은 것 자체는 그럴 수도 있는 일.

비역슨의 설계와 스킬샷 적중률이 워낙 대단했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스턴에 걸린 힐라카가 사르르 녹아난다.

체력 상태가 거진 풀피에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TSM 비역슨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여섯 개의 검은 구체가 명치에 때려박힌다.

고작 일련의 행위만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보호막을 쓸 잠깐의 틈조차 주지 않는 엄청난 위력.

-Oh My God----!!!

-스턴이라 힐도 궁극기도 못 썼어……

-대체 뭐야? 뭐 저렇게 세?

산다라는 딱히 암살 특화형 챔피언은 아니다.

그렇다고 메이지 특유의 광역딜 특화도 아니다.

대신 화력을 집중시킨 1인칭 궁극기를 사용한다.

최대 사용시 여섯 개의 구체.

안 그래도 센 궁극기의 위력을 극대화시켰다.

심지어 워낙 압도적인 성장을 해버린 상태다.

〈레벨링이 워낙 잘돼있는 상태라…… 잡는 것은 힘들죠. 도망가는 선택이 옳아 보입니다 레전설.〉

블러디체리의 흑사병이 위협용 생존궁이 되며 빠져나온다.

상대가 스펠이 있다는 걸 고려한 선택.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었다.

다행히 라인을 민 상황이라 추가적인 오브젝트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광역딜로 인해 팀 혼자 중단도 체력이 많이 상했다.

큰 손해를 본 것은 아니긴 하나.

꽈득!

파아앙!

산다라의 손짓 한 번에 미니언 무리가 우수수 나가 떨어진다.

그만큼 화력이 어마무시하다.

라둔의 죽음투구까지 갖춰진다면 딜 미터기가 폭발하겠지만.

〈산다라가 아무리 유통기한 챔피언이라는 평가가 있어도 이렇게 잘 크면 상하는 시기가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언제 봐도 비역슨의 산다라는 명품이야

-그래도 라인전에서 이득을 볼 만큼 봐야 돼!

-결국 정면 한타는 광역딜인 블러디체리가 더 좋거든

현재 산다라가 가진 위상은 높지 않다.

비주류 챔피언으로 괜히 분류 받는 게 아니다.

특히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목된다.

통! 통! 포옹!

두루룩~

미드 라인으로 복귀하는 산다라.

직트가 저지선을 긋기 위해 스킬들을 던진다.

이러한 사거리 차이가 산다라가 평가를 저해하는 요소다.

파아앙!

하지만 단 하나, E스킬 검은 파동은 구체를 쏘았을 때 사거리가 엄청 길다.

어지간한 포킹 스킬도 명함을 못 내밀 정도다.

미달리의 창, 제임스의 EQ 정도만이 이를 앞선다.

즉, 어쭙잖은 거리에서 견제하는 직트를 골로 보낼 수 있다는 소리다.

스턴을 정확하게 맞히고 그 위에 얹는다.

그것만으로도 직트의 힐이 빠진다.

〈That Damage! 궁극기를 쓴 것도 아닌데 저 위력이에요!〉

〈Oops! 순간 궁극기 쿨이 돌아왔는지 헷갈렸습니다 저는.〉

이어진 두 번째 세트.

산다라의 존재감이 게임을 뒤흔든다.

* * *

유통기한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글자 그대로 점점 영향력이 줄어드는 빵테온, 세코, 네네톤 등등.

챔피언이 가진 스킬셋이 초반 라인전에 치중돼 후반에 갈수록 무력해진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활약할 수 있는 구도가 안 나오는 경우다.

미달리, 잭트, 트페, 자드 등등.

만약 스플릿을 할 만한 상황이 안 갖춰진다?

억지로 한타에 참여하면 가진 바 힘을 온전하게 발휘하지 못한다.

산다라의 경우는 전자와 후자가 동시에 적용된다.

굳이 따지면 이랠리야와 비슷한 케이스다.

상대를 녹여버릴 수 있을 때만 존재감이 극대화.

파바바바밧!

산다라의 궁극기가 마주친 힐라카를 무참히 살해한다.

보호막을 쓰고 반항해봐도 원콤이 나니 의미가 없다.

이전 세트와는 게임의 구도가 전혀 다르다.

"힐라카 끊었어. 바론쪽 시야 전부 장악하자."

"칠까?"

"치는 건 무리야. 상대가 광역 스킬이 너무 많아."

산다라가 가진 장거리 광역 스턴.

그리고 압도적인 누킹 능력으로 팀 혼자 중단이 승기를 점한다.

라인전 단계부터 영향력을 떨치며 탑과 봇의 답답했던 구도를 풀었다.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이른다.

힐라카가 유의미한 픽으로 작용하지 못하게 됐다.

방금처럼 시야를 먹다가 끊기는 등 단점만이 부각되고 있다.

반대로 주도권이 뺏긴 토이치TV는 끌려다니는 입장이다.

블러디&힐라카가 사이드 라인을 압박할 수 없어졌다.

시야 싸움도 산다라의 존재 때문에 밀린다.

꾸뤄러럭!

결국 할 수 있는 시도는 많지 않다.

조금이라도 각이 나왔을 때 이니시.

탑라인에서 소규모 교전이 일어났다.

꾸드득!

궁극기를 켠 네네톤이 물어뜯는다.

초반 라인전에 강점을 둔 챔피언답게 강력하다.

아직 유통기한이 오지 않아 딜탱이 다 되는 까다로운 상대다.

파바바바밧!

그조차도 얄짤이 없을 정도로 커버렸다.

산다라가 스턴을 걸며 스킬쿨을 돌린다.

죽자고 달려든 네네톤이 정말로 죽고 만다.

탱커도 잡아낼 정도로 지나치게 성장해버렸다.

물론 궁극기가 빠진 만큼 위협은 줄어든다.

통상적인 산다라는 그래야 할 테지만.

파아아앙-!

산다라는 궁극기를 쓰면 던진 개수만큼 구체가 생성된다.

이는 광역 스턴기인 검은 파동과 어우러진다.

장인으로서의 숙련도가 돋보이는 광경이다.

─더블 킬!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여섯 개의 구체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쏘아졌다.

아무리 장인이라도 방향을 일일이 계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많으면 한두 개는 스치기 마련이다.

탑에서 일어난 3대3의 소규모 교전.

토이치TV의 합류가 빨랐음에도 지고 만다.

비역스의 산다라가 전장을 지배하고 있다.

─TSM 비역슨님은 전설적입니다!

전설까지 떠버리자 유통기한이라는 표현이 무색해진다.

탱커도 얄짤없이 찢으며 존재감을 과시한다.

높은 숙련도가 바탕이 된 스킬의 응용도 파괴력을 더한다.

파아앙!

이후 흘러가는 게임은 간단해진다.

대놓고 압박하는 산다라를 막을 수 없다.

어쩌다 스턴이 걸리기라도 하면 탱커도 최소 반피가 나간다.

"무리하지 말고 조금씩! 억제탑만 깨도 우리가 계속 주도권을 가질 거야."

시청자들, 해설자 등의 우려와 달리 비역슨은 전혀 조급함이 없다.

산다라가 후반에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든다?

이에 딱히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

더불어 한 가지 더.

이전 세트와 달리 조합이 조금 다르기도 하다.

오히려 조급함을 느끼는 건 토이치TV 쪽이다.

첫 번째 세트와 달리 미드가 원딜러가 아니다.

즉, 후반에 갈수록 딜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물론 광역딜은 위협적이지만 딜링 밸런스가 무너진다.

팀 딜러진이 전부 AP메이지다.

네네톤과 탈리반으로 AD딜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유리할 때는 그 정도로 충분하나 불리할 때는 약점이 드러나다.

「버거킹!」

때문에 토이치TV는 이판사판이다.

정글러 탈리반 3세가 깃창과 궁극기로 이니시를 건다.

산다라를 집중적으로 가두며 아군이 호응을 기다린다.

승천의 뿔피리를 받은 블러디체리와 네네톤이 쓸어버릴 듯한 기세로 달려오고는 있으나.

파바바바바밧!

탑솔러인 네네톤도 잡아버렸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물렁한 정글러는 아예 터트릴 수 있다.

탱커조차 예외로 두지 않는 누킹 능력.

탈리반 3세를 녹임과 동시에 뒷점멸로 빠진다.

한타의 구도가 180도 달라지고 만다.

살아남은 산다라가 간간히 구슬을 굴리는 것만으로도.

─더블 킬!

라둔의 죽음투구를 포함한 3코어.

AP메이지의 삼신기를 진작에 갖췄다.

스턴과 함께 확정으로 얹는 구체에 살점이 뜯긴다.

마지막 기회를 노렸던 토이치TV의 시도가 무위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는 한 가지를 의미한다.

게임의 승기가 기울어졌다는 것.

─적팀의 억제탑을 파괴했습니다!

두 개의 억제탑을 깨고 집중력 있는 운영을 선보인다.

청동의 톨라리 펜던트를 비롯한 마법 저항력 아이템도 갖춰진다.

광역딜 위주 AP 조합을 상대로 든든한 보험까지 마련하며 종지부를 찍는다.

TSM! TSM! TSM!

경기가 끝나고 헤드셋을 벗었을 때.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센터는 함성 소리가 가득하다.

수천 명의 관중들이 그 세 글자를 목청 높여 외친다.

조금 공격적으로도 느껴질 정도다.

서구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단이다.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을 때 위안이 돌아오리라 생각하는 건 낙관적인 생각이다.

팀 혼자 중단의 선수들은 그 사실을 몸으로 느껴봤다.

때문에 이번 승리가 더욱 값질 수밖에 없다.

막다른 골목으로 치부되던 위기 상황에서 재도약할 계기를 마련했으니까.

"잘했어 비역슨! 우리가 너에게 원하던 것이 바로 이거였어!"

그 이상으로 의미가 있었던 경기다.

코치진이 비역슨을 끌어안으며 기뻐한다.

사실 그는 팀원과의 허그조차 무서워했다.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정말 허그를 하는 건지, 때리려고 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간다.

지금 이 순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또 하나의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비역슨은 분명 월드 클래스에서 통용되는 미드라이너다.

부정할 수 없는 기량을 선보였고, 본인의 실력은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그렇게 확신이 있는 모습 좋아. 너는 리더야, 너가 TSM이야!"

팀 혼자 중단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팀이다.

롤판에서 이를 칭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

과거의 원년 멤버들은 은퇴하며 코치, 감독, 구단주가 되었다.

구단주가 되어버린 前팀 혼자 중단의 미드라이너 래지날도가 환희에 차있다.

자신의 후임이 발전하는 모습 당연히 기뻐할 수밖에 없다.

실력적인 면에서는 자신을 진작에 뛰어넘었으나 오더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예로부터 팀 혼자 중단의 미드는 보스와도 같은 위치다.

메인 오더를 도맡으며 팀을 좌지우지하여 움직인다.

그런 자신감 있는 모습이 비역슨은 부족했다.

래지날도라고 모르지 않다.

그가 불운한 과거를 가졌다는 걸.

그렇기에 더욱 극복하기를 바랬고, 방금 전 두 번째 세트가 바로 그 모습이다.

"이전 세트처럼 아예 박살을 내도 좋아.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돼."

비로소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얻는다.

팬들이 가졌던 불안감도 이제는 가라앉았다.

누군가의 슈퍼 플레이가 발판이 되지 않아도 되는 팀이다.

"코리아나를 해도 되고, 산다라를 해도 되니까 비역슨은 미드에서 살아있기만 하면 돼!"

"저쪽 미드가 어떤 챔피언이건 상관없어 우리 조합이 세니까."

그것만으로도 진정한 팀 혼자 중단이 될 수 있다.

한 발자국 다음 스테이지로 크게 도약했다.

========== 작품 후기 ==========

퇴고 까먹고 있다가 12시 땡 치고 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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