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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최고의 미드 -->
여러가지 챔피언을 선보인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프로게이머의 세계에서 챔피언폭은 가치가 높다.
'특히 에이스 카드에게는.'
삼선 레드의 미드라이너 다대기.
과거, 그러니까 작년의 이야기다.
그는 우승까지 거머쥔 인정 받는 실력자였음에도 대처법이 알려져 있었다.
3밴만 하면 돼.
좁은 챔피언 폭 탓에 무기력해진다.
실제 톡톡한 효력을 거두며 삼선 레드를 상대로 많은 팀들이 써먹었다고 한다.
굳이 다대기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저격밴은 확실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상대가 잘하는 카드를 못하게 만들 수 있으니 당연하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생명을 내리소서!」
힐라카의 궁극기가 듬뿍 묻어난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체력이 미친 듯 차오른다.
일전에도 선보인 바가 있는 바로 그 조합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힐라카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죽었다.
보호막을 써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듯 상대가 너무 욕심을 내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흑사병이 조금 많이 따갑게 들어간다.
적 정글러 거미여왕과 서포터 인어가 삭제된다.
나름대로 각을 열심히 본 회심의 갱킹이었을 테지만.
'이 조합을 괜히 한 게 아니거든.'
Cloud7전과는 다르다.
의도적으로 부른 2 대 3구도다.
싸우면 이길 자신이 차고 넘치는 조합이다.
적 정글러의 기량도 당연히 미터스보다는 떨어진다.
유지력을 바탕으로 진흙탕 싸움을 유도한다.
그 사이사이 세심하게 떨어지는 별똥별.
내가 광역딜을 쏟아부으며 비비자 텨져버린다.
갱승을 스무스하게 낼 수 있었다.
갱킹이 온다면 오히려 환영이야!
상대는 정글과 서포터가 죽었다.
그리고 우리는 서포터 하나 죽었다.
간단하게 숫자만 따져도 당연히 이득이다.
'꼭 내가 미드를 서서 말릴 필요는 없어.'
래딧에서 제기되는 이야기들은 살펴봤다.
내가 상대의 캐리 라인에 가서 짓밟는다.
이는 결코 틀린 분석이 아니다.
오히려 날카롭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는 일이다.
결과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내면 된다.
아군 정글이 미드를 계~속 봐줘서 케어해준다.
물론 그러면 적 정글러의 동선이 살아난다.
2 대 3으로 이겨버리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
토옹!
그 사이 아군 정글러는 미드를 봐준다.
두두의 얼음덩이가 코리아나의 신경을 건드린다.
테러스티나에게 고추장을 발라주고 제 갈 길 간다.
'이렇게 풀리기만 하면 게임이 수월해지지.'
미드 AD테러스티나.
나도 해봐서 알지만 라인전이 상당히 강하다.
정글러의 보조까지 받으며 라인전을 버텨나가고 있다.
미드가 원딜러이기 때문에 조합의 균형도 알맞다.
라인전 단계가 끝나도 문제가 없다는 소리다.
극딜을 하지 않아도 되는 덕에 부담도 덜하다.
'정령힘의 향상까지 나오면 그냥.'
4스택이 모인 블러디체리.
힐라카와 어우러졌을 때 진가가 발휘된다.
또도 박사의 귀싸대기를 때릴 수 있는 회복력을 자랑한다.
라인전을 압도적으로 터트렸다.
이후 스노우볼을 굴리기가 손쉽다.
미드 2차 포탑 앞에서의 대치 상황.
촤아앙!
촤악-!
적 진영 깊숙이 점멸까지 쓰며 파고든다.
흑사병을 적시며 선홍의 파도를 흩뿌린다.
쭈욱 빨기까지 하자 서포터가 녹아버린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신호가 된다.
킬 혹은 어시스트를 챙기면 스킬쿨이 리셋.
테러스티나가 앞점프를 하며 자신감 있게 쏟아낸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적팀의 정글러 거미여왕을 향해 프리딜.
흑사병의 효과로 더욱 아프게 들어간다.
한순간에 펑! 터져버리며 거미줄 반응도 못했다.
다이브로 두 명을 끊으며 한타의 대승을 거둔다.
전리품으로 미드 2차 포탑까지 가져간다.
게임의 승패에 쐐기를 박은 순간이다.
'이게 조합이 진짜로 좋아.'
힐라카와 블러디체리.
롤챔스에서도 톡톡히 성과를 거뒀었다.
안정감도 있고 여러모로 좋아서 기회만 된다면 꺼내고 싶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기에서 힐라카가 밴.
내가 북미 처음 왔을 때 AP원딜로 알려졌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하비에 대한 평가가 그러했다.
버스 타기 좋은 저 힐라카만 밴하면 무용지물 아니야?
여성 선수에 대한 평가가 낮은 건 비단 우리나라에서만의 일이지 않다.
글자 그대로 팩트이기 때문이다.
'하비가 정말 그럴 뻔하기도 했어.'
나의 달달한 똥챔 권유 덕분에 반쯤 극복했던 거다.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에서 잘한 건 아니었다.
지난 4강전이 큰 계기가 되었다.
─하비는 LCS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서포터라고 생각해
그녀의 실수로 라인전을 진 적이 거의 없어
오히려 몬타니카가 많으면 많았지
레전설과 함께 토이치TV를 지탱하는 두 기둥이라고 봐
└결과론적인 해석 아닐까? 하비는 솔로랭크도 마스터밖에 안돼
글쓴이-NO NO. 솔로랭크는 솔로랭크일 뿐이지
└LCS에서 폼이 좋은 프로들도 마스터 티어인 경우가 많아
└Cloud7전에서 확신했어! 그녀는 새로운 스타일의 공격적인 서포터야
'네 다음 물소.'
래딧에 이러한 글들이 올라와 있더라.
어디선가 한 번 봤었던 흐름이다.
그놈의 물소들은 국적을 가리질 않는다.
'근데 폼이 올랐다는 건 맞는 말이지.'
실제 생각 이상으로 많이 잘해주고 있기도 하다.
똥챔만 잡으면 게임 할 맛이 나는 듯싶다.
어찌나 위협적인지 저격밴까지 당했다.
상대는 광우스타에 밴카드를 소비했다.
그에 따라 힐라카가 살아나고 만다.
최근 쓰지 않다 보니 덜 위협적이라 판단한 걸지도 모른다.
착각할 수 있는 일이다.
못 쓴 거지 안 쓴 게 아니다.
하비가 티몽과 함께 가장 사랑하는 챔피언.
보란 듯이 꺼내며 승리에 이바지하고 있다.
─아군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심지어 조합의 밸런스까지 탁월하다.
롤챔스에서는 아슬아슬했던 게 사실이다.
홀로 딜을 때려 박지 않으면 안된다는 압박감.
이렇듯 든든한 딜러가 함께 하니 버티는 보람이 있다.
탱커진의 연계 능력도 좋아 부담이 덜하다.
누구처럼 강타를 특별히 못 쓰지도 않는다.
적 두 명을 끊고 바론을 취한다.
압도적인 유지력이 가능케 만든다.
흘러가는 게임의 구도 또한 마찬가지다.
* * *
비원딜.
NA LCS를 뒤흔들었던 세 글자다.
지난 스프링 시즌 Cloud7이 톡톡히 활용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러다 갑자기 안 쓰이는 추세가 됐잖아요? 그 계기가 뭘까요?〉
새로운 대세 메타가 될 거라는 Boom-!
그런데 어느샌가 픽률이 잦아들었다.
아티러스 캐스터의 의문은 정당하다.
하지만 롤챔스에서는 원래 이따금 생기는 일이다.
막 사기 챔피언이라고, 대세가 될 거라고 띄워준다~.
그러다 딱히 너프를 먹은 게 아님에도 안 쓰이는 경우가 있다.
-분석이 돼서 안 쓰이는 거 아니야?
-나도 그렇게 들었는데
-Hmm…… 딱히 파훼된 모습을 본 기억은 없어
남들이 그렇다고 하니까.
곰곰이 곱씹어볼수록 의아하다.
충분히 의문스러울 만하나 프로팀들도 바보가 아니다.
비원딜의 경우에는 명확한 이유가 존재한다.
〈아무래도 메타의 변화 탓이 컸습니다.〉
재트 해설이 일부 아이템들의 변화를 짚는다.
이른바 원딜 아이템 패치.
성장 기대치란 면에서 이전보다 월등해졌다.
특히 치명타 딜러들의 크게 선호되는 추세다.
-원딜이 버프돼서 비원딜이 안 쓰였던 거구나
-야흐오는 예외적으로 쓰일 수 있었고 : p
-확실히 그래. 올해 초에는 원딜러의 존재감이 너무 낮았어
-네네톤 티바나가 무쌍이었지! 원딜은 그냥 포탑이나 치는 기계였으니까
그러다 보니 대체되었던 거다.
이제는 비원딜을 쓸 이유가 없어졌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비원딜이 안 쓰인다, 하나로만 귀결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펑! 펑! 펑!
테러스티나의 작은 대포가 엄청난 속도로 불을 뿜는다.
놀랍게도 원딜 테러스티나가 아니다.
무려 미드 AD테러스티나.
〈이렇게 반대로 원딜러가 미드에 올라오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Aha! 팀 커즈의 보이보이 선수가 처음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기억이 납니다.〉
그 전략을 벤치마킹한 토이치TV가 게임을 리드하고 있다.
이는 밴픽 단계에서의 교란 전략으로도 작용했다.
당연히 미드로 나올 줄 알았던 레전설.
테러스티나가 미드로 빠지며 기묘해졌다.
레전설 본인은 블러디체리를 택해 원딜로 섰다.
현재 진행되는 첫 번째 세트의 승리 요인이라 평가 받는다.
촤아앙!
승천의 뿔피리로 빨라진 이동 속도.
점멸까지 쓰자 순식간이다.
블러디체리의 흑사병이 억제 포탑을 낀 세 명의 적을 적신다.
그 뒤를 바짝 붙어 따라간다.
나무카이와 두두가 다이브에 호응한다.
터무니 없는 돌파력에 팀 혼자 중단은 속수무책이다.
─ToichiTV 몬하이님이 학살 중입니다!
단순히 돌파력만 좋은 게 아니다.
두두의 버프를 받은 테러스티나.
탱커진이 든든한 덕분에 딜각 잡기가 너무 좋다.
뒤에서 퉁! 퉁! 퉁! 두들기는 것만으로도 압박이다.
한 명 죽기라도 하면 다 쓸어먹힐 수 있다.
하마터면 대형사고가 터질 뻔했으나.
〈Oh My Gosh…… 테러스티나가 터져버렸어요!〉
〈예술적인 중력파네요. 일단 한숨 돌렸습니다 TSM!〉
비역슨의 적절한 궁극기 활용으로 테러스티나를 끊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토이치TV는 테러스티나에 크게 의존하는 조합이 아니다.
-블러디체리가 너무 세……
-비원딜은 이제 안 쓰는 거 아니었어!?
-미드가 테러스티나니까 비원딜을 써도 된다는 판단이었겠지
전체적으로 밸런스 있는 조합이 돼버렸다.
단순하게 포지션을 바꿨을 뿐만이 아니다.
재트 해설이 침이 튀기도록 격찬한다.
〈블러디체리가 너무 든든해요! 억제탑…… 당연히 깼고 탑 2차까지 가져가겠네요. 딜도 센데 체력도 많아서 잡을 수가 없습니다.〉
라인전을 거의 폭파시키는 수준이었다.
그 과정에서 상대도 엄청나게 말렸다.
팀 혼자 중단의 봇듀오와 정글러의 존재감이 삭제가 돼버린 이유다.
그래도 비역슨의 슈퍼 플레이 덕에 고비는 넘겼다.
바론 버프에 힘입은 토이치TV의 공세를 막아냈다.
하지만 한숨 돌렸다고 한들.
〈Holy Crap! 라둔의 죽음투구가 나왔어요. 이제 블러디를 어떻게 막죠?〉
〈저한테 묻지 마요. 그걸 알았다면 프로를 은퇴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북미의 오래된 명문 중 하나.
독나타스의 창단 멤버였을 정도로 한 때 잘 나가던 프로게이머였던 재트 해설이 자학 개그를 던진다.
은퇴를 하는 이유는 따질 것도 없이 십중팔구다.
-재트도 현역 시절에 상당한 프로게이머였지
-최단 기간 퇴물이긴 했지만 말이야! LOLOL
-재작년에 은퇴를 했었나?
-아니 재재작년!
북미 롤판의 역사는 2010년부터가 시작이다.
한국에 서버가 열리기 전인 2011년에는 이미 활성화가 되었다.
한국의 1세대 프로게이머들은 북미에서는 2세대에 해당한다.
그런 그조차 본 적이 없는 막강함.
NA LCS의 새로운 기둥은 자신들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토이치TV는 팀 혼자 중단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 * *
때때로 사람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돌이켜 보면 자신의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사실 도망에 지나지 않았는데.'
팀 혼자 중단의 에이스.
북미 최고의 미드라이너.
온갖 수식어가 달리며 단기간에 스타급 선수로 우뚝 성장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알려진 단면과 달리 전혀 도전적이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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