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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255화 (25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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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최고의 정글 -->

파훼법이 아예 없냐?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존재한다.

이를 테면 그냥 죽는다.

혹은 스킬 자체를 막아낸다.

수호 악마나 밴시의 외투를 올리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둘 다 극후반 아이템.

원딜러가 이르게 뽑으면 딜로스가 유발된다.

Cloud7의 최선은 결국 운영을 통한 후반 지향이다.

어려운 일이긴 하나 해내고도 남는 팀이다.

북미에서 가장 운영력이 높다고 평가 받는다.

그리고 정글러인 미터스를 필두로 한 끊어먹기.

〈토이치TV 선수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어요. 빈틈을 찌른다면 아직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게임을 펼치는 Cloud7이다.

없는 기회도 만들어내기로 유명하다.

엎치락뒤치락 후반까지 게임을 이끄는데 성공했다.

게임 시간 35분.

아이템이 하나둘 갖춰지기 시작한다.

탱커진들이 정령힘의 향상 대신 밴시의 외투를 올렸다.

〈포피의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졌는데요? 이건 먹히는 게 맞겠죠 재트?〉

〈Hmm…… 제가 LCS해설을 맡은지 2년 차인데 이렇게 난감한 경우는 처음이네요.〉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에 게임에 대한 지식도 깊다.

그런 그조차 몰랐던 사실.

포피 궁극기 저거 대체 어떻게 막아야 되는 거지?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맞았다.

포피가 밴시의 외투를 의식한다.

일단은 그렇게 보이는 듯한 움직임이다.

-꼬그모도 수호 악마가 나왔어!

-머리 좀 굴렸는데?

-Noob! 어차피 그는 한타 시작하면 죽으니까 말이야

포피의 집중 마크 대상이던 스네키도 대비책을 세웠다.

두란의 검까지 팔며 구입한 3코어 수호 악마.

죽으면 4초 후 그 자리에서 살아나는 효과를 지녔다.

죽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포피의 궁극기를 뺄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한타의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긴다.

포피 입장에서는 누구를 때려야 할지 난감해진다.

〈포피의 뒤도 안 돌아보는 선진입이 힘들어졌습니다. Cloud7이 장기인 운영과 끊어먹기를 살릴 수 있다면 역전을 노려볼 수 있어요!〉

재트 해설의 말대로 더 이상 포피가 종횡무진 휘젓는 건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팀의 기량이라는 측면은 언제나 무시할 수 없다.

토이치TV의 기세가 아무리 좋다고 하나 신생팀.

Cloud7은 경기 시작 전부터 선언했었다.

상대의 전략에 대한 분석을 완벽히 마쳤다고.

레전설을 말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구태여 짚기까지 했다.

레전설의 포피를 제대로 저격한 듯한 아이템 구성.

운영과 팀의 힘 차이도 보란 듯이 이용한다.

또다시 펠레급 예언이 맞아 떨어졌다.

쿠웅!

미드 억제 포탑을 낀 대치 상황.

해설자의 말이 무색하게도 막무가내 달려든다.

밴시가 빠진 네네톤에게 외무관 면책 특별법이 걸린다.

누가 봐도 무리처럼 밖에 안 느껴진다.

후반에 갈수록 브루저의 힘은 한계가 있다.

대회 무대에서 괜히 작정하고 원딜만 키우는 게 아니다.

진입각이 뻔하지 않은가?.

CC기와 탈진에도 취약하다.

방어 아이템 한두 개만 둘러도 딜이 안 박힌다는 게 크다.

일련의 단점이 포피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분명 상식적으로는 틀리지 않은 해설이다.

그저 상식 자체를 파괴하는 선수일 뿐이다.

─ToichiTV 레전설님이 Cloud7 레몬트리님을 처치했습니다!

후반에 가서 아이템이 더 나온 건 Cloud7의 선수들만이 아니다.

단 하나의 방템도 없이 순수하게 딜템만 올렸다.

오직 포피만이 가능한 아이템 선택이다.

주위에 거치적거리는 순서대로 때리고 본다.

구태여 포커싱을 할 필요가 사라진다.

서포터를 정확히 세 대 치자 사망.

탱커진도 더 맞다가는 죽을 기세다.

〈Look at that Damage!〉

순수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중계진도 깜짝 놀라 지켜본다.

저 정도 데미지가 나올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What The Hell?!!!

-Crazy! 데미지가 대체 왜 저래?

-포피가 무극의 대검까지 올렸어. 저건…… 악마야

상식을 불허하는 데미지가 모조리 파괴한다.

꼬그모가 수호 악마를 올리고 백포지션을 잡는다?

알 바 아니라는 듯 앞라인부터 작살내고 있다.

심지어 나름 원딜러라서 레드 버프도 두른 상태다.

툭툭! 건드리는 평타 한 방 한 방이 뼈아프다.

버티려던 탱커진들이 어느새 줄행랑을 친다.

─블루팀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블루팀이 억제탑을 파괴했습니다!

무작정 달려오는 포피의 딜이 감당이 안된다.

Cloud7은 뒤로 후퇴하는 수밖에 없었다.

원하는 구도로 한타가 열렸음에도 이상하다.

〈그냥 다 때려 부수는데요 재트?〉

〈Oh My Gosh…… 지금 회의감을 느끼는 상태에요. 저 선수는 정말…… 예측이 안되네요.〉

그조차 틀렸음을 인지하지 못했다.

토이치TV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주의해야 할 대상은 포피 하나만이 아니다.

쿵! 쾅!

구워어어-!

미니언 웨이브가 닿자마자 들어간다.

블랙 실드가 없는 이상 눈치 볼 필요가 없다.

궁극기를 켜며 쌍둥이 포탑의 딜을 받아낸다.

Cloud7은 여기서 밀리는 순간 끝난다.

배수진을 치며 어떻게든 받아치려 한다.

하지만 이렇게 지형지물이 많은 구도.

쿠웅!

포피의 벽꿍이 들어가기가 쉬워진다.

하필 미드라이너인 코리아나에게 박힌다.

탱커진도 버티기 힘든 망치질은 사실상의 사형선고다.

2014 NA LCS 섬머 시즌 4강 A조.

토이치TV가 Cloud7을 상대로 3 대 1의 압승을 거뒀다.

온갖 예상과 예측이 빗나가며 수많은 의문을 유발시키고 있다.

「변화는 필요 없다. 우직함이 낳은 3 대 1 역전승」

「Cloud7 완패…… 3시즌 연속 우승의 꿈 무너져」

「나를 분석할 수는 없다! 레전설이 말하는 자신」

첫 번째 세트 이후 설레발을 치는 기사들이 올라왔었다.

무안하게도 180도 다른 결과가 나와버렸다.

정정된 기사들이 서둘러 쏟아진다.

당황한 건 기자들만이 아니다.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본 팬들도 의아함이 사무친다.

아니, 분명 시종일관 몰아치며 경기를 리드했었잖아?

─Cloud7의 패인은 결국 뭐였던 거지?

일단 경기력이 부족했던 건 절대 아니야

오늘 미터스의 컨디션은 최고조였으니까

갱킹도 훌륭했고 잔실수도 찾아보기 힘들었어

└역시 의외성 있는 픽에 대한 대처가 아닐까?

글쓴이-경기를 보긴 봤어? 포피는 몰라도 야흐오의 분석은 완벽했어

└LOLOLOL Calm Down! 진정해 친구

└그 누구도 정확한 해답을 알지 못할 거야. 이 토론은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고 봐

실수를 했다거나 예상치 못한 전략을 준비해온 거면 모른다.

그냥 뚝심 있게 밀어붙였고, 결국 대성공을 거뒀다.

그렇다고 Cloud7의 대처가 안이했나?

인터뷰에서 내비친 자신감은 결코 자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미터스 본인이 게임 내내 워낙 선전했다.

북미 최고의 정글러 다운 캐리력으로 정글 차이를 심각할 정도로 벌렸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지 않다.

어느새 게임의 중심이 이동했을 뿐이다.

미쳐 날뛰는 레전설을 막을 수가 없다.

─나는 팀 리키드의 코치인 존윅이야

안타깝게도 우리팀은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지만……

Cloud7과 토이치TV의 경기는 전부터 흥미가 높았어

네 세트 전부 눈을 떼지 못하고 봤을 정도야!

한국의 잉밴, 롤갤들과 달리 래딧은 프로 관계자들도 자주 이용한다.

단순히 눈팅을 한다는 게 아니라 활동하는 사람이 많다.

개중에는 자신의 의견을 내비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번 4강 경기는 예고되었던 대로 논란이 야기된다.

전문가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토론에 참가하며 심화된다.

과거 북미의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하는 관심이 북미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한 가지 필연 아닌 필연을 낳는다.

* * *

2주일이나 진행된 뜨거운 논쟁.

래딧이 불타오를 정도로 매서웠다.

롤팬들의 관심사가 집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별별 의견들이 다 나왔음에도 불구.

똑부러지는 해답까지는 정리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럴 듯한 가설들은 몇 가지 세워졌다.

〈가장 큰 건 역시 3연속 광우스타였죠?〉

NA LCS의 캐스터 아티러스가 운을 띄운다.

자리가 자리인 만큼 지난 경기 이야기가 안 나올 수가 없다.

이에 당시 얼굴이 벌게질 만큼 무안했던 재트가 열심히 대답한다.

〈들이박기 평타, 속칭 W평에 대한 커뮤니티의 화제가 뜨겁습니다. 카운터의 카운터로 준비해온 전략이었다는 견해가 신빙성을 얻고 있어요.〉

첫 번째 세트의 패인은 결국 라인전이다.

든든했던 브라운을 뚫어내지 못했다.

그렇게 반반을 가자 갱킹에 휘둘린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세트는 달랐다.

전체적인 구도는 비슷하되 라인전.

광우스타의 뿔이 변수를 창출해냈다.

〈생각보다 많이 아팠습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몇몇 프로팀에서는 관심을 보일 정도로요.〉

〈몇몇 팀 있죠. 팀 리키드, 팀 커즈, 엔젤 지니어스, CLC…… Umm, 말하면 안되는 부분이었나요?〉

래딧에서 토론이 워낙 불붙었다.

각팀의 관계자들까지 나서 성화였다.

감정 싸움으로 번지는 그렇고 그런 일도 생겼다.

아는 사람들은 아는 공공연한 이야기.

중계진들이 장난스럽게 짚고 넘어간다.

그도 그럴게 오늘 경기에서 중요도가 높은 일이다.

〈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시 팀 혼자 중단의 관계자가 그런 언급을 했었나요?〉

〈그랬다면 전략 노출이잖아요? 제 개인적인 분석입니다.〉

실제 솔로랭크에서 픽률과 승률이 오르고 있다.

분석될수록 광우스타의 평가가 하늘을 찌른다.

일련의 데이터만 봐도 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결정적인 이유가 한 가지 더.

캐스터가 괜히 익살스러운 농담을 던진 게 아니다.

팀 혼자 중단, 바로 오늘 결승전을 치를 예정인 팀이다.

TSM! TSM! TSM!

관중석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약자.

팀 혼자 중단의 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왔다.

북미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팀답게 함성 소리가 드높다.

하지만 그 규모가 평소와는 자릿수부터 다르다.

기껏해야 수백 명이어야 한다.

NA LCS의 스튜디오 크기가 받쳐주지 않는 관계로 어쩔 수가 없다.

즉, 평소의 경기장이 아니라는 소리다.

〈팀 혼자 중단…… 다시 상승세를 밟을 뻔했던 CLC를 잡고 결승전에 올라왔어요. 근데 익숙한 상대가 아니죠?〉

〈라이벌인 Cloud7이 4강에서 떨어졌습니다. 이것이 기회가 될지, 독이 될지 경기에 달려있겠습니다!〉

중계진의 외침에 관중석의 호응이 장난 아니게 뜨겁다.

수천 명을 넘어 만 단위에 달하는 인파다.

이만한 인원을 수용한 장소.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했다.

한국 사람들도 절대 모를 수는 없는 도시다.

도박과 유흥이란 두 단어로 상징되는 라스베이거스.

실제로도 크게 틀리진 않지만 꼭 그런 시설들만 있는 건 아니다.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 센터(Mandalay Bay Events Center).

약 1만 2천 석에 달하는 거대한 실내 경기장이다.

금일 열리는 NA LCS의 결승전을 위해 할애됐다.

─우리 북미도 결승전 다운 결승전을 치를 때가 되지 않았어?

─맞아! 해외는 야구장 같은 곳도 대관한다고!

─미국은 너무 넓다는 게 문제야. 만약 연다고 해도 오는 사람이 많기는 힘들어

조금 독특할 수도 있는 일이다.

북미는 결승전을 딱히 대관하여 치르지 않는다.

NA LCS 스튜디오에서 정규 시즌과 다를 바 없이 진행한다.

지금까지는 그것이 당연시 되었지만 화제를 계기로 이야기가 나왔다.

북미 최대의 롤 커뮤니티 래딧.

지난 4강 이후 롤챔스의 대한 관심이 데일 정도로 뜨거워졌다.

인기팀인 팀 혼자 중단의 결승전 진출이 확정되자 터져 버릴 지경이었다.

그 관심에 다이렉트로 호응해 결승전의 장소를 성대하게 옮겼다.

하지만 미국은 너무 넓고 관중석을 채우기 힘들지 않을까?

그러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티켓만 3분만에 매진 되지 않았더라면……

-나는 시카고에 살지만 만약 티켓을 구했다면 반드시 갔을 거야

-시카고? 나는 영국인이지만 가고 싶어

-LOLOL 너희들도 같은 처지구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팬들의 협조로 성황 리에 이루어진다.

수많은 롤팬들이 두 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찾아왔다.

긴긴 LCS의 역사 속에서도 최초.

토이치TV 대 팀 혼자 중단의 결승전이 역대급의 화제를 낳고 있다.

========== 작품 후기 ==========

오늘부터 다시 연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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