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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254화 (25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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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최고의 정글 -->

그 과정은 고될 수밖에 없다.

─ToichiTV 하비님이 Cloud7 레몬트리님이 사라졌다고 알림!

봇라인의 주도권이 없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언제 어느 때 다이브 당할지 모른다.

그리고 적 서포터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진다.

'전자는 딱히 상관이 없지만.'

오히려 와줬으면 싶을 정도다.

역관광을 제대로 쳐줄 수 있다.

상대는 회심의 땅굴갱이 실패한 이후 전략을 선회했다.

다른 라인부터 말려 죽이겠다는 심산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내가 없는 4 대 4의 상체 싸움이다.

광우스타가 모르피나를 따라갔지만 격차가 심하다.

서폿 차이를 말하는 게 아니라 정글 차이.

─적 더블 킬!

Cloud7 미터스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미터스의 거미여왕이 날카롭다.

시야 장악, 이니시, 교전 피지컬 그 모든 것에서 압도하고 있다.

'근데 이 정도는 불리한 것도 아니야.'

아군의 똥을 워낙 봐서 그렇다는 소리가 아니다.

챔피언을 픽했을 때부터 상정해두었다.

잘못하면 진짜 망할 수도 있겠다.

때문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꺼낼 생각이었다.

이를 테면 스코어를 앞서 있는 경우.

그 기회가 바로 지금이다.

쿠웅!

엇박자라면 엇박자다.

미니언 웨이브가 포탑에 녹아났을 때.

원거리인 꼬그모는 기가 살아나기 마련이다.

몇 대 치려고 앞무빙을 밟는다.

그 순간 뒤를 돌아 미니언을 탄다.

미끄러지듯 꼬그모의 앞에 당도한다.

'미니언이 없다고 방심할 수 있는 노릇이지.'

워낙 나오지 않는 챔피언이다.

알면서도 방심을 하게 된다.

방심을 안 해도 틈을 만든다.

강제로 비집어 여는 특성을 지녔다.

툭!

유체화를 켜고 우주 끝까지 따라가며 친다.

꼬그모는 당연히 포탑 주위에 숨는다.

미니언이 없기 때문에 무리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외무관 면책 특별법」

지속 시간 동안 대상에게 입히는 피해가 증가한다.

목표물 이외의 모든 공격과 능력에 대해 무적이 된다.

간단한 두 줄 짜리 설명이 달린 궁극기다.

둘 다 쏠쏠한 효과지만 진짜는 두 번째 줄.

'무적'에는 예외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물론 꼬그모의 데미지는 먹힌다.

하지만 혼자 때려서 달기나 하겠는가?

정글까지 와서 세 명이 프리딜을 박아도 못 잡았던 마당에 씨알이나 먹힐 리 만무하다.

쿠웅!

다시 미니언을 타며 여유롭게 빠져나온다.

상체에서 4대4 교전이 열렸다는 것.

꼬그모를 봐줄 사람이 없다는 소리다.

'없으면 죽어야지 별 수 있나.'

쓰면서도 어이 없는 수준인 궁극기를 지녔다!

보면 볼수록 사기 같지만 안 쓰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성장하는 과정이 어려워도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이렇듯 꾸역꾸역 큰다?

심지어 킬까지 하나 받아 먹는다?

알고도 막을 수 없을 시기가 온다.

진정한 왕귀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 * *

의아함을 불러일으킨 정도가 아니다.

2014년까지 있었던 전세계 모든 대회들.

1부 리그, 2부 리그, 국가대표 선발전, 국제 대회 등 공식전 전적 0전 0승 0패가 포피의 위상을 설명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꺼내 들었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이건 농락이다, 상대팀을 향한 도발이다.

그런 소리부터 나왔을지 모르지만 북미는 흥미롭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피가 성장만 하면 좋은 챔피언이 맞아

잘 큰 포피에게 쫓겨본 적 있어?

그 공포는…… 정말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몰라

└크기 전에 게임이 터지는 게 보통 아니야?

└잘 크면 좋다는 건 동의해. 그럴 수가 없는 게 문제지 : p

└포피가 크는 사이 상대는 풀 코어를 뽑았을 거라고!

크는 과정이 이루어 말할 수 없으리 만큼 힘들다!

너무 수동적인 픽이라 아군이 너무 힘들다.

일단 그 문제는 해결이 된 듯 보인다.

〈라인전이 우려보다 힘들지 않았죠?〉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수월했습니다.〉

생각보다는.

절대 무난했다고는 볼 수 없다.

잘 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평균에 가까운 성장을 한 건 사실이다.

그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다.

포피가 원딜로 쓰니 꽤 쓸 만하네?

티링!

티링!

광우스타와 함께 미니언을 먹자 효과음이 톡톡 터진다.

고대의 방패가 가진 효과.

서로 미니언을 전달하며 조금씩 체력을 회복시켜준다.

덕분에 적들의 견제를 버텨내며 파밍을 할 수 있었다.

포피의 체력이 일정 이하에서 줄어들지 않았다.

은근하게 라인 푸쉬도 도와줘서 라인전이 꽤 할 만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에요.〉

〈Umm…… 역시 상체 라인의 차이가 발목을 잡는 걸까요?〉

포피가 성장하는 사이 위쪽 라인이 박살이 나버렸다.

Cloud7의 정글러 미터스.

그의 캐리력은 간단하게 줄여 레전설에 필적한다.

작년 2013년의 Cloud7이라는 팀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전라인이 툭하면 솔킬 따이기 일쑤였다.

미터스의 활약 하나 승패가 오고 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라인전, 한타, 오더, 이니시를 홀로 도맡아 했다.

약체팀이었던 Cloud7을 데리고 결국 우승까지 시켰다.

레전설이 그토록 대단한 캐리력을 선보임에도 북미팬들이 의외로 엄청 놀라지 않는 데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는 과거의 이야기다.

Cloud7 선수들의 기량이 무르익은지는 오래다.

미터스의 본인이 기량 또한 전혀 쇠락하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Cloud7 미터스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의 경기에서는 그렇게 유난한 광경이 아니라는 소리다.

레전설의 포피가 그럭저럭 큰 것은 맞다.

그런데 미터스는 훨씬 더 잘 컸고, 팀원들의 케어까지 마쳤다.

정글러라는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냈다.

상체 라인의 격차는 적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재트 해설이 구태여 그 점을 지적하려던 것도 아니다.

〈이전 세트를 돌이켜보면 그렇게 많이 터진 건 아니에요. 상체 라인이 무너지진 않았습니다.〉

교전이 빈번했던 탓에 서로 킬이 많이 나오긴 했다.

중반이 채 되기도 전에 로밍 대전이 이루어진 탓이다.

그 과정에서 토이치TV도 나름 선방을 했고 밀리는 수준에서 그쳤다.

여기서 왕귀한 포피가 합류한다면 캐리 구도 나오지 않을까?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Oh? 제가 아는 것과는 조금 다른데요? 성장만 하면 한타가 무서운 게 포피 아닌가요?〉

아티러스 캐스터의 의문대로 포피의 진면목은 한타다.

포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얼핏 들어는 봤다.

분제는 Cloud7의 조합과 아이템 구성.

재트가 해설자로서 예리하게 지적한다.

〈블랙 실드가 있는 모르피나가 꼬그모를 지킨다면 포피는 한타에서 물 대상이 애매해져요.〉

〈Aha! 블랙 실드는 스킬을 무효화하는 효과가 있었죠?〉

암살자는 한타에서 주요 딜러를 암살해야 한다.

그런데 꼬그모는 블랙 실드가 있다.

그리고 나머지는 아이템 구성이 단단하다.

아무리 포피가 잘 나오지 않는 챔피언이라고 한들.

프로게이머 정도 되면 몇 번 정도는 상대해봤다.

스킬 구성과 대처법을 모를 리가 없다.

-블랙 실드가 있었지?

-포피가 진입 타이밍 보기 까다로울 거야

-Cloud7! 이대로 실수만 안 하면 돼!

-근데 포피가 후픽 아니었어?

이윽고 젠이 된 세 번째 용.

Cloud7이 운영의 쐐기를 박기 위해 친다.

반대로 토이치TV는 어떻게든 막아서 글로벌 골드 격차를 좁혀야 한다.

〈시야 장악도 꼼꼼하고, 진영도 좋아서 토이치TV가 걸기가 쉽지 않은…….〉

재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의 일이었다.

포피가 유체화를 켰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일직선으로 달려간다.

─ToichiTV 레전설님이 Cloud7 스네키님을 처치했습니다!

그리고 해설이 무안해질 정도로 간단하게 잡고 빠져나온다.

블랙 실드가 분명 걸렸을 텐데?

그 의문을 해결하기에는 워낙 조급한 상황이다.

빼도 박도 못하게 걸려버린 한타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쿵! 쾅!

이전 세트에서도, 이전전 세트에서도 존재감을 여실히 뽐냈다.

적 진영에 파고든 광우스타가 미쳐 날뛴다.

죽일 수 없을 만큼 단단한데 데미지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궁극기를 쓰면 공격력이 상승.

광채의 검을 올린 탓에 은근하게 아프다.

그런 상황에서 주요 딜러인 원딜러가 이미 잡혀 반격도 안된다.

─더블 킬!

유유히 빠져나왔던 포피가 재차 진입한다.

상대의 주요 스킬들이 빠진 걸 보았다.

절대로 안 죽는다는 판단이 섰다.

─트리플 킬!

Cloud7은 아이템 구성을 단단하게 올렸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딜이 부족하다는 소리다.

성장의 격차가 나는 상황이긴 하지만 이렇듯 원딜러가 없으면 조합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그리고 포피의 Q스킬은 %뎀.

탱커도 작정하고 때리면 잘 잡는다.

심지어 막타를 치는데 최적화된 스킬이다.

──쿼드라 킬!

ToichiTV 레전설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ToichiTV 레전설님이 Cloud7 미터스의 대량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추가 골드 : +500G)

너무 자신감 있게 열린 한타다.

빼는 것 자체를 상정하지 않았다.

토이치TV의 CC기가 많다는 것도 한몫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이변이었다.

* * *

포피의 궁극기는 간단하다.

쓸데없는 해석이나 스킬의 상성 관계를 안 따져도 된다.

이건 절대로 안 보이는 은신인 거임!

절대로 안 보이는 은신도 보는 절대 시야인 거임!

절대로 안 보이는 은신도 보는 절대 시야로도 볼 수 없는 슈퍼 울트라 God 은신인 거임!

이런 말장난 같은 게 통용되지 않는다.

"블랙 실드 혹시 늦었어?"

"오는 거 보고 바로 썼지."

"그러면…… 뭐지?"

Cloud7의 부스 안.

선수들로서는 어안이 벙벙하다.

미리 시야를 석권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지우면서 온다고 해도 대략적인 움직임은 그려지기 마련이다.

하물며 먼저 용도 치고 있어서 변수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정면 돌파.

마치 수비수 네 명을 돌파하는 메시와도 같았다

레전설의 포피가 원딜러를 잡고 유유히 빠져나왔다.

어안이 벙벙한 상황에서 진행된 한타는 대패로 이어지게 됐다.

"블랙 실드로 못 막아? 막는 거 아니었어?"

"상식적으로는 막는다고 생각하는데……."

흔히들 착각할 수 있는 사실이다.

프로게이머라고 게임의 모든 것을 다 알진 않는다.

프로게이머는 게임을 잘 하는 사람이지, 잘 아는 사람이지 않다.

차후 E-스포츠의 역사가 깊어지며 플레잉 코치, 메타 분석가 등 직업이 세분화된 이유다.

심지어 잘 아는 사람들도 모르는 건 있다.

해설자가 몰랐듯 선수들도 헷갈렸다.

「외무관 면책 특별법」

지속 시간 동안 대상에게 입히는 피해가 증가한다.

목표물 이외의 모든 공격과 능력에 대해 무적이 된다.

포피의 궁극기.

그 효과는 한 마디로 무적이다.

이 무적의 판정 범위에는 예외가 존재하지 않는다.

웬만큼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들까지 모두 포함된다.

블랙 실드, 정화, 금은 장식 머리띠도 예외가 아니다.

한 마디로 스킬을 무효화하는 효과까지 무효화해버린다.

쿠웅!

그 알고도 막을 수 없는 포피가 또다시 막무가내 달려든다.

미드 1차 포탑 앞에서의 대치.

대치라는 두 글자의 의미가 한없이 무색해진다.

─ToichiTV 레전설님이 Cloud7 스네키님을 처치했습니다!

꼬그모도 당연히 반항했다.

한타 피지컬이 탑 클래스에 속하는 스네키의 무빙에 군더더기는 없었다.

그러니까 애초에 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소리다.

포탑의 공격조차 무시하며 원딜러를 잡고 빠져나온다.

그리고 광우스타와 바톤을 터치한다.

쿵! 쾅!

포탑이라는 구조물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궁극기를 쓴 광우스타가 몸을 비빈다.

Cloud7의 선수들은 어이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상대의 강제 이니시를 저지할 수단이 떠오르지 않는다.

든든해야 할 포탑마저도 무용지물이다.

미터스의 머릿속은 의문 투성이다.

'대체 정체가 뭐야 저 선수는?'

북미 최고의 선수이며 월드 클래스의 정글러다.

그 어떤 선수도 미터스보다 위에 있지 않다.

선보여온 캐리력은 손가락에 꼽힌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 본 적이 없다.

팀 게임을 홀로 하는 듯한 존재감.

어느새 게임의 중심에 레전설이 서있다.

-〉오늘 연참입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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