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
<-- 북미 최고의 원딜 -->
솔직히 나는 잘 이해 못하겠다.
하지만 존중을 안 한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삶의 한 방식이지.'
종교를 가지는 게 좋을까, 안 좋을까.
논란이 많은 부분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자신의 삶에 가치관을 가지는데 도움을 준다.
이상한 종교나, 이상한 목사나, 스님은 소수다.
대부분의 종교인들이 성실하게 생활한다.
종교에서 가르치는 기본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이 아이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조금 모자라지만 착한 아이가 된 비결일 수도 있다.
〈연결이 되지 않아 삐소리 후 소리샘으로 연결되오며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
그 착한 아이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배터리가 달아서 꺼진 거겠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껐거나?
'지금 한국이 몇 시더라?'
시차가 16시간 난다.
한국은 월요일의 새벽이다.
전화를 받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별 생각 없이 전화를 한 게 실수다.
'갑자기 달래가 했던 말이 생각 나서 전화 좀 걸었지…….'
원래 한가할 때는 꿍쳐두었던 일을 몰아서 하게 된다.
하필 시간의 아다리가 맞지 않았다.
새나라의 어린이 답게 일찍 잡고 일찍 일어나나 보다.
'우리 유리야가 그 점 만큼은 누구보다 잘 지키는 아이야.'
매주 일요일에 늘~ 교회 가서 기도하는 아이다.
점심 메뉴가 고기 반찬이기를 기도하겠지.
정말 그래도 이상하지 않은 아이지만 착하게 잘 크고 있으니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셈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피력해온 사실이라 기억에 남는다.
군대에서 기억한 주기도문으로 훈계도 했었다.
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말라고.
'유리야의 롤실력을 보면 하느님도 못 참을지 몰라.'
아무튼 별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시간날 때 다시 전화를 해보자.
그런데 그 시간이 언제 또 날지 모르겠다.
이번 주도 그나마 조별 리그 기간이라 여유를 갖는 거다.
내일 CLC와의 경기가 끝나면 본선이 시작된다.
웬만하면 조1위가 확정이긴 하겠지만.
'승자승 원칙 때문에 연패를 하지 않는 이상 선방할 테니까.'
서로 4승 0패였던 LMC를 2대0으로 꺾은 덕분이다.
남은 상대인 CLC가 엄청난 강팀도 아니다.
현재 조별 리그 성적이 4승 3패.
코치진의 정보를 종합해봤을 때 위협적이지는 않다.
문제는 그 이후다.
본선부터 상대가 강해지는 데다, 변수 또한 많아진다.
'클라우드7, 팀 혼자 중단 등…… 강팀들이 전부 A조야.'
심지어 5전 3선승제의 다전제다.
한 번 패배를 경험해본 만큼 뼈저리게 안다.
다전제가 얼마나 많은 함정을 가지고 있는지.
처음은 실수일 수 있다.
두 번째는 그러한 변명이 통용되지 않는다.
진중해져야 할 시간이다.
* * *
비슷한 시기의 한국.
보다 이르게 열리고 있다.
그런 만큼 슬슬 막바지에 다다른다.
한국의 롤 커뮤니티는 머지않은 4강전에 대한 화두가 한창이다.
─SKY T1 S가 4강까지 올 줄이야……
T1 K도 탈락한 이 시국에 오히려 S팀이 올라가다니
왕린이 칼을 엄청나게 갈아왔나 보네ㄷㄷ
└S팀이 원래 잠재력 있는 팀이긴 했어
└왕린이 각성한 느낌도 물론 있고!
└우승팀 판독기인 KTX B팀을 잡으면 정말 우승 가는 스토리일지도?
└맞다. 그런 징크스가 있었지ㅋㅋ
KTX 롤러코스터 B팀.
잘하기는 잘하는데 우승은 못해!
심지어 대진운도 안 좋기로 유명했다.
이 팀을 잡은 팀이 그 해 우승을 하더라?
신기할 정도로 잘 맞아 떨어져 별명이 생겼다.
우승 판독기, 롤챔스의 징크스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물론 반대쪽 대진을 무시할 수 없다.
아니, 진짜는 이쪽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다.
삼선의 두 형제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이번 시즌도 정말 우승팀이 예측이 안되네
무적함대 침몰하니까 경쟁이 진짜 치열하다
물론 웬만하면 B조 팀 중 하나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은 함
└삼선 레드, 블루 둘 다 우승 경력이 있는 팀이니까
└블루는 지난 시즌 우승팀이잖아ㅋㅋ 다대기!
└이번 시즌은 근데 정말로 몰라
글쓴이-그래서 말했잖아 예측이 안된다고. 맞짱 까실?
절대적 강자가 사라진 춘추전국시대다.
준결승에 올라온 팀들이 전부 각자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두고 보는 것밖에 답이 없을 정도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가 싹튼다.
한창 대회가 진행 중인 만큼 화젯거리는 다양하다.
터지는 이변.
우승팀의 예측.
독특한 챔피언과 픽들.
자연스레 흥미가 모아지는 요소들이다.
그렇게 흥겹다고 한들.
한 가지 아쉬움이 이는 건 착각이 아니다.
만약 한 번도 맛보지 않았다면 또 모른다.
원래 술도, 담배 등의 기호품도 해본 사람이 끊기 힘든 법이다.
하다 안 하게 되자 자꾸자꾸 생각이 나게 된다.
나게 되는 사람은 다름이 아니다.
─꽃이 지고서야 봄인 줄 알았습니다
지난 스프링 시즌 노잼스를 책임졌던 레전설……
그리고 수많은 화제가 따라붙은 그녀들……
오늘도 그립기만 합니다 흑흑 ㅠ.ㅠ
└파프리카 프릭스 광☆탈
└레전설의 빈자리가 이토록 클 줄이야
└딴 건 둘째 치고 그녀들 보고 잡다!
└레전설은 필요악이었어……
당연하게도 롤챔스는 원래 남탕이다.
프로게이머의 세계는 남탕이 아닌 곳이 없다.
세상에 불가능이 없다는 사실을 알린 사람이다.
레전설을 추억하는 팬들이 많다.
그의 근황에 대해 커뮤니티에는 이따금 올라온다.
과연 그라면 할 만도 한 일이다.
─???: 아아, 이것은 캐리라는 것이다
게임을 혼자 할 수 있다고?
스게에에에~~~!
└뭐야, 어느 나라 리그길래 테자이를 가ㅋㅋ
└북미네. 이러니까 북미잼 소리 듣지ㅋㅋ
글쓴이-레전설이 레전설한 건데?
└어쩐지! 주모오오~~!!
북미에 새바람을 전파하고 있다고 하더라?
그가 아니면 감히 시도할 수도 없는 플레이 방식이다.
아이디를 가리고 올려도 알아보게 된다!
초하이 리스크, 초하이 리턴에 망설임 없이 발을 디딘다.
그러지 않으면 캐리할 수 없는 환경에 처했었다.
환경이 열악하지 않아도 해버리는 스타성을 가진 선수다.
─레전설 근황 보다 자세히.jpg
북미 롤챔스에서 공책 두 권 펼치고 혼자 노는 중
└데스노트가 두 권?
└아니, 테자이에 비술에 뭐야 대체ㅋㅋㅋ
└북미니까 가능한 거겠지?
└(레전설은 한국에서도 그러고 놀았다)
홀로 무쌍을 찍으며 멱살 캐리.
한국에서 보여준 모습 이상을 실천하고 있다.
이미 북미에서는 레전설이라는 석자가 엄청나게 잘 알려졌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
의구심부터 제기하던 한국팬들과는 다르다.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순수하게 환영하고 평가한다.
─NA LCS 4강 엔트리에 LEGENSUL…… 있어버리네
궁금하다
미국 사람들은 뭐라 부를까?
뤠줜숼?
└ㅋㅋ발음 힘들긴 하겠다
└근데 이번에는 우승 가능할까? 팀도 신인팀이라던데
└어, 엔트리에 Habi도 있네. 내가 아는 그 하비 맞아?
└레전설이랑 같이 스카웃됐나 봐. 어쩐지……
파프리카TV 방송국 게시판 글도 남겼고, 이러저러 화두도 오갔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바다 건너 저~ 미국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레전설의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고?
벌써 4강 준결승까지 진출했어?
원래 한국 사람들이 국뽕 은근히 좋아한다.
Do you Know 시리즈가 손발이 오글오글 거리면서도 괜히 유행을 타는 게 아니다.
그렇게 조금씩 오고 가는 화두.
갑작스레 찬물이 확 끼얹어진다.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오고야 말았다.
─속보! 레전설 트리플리프트한테 참교육 당하는 중ㄷㄷ
CLC 폼 안 좋은 와중에도 트리플리프트는 잘하네
역시 클래스는 영원한가?
└트리플리프트…… 전설적인 원딜러지
└레전설 체면 제대로 구기네
└챔피언 그 와중에 야흐오ㅋㅋㅋ
└야흐오 원딜이야? '과학'은 어쩔 수 없지 ㅇㅈ
트리플리프트.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북미 프로게이머다.
현지에서는 미터스를 가장 쳐주지만 원래 인지도라는 건 실력과 정비례하지 않는다.
국제 무대에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다.
더불어 세계 최고의 원딜러 중 한 명이라 평가되는 그다.
물론 과거의 일이기는 하나 인기가 여전한 만큼 화제가 안될래야 안될 수 없는 일이다.
당연하게도 북미 커뮤니티 래딧은 진작에 난리가 났다.
북미의 자존심!
죽지 않은 전설!
조금 뒤늦었지만 한국 커뮤니티에도 화두에 불이 붙는다.
전세계에서 그들의 경기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 * *
볼 것도 없다!
삼선 갤럭시의 레드의 미드라이너.
주님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왕성한 실력을 자랑하는 궆이 경기를 보자마자 한 말이다.
"레전설이 3데스를 했다면 그 게임은 이미 패배했다."
궆은 그 말을 내뱉고 쇼파에 누워 잠을 자고 있다.
북미는 물론 한국까지 주목하고 있는 게임이다.
아직 경기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무례한 태도다.
사실 그럴 만도 한 일이다.
레전설의 법칙.
아는 사람은 잊을 수가 없는 이야기다.
레전설이 2데스를 한 게임은 절대로 진다.
하나의 징크스이며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속사정이다.
'궆의 말이 맞아.'
삼선 게임단의 감독 최우룡.
뇌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 또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구태여 무례한 태도를 꾸짖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명백한 근거를 가진 외침이다.
'토이치TV…… 썩 유망한 녀석들은 보이지 않는군.'
최우룡의 보기에 토이치TV도 별 다를 건 없다.
파프리카 프릭스와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전체적인 팀기량이 크게 떨어진다.
물론 LCK 기준에서 생각했기 때문도 있다.
LCK는 어느 나라의 리그와 비교해도 수준이 높다.
하물며 가장 수준이 떨어진다고 평가 받는 북미 리그다.
'그런 북미에서조차 캐리하지 못한다면 내가 레전설을 잘못 평가했다는 소리겠지만.'
북미잼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뒷사정이다.
전세계에 존재하는 5대 리그.
가장 권위 있고, 영향력이 있지만 당연하게도 개별적인 수준이 전부 동등하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수준이 떨어지는 리그와 상대적으로 고평가를 받는 리그는 나뉘어질 수밖에 없다.
후후, 녀석은 사천왕의 최약체!
흔한 클리셰이기 전에 서열을 매기는 건 어느 세계에서나 통용되는 일이다.
보편적인 시각에서 북미가 가장 최약체라 평가 받는다.
자국 리그의 수준, 메타 그런 거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최전성기이던 1,2시즌 때도 국제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낸 적이 없다.
시즌4까지 와버린 현재는 더욱 두드러진다.
"북미 리그가…… 그렇게 엄청 수준이 높지는 않나 봐?"
"최상위권 팀이 아니라 그렇겠지?"
"CLC면 상위권 팀 중 하나야. 알잖아 트리플리프트!"
그냥 그 여섯 글자로 설명이 된다.
괜히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북미 프로게이머가 아니다.
실상 현지에서는 다른 선수들이 더 고평가 받지만 적어도 한국 유저들의 시선은 그러하다.
삼선 게임단의 선수들은 보다 자세히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를 저평가하진 않는다.
트리플리프트.
로드 오브 로드의 2세대, 3세대 프로들은 그의 경기를 보며 꿈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트리플리프트 여전히 잘하긴 잘하는데? 카이팅 봐봐."
"저도 잘함미다! 할쑤 있음미다!"
"……그래, 너도 잘해."
하지만 더 이상 미국은 본고장이 아니다.
롤판의 중심은 확실하게 한국으로 옮겨왔다.
그 한국에서 현재 최고의 주가를 구가하는 선수들이 바로 이 삼선 갤럭시다.
스프링 시즌의 우승.
서머 시즌 형제팀 전부 4강 진출.
그런 그들의 눈에 과거의 전설이 유별나게 놀랍지는 않다.
괜한 자존심이 아닌 솔직한 평가다.
레전설 그도 예외는 아니다.
"뭐야, 야흐오 꼴아박는데? 벌써 4데스야!"
"게임이 안 풀리나 봐."
"역시 지난 시즌 뽀록? 막 이래."
킥킥대며 주고 받는 농담은 절반쯤 진심이다.
레전설이 4데스를 하며 속된 말로 똥을 싸고 있다.
상대 선수들의 수준이 썩 높지 않음에도 말이다.
물론 모든 경기를 다 보고 하는 평가가 아니다.
한국에서 이슈가 일자 심심을 타파할 겸 식사 시간에 옹기종기 모여 시청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의 그 임팩트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거 같은데?
궆의 단언도, 최우룡 감독의 생각, 팀원들의 평가도 분명 틀리지 않다.
그저 해버렸을 뿐이다.
징크스가 깨지고 있다.
========== 작품 후기 ==========
수정을 까먹어서 뒤늦게 하냐고 조금 늦게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