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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래 온 손님 -->
NA LCS 서머 시즌.
미국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다.
기후가 후덥지근해지며 사람들은 시원한 소식을 원한다.
이를 테면 화려한 솔로킬, 솔로 캐리!
롤이라는 게임이 시원시원한 맛이 있어야 한다.
운영도 좋고, 계산적인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런 여름에는 머리가 띵- 해질 정도로 청량한 맛을 원한다.
파바바바바밧!
조금 지나치게 청량하다는 느낌이다.
눈꽃빙수 마냥 시원하게 갈려버린다.
6개의 구체가 이즈레알의 명치에 시간차를 두고 박힌다.
-세상에 터져버렸어!
-Oh, 바르실……
-그가 이토록 무력하게 학살 당하는 건 처음 봤어
시청자들의 반응은 충격의 도가니다.
뭔가 고고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미지라는 측면이 그렇게 잡혔다.
선수가 워낙 깔끔하게 잘 생겼다.
더불어 현역 시절에 잘하기도 했다.
유투버로 전향한 이후로는 더욱 굳건해졌다.
솔로랭크에서 게임을 하고, 녹화된 동영상을 올린다.
자신이 못하는 동영상 올리는 사람이 있을까?
화려했던 조명 만큼 그림자도 짙어지기 마련이다.
〈다시 봐도 살 떨리는 광경이네요……. 바르실이 불쌍할 지경이었습니다.〉
〈2세트 합쳐 20데스 가까이 했으니까요. 저였으면 트라우마가 걸렸을지도 몰라요.〉
경기 시작 전에 흔히 있는 장면이다.
이전 날 있었던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하여 보여준다.
유투브 게이밍 대 토이치TV의 조별 리그.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그것도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특히 유투브 게이밍의 주장인 바르실이 체면을 크게 구겼다.
다시 한 번 송출되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써늘하다.
약간 오늘 경기 다 본 느낌이다.
이만한 임팩트를 선사할 수 있을 리 없지 않은가?
〈팀 혼자 중단 대 독나타스! 첫 번째 세트의 밴픽 함께하시겠습니다!〉
금일 경기를 진행할 팀들.
자신들의 일이 아님에도 덩달아 부담감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아티러스의 캐스터의 힘찬 외침에도 분위기가 살짝 죽었다.
그런 현장의 사정과는 전혀 별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플랫폼 등은 성화다.
로드 오브 로드가 혼자 캐리가 가능한 게임이었다고?
신선하기 그지 없는 문화 충격으로 와 닿는다.
─원래 한국 선수들은 저렇게 피지컬이 좋아?
난 로드 오브 로드가 더 이상 솔로 캐리가 힘든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토이치TV의 경기 이후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
└게임의, 게임에 의한, 게임을 위한 인종이란 말이 있지
└역시 한국인들은 무서워. 한 가지에 집중했을 때의 위력이 장난 아니야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려면 장인어른과 스타크래프트를 해서 이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잖아
└LOL…… 농담이 아닐지도 몰라
상대가 실력이 없는 선수면 모른다.
아직 초창기라 자리가 안 잡힌 거면 또 모른다.
유투브 게이밍은 첫 데뷔전에서 큰 이슈를 모았다.
북미의 명문 중 하나인 CLC를 꺾었다.
선수 개개인이 워낙 스타성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토이치TV를 상대로 완전히 초전박살.
이를 주도한 선수가 한국인이다.
예로부터 이런 말이 있다.
E-스포츠는 결국 한국인이 종결 짓는다.
그런 한국에서조차 특별하다는 소리를 듣는 선수다.
─레전설은 한국에서도 특별한 선수였어
카오스라는 도타 비슷한 게임 때부터 이름이 높았지
롤 프로로는 데뷔한지 얼마 안됐지만 인기가 높아
궁금한 사항 있다면 웬만한 건 대답해줄게
└레전설 만한 선수가 한국에는 더 없어?
글쓴이-없지는 않아. 너희들도 알 법한 테이커나 최근 테이커를 이기고 있는 다대기라거나……
└Shit! 괜히 들은 것 같아
└한국인들은 정말 게임에 특화된 인종이야 GG!
피지컬이란 면에서 감히 범접할 수가 없다.
치가 떨릴 만한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한 페이지, 두 페이지 넘어가는 책장.
곱씹어볼수록 그럴 듯하다.
설마 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
당시 인터뷰를 통해 확연하게 밝혀졌다.
「취미는 독서, 애독서는 테자이…… 화제의 신인을 만나다.」
「LCS를 강타한 한국인 슈퍼 스타! 적의 수명을 읽는 독서가」
「이제는 밝힐 수 있다! □□□로 알려져야 했던 그의 뒷사정」
기자들의 취재를 통해 보다 넓게 알려졌다.
여러가지 일었던 논란이 한순간에 해명됐다.
실력 하나로 모든 논란을 잠재우는데 이른다.
화제의 중심이 돼버린 토이치TV 게임단.
반대로 유투브 게이밍은 하락세를 보인다.
충격적인 패배를 갈무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경기력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유투브 게이밍은 LMC에게 완전히 작살 났네……
CLC를 이겼을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멘탈 관리를 실패한 건가?
└영향이 없지는 않다고 봐. 특히 바르실의 경기력이 불안해
└그의 유투브 채널에서 근황을 봤어. 많이 힘들어 해
└Oh…… 걱정되는데? 한 번 찾아가 봐야겠어
└레전설은 어째서 그만 노리듯이 죽였던 걸까?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굳이 왜 원딜러만 자르는 거지?
결과론적인 이야기인지, 아니면 인터뷰에서의 앙갚음인지 어느 쪽인지는 모를 일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그의 실력은 진짜.
하지만 모든 북미 팬들이 그를 인정한 건 아니다.
한국인들의 피지컬이 좋다는 사실은 익히 유명하던 사실이다.
E-스포츠 관련한 한국인 드립이 괜히 생겼겠는가?
지난 롤드컵의 우승팀만 해도 SKY T1 K다.
무엇보다 롤은 피지컬이 다가 아니다.
─레전설 그는 분명 잘해. 하지만 한계가 있다고 봐
클라우드7 같은 최상위 팀들을 상대로는 피지컬 자랑이 힘들 거야
NA LCS에서 선전을 하기 위해선 기발한 발상이 반드시 필요해
└나도 동의해. 미터스의 갱각은 예술이니까
└레전설이 AP원딜의 창시자 아니었어?
글쓴이-그의 방송을 봤지만 별다른 건 없었어
└나는 오히려 하비가 마음에 들어. 베루가 서폿은 색다른 시도야
이러니저러니 해도 굴러온 돌이다.
비판적인 평가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점점 호감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과는 팬문화가 기본적으로 다르다.
인성?
그런 거 별로 중요하지 않아.
프로게이머가 게임만 잘하면 됐지.
예로부터 미국은 대통령이 비서들과 쓰리썸을 해도 스캔들 선에서 끝나는 나라다.
어떤 대통령은 포르노에 출연했을 정도다.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에는 선을 긋는다.
─근데…… 엘리샤를 상대로 추파가 너무 심하지 않았어?
인터뷰를 하러 나온 건지 소개팅 자리에 온 건지 헷갈릴 정도야
자꾸 경기 이야기는 안 하고 사적인 이야기로 셌다니까
└그는 인터뷰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어!
└나는 오히려 그게 더 마음에 드는데
└이참에 결혼해서 귀화하는 것도 괜찮지 않아?
└한국인이 미국인이 되는 거야? 그렇다면 응원해줄 수 있는 커플링이지!
한국인이 게임을 잘해?
그러면 미국인으로 만들면 된다.
원래 미국은 다인종 국가다.
그런 우스갯소리가 퍼지며 LCS의 새로운 스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다
* * *
대회에서의 선전 이후 관심이 폭증.
지난 롤챔스 때도 충분히 겪어왔다.
나름 내성이 들 만함에도 오해라는 것은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아니, 내가 바르실을 의도적으로 학살했다니…….'
유투브 쪽에 나도는 소문이다.
래딧을 한 번 쭉 살펴본 결과 확신했다.
이곳은 남탕이다.
남녀 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평균 성비가 우월한 유투브에 찾아갔다.
그런데 이쪽 민심이 굉장히 흉흉하더라?
나에게 썩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도대체 왜 그러나 해서 봤더니.
-그는 바르실을 시기했던 거야. 난 현장에 있었어서 잘 알아
-맞아. 현장 분위기는 싸늘했지
-게임은 졌을지 몰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바르실을 더 높이 평가해 :-〈
'뭔 개소리야. 이기는 쪽이 승자지.'
경기를 봤으면 과정과 승패를 논해야지 생뚱맞은 목소리들이 주를 이룬다.
원래 E-스포츠 관련 여성팬들이 그러하다.
스타크래프트부터 이어져온 전통이다.
외국도 큰 틀에선 다를 바 없나 보다.
'게임 대회에 왔으면 게임을 봐야지 얼굴을 보고 앉았어.'
소위 얼빠라는 인종들이다.
현장에 있던 여성팬들.
인터넷에서도 바르실을 실드치는데 여념이 없다.
얼굴이 좀 생겼다는 이유로 저렇게 특별 대우를 받아야 돼?
그래서 죽였던 감도 있다.
이실직고 하자면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다.
'잘생겼다는 이유로 특별 대우를 받는다면, 차별도 받아봐야 우주의 균형이 맞아 떨어지는 거 아니야?'
우주의 균형을 위해 애썼을 뿐이다.
수많은 오해와 편견을 낳고 있다.
유투브 진출은 한동안 심사숙고 해봐야 할 듯싶다.
아무튼 최근 기세가 상당히 좋다.
조별 리그 첫 번째 경기, 유투브 게이밍을 상대로 2대0의 압승을 거뒀다.
그리고 오늘 오후 팀 커즈와 또 경기를 가졌다.
그 결과에 대한 반응을 남탕에서 찾아봤다.
─Amazing! 파사딘으로도 완독을 했어!
테자이가 20스택이야
침묵이 사라졌으면 뭐해
그가 궁을 쓰면 무조건 한 명이 죽는다고!
테자이의 영혼약탈자.
솔로랭크에서도 올리는 게 고심이 되는 아이템이다.
아무리 나라도 웬만큼 흥했거나, 뒤가 없는 게 아닌 이상 코어템을 우선한다.
'근데 이쪽 리그는 좀 편해.'
북미는 메타가 느긋하다.
날카롭다는 느낌이 좀 덜하다.
테자이를 쌓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없지 않아 가졌던 생각이 두 번의 경기를 통해 확신으로 굳어졌다.
팀 커즈를 상대로도 2연승.
아무래도 압승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테자이를 못 찢은 시점에서 빠르고 느리고의 차이다.
'무엇보다 2대0의 승리라는 게 크지.'
인센티브 관련해서 계약을 맺었던 내용이다.
패배시 패널티를 감수하겠다.
대신 승리 수당을 보다 높게 책정하고 싶다.
승리당 5천불, 패배당 5천불이다.
현재 조별 리그의 성적이 4승 0패.
2만불의 인센티브가 책정된 셈이다.
조별 리그만으로도 노후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다.
그만한 액수의 인센티브를 벌어들인다.
하지만 패배를 하는 순간 말짱 도루묵이 돼버린다.
─다음 주 대진 좀 봐. 가장 밉살맞은 팀들간의 경기가 잡혔어!
LMC와 토이치TV의 대결이야
어느 쪽이 이기든 이 날은 칠면조를 잡아야지
└밉살맞은 팀? 나는 토이치TV 호감이야
글쓴이-그건 나도 인정해. 단 한 명을 제외한다면
└그 한 명이 누군지 나는 알 것 같아!
└토이치TV를 보는 사람이라면 헷갈릴 수 없겠지
'…….'
토이치TV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물소겠지.
세상사 어딜 가든 악평은 쉬이 떨쳐지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떨쳐내지 못할 것도 없다.
일각에서는 다른 이야기도 들린다.
─만약 레전설이 LMC를 잡아준다면 나는 그의 팬이 될 요량이 있어
레전설이야 밉살스러운 정도지만 LMC는……
Oh My God! 절대로 좋아할 수 없는 팀이야
└걱정 마. 중국인이 아닌 이상 다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
└이건 절대 비하 발언이 아니야. 중국인들은 너무 이기적이야!
└내가 세상에 싫어하는 게 두 개 있어. 인종차별, 그리고 짱깨 Fuck!
중국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건 비단 한국에서의 일만은 아닌 듯싶다.
전세계적으로 온갖 말썽은 다 저지르고 다닌다.
1초만 투자하라는 농담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근데 정말로 까다로워.'
LMC와의 경기는 고비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겪어온 팀들과는 다르다.
팀의 국적부터가 전혀 다른데 있다.
중국 용병이 있는 북미팀이 아닌, 글자 그대로 중국팀이다.
Lan Mei Ci, 이니셜부터 중국어에서 따와 논란이 많다.
북미팬들의 입장에서 달갑지 않을 만도 한 팀이다.
'한국 롤챔스에서 중국팀이 와서 깽판을 친다면 기분이 좋을 수는 없을 테니까.'
강력한 지역인 한국에서는 도저히 그러지 못하겠다.
대신 북미 지역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잡기만 한다면 수많은 오해와 편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느긋함과는 180도 다른 성향을 가진 팀이다.
팀의 성적 또한 4승 0패, 명실상부 강력한 조 1위 후보다.
여러모로 쉬울 수가 없는 상대다.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어.'
오후에 경기를 끝냈다고 숨 돌릴 틈이 없다.
LMC전까지 남은 시간은 나흘에 불과하다.
찬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숨을 돌리려던 그때.
〈Tonight. 널 바래다 주는 길 내내…….〉
생각지도 못한 손님이 찾아왔다.
#쓰리썸-케네디
#포르노-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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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모어찬스 (One More Chance) - 널 생각해 (I Think About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