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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
트와이스 페이크.
운영 캐리로 대표되는 챔피언이다.
빠른 합류와 조냐를 통한 이니시가 매력적이다.
기존의 상식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된다.
촤라락-!
또다시 핑크스가 대상이 된다.
핑크스의 코앞에 트페가 나타난다.
곧바로 덫을 깔지만 확정 타겟이다.
골드 카드에 스턴이 걸리겠구나.
당연했을 예상이 빗나간다.
트페의 손에 파란 카드가 들렸다.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실수.
아니, 좀 해줬으면 좋겠다!
하는 편이 인간미가 느껴진다.
-블루 카드야. 파란색을 뽑았어!
-씨티 카드라니 맙소사
-멍청이, 궁극기를 생으로 날린 거야 :-[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소가 쏟아진다.
프로가 저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쯔쯧.
꼬투리를 잡으려던 몇몇 타 선수의 팬들의 헛소리가 쏙 들어간다.
파라랑~!
엇박자로 쏘아진 세 갈래 카드.
뒷무빙을 치는 핑크스에게 스친다.
무빙을 틀었지만 각도가 워낙 절묘했다.
잘 마른 볏짚을 베듯 풀썩- 핑크스가 쓰러진다.
〈사라졌습니다. Amazing! 이것이 20분에 라둔의 죽음투구가 트페의 위력일까요?〉
〈그것도 있겠지만…… 블루 카드 판단이 옳았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신한 카드, 외국에서는 씨티 카드라 불리는 트페의 파랑 카드다.
교전 중에 잘못 뽑으면 치명적인 뇌손상!
팀원들로 하여금 '아니'를 치게 만든다.
하지만 이 블루 카드는 마나 회복 효과만 붙은 게 아니다.
딜적인 측면에서 다른 카드보다 세다.
원콤을 노린다면 보다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의도해서 블루 카드를 뽑았던 거야?
-난 그렇다고 봐. 핑크스는 금은 장식 머리띠가 있었거든
-Hey Guys~ 아까 누가 빈정댔는지 손 좀 들어볼까?
물론 결과론적인 해석일 수도 있다.
의도치 않은 슈퍼 플레이.
롤유저라면 한 번은 해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지금까지 워낙 완벽했다.
이제 와서 저런 초보적인 실수를 한다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쿠구구궁!
노텀이 불을 끄며 탑라이너인 잭트가 진입한다.
이판사판이다.
트페를 어떻게든 한 번 잘라야 한다.
저 테자이의 영혼약탈자를 토막내지 않으면 안된다.
궁극기 타이밍도, 호응도 분명 나쁘지 않다.
그저 트페가 너무 인외의 존재다.
주위가 어두컴컴함에도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파라랑~!
날아오는 타이밍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긁는다.
노텀와 잭트의 체력이 푸욱-!
이어진 레드 카드가 선고한다.
-이번엔 레드 카드?
-저건 일부러 뽑은 거야
-광역딜을 노린 거겠지. 잭트가 달라붙지도 못해!
브루저가 무는데 실패했다.
스킬이 빠진 이상 더 들이댈 수 없다.
사냥꾼과 사냥감의 입장이 바뀌고 만다.
유체화를 켠 트페에게 등을 돌린 시점에서 결과는 운명이다.
─더블 킬!
ToichiTV 레전설님은 전설적입니다……!
상대의 스킬을 피하며 딜을 넣는다.
요약하자면 아주 간단한 이야기다.
그 누구도 쉬이 할 수가 없어서 문제지.
〈Oh My God…… 트페에게 다 죽었어요. 혼자 세 명을 죽였다고요! 지금껏 수년 해설을 해왔지만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에요.〉
압도적인 장면 정도는 이따금 나온다.
롤이라는 게임은 늘 상대적이다.
잘 커서 못 큰 상대를 찢는다.
하지만 그는 동등한 상황, 아니 극도로 불리한 상황에서 이변을 만들어냈다.
임팩트가 부족한 운영형 챔피언으로도 이토록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떠버린 전설이 게임의 승패를 말한다.
크롸라라라-!
아래쪽에서 세 명의 인력이 투자됐다.
소비된 것이든 뭐든 과정의 의미로 따지면 투자다.
그런데 투자해서 땡전 한 푼 찾지 못하고 다 잃었다.
위에서는 당연히 바론을 치고도 남는다.
텔레포트가 있는 잭트도 죽은 마당이다.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결국 가져가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블루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완패의 도장이 찍힌다.
* * *
유투브 게이밍의 출범, 그리고 게임단의 창단 목적은 명료하다.
나날이 성장하는 E-스포츠판에 대한 한 치 앞을 내다본 투자다.
겉면의 해석은 그것만으로도 분명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본질은 조금 다른데 있다.
복잡한 사정 떼어 놓고 한 마디로 정리하면 꼬장.
토이치TV의 인수를 실패했다고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을 내주는 건 아니꼽다는 소리다.
구글과 아마조네스닷컴.
비등한 몸집을 가진 초대기업이다.
대기업들간의 관계가 그러하듯 분야가 겹치면 견제가 들어간다.
본래라면 보다 길게 준비 기간을 가지려 했던 사업이다.
유투브 게이밍의 출범을 서둘러 앞당겼다.
계획에 없었던 E-스포츠 게임단의 창단까지 발을 넓혔다.
그런 뒷사정을 선수들이 알 리는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눈치는 채기 마련이다.
토이치TV는 반드시 꺾어야 할 경쟁 상대구나.
비슷한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인터넷 스타라는 유사한 컨셉.
한쪽에게 인기가 쏠리게 될 거라는 건 불 보듯 자명하다.
"미드갱을 왜 그렇게 온 거야? 호응하다 나까지 말렸다고."
"속박을 못 맞힌 건 너잖아? 왜 내 탓을 하지?"
"내가 한 건 단순한 미스였어. 점멸이 빠지고 끝날 미스. 하지만 네 안이한 판단 때문에 게임이 터지게 됐던 거야."
패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 의식.
조급해진 그들이 택하는 건 단합이 아니다.
서로를 탓하기 시작한다.
로드 오브 로드라는 게임.
어릴 수밖에 없는 선수들.
게임을 패배했을 때 거시적인 비판은 의외로 잘 오가지 않는다.
이를 테면 솔로랭크.
허허, 미드 라인이 디나이 당하는 바람에 정글 주도권을 빼앗겨서 봇라인이 갱킹의 위험에 시달렸군요.
아닙니다, 미드 주도권이 밀린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킬을 준 저희 때문에 스노우볼이 굴러갔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겠는가.
아니 미아핑 안 봄? 아 탤런 킬 먹었네 GG.
미드 차이 오지죠? 봇라인CS 압살하는데 이걸 져야 되네.
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많겠는가?
설사 나라가 다르다 하더라도 큰 차이는 없다.
"아니, 얘들아……. 전 판은 제쳐두고~ 다음 판을 논해보자. 실수만 바로 잡으면 되는 거잖아?"
얼핏 상식적으로 보이는 코치의 중재.
지나가는 어른A가 있었다면 토씨 하나 안 틀리고 했을 대사다.
그 대사로 인해 순식간에 갑분싸가 찾아온다.
로드 오브 로드의 고랭크 유저들은 기본적으로 자존심이 하늘을 찌른다.
그리고 선수들이 내심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코치가 알면 뭘 아는데?
원래 롤을 했거나, 前프로였거나 했다면 모른다.
하지만 2014년은 아직 과도기다.
대부분의 코치나 감독이 생뚱맞은 분야에서 왔다.
유투브 게이밍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물며 선수 개개인이 스트리머다.
스트리머라는 인종은 자아가 강하다.
애초에 본인의 색깔이 통통 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이다.
그 특징이 팀의 단합에 발목을 잡는다.
잘하고 있을 때야 튀지 않지만 이렇듯 팀이 지고 있을 때.
"얘들아, 의견 좀 내자. 아무나 말을……."
채 감정의 싹을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설적인 대화가 오고 갈 수 있을 리가 없다.
최소 누군가 구심점을 잡아줘야 한다.
코치와 감독이 그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구심점이 없자 쉽게 무너져 내린다.
그 역할을 그나마 해주고 있던 한 사람.
유투브 게이밍의 팀장도 상태가 영 신통치 못하다.
"아니, 대체 왜 나만……나만……."
중얼거리는 바르실을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스스로는 잡기 힘들 바사삭 무너진 멘탈이다.
자신들의 멘탈도 잡지 못한 마당에 팀원을 신경 써줄 수 있을 리가.
발을 오래 맞춰왔고, 팀원들의 이해가 끈끈하다면 모를까.
이제 막 창단한 유투브 게이밍은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주장의 멘탈까지 꺾였다.
CLC를 상대로 한 선전이 무색할 정도로 쉬이 무너진다.
* * *
앞선 세트와 큰 틀에서 다를 건 없다.
하지만 작은 틀에서는 많이 다르다.
그도 그럴게 챔피언부터가.
꽈득!
잡아 뜯는다.
숨을 돌릴 틈도 주지 않는다.
지난 세트는 여유로운 감이 있었다.
'트페가 라인전이 워낙 약해.'
챔피언 자체가 원래 그러하다.
플레이어가 아무리 살린다고 한들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 챔피언은 그냥 세다.
파아앙!
쏘아진 검은 구체가 적 파사딘을 스치고 지나간다.
1.5초의 스턴.
그 위로 거부할 수 없는 무력이 행사된다.
'파사딘이 타겟팅 챔피언인 건 맞아.'
이전 세트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
상대가 가져간 회심의 카드다.
최근 1티어픽으로 이름이 높다.
근데 근접 챔피언이다.
초반 견제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그리고 산다라는 상대의 머리채를 쥐어뜯는데 최적화돼있다.
'CS 1개당 두 대.'
먹을 거면 상납을 해야 한다.
옛날 침묵 시절의 개사기 파사딘이 아니다.
CS를 못 먹으면 성장에 지장이 많이 생긴다.
현재 게임 시간 5분.
CS는 13개 먹게 해줬다.
상대가 텔까지 쓴 탓에 좀 먹기는 했다.
'앞으로는 더더욱 먹기 힘들어질 거야.'
웨이브를 버리고 귀환을 한 셈이다.
가뜩이나 밀리는 상황에서 레벨 차.
2도란링의 마나 회복력으로 압박한다.
물론 정글 차이는 있을 것이다.
도몬타씨가 카정 당해 죽었더라.
하지만 모든 면에서 이전 세트와는 다르다.
파아앙!
검은 구체가 쏘아지며 근처의 적을 밀쳐낸다.
신짜장의 돌격을 끊는다.
이 간단한 행위 하나로 갱킹이 저지된다.
하물며 파사딘.
6레벨 이전의 갱호응이 없다시피 하다.
무리하게 들어온다면 전 판의 반복이다.
'신짜장도 그렇고 타겟팅 챔피언으로 잘 고르긴 했는데.'
못 때리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이야기다.
어떻게든 턴을 한 번 더 잡아온 신짜장이 아래쪽에서 다시 한 번 찌른다.
파아앙!
구체가 없는 탓에 밀치는 데서 끝났다.
신짜장이 이판사판으로 붙어온다.
레드가 묻은 점멸 평타가 박히지만.
꽈득!
탈진을 걸고 쥐어뜯는다.
심지어 미니언을 끼고 싸우고 있다.
신짜장의 3타가 내려치기 직전에 점멸.
─적을 처치했습니다!
장검 두 자루를 들고 있어도 맞지 않으면 일절 의미가 없다.
탈진도 고려하지 못한 모양이다.
'멘탈이 좀 나가 보이는구만 이 친구.'
에라, 모르겠다 찔렀다는 느낌이다.
아무튼 고맙게 버프를 되찾아온다.
도몬타에게 강탈해갔을 레드 버프.
툭!
평타를 맞은 파사딘이 활활 탄다.
레드 버프가 가진 효과.
라인전이 더욱 고통스러워질 예정이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결국 파사딘까지 한 번 뇌정지가 온다.
스턴을 맞고 그대로 잡아 뜯겼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느껴진다.
얘가 갱승 맞고 멘탈을 놨구나.
그럼 고맙게 킬 받아 먹어야지.
이전 세트와는 구도가 조금 다르다.
찰칵!
굳이 똥줄 타는 무빙 안 해도 원콤이 난다.
신짜장은 미드 근처에 얼씬도 못한다.
마법 관통력의 신발을 구입.
라인을 밀고 로밍을 다닌다.
다니는 장소는 다름이 아니다.
1분 가량 전에 속보를 들었다.
호외요 호외! 적 원딜 노플!
이번에는 안정적인 이즈레알을 택했다.
생존기의 부재가 그토록 한이 됐나 보다.
근데 안타깝게도.
토옹!
파바바바밧!
검은 구체를 하나 잡아 뜯으며 들고 있던 구체를 내던지다.
그리고 타겟팅으로 지정한다.
비전을 쓰든 점멸 쓰든 회피 불가능한 궁극기가 작렬한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ToichiTV 레전설님이 학살 중입니다!
로밍핑도 그렇고 상대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아 보인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연히 봐주는 건 없다.
감사히 꽁킬을 먹으며 학살.
'이번에는 불쌍하니까 7데스만 시키자.'
이전 세트에서 10데스.
너무 과한 감이 있기는 했다.
나도 모르게 손이 가더라고.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
모 CF의 과자처럼 자꾸자꾸 즐기게 됐다.
나만 즐긴 게 아니라 팀원들도 같이 즐겼다.
본인의 실력이 부족한 탓이니 반성해야 한다.
팬들도 많다던데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지.
아무튼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을 구입한다.
─ToichiTV 레전설님이 테자이의 영혼약탈자 아이템을 구입했습니다!
내 취미가 독서다.
근데 그렇게 수줍은 소년은 아니다.
오늘 경기로 하여금 묵은 오해를 훌훌 털어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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