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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237화 (23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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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흔히 있는 구도의 라인전이다.

특히 트와이스 페이크가 나왔을 때.

프로 레벨에서 트페는 연구가 진작에 끝났다.

〈요지는 하나에요. 트페가 궁극기 로밍을 성공시키냐, 그렇지 못하냐! 게임의 중심이 미드로 옮겨집니다.〉

솔로랭크면 모를까 대회 무대다.

글로벌 궁극기를 항상 의식하며 플레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로밍이 안 먹힌다는 소리는 아니다.

해설자 재트의 말대로 중요도가 올라갈 뿐.

한 번 먹히면 계~속 흔들 수 있는 발판을 가져온다.

반대로 못 거두면 라인전이 약하다는 결점이 드러난다.

지극히 타당한 일반론이며 이견이 갈리지 않는다.

이 구도에서 크게 안 벗어나야 정상이다.

플레이 하나하나가 정말 정상이 아니다.

챠악!

찰진 소리와 함께 박히는 파란 카드.

블랙 실드를 뚫고 들어가 체력을 깎는다.

이어진 세 갈래 카드가 미니언과 모르피나를 동시에 가른다.

라인 푸쉬와 딜교환을 한 번에.

소위 생Q를 긁는다는 표현을 쓴다.

스턴이나 둔화를 안 걸고도 맞힌다.

〈트페가 오히려 라인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체력도, CS도 앞서고 있습니다 Unbelievable!〉

각 챔피언마다 장단점이 있는 법이다.

모르피나는 서포팅형 미드라이너다.

때문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단점을 가진다.

대신 라인전을 절대 지지 않는다.

갱킹을 와도 라인전은 이겨버릴 정도다.

특히 트페처럼 라인전 능력이 약하고 CC기에 쥐약인 애들은 숨도 쉬지 못하게 압박할 수 있다.

〈오히려 갱은 유투브 게이밍이 시도했어요?〉

〈정말 말도 안돼요……. 믿을 수가 없어요! 무빙 하나로 상대를 농락하고 있습니다!〉

트페가 홀로 라인전을 2대1로 이겼다.

해설자조차 믿을 수가 없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트페가 모르피나를 압박하고 있어! 상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저러다 속박 한 대 맞으면 큰일 나. 트페는 정화도 들고 있지 않아

-그는 한 번도 맞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맞지 않을 거야 :D

-아아, 이것이 바로 한국의 「작두 타기」다

마치 작두를 타듯 아슬아슬한 라인전이다.

한 번 삐끗하는 순간 죽음.

해내자 상성을 역으로 잡아먹는데 이른다.

라인전을 압박하며 모르피나를 수세에 몰아넣는다.

해외의 팬들로서는 신선한 문화 충격을 느낀다.

아니, 그 어느 나라라 할지라도 흔하지 않다.

촤라락-!

라인을 먼저 밀고 주도권을 가져온 트페.

오더와 팀워크로 대비할 수 있는 것도 한두 번이다.

언젠가는 틈이 나올 수밖에 없고 결국 내주고 말았다.

─ToichiTV 레전설님이 Youtoobe 바르실님을 처치했습니다!

트페 특유의 궁극기 로밍이다.

아주 잠깐만 한 눈 팔아도 코가 베인다.

봇듀오의 호응이 더해지며 킬이 들어간다.

안 그래도 성장을 잘한 트페에게 힘이 실린다.

쿠구궁!

하지만 전체적인 기량이 유투브 게이밍이 앞선다.

이는 단순히 라인전을 이기고, 지고가 아니다.

스펠이나 궁극기 한두 개 써도 여유가 있다.

대회 무대에서는 '투자'라는 표현을 쓴다.

유투브 게이밍은 미드에 투자한다.

노텀이 집요하게 트페를 노린다.

〈레전설 위험해요!! 주위에 아무도 없거든요?〉

로밍을 성공시키고 미드로 복귀하던 중이다.

아직 점멸이 돌아오지 않은 타이밍.

녹턴의 궁극기가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단순히 섬광 메타의 OP라서 뽑은 게 아니다.

스킬 실드는 트페에게 카운터로 작용한다.

여차할 때 이렇게 솔킬을 따려고 했는데.

파라랑~!

들고 있는 황금색 카드 던지는 척 모션을 캔슬시킨다.

그 대신 세 갈래 카드가 노텀을 가른다.

스킬 실드가 허무하게 빠지고 만다.

와아아아아아-!

담백하다.

하지만 지극히 실용적이다.

당연한 듯 슈퍼 플레이를 해버린다.

심리전 한 번으로 노텀의 궁을 생으로 뺐다.

후후, 입으로는 싫다고 말하는 주제에 몸은 솔직한 걸?

경기 시작 초만 해도 야유를 퍼붓던 관중들.

어느새 그의 플레이에 매료되고 만다.

〈미드가 너무 많은 걸 해주고 있습니다. 봇도 풀었고, 노텀은 궁이 빠지면 2분간 존재감이 삭제되는 챔피언이에요!〉

〈트페가 게임을 지배하고 있다는 느낌인데요?〉

〈맞습니다! 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게임의 판도가 뒤바뀌고 있어요!〉

꼭 압도적으로 라인전을 부순다고 캐리가 아니다.

특히 트페는 그럴 수도 없는 챔피언이다.

궁극기에 데미지가 하나도 없다!

대신 방금처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부족한 딜과 생존력은 실력으로 커버한다.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몸소 실천 중이다.

-그는 트페의 신이야!

-방금 소름 돋았어…… 노텀이 궁을 쓰지도 않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해

-정말 그가 박스박스인 걸까??

-글쎄…… 아직은 모르겠어. 딱히 임팩트가 있지는 않잖아

하지만 임팩트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무빙이 엄청 좋아.

이런 건 사실 우연이라고도 해석이 가능하다.

롤유저라면 누구나 한 번 인생 무빙을 밟아본다.

방금 장면도 만에 하나 그럴 수 있다.

안티팬, 그리고 타 선수팬은 그런 생각을 가진다.

〈트페가 안 그래도 골드를 잘 버는 챔피언인데 CS를 압도하고 2킬을 먹었어요. 이렇게 잘 큰 상태라면 금은 장식 머리띠를 가는 것도 좋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어서 문제다.

트페는 활약할 구도가 한 번 나오면 굴러간다.

그 한 번이 나오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경기 시작 초 괜히 언급했던 게 아니다.

해설자 재트의 말대로 트페의 활약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미 했고, 스스로 발판을 만들기까지 했다.

이제는 방템을 섞으면서 안정감을 추구해도 된다.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금은 장식 머리띠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아이템.

─ToichiTV 레전설님이 테자이의 영혼약탈자 아이템을 구입했습니다!

책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 * *

이따금 듣는 이야기다.

레전설은 피지컬 특화 유저다.

라인전만 견제하면 평범한 카드로 전락한다.

'그냥 그렇게 생각을 하고 싶은 거겠지.'

나는 피지컬이 특출나게 좋은 게 아니다.

모든 것을 특출나게 잘하는 거지.

뭐, 운영은 감이 떨어지긴 했다.

솔직하게 인정하는 부분이다.

복귀 유저인 만큼 어쩔 수가 없다.

완전히 감을 찾으려면 반년 정도로는 턱도 없다.

하지만 운영형 챔피언들이라고 피지컬이 안 중요한 게 아니다.

'운영도 라인전을 이겨야 할 수 있는 거야.'

쇈이 궁극기를 타고 싶다고 맘대로 탈 수 있나?

라인전 찌발리면 궁도 못 타고, 탄다고 해도 손해가 더 막심하다.

트페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트페로 라인전을 이긴다.

그리고 로밍으로 터트린다.

2인분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쿠구구궁!

그리고 3인분.

시야가 어두워진다.

노텀이 궁극기를 켰다는 신호다.

싸아앙…!

동시에 모르피나의 점멸궁이 틀어박힌다.

스펠과 궁극기를 아낌없이 투자한다.

내 책장을 찢기 위해 상대가 필사적이다.

'애들이 정직해.'

점멸궁 사거리는 그냥 준 거다.

한 번 올 테면 와보라고.

진짜로 오니 약간 식겁했지만 머릿속에서 그려진 판도다.

파라랑~!

유체화를 켜고 뒤로 도망간다.

그것만으로도 도주할 수 있다.

신발 업그레이드로 유체화가 더욱 빨라졌다.

모르피나의 궁극기 둔화를 가볍게 상쇄한다.

조바심이 난 상대는 들어온다.

속박 구체와 노텀의 진입이 엇박자.

내 점멸을 의식한 훌륭한 연계다.

한 가지 고려하지 못했을 뿐이다.

'내가 좀 많이 빨라.'

노텀의 머릿속은 복잡할 것이다.

Q도 맞혀야 하고, 골카도 씹어야 되고.

앞서 당해버린 만큼 더욱 긴장하게 된다.

그에 반해 내가 노리는 건 하나다.

그냥 타워까지 쭉~ 빼서 떨쳐낸다.

신발 업그레이드는 점멸에도 가속도를 붙여준다.

무빙에 자신만 있다면 생존력이 극대화.

노텀을 떨쳐내고 바로 아래를 향한다.

상대가 살짝 방심하고 있는 타이밍이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ToichiTV 레전설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굳이 따지면 탑 로밍이 더 자연스러웠다.

한 걸음 더 가까웠고 라인도 당겨졌다.

그럼에도 굳이 봇을 노린다.

'잘생긴 애들은 한 번 당해봐야 돼.'

아니, 유전자의 축복 하나로 인생 개꿀 빠는 게 솔직히 말이 돼?

여자한테 길 물어보면 도착지까지 길동무 해준다며?

식당 가면 아줌마가 서비스로 제육볶음 준다며?

꼭 그래서는 아니고 그만큼 롤에서 원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다.

처절하게 박살내준다.

찰칵!

아이템을 사고 다시 봇을 뛴다.

어차피 미드는 정글이 백업을 왔다.

바로 밀지 않아도 되는 웨이브 위치다.

「거기 딱 가만히 있어 줄래?!」

무엇보다 아군 호응이 썩 뛰어나다.

현재 하비가 플레이하고 있는 챔피언.

똥챔 장인의 영혼에 불을 지폈다.

'방송으로 번 포인트를 거의 다 투자해서 연구해야 하긴 했지만.'

솔로랭크를 마음껏 돌릴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다.

여러 챔피언의 숙련도를 올린 끝에 발견할 수 있었다.

베루가 서포터는 일반 스킬로 광역 스턴이 가능하다.

그 효율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든다.

적어도 똥챔 장인의 마음에는 쏙 든 모양이다.

공허의 지평선에 갇혀버린 적 핑크스에게 박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ToichiTV 레전설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트페 궁도 뺐고, 원딜도 귀환을 탔으니 라인을 일단 밀어야지.

원딜러의 습성을 이용해 바로 다시 우물에 돌려 보내준다.

'저 정도로 죽으면 팬들도 실망이 크겠지??'

물론 이렇게 죽인다고 큰 보람이 있는 건 아니다.

내 마음이 조금 더 따듯해지고 벅차질 뿐.

이미 네 번째 죽음이라 돈도 별로 안 준다.

돈은 안 주지만 스택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테자이의 영혼약탈자+9」

주문력: +20

매 포인트마다 주문력이 8추가로 상승합니다.

현재 추가 주문력이 72.

저렴한 코어템 하나 정도의 주문력이다.

아직 채울 여지가 많이 남은 아이템이다.

'4데스 정도는 할 수도 있는 거잖아?'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해볼 수 있다.

나도 야흐오 할 때는 종종 죽는다.

조금 더 임팩트를 부가할 필요성이 있다는 소리다.

결코 선택 받지 못한 남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게 아니다.

아이템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내기 위함이다.

미드 라인은 슬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모르피나는 라인 미는 거 말고 할 게 없어.'

라인 주도권을 잡지 못한 모르피나는 실직자다.

포탑 깨는 속도도 느리고, 맞로밍도 안된다.

그리고 보통 사람이 세 번은 예상하기 힘들다.

─ToichiTV 레전설님이 Youtoobe 바르실님을 지목.

어떤 진귀한 커리어의 프로게이머가 삼연벙을 당했던 것도 그럴 만하다.

베루가의 점멸 공허의 지평선이 깔린다.

내가 다가가는 잠깐의 시간을 번다.

쿨타임이 돌아온 유체화.

대놓고 직선으로 빠르게 달려간다.

점멸을 쓴다 한들 1,2초 남짓한 시간 문제다.

'쓰렉귀가 쿨하게 랜턴 점멸했으면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이다.

내 앞에서 논타겟 스킬 던지는 게 금기라는 걸.

해도 상관은 없지만 책임은 알아서 져야지.

띠잉!

쓰렉귀의 선고를 가볍게 흘리며 박아 넣는다.

황금 카드에 의해 다시 스턴.

핑크스를 향해 베루가의 궁극기가 작렬한다.

─ToichiTV 하비님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어시스트로도 테자이의 스택은 쌓인다.

이미 절반이나 페이지를 넘겼다.

아군 정글이 닉값을 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도몬타의 리심이 미드CS를 먹는 도중 모르피나의 속박을 맞고 사망.

정확히는 노텀의 궁극기가 연계되며 죽었다.

안타까운 일이긴 하나 슬슬 내성이 들렸다.

'버스도 못 타면 비행기를 태워주면 되잖아.'

세상에 탈 것이 버스만 있는 건 아니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많이 발전했는데.

그리고 내 캐리력은 고작 버스 정도가 아니다.

─아군이 적팀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봇 1차를 파괴하며 글로벌 골드를 확 가져온다.

리심이 죽는 바람이 미드 1차도 깨졌지만 괜찮다.

마침 궁극기가 돌아오는 타이밍이다.

'핑크스는 다시 봇에 오겠지 파밍을 하러.'

유투브 채널도 하나쯤 키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임내 알림은 의도적으로 한글로 했습니다. 너무 영어만 있으면 머리 아픔

========== 작품 후기 ==========

살아 생전 코돈빈의 성불을 보게 되다니 나무아미타불……

OGN LCK가 마지막이기도 해서 슬프기도 한데

기왕 막을 내렸으니 이벤트전으로 돌려서 커리어 유지시키는 것도 괜찮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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