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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162화 (16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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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 캐리, 롤에서 생긴 신조어다.

님들 제 전적 보셈!

멱살 캐리 ㅇㅈ 안 하면 에바 터는 각?

자신의 캐리력을 강조한 끝에 만들어졌다.

팀 게임에서 혼자 깽판을 쳐서 이긴다.

하지만 그런 게 가능한 건 수준 낮은 게임이다.

상위권에 갈수록 개개인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된다.

자신이 잘하는 만큼 남들도 잘한다.

하물며 롤챔스, 대회 무대는 말할 것도 없다.

선수 개개인이 국내 최고 수준의 실력자들이다.

〈파프리카 프릭스 롤챔스 데뷔 화려한 신호탄!〉

〈테자이 20스택?! 레전설 그가 가진 캐리력의 근원.〉

〈달래의 빈 자리를 대신한 그녀. 푸른 눈의 팟수, 하비를 소개합니다!〉

그런 날고 기는 프로팀을 상대로 멱살 캐리를 해버렸다.

솔킬을 땄다거나, 딜을 많이 넣었다거나.

고작 그 정도의 일이 아니다.

이제 막 롤챔스에 발을 디딘 신인팀의 기사가 주르륵 도배된다.

관심 또한 미칠 듯이 터져 나온다.

SKY T1의 조작 논란?

잠깐 터졌던 듯도 한 화제를 가뿐히 뒤덮고 이야기가 폭주한다.

─??? : 포킹은 잘 피하면 됩니다

레전설 그는 대체……

└의문의 강빈 재평가

└진짜로 잘 피하면 되는 거였자너ㄷㄷ

└KTX A는 잘 못 피해서 진 거임?

글쓴이-ㅇㅇ 바로 그거지

어떻게 하면 프로팀을 상대로 멱살 캐리가 가능할까?

납득할 만한 이유를 보여주기는 했다.

이유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배티가 내려칠 때 피하면 되죠."

"즉발 스킬을……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건가요?"

"즉발? 시전 시간 있을 텐데."

"네??"

경기도 아니고 그냥 인터뷰의 영상이다.

그럼에도 화제글, 추천글 최상단을 차지한다.

평범한 유저들 입장에서는 대체 뭔 소리하는지 모르겠다.

└배티 궁 즉발 아님?

└실화??

└클끼리도 어리둥절;

└엄밀히 말하면 즉발이 아닌 건 맞는데……

손으로 내려찍는 모션이 있기는 하다.

컴퓨터 데이터에 의하면 0.25초.

눈 한 번 깜빡이는 시간이다.

그걸 반응해서 챔피언을 조작한다?

한없이 입롤에 가까운 플레이다.

입롤 정도는 해줘야 레전설이다.

─빡겜하는 레전설 미친놈이긴 하다……

방송할 때 보고 피했다고 하는 거 개소린 줄 알았는데

진짜 롤챔스에서 해버리니까 할 말이 없네

빡겜하면 진짜 사람이 달라져

└개인 방송할 때도 저럼?

글쓴이-피할 때도 있고 못 피할 때도 있음

└못 피할 때가 더 많지ㅋㅋㅋ

└뽀록이 아니었다니ㅅㅂ

원래 대회 모습과 솔로랭크의 모습은 다르다.

더 잘하는 경우도 있고, 못하는 경우도 있다.

레전설의 경우는 훨씬 더 잘한다는 표현이 맞다.

상식이란 궤를 벗어날 정도의 괴물.

그의 팬들이 원하던 모습 그대로다.

레전설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증명하고도 남았다.

─KTX A가 아무리 약팀이라도 그렇지

미드 때려 부수고 로밍으로 터트리고 다닌다고?

실력 차이가 대체 얼마나 났다는 거지……

심지어 한 번도 안 던졌어

└안 던진 게 진짜 컸지ㄹㅇ

└레전설이 끊겼으면 게임 어떻게 될지 몰랐다

└테자이 깎이면서 갑분싸ㅋㅋㅋ

└설마 그래서 테자이 갔나…?

캐리를 하는 사람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던지는 게 더 중요하다.

한두 번 죽기 시작하면 급격하게 말린다.

레전설은 단 한 번도 죽지 않았다.

1세트 13킬 0데스 2어시.

2세트 10킬 0데스 8어시.

더불어 9할이 넘는 킬 관여율.

멱살 캐리의 정석을 가볍게 제시해냈다.

─어쩐지 요즘 랭겜에서 테자이 가서 똥 싸는 놈들이 많더라니……

레전설 그 새끼 때문이었구나?

롤챔스에서 '그 비제이' 해버렸나 보네

다 이기고 쇼맨십 쳐했겠지

└아니ㅋㅋㅋ 좀 보고 말해라

└테자이 안 갔으면 지는 판이었음 ㄹㅇ루

글쓴이-얼마나 불리했길래? 하비가 혹시 푸짐하게 쌌니?

└믿기지 않겠지만…… 범인은 잼잼 듀오였다

잼할과 잼구.

파프리카TV의 실력파BJ이자 프로지망생으로도 유명하다.

롤챔스에서의 선전?

솔직하게 의심한 사람이 별로 없다.

그도 그럴게 솔로랭크에서 워낙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점수 또한 폼 좋을 때는 5위 안에도 들었다.

아직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근데 사실 레전설이 이상한 거지ㅋㅋ

데뷔전은 평타만 쳐도 겁나 잘하는 거야~

관중 수백 명 보고 있는데 긴장감 상상초월하지

└믿고 보는 잼잼 듀오가 실망을 시켰어ㅠ.ㅠ

└이겼으니 망정이지 졌으면 역적ㅋㅋㅋ

└근데 님 왜캐 잘 암?

글쓴이-예선전 나갔다가 광탈한 적이 있어서;;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이다.

실망이기는 하나 이해할 수 있는 부분.

하지만 세상에는 첫술로 한 끼를 대신하는 사람도 있다.

모 TV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은 그렇게도 먹는다.

한입만 먹는다면서 초밥 한 판이 사라진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지 않다.

잼잼 듀오가 못한다기 보다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경기도 이긴 마당이다.

롤챔스 새로운 신규팀, 파프리카 프릭스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한다.

─파프리카 프릭스 이러다 일 내는 거 아니야?

일단 레전설 캐리력 미쳤고

다른 선수들도 서서히 안정감 붙고

하비한테는 미안하지만 여신님이 좀 돌아와 주고!

└여신님 들어오는 순간 진짜 끝장 난다

└달래 여신님 빡겜 하면 프로급이야

└SKY T1 K까지 잡아버리는 각 ㅇㅈ?

글쓴이-그건 너무 나갔고요 이 양반아ㅋㅋ

각 팀마다 색깔이 있는 법이다.

파프리카 프릭스는 기존에 없었던 색깔이다.

앞으로도 탄생할 일이 있을까 한 기묘한 팀이다.

실력까지 받쳐주자 화제가 안될 수가 없다.

스타성 있는 선수와 팀은 언제나 환영이야!

적어도 팬들로서는 신나는 일이다.

한 편, 박혀있던 돌들은 심기가 불편해진다.

일상이 나날이 자연스럽게 버라이어티하다.

* * *

KTX 롤러코스터 A팀의 대패.

가장 다이렉트로 영향을 미친 건 당연히 KTX 롤러코스터 게임단이다.

이재훈 감독은 꼭지가 돌아갔다.

"아니, 무조건 이긴다며? 무조건 어디 갔는데? 입이 있으면 대답을 해 대답을!"

날아간 서류 뭉치가 빡침을 대변한다.

듣고 있는 사람은 김경수.

KTX 롤러코스터 A팀의 전담 코치다.

신인팀이 상대라고?

꼴에 인기가 있어서 화제가 됐어?

시원하게 잡고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겠다.

직접 내뱉은 마당이니 찍소리도 못한다.

코치가 감독에게 털리고 있는 광경.

직접 보지는 못한다만 소리는 울려온다.

벽 하나를 끼고 취식을 하는 중이다.

휴식실 내 선수들은 묵묵히 사과만 먹는다.

KTX A팀의 형제팀인 B팀의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속이 편하지만.

"사과 맛있당."

"형……."

"왱?"

분위기가 안 좋은 와중에도 꾸역꾸역 입안에 사과를 욱여넣고 있다.

그런 코돈빈에게 듀가 눈치를 보며 물어본다.

혹시 레전설과 친하지 않았냐고.

"레전설이랑 잘 알고 지내요?"

"그걸 어디서 들었어~ 그리고 왜?"

"아니 그냥…… 팀 분위기도 안 좋고 해서."

아는 사람은 그냥 아는 이야기다.

특히 커뮤니티를 자주 확인하는 선수들은 지나가듯 본다.

코돈빈 근황.jpg 이런 느낌의 글.

잘 정리되어 추천글로 올라온다.

"그냥 개인적인 친분이잖아~ 그분도 약간 틱틱대서 그렇지 츤데레과야 츤데레."

특별히 모난 사람.

배척 받아 마땅한 악인.

그런 공공의 적이 아닌 이상 게임단 차원에서 인맥을 관리하진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적잖이 참견은 한다는 소리다.

레전설, 은근히 많이 찍힌 인간이다.

듀가 걱정을 할 만도 하다.

심지어 의도.

상당히 불순하다는 풍문도 함께 들려온다.

"여자 소개 받고 싶어서 칭얼거렸다는 짤방이……."

"그건 아니지~ 그냥 좀 넉넉한 형편이면 도움 좀 달라는 늬앙스잖아."

한국말이 원래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다.

구걸을 하는 거랑, 같이 행복해지자는 건 엄연히 다르다.

게다가 레전설은 조건까지 내걸어왔다.

"우승 한 번 정도는 거저 인정?"

"인정. 솔직히 금방 하죠."

"넉넉잡아 3년이면 한다 동의?"

"어보감. 3년이 뭐에요. 가능하면 올해 안에 해야지……."

듀로서는 새삼 씁쓸할 수밖에 없다.

테이커에게 수천만 번 죽게 된 장본인이다.

심심하면 하이라이트로 나와서 억장이 무너진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은 비등비등했다.

자드 미러전을 털렸던 게 임팩트가 컸을 뿐이다.

다시 한 번 결승에 오른다면 복수하리라.

속으로 칼을 갈고 있다.

"근데 그 소개해 준다는 여성분 막 발바닥 맞고 있던데 그것도 봤어요?"

"아, 그거? 귀여우시더라 헤헤."

이러저러 이야기가 있는 레전설이지만 부러움의 대상인 것도 맞다.

공공연히 선수들 사이에서 입방아에 오른다.

여자, 하물며 여캠이다.

그 수준이 남자들로 하여금 친하게 지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다소의 하자가 있더라도 외모가 충분히 커버친다.

더욱이 귀여운 타입이라면 웬만한 건 다 애교다.

'때문에라도 이겨야 돼. 이번 만큼은 반드시.'

평소 장난스럽기 그지없는 코돈빈이다.

그런 그도 승부에 목이 마를 때가 있다.

여자 소개와 더불어 숙적과 같은 조에 속했다.

삼선 갤럭시 블루.

해당 게임단에 운명과도 같은 라이벌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그 라이벌 또한 심기가 곤두선 상태다.

"맏따! 맏따! 두오임미다. 일어서심씨오!"

"아, 나 어제 경기 치르고 와서 피곤해……."

삼선 게임단의 숙소 안도 평화롭지 못하다.

듀오를 하자고 보채고 있는 알파카.

피곤에 쪄들어 누워있는 맏따.

평소 같았으면 좋아하는 샐러드라도 줘서 달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말리기가 힘들다.

숙적과의 대결에 잔뜩 흥분한 상태다.

"코돈빈 개새끼!"

알파카가 포효한다.

원래 선수들마다 라이벌 관계라는 게 생긴다.

대표적인 일례로 SKY T1 K의 원딜러 휘글렛과 삼선 갤럭시 레드의 원딜러 임프트는 사이가 안 좋다.

솔로랭크, 그리고 대회 등의 악연이 얽히고설키다 보니 그렇게 됐다.

코돈빈과 알파카의 사이는 운명까지 작용했다.

서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근데 너 그거 할 수 있냐?"

"뭠미까?"

"요즘 있잖아 그거. 아무튼 화제잖아."

"모르게씀미다. 말 똑바로 하심시오."

"내가 왜 너한테 말을 똑바로 하라는 얘기를 들어야 하니……. 가뜩이나 꿀잠 자다 깨가지고 정신도 없는데."

한 가지 더, 자극을 받았다는 것도 크다.

피지컬파 프로게이머끼리는 경쟁 심리가 있다.

말파궁 그까이거 점멸로 당연히 피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배티궁 같은 케이스는 이야기가 다르다.

최근 몇몇 선수들이 커스텀 게임방에 쳐박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거 진짜 가능한 거는 맞아?

"할 쑤 있음미다. 코돈빈 그 새끼는 못하겠지만 킥."

맏따의 물음에 여유가 만만한 듯 대답한다.

곧바로 실전 테스트에 들어간다.

결과는 10전 3승 7패.

사실 맏따는 한 번도 못할 줄 알았다.

'해냈다는 것 자체가 놀랍긴 한데…….'

자신이 아는 한 피지컬이 가장 좋은 프로게이머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슈퍼 플레이를 해낸다.

정말 동물처럼 던질 때도 있어서 문제지만 아무튼.

그런 알파카가 10번 시도해서 3번 성공.

물론 알파카 이상의 선수도 있을 것이다.

테이커의 경우는 친분이 없어서 물어보지 못했다.

이렇듯 대부분의 게임단 내에서 레전설, 혹은 파프리카 프릭스 관련된 화제가 오간다.

특히 감독과 코치들은 열이 났다.

속된 말로 내리갈굼이 시작된다.

"죄송합니다. 아니, 알아는 보고 있었는데 그게……."

인재가 있으면 바로 스카웃해야 될 거 아니야?

참견을 안 하니까 일하기가 편하지?

구단주가 어디서 듣고 왔는지 한 소리 해온다.

유망주 리스트에는 진작에 올라와 있었다.

각 게임단들은 솔직히 간을 보는 중이었다.

걸즈데이 사건 가라앉고 솔로랭크에서 보이기 시작한 이후에~.

파프리카 프릭스로의 데뷔는 솔직하게 예상 불가였다.

근데 원래 세상은 결과를 따진다.

결과적으로 놓쳤으니 갈굼이 들어간다.

그리고 갈굼하면 내리갈굼이다

구단주-감독에 이어 감독-코치.

너희 보고가 늦으니까 착수에 들어가지 못한 거잖아!

게임단들이 발칵 뒤집어졌다.

하지만 가장 뒤집어질 곳은 하나다.

파프리카 프릭스와 두 경기나 예정이 잡힌 SKY T1.

이어지는 조별 리그 결과에 따라 한국 E-스포츠계에 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

과연 어떠한 고심과 대처를 하고 있을지.

그 속사정은 의외로 담백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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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은 불편하실 수도 있는데 원래 남자들은 욕하면서 친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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