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161화 (16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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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할과 잼구 -->

타악!

이미 수 번이나 맞아온 창이다.

날이 갈수록 아픔이 강렬해진다.

〈라둔의 죽음 투구가 완성됐거든요! 지금부터는 진짜로 핵창. 미달리의 쇼타임입니다.〉

게임 시작부터 쭉 미달리의 쇼타임이었다.

하지만 원래 미달리는 2코어부터가 전성기.

클끼리의 말대로 한 방, 한 방의 격이 달라진다.

구워!

광우스타가 유난히 구슬프게 운다.

창이 꽂히자 따끔한 정도가 아니다.

체력 아이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반피가 넘게 나간다.

〈미달리의 주문력이 700에 육박했습니다. 2코어 반치고는 지나친 주문력이긴 해요.〉

김은준 해설이 짚은 대로 코어가 많이 나온 것도 아니다.

2코어 반.

라둔의 죽음 투구를 갖춰도 보통 400 안팎이다.

700이란 주문력은 쉽게 나올 수가 없는 수치다.

획기적인 아이템 선택이 이를 가능케 만들었다.

킬&어시에 비례해 주문력이 올라가는 테자이의 영혼약탈자.

그리고 대악마의 포옹이다.

〈띄우기가 힘든 아이템이지만 이렇게 띄우면 주문력 수치도 높고, 두고두고 보험이 됩니다.〉

사용시 수백에 달하는 보호막을 씌워준다.

절묘하게 활용하여 상대의 딜계산을 혼란시켰다.

노텀과 코리아나, 헤이클린의 협공에서 살아난 비결이다.

무엇보다 미달리 본인이 워낙 날쌔다.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위치를 교란한다.

생각지도 못한 각도에서 창이 날아든다.

타악!

날아든 엄한 창에 헤이클린이 맞고 만다.

처음 맞는 거다.

운이 좋았는지 지금까지 맞지 않았다.

한 대 맞고 나자 집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 집을 갈 틈을 주지 않는다.

잼잼 듀오가 한 건 크게 저지른다.

궁극기를 킨 애꾸사자가 강제 이니시!

크허엉!

라인전만 따지면 나머지 3대장급에 밀린다.

그럼에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있다.

이니시적인 측면에서 비교를 불허한다.

〈헤이클린을 잡긴 했어요. 그런데 솔직히 오바한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아무리 원딜러를 잡고 시작해도 포탑을 끼고 있는지라…….〉

게임을 잼나게 만드는 게 일가견이 있는 듀오다.

잼잼 듀오의 이니시는 결과적으로 스로잉이 됐다.

KTX 롤러코스터 A팀은 개개인의 기량이 결코 낮지 않다.

이미 라인전에서 탈탈 털었던 걸로 증명하고도 남았다.

레전설이 멱살을 잡고 있었을 뿐이다.

주제 파악 못하고 기회 챙기다가 호되게 역관광을 당한다.

〈3대3의 교환입니다. 유리한 상황이었던 파프리카 프릭스로서는 기분이 좋지는 않죠.〉

클끼리의 말대로 살짝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다.

적어도 레전설과 그의 팬들은 바랄 것이다.

하지만 딱히 나쁜 상황도 아니다.

-테자이 20스택ㅋㅋㅋㅋㅋㅋ

-대회 게임에서 20스택이 연속으로 나오네

-이건 진짜 레전설해버렸다 ㅇㅈ?

-근데 저거 죽는 순간 반토막남ㅋㅋㅋ

테자이의 영혼약탈자는 존재만으로도 화제를 일으킨다.

리턴이 좋은 만큼 당연히 리스크도 크다.

보기만 해도 어지간히 살 떨린다.

하는 사람은 얼마나 살 떨릴까?

솔로랭크에서도 그럴지언데 대회 게임, 심지어 롤챔스.

저 정신 나간 짓거리를 하고 있는 사람이 레전설이라면 그럴 만도 하다.

〈아까 미처 설명을 못 드렸는데 대악마의 포옹이 좋은 아이템임에도 미달리가 안 올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나통 확보에 크게 도움을 주는 아이템이다.

하나 올리면 마나가 마를 날이 없다.

생존력도 극대화되니 얼마나 좋은가?

이런 장점에도 미달리는 대부분 아테나의 부패한 술잔을 올린다.

올리는 과정의 딜로스 차이, 무엇보다 쿨타임 감소.

미달리는 스킬 쿨감이 중요한 챔피언이다.

〈그 단점을 테자이 풀스택으로 상쇄시켰어요?〉

〈아이템 시너지를 억지로 끌어낸 셈인데…….〉

흔하지 않은 김은준 해설의 말문이 막힌 순간이다.

그 누가 테자이 풀스택을 염두에 두고 사겠는가?

게임 말리는 순간 바로 팔아야지~.

보통은 이런 마인드다.

정말 보통내기의 선수가 아니다.

사고방식이 일반인과 궤를 달리한다.

타악!

미달리의 창이 더욱 빠른 템포로 쏘아진다.

테자이 풀스택으로 쿨감을 보충했다.

블루 버프까지 챙기고 미드를 압박한다.

딱히 바론을 먹은 것도 아닌데?

미달리는 대치 구도 최강의 챔피언이다.

어째서 최강인지 그 이유가 여실히 나타난다.

화랑~!

앞에서 멍 때리다 체력이 깎인 잼구.

미달리가 힐을 써주자 풀피가 된다.

〈체력이 거의 반피씩 차오르는데요?〉

〈대자연의 축복이 AP계수가 엄청 높아서…… 미달리가 이제는 보조적인 측면도 엄청납니다.〉

더불어 힐라카도 힐이 있다.

파프리카 프릭스는 맞아도 체력을 채운다.

KTX A팀은 쥐똥 만한 광우스타의 울부짐밖에 없다.

〈이렇게 유지력이 있으니까 치비르도 딜을 당겨 쓸 수 있는 거거든요? 이것도 상당히 크게 작용합니다.〉

무극의 대검이 포함된 2코어.

갖추기만 하면 물론 강력하다.

하지만 유지력 면에서 피흡템에 밀린다.

현재 시즌4의 메타는 몰락한 기사의 검, 피를 마시는 칼을 1코어로 올린다.

그 유지력을 두 힐러가 여유가 넘치게 보충해준다.

딜에 올인한 인성제로의 치비르는 부족한 성장을 만회하고도 남았다.

〈이렇게 든든하게 보조를 해주면 치비르도 활약을 할 수 있습니다.〉

〈인성제로도 존재감을 드러낼 때가 되었죠~.〉

라인전에서 그다지 강점을 보이지 않던 선수다.

하지만 한타 자신감은 원래부터 높았다.

승강전에서도 제법 활약을 했다.

BJ인 만큼 그의 팬들도 기대를 품는다.

-인제는 또 버스죠?

-저래 놓고 방송에서 딜딸침ㅋㅋㅋ

-원딜로 딜량 1등을 못하면 그게 말도 안되는 거지

-오늘 경기는 말도 안되게 생겼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미달리의 창이 꽂히고 있다.

그래봤자 고작 1인 포킹.

그 정도로 생각을 하기에는 딜이 말도 안된다.

와아아아아~!!

체력이 줄어들 때와는 다르다.

마무리를 할 때는 받아들이는 감정이 올라친다.

미달리의 창이 체력이 깎인 헤이클린을 또다시 저격.

─FFs 레전설님은 전설적입니다…!

피흡을 하기 위해 미니언을 치고 있었다.

체력이 그렇게 위험한 상태도 아니었다.

눈먼 창 한 대가 목숨을 앗아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헤이클린 체력이…… 거의 풀피였는데 죽었어요. 이러니까 핵창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테자이 풀스택이에요! 핵창, 아니 이 정도면 한 방, 한 방이 핵폭탄 아닙니까?!〉

라둔의 죽음 투구를 포함한 AP누커의 3신기다.

테자이의 영혼약탈자로 주문력을 극대화시켰다.

쏘아지는 창은 한 방, 한 방이 어지간한 풀콤보에 준한다.

타악!

이번에 터지는 건 감탄사다.

관중들이 그 엄청난 위력에 새삼 놀란다.

탱커인 티바나도 창이 꽂히자 절반 가까이 체력이 깎인다.

헤이클린이 절명했던 게 우연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KTX 롤러코스터 A팀은 후퇴를 거듭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미드 억제탑을 반쯤 공짜로 내주고 만다.

〈이러다 풀템 나오고 바론까지 먹으면 롤챔스 최초 주문력 네 자리 돌파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최초인가요?〉

〈보통은…… 테자이 20스택을 채울 일이 없으니까요.〉

김은준 해설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데이터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신뢰도가 높다.

-4단 진화에 이어 또??

-아니ㅋㅋㅋ 무슨 노말 양학도 아니고

-근데 진짜 레전설이 저 정도 해주니까 이기는 거임!

전라인이 압도적으로 밀렸다.

잼잼 듀오는 사고까지 치고 다녔다.

그럼에도 게임이 지탱됐던 건, 지금의 상황까지 온 건 레전설 하나 때문이다.

리스크를 짊어지고 한 걸음, 두 걸음.

어느새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데까지 이른다.

물론 이렇게까지 해도 게임을 이긴 것은 아니다.

〈KTX도 가능성 있어요. 밴시의 외투 갖춰지고 하면서 초장기전으로 가면…….〉

클끼리 해설의 말대로 초장기전으로 가면 KTX A팀이 결국 이긴다.

왜냐!

라인전 단계부터 양팀의 기량 차이가 드러났다.

미달리 혼자 캐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중후반까지다.

〈지금 KTX A팀은 최소 40분까지는 버텨야 합니다. 버텨야 하는데…… 방금 5분이 더 늘었네요.〉

클끼리 해설이 말을 하는 사이에 또 창이 맞는다.

단 한 대에 노텀의 주술포식자가 터졌다.

체력이 30% 이하로 떨어졌다는 소리다.

당연히 집을 가야 하고, 30초 내외면 차고 넘친다.

파프리카 프릭스가 바론을 친다.

막고 싶어도 오는 길이 지뢰밭이다.

〈주문력이 하도 높으니까 나무덫도 지뢰 수준이에요.〉

〈심지어 덫을 밟으면 창이 더 세게 들어가요? 이제는 한 방만 맞아도 죽습니다.〉

중반 타이밍에 광우스타는 두 대 맞고 죽었다.

이제는 딱 한 방.

롱기누스의 창에 필적할 위력을 지녔다.

-용준좌 싱글벙글!

-간만에 30분 컷 경기 나오나?

-레전설 갓전설 그는 대체……

바론이 잡히자 KTX A팀은 최소 50분까지는 버텨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20분을 더 버틴다?

꿈 같을 정도로 요원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TX 아직 할 만합니다. 가능성은 열려있어요!〉

불행 중 다행인 게 라인 클리어가 되는 조합이다.

게다가 상대는 이니시가 좋지 않다.

포킹 조합이 가진 취약점.

〈애꾸사자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CC기도 없고, 호응도 좋지 않아요.〉

〈KTX A팀의 입장에서는 정말 그것만 믿고 가는 수밖에 없는데…….〉

클끼리의 말을 김은준 해설도 알고 있다.

알고는 있지만 과연?

파프리카 프릭스가 탑라인에 총공세를 퍼붓는다.

하아앗-!

치비르가 궁극기를 켜고 진격한다.

그러자 KTX A팀은 흠칫 물러서게 된다.

바론까지 먹힌 상황이라 기세에서 완전히 밀린다.

타악!

그런 상황에서 창이 최대 사거리로 적중한다.

체력이 분명 풀피였던 헤이클린.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단 한 방에 의문사를 당하고 만다.

레벨 차이가 무려 네 단계다.

그리고 돌파해버렸기 때문이다.

-미달리 AP1002ㅋㅋㅋㅋ

-바론 먹고 영약까지 조졌네;;

-헤이클린 왜 마저 하나도 안 올림?

불리한 팀은 방템을 두르기가 힘들다.

이판사판으로 딜템을 뽑아야 딜이 박힌다.

안 그래도 헤이클린은 중반에 약한 챔피언이다.

클끼리가 괜히 50분을 부르짖은 게 아니다.

아직 30분 초반대.

진격하는 파프리카 프릭스를 막을 수 없다.

〈CC기가 왜 중요합니까?! 한 대 더 치려고 있는 거잖아요!〉

〈어차피 한 대만 칩니다. 한 대면 죽거든요.〉

〈예, 그러니까 필요 없죠!〉

파프리카 프릭스의 조합은 분명 CC기가 부족하다.

서포터가 힐라카, 미드가 미달리인 시점에서 필연적이다.

하지만 CC기 연계가 전혀 필요가 없는 구도다.

진용준 캐스터의 외침대로 딱 한 방!

헤이클린의 미간이 제대로 꿰뚫렸다.

쌍둥이 포탑을 끼고 수성을 한다는 건 스스로 과녁이 되겠다는 이야기다.

타악!

쏘아진 창이 티바나를 꿰뚫는다.

탱커가 물러서자 포탑이 하나 허물어진다.

타악!

코리아나의 체력바가 검은색으로 물든다.

쌍둥이 포탑을 허무하게 내주고 만다.

이제는 하나 더 내주는 순간 진다.

강제로 붙게 된 한타는 일방적인 유린이다.

한 걸음, 두 걸음 물러서다 마침내.

넥서스를 내주며 경기에 종지부가 찍힌다.

〈첫 번째 세트에 이어 두 번째 세트까지 파프리카 프릭스가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이변을…… 일으켰네요. 예상을 뒤엎고 롤챔스 첫 신고식 화려하게 치릅니다.〉

그 승리를 견인한 선수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톡톡히 증명했다.

경기장 관중들의 미칠 듯한 환호성!

사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직이라는 평가였다.

레전설보다는 달래, 혹은 하비를 보기 위해 찾아온 팬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슬슬 빨아줄 만한 것 같다?

〈2세트 연속 테자이 20스택! 퍼펙트 KDA로 캐리했습니다. MVP 선정은 뭐 당연하다고 봐야겠죠!〉

승강전, 첫 데뷔부터 주목 받아온 캐리력이다.

대회 무대에서 전설을 가볍게 띄워버린다.

그것까지는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봤자 승강전이잖아?

이제는 롤챔스다.

상대가 무명팀도 아니다.

무엇보다 테자이 20스택의 임팩트.

-잉벤, 롤갤 터지겠다ㄷㄷ

-레전설은 이 맛이지!

-저렇게 잘하는 선수가 왜 이제 데뷔했지?

-군대(들어가면 못 나옴)

다소 늦어졌을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레전설 복귀의 화려한 신호탄.

기고만장하던 1군 팀들에게 비상이 떨어진다.

========== 작품 후기 ==========

약속의 3연참입니다!

뻔뻔하지만 원고료 쿠폰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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