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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眞파프리카 프릭스 -->
가히 명불허전이다.
과연 그 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커뮤니티들에서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레전설 이 쓰레기 새끼야!
지가 뭔데 달래 여신님 복장에 참견하지?
겉으로는 선비 아닌 척하면서 역겹네
쓰레기면 쓰레기답게 초지일관 하던가!
└레전설 일반인 코스프레 대실망ㅡㅡ
└아나 진짜 오늘만을 기다렸는데;
└정장도 선생님 같아서 짜릿하지 않음?
└뭘 입어도 이쁘시긴 하더라♡
전조는 분명 있었다.
오늘 복장이 참하시지 않은 거 같은데?
경기 중에만 살짝 껴입으신 건가?
인터뷰에도 그대로 입고 나왔다.
그런데 그 이유가 레전설 때문이라고.
─레전설이랑 여신님 사이 엄청 안 좋나?
대회 펜타킬을 뺏길래 깜놀했네
순간 갑분싸 와서 정색했는데
인터뷰 들어보니 그럴 만한 듯ㅉㅉ
└레전설이 평소에 겁나 ㅈㄹ하나 봐
└그 새끼 방송에서 대놓고 꼬장 부렸잖아
└스틸 당해도 쌌음ㅋㅋ
└근데 말 들은 거면 사이 좋은 거 아닌가?
눈이득 좀 하자는데 초를 치고 앉았다.
과연 명불허전의 쓰레기.
동시에 명불허전의 모습도 보여줬다.
경기력 하나 만큼은 토를 달 수 없다.
2세트 내내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일련의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명불허전 인성에 반비례하는 실력……
리픈은 예나 지금이나 그냥 잘하고
탑카직트는 진짜 예상도 못했네
처음 꺼내는 걸 텐데 엄청 잘해
└연습을 해왔겠지
글쓴이-프로 리그 원투 타임 보냐? 연습한다고 전부 잘하게
└핑크스, 야흐오도 레전설이 처음 알렸지?
└롤판 0세대일 줄 누가 알았겠냐……
신규 챔피언의 습득 속도가 하도 빠르다.
레전설이라는 추측이 안 나올 만도 했다.
클끼리 본인도 절대 레전설일 수가 없다!
그도 그럴게 오래된 유저일수록 학습이 더디다.
특히 신규 챔피언을 잘 못 받아들인다.
그런데 레전설은 근본부터 달랐다.
우연 한두 번이 아니라 서너 번.
심지어 계속해서 터지고 있다.
또다시 탑 카직트라는 기묘한 픽으로 게임을 캐리해냈다.
─피맥은 진짜 어이 터지겠다ㅋㅋㅋㅋ
비밀병기 야심차게 꺼냈는데!
바로 카운터 당해서 묵사발행ㅋㅋ
└서로 준비해서 왔는데 카운터 당한 거임!
└피맥 입장에서는 엄청 억울할 듯
└억울할 게 뭐 있어. 한타력부터가 하늘과 땅이었는데
기묘한 비밀병기.
레전설만 꺼낸 게 아니다.
오히려 먼저 예고한 건 그리핀도르의 피맥 선수였다.
탑애꾸사자라는 의외의 픽.
과연 동물 장인 피맥다웠다.
하지만 레전설이 한 수, 아니 두 수가 훨씬 넘게 앞섰다.
라인전부터 픽의 특성을 살려 압도했다.
이후 운영에서도 신출귀몰 활약하며 상대를 끊었다.
피맥의 활약도 돋보였으나 결과적인 레전설의 압승이다.
─솔직히 탑카직트 엄~청 좋은 픽 같지는 않은데
애초에 라인에서 밀려나서 정글로 도망 온 거니까
카운터랑 피지컬이 픽의 의의를 살린 거지
픽 자체는 절대 사기픽이 아님
└라인전에서 고독각 내는 게 워낙 어려워서……
└초반에 다이브친 전략이 돋보인 듯?
└무슨 다이브빨이야 한타 지배한 거 못 봤나
└내가 보기엔 애꾸사자 이니시가 더 사기 같던데
갑작스레 등장한 깜짝 픽이다.
심지어 멸망전도 아니고 정규 대회.
승강전이라고는 하지만 특별 케이스다.
어지간한 1군팀 경기 수준의 관심을 받았다.
커뮤니티에서 계속 언급되자 찾아보게 된다.
신규 픽에 대한 흥미가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동시에 의문도 든다.
다른 데이터가 없다 보니 사기인지 잘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카직트.
저만한 파괴력을 지금껏 본 적이 없다.
─왜 같은 챔피언도 레전설이 하면 다르냐?
판단력이랑 포커싱 능력은 그렇다 치고
2단 점프는 대체…… 뭐지?
게임사가 일부러 레전설 띄워주는 거 아니야?
└게임사의 아들이냐?
└딸내미는 들어봤어도 아들은 좀
└피지컬 살리는 게 미쳤어 진짜
└레전설이 레전설했을 뿐인데 문제라도?
매 경기 터져나오고 있는 입롤의 실현이다.
단순히 탑 카직트를 했다, 가 아니라 레전설했다.
그 자신이 동사가 되어야만 이해가 되는 슈퍼 캐리다.
한타에서 혼자 네 명을 암살.
하나하나 순서대로 천국행 티켓을 끊어줬다.
매드무비에서 나올 법한 장면을 너무 당연하게 해버린다.
─레전설 개인 방송 하는 거 맞지?
캠도 키고 하냐?
플랫폼은 어디?
레전설 검색하면 볼 수 있음?
└팀명이 말해주잖아ㅋㅋ
└파프리카 프릭스니까 파프리카TV ㅇㅋ?
└옛날엔 캠 안 키더니 요즘은 키더라
└남절이때는ㅋㅋ 일부러 안 킨 거지
파프리카 프릭스가 여타 게임단들과 구분되는 장점이다.
팀원들 모두가 개인 방송을 한다.
선수를 사석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지만 그마저도 어디인지.
프로게이머들의 개인 방송이 활성화되지 않은 2014년이다.
롤챔스 시청자들, 팬들에게 화제를 낳게 된 것은 어찌 보면 필연이다.
* * *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은 파프리카 프릭스의 승강전 선전.
결국 1부 리그 롤챔스의 승격을 확정짓는데 이른다.
이에 따라 경기에 참가한 BJ들은 보상을 받는다.
파프리카TV측과 약속된 것 이외에도 말이다.
〈형님들, 잘 왔어. 정글 제대로 배우려면 프로한테 배워야지. 프로 정글러 저라딧한테 오늘 느낌 있게 배우고 가.〉
파프리카 프릭스의 정글러로 뛰었던 BJ저라딧이다.
솔직하게 별로 눈에 띄는 활약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이름이 알려진 덕에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
평균 시청자 수 2~300명이었던 방송이다.
시즌4가 시작되고 잠깐 불어났지만 어디까지나 잠깐.
그런데 최근 다시 시청자 수가 네 자리로 급상승했다.
궁금해서라도 한 번씩 찾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BJ본인도 정말 열성적으로 어그로를 끌어댄다.
어처구니가 없어서라도 계속 시청하게 된다.
〈내가 BJ따리라고? 뭔 소리야. 롤챔스에 당당하게 이름 올린 파프리카 프릭스의 정글러잖아. 인정해, 안 해? 이거 인정 안 해주면 나 진짜 섭섭해.〉
-저라딧(21) 파프리카 프릭스 재계약 가능성 불투명
-이걸 프로라고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버스만 타놓고 어그로는 제일 열심히 끄네ㅋㅋ
엄밀히 따지면 프로 정글러가 맞기는 하다.
실제로 협회에 등록도 돼있다.
심지어 2부도 아니고 1부 리그 소속이다.
1부 리그 롤챔스에서 경기를 뛴다?
어디 가서 프로게이머라고 해도 꿇리지 않는다.
다음 시즌에 테이커 만나면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솔직히 저라딧 동선이면 테이커도 못 읽어. 이거까지는…… 인정 해달라고 안 할게.〉
-최소한의 양심은 있나 보네;
-어디서 감히 테이커를 비비려고!
-응 어차피 라인전은 레전설이 해
재주는 레전설이 부렸는데 어딜 감히 캐리한 척하려고?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수습을 하려 한다.
동시에 살짝 화도 나려고 한다.
저라딧 입장에서도 나름의 변명이 있었다.
〈아니, 미드가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정글러가 만들어준 거잖아. 솔직히 정글하는 형님들은 이해하지? 정글러의 이 애달픈 마음을?〉
-할 말을 이러씀미다…….
-레전설 미드에서 맨날 1대2 하던데?
-저라딧 특징 : 하루종일 카정 당함
-카정 가서 죽어주기도 함ㅋㅋ
이렇듯 어그로 소재가 끊임없이 솟아오른다.
원래 파프리카TV의 방송이 다 이런 느낌이다.
BJ들 까면서, 친해지고, 소통하고 그렇게 정이 든다.
당연하게도 시청자가 상승한 건 저라딧만이 아니다.
파프리카 프릭스의 원딜러 엉덩국 인성제로.
썰을 풀 일이 좀 많은 게 아니다 보니 신바람이 났다.
"아~ 달래님이랑 봇듀오 서면 어떤 느낌이냐고?"
파프리카 프릭스의 선전으로 가장 떠오른 2인방이다.
레전설과 달래.
특히 여캠 달래는 전국구급 스타가 되었다.
요즘 롤 프로게이머 수듄.ㅗㅜㅑ~
각종 커뮤니티 추천 게시판에 약속이나 한 듯 올라가 있다.
관련된 기사도 검색만 하면 주르륵 나온다.
그런 달래와 봇듀오를 뛰었으니 관심이 끌리는 것도 당연지사.
"랜선으로 듀오했을 때는 솔직히 아무 느낌 없었는데……."
-쿨한 척 오지죠? 역겹죠?
-그래서 그 다음
-바로 옆에서 겜하면 어떤 기분임?
-물소들 들뜬 거 보소ㅋㅋㅋㅋ
평균 500명 정도 들어오던 시청자가 2천 명이 넘어섰다.
방송 시간대를 잘 노리면 3천 명도 육박할 정도다.
그 대부분이 물소라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현실에서 만나니까 다르긴 하더라고~ 실력도 못하거나 하진 않잖아."
-여혐국 인성제로를 정화시켰다고??
-인제마저 변하게 만든 달래 그녀는 대체……
-캬 여신 그 자체다 ㄹㅇ루다가
-추하다 진짜 상남자 인제 다 죽었네
한 마디, 한 마디가 주목을 끈다.
연습할 때는 사이가 그렇게 안 좋더니?
상남자라고 빨아주던 팬들은 다소 실망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새끼들도 어차피 달린 거 달린 예비 물소다.
〈챌린저 원딜러로서 달래님 실력에 대한 평가? 이런 걸 맨입으로 해야 되나? 아이고 노인 형님! 별풍 892개 클라스! 헤헤, 근데 수위가 좀 위험하네요?〉
자연스럽게 방송과 융화시키며 어그로를 끈다.
파프리카 프릭스 선수들의 방송은 흥행 추세.
까메오팟TV에서 파프리카TV로 이적한 김재슥도 자리를 잡았다.
〈PD라고 하는 새끼들이랑 팟수티 내는 새끼들 다 쳐내! 팟수 새끼들 우가우가까지 와서 팟부심 부리고 앉았냐.〉
-재슥아 너도 우가우가……
-(정보)우가우가는 파프리카TV의 비하 단어다
-채팅창 기강 좀 살리자 재슥아
-역시 실망을 안 시키는 우리 팟통령!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시청자 200명도 겨우 찍던 방송이 500명 이상으로 부쩍 늘었다.
파프리카TV에 익숙해진다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본래 그의 까메오팟TV 시청자 수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아 내가 그랐어? 인쟈부터 안 하면 되지 그람.〉
-자신에게는 한없이 인자하신
-오늘도 솔랭 달리냐 재슥아?
-롤챔스를 정복한 무등산 적토마 가즈아-!
아직 시청자 수가 까메오팟TV 때 만큼 따라오진 못한다.
하지만 별풍선 등의 실질적 수입은 이전에 비하면 용됐다.
방송 끝나고 소주 한 잔 땡기는 게 인생의 낙이 됐다며 본인은 굉장히 흐뭇한 상태다.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은 선수도 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성장이 썩 괜찮다.
약속했던 파트너BJ까지 받게 된다면 이 이상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프로게이머 할 거냐고? 당연히 해야지. 애초에 승강전 나간 목적이 그거였는데. 안 그래도 요즘 제의 많이 받아서 어느 팀 갈까 고민 중이야.〉
물론 모든 선수가 방송 성장이 목적이었던 게 아니다.
파프리카 프릭스의 미드라이너 도인디.
그는 최근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유별난 활약은 하지 않았으나 밀리지도 않았다.
애초에 도인디가 불만을 가졌던 게 그 점이다.
솔로랭크에서 잘하긴 잘하는데 임팩트가 부족해.
성향이 안정적이라 튀는 모습을 잘 못 보여준다.
반대로 생각하면 쭈구리 마냥 짜져서 버스 타는 놈.
고민하던 프로팀들에게 자신의 실력과 스타일을 어필했다.
대회 경기에서 프로 미드라이너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다.
갱킹도 안 당하면서 시야 주도권도 항상 챙겼다.
안정적으로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형님들은 내가 파프리카 프릭스에 남았으면 좋겠어? 여러가지 생각 좀 해볼게. 난 BJ에서 멈춰 설 생각이 없어서.〉
언급이 적었던 선수들만 따져도 이 정도다.
달래와 레전설까지 포함하면 파프리카TV가 격변한 수준이다.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생겼다.
이 모든 것이 파프리카 프릭스 선전의 여파.
게임단의 창단 취지였던 만큼 필연이긴 하다.
소기의 목적은 톡톡히 이루어내고도 남은 셈이다.
그런데 과연 성공이 맞을까?
성공이란 것도 원하는 범위 내에서다.
그 범위를 지나치게 훌쩍 넘기면 다른 문제들이 야기된다.
지나친 성공에 의한 여파.
팬들, 그리고 선수들과는 입장이 다르다.
처음 기획했던 입장에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대형 사고다.
========== 작품 후기 ==========
달래 스틸……
창가에햇살님 외 몇 분이 정답을 맞추셨네요!
#설정 안 바꾸는 선에서 초반부 손보고 있습니다
초반부 오타, 조기 복귀 등 여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