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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의 재림-131화 (13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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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핀도르 -->

팬들이 가지는 기대치라는 게 있다.

그런 면에서 왕린은 좀 아쉬웠다.

롤판의 카오서, 前카오스 유저를 뜻한다.

왕린은 대표적인 카오서 중 한 명이다.

과거에 워낙 유명했으며 지속성.

로드 오브 로드로 와서도 기세가 죽지 않았다.

솔로랭크 1위를 밥 먹듯이 찍었다.

주목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던 랭커다.

결국 SKY T1 S에 스카웃됐다.

형제팀인 SKY T1 K가 워낙 잘한다.

왕린의 행보가 주목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받은 주목에 비해서 그다지…….

물론 데뷔한지 얼마 안되긴 했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하는 게 맞다.

문제는 이미 잘한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레전설 콤보 미쳐버렸다ㄷㄷ

어제 방송 보고 커스텀에서 따라하고 있는데 안돼ㅅㅂ

느리게 하는 것도 힘든데 빠르게는 죽었다 깨어나도 안되네

이걸 실전에서 대체 어떻게 하는 거지?

└그걸 하니까 레전설이지

글쓴이-……노하우 같은 거 없나

└재능이 노하우일 듯

└레전설이 레전설했을 뿐인데 문제라도?

조금 지나치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줘버렸다.

격투 게임에서는 종종 나오는 화제다.

20단 콤보, 30단 콤보!

하지만 롤은 격투 게임이 아니다.

콤보라고 해봤자 다 그게 그거다.

Q평E평RQ평E!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김대기처럼 쓰는 게 어려운 거지 따라하는 건 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된다.

롤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떡밥으로 달아올랐다.

레전설이 선보인 리픈 콤보를 커스텀에서 재현하자!

되기는 하는 건지 증거가 빼박임에도 알쏭달쏭하다.

─평히드라스턴평RQ점화 맞음?

일단 대쉬로 궁극기 모션 캔슬

평타 다음에 히드라로 스턴 캔슬

캔슬을 겁나 빠르게 계속함ㄷㄷ

└점화는 좀 더 전에 박았을 걸?

└마지막에 RQ한 것도 궁극기 발사 캔슬임

└히드라 섞는 게 의미 있나?

글쓴이-ㅇㅇ 평타랑 스턴 모션이 캔슬돼

리픈이라는 챔피언은 의외로 투박하다.

스킨 선딜레이의 부담이 은근히 크다.

장인들은 이를 노하우로 크게 줄인다.

그런데 그 장인들조차 따라할 수가 없다.

오직 레전설만이 가능한 콤보.

레전설 콤보라고 명명되어 화제가 됐다.

─본인이 마스터 알박은 리픈 장인인데

커스텀에서 진지 빨고 하면 되거든요?

문제는 저게…… 실전 활용이 힘들어요

프로들이 괜히 히드라 안 섞는 게 아님

└그래서 인증은 ㅇㄷ?

└인증이 없으면 모다?

글쓴이-올려볼게요. 커스텀 영상이랑 같이

└아, 이분 굿게임TV에도 나왔던 분이네ㄷㄷ

물론 예시가 있는 이상 시간 문제다.

리픈 장인들이 오기로라도 해내고 만다.

며칠 지나자 속속들이 재현 영상이 올라온다.

하지만 그 뿐이다.

태권도에서 이단 옆차기 하는 사람이 실전에서 이단 옆차기를 하진 않는다.

왜?

효율이 떨어지니까.

실전 격투기가 괜히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레전설은 이를 당연한 듯해낸다.

하도 떡밥들이 많으니 롤 커뮤니티는 거의 반절이 레전설 투성이다.

─레전설 때문에 또 달래 여신님 못 보네

눈치껏 적당히 MVP 양보 좀 하지

지가 뭐라고 MVP 다 쳐먹어

직관 연속으로 두 번 갔는데 개빡침ㅡㅡ

└여기 물소 대자로 하나요!

└달래 여신님 잘하셨는데 ㅠ.ㅠ

└근데 레전설 아니었으면 애초에 졌음

└아쉽지만…… 필요악이지

물론 좋은 쪽 이야기만은 아니다.

애초에 태생이 좋은 쪽 인간이 아니다.

그런 인간도 실력 하나로 프로하고 사네?

딱 그 모범 케이스적인 인간이다.

그렇다 보니 오히려 부럽다는 시선도 있다

아, 나도 롤만 잘하면 정말!

갑작스레 뜨자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는다.

특히 미녀와 쓰레기는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레전설 은근히 인생 승리자임ㅋ

다른 프로들이랑 달리 군대도 갔다 왔고

실력도 여전히 건재하고

무엇보다 달래 여신님이랑 친구라는 게 부럽다……

└땡알 친구라지?

글쓴이-인터뷰 방송사고 또 날 뻔ㅋㅋ

└사이 개안 좋던데 무슨

└달래가 레전설 욕ㅈㄴ 함

어쩌다가 저런 상종 못할 인간과 엮이게 된 건지.

자세한 속사정은 썰이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서로 말하는 것 보면 대충 짐작은 간다.

둘이 하루이틀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구나.

정말 오래도록 꼬이고 꼬인 악연이구나.

그 케미를 좋아하는 팬들도 생겼다.

이슈에 이슈가 겹쳐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일구어냈다.

실력 이전에 일단 파급력.

게임단 입장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파프리카 프릭스 창단한지 얼마나 됐다고……

롤갤도 잉벤도 파프리카 프릭스 얘기 뿐이네

SKY T1 창단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 않나?

진짜로 슈퍼, 대퍼팀이 탄생하는 건가

└대퍼가 뭐야? 왠지 어감이 별로 안 좋은데;

글쓴이-너무 슈퍼하니까 大+슈퍼 대퍼지

└대퍼는 다른 팀에 쓰기로 하자. 잘 안 맞아

└ㅇㅇ 아직 대퍼급은 아님

고작해야 사천왕을 쓰러뜨린 정도다.

페닉스 썬더는 따질 것도 없고 SKT T1 S.

솔직하게 엄청 강한 팀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물며 정식 대회도 아닌 승강전.

탈락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전력을 드러낼 이유가 없다.

실력적인 검증은 한참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게 대세 의견이다.

─요즘 보면 뜰 팀은 새싹때부터 다른 거 같아

삼선 게임단도 그렇고, SKY T1도 그렇고

처음 출범했을 때부터 성적 좋았잖아

요즘은 준비된 게임단이 뜨는 추세인가 봐

└롤판 세대 교체 될 때 되긴 했지

글쓴이-이미 거의 완료 됐는데?

└응, 얼밤 불밤 아직 안 죽었어

└씨불얼충은 꾸득꾸득 기어 나오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른 법이다.

증명이 되진 않았지만 가능성은 보여줬다.

임팩트적인 측면에서는 이만한 팀이 있었던가?

팀원들 하나하나가 이슈를 몰고 오는 허리케인이다.

달래와 레전설이 화룡점정이 찍었다.

안 뜰래야 안 뜰 수가 없는 밑바탕을 가진 팀이다.

미리미리 믿고 빨아도 될 만한 팀.

실력이 좋다고 무조건 뜨는 게 아니다.

이 팀은 실력 이전에 여타 밑바탕이 훌륭하다.

한편,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파프리카 프릭스만 아니었어도!

정말로 실력 하나는 여지 없이 증명하고 있다.

2부 리그 LML을 평정하며 무패로 올라온 그리핀도르로선 눈물이 나온다.

* * *

롤챔스 승강전은 예상을 벗어난 대흥행을 맞이했다.

주최하는 오프게임넷은 방굿 웃는다.

동시에 난감한 일도 섞이긴 했다.

어제 일어났던 사건의 뒤풀이.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기에는 자존심이 상한다.

아무리 은퇴를 했어도 왕년에 굴러먹던 사람이다.

"저도 한 마디만 할게요. 그래서 싸웠던 겁니다."

여차저차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

클끼리가 하소연을 해온다.

솔직하게 인정을 하는 부분이다.

-ㄹㅇ죽빵 갈겼어도 무죄임

-사람 성질 박박 긁을 줄 안다니까?

-욕만 안 하는 쓰레기

-클끼리 ㅂㄷㅂㄷ

클끼리와 자신은 만날 일이 없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격차다.

게이머의 자존심을 박박 긁어왔다.

사람이 기껏 화해를 청하는데 찬물을 얼음 이빠이 넣어서 끼얹고 있다.

어금니 꽉 깨물고 정색할 만하다.

물론 웃자고 하는 이야기다.

"이렇게 서로 한 마디씩 주고 받다가 또 2차전 터질 수도 있어요?"

"아니, 저는…… 초식 정글러라서 발언권도 없었어요. 억울함이 와닿지 않나요?"

"여기서 싸우시면 진짜 징계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발언 주의하셔야 합니다."

진용준 캐스터가 말하면 농담 같이 안 들린다.

오프게임넷의 실세 중의 실세다.

억울해도 더 이상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말할 수 있는 시간도 이미 지났다.

두구두구두구두!

파프리카 프릭스의 경기 때도 나왔다.

말카림은 김재슥의 18번.

워낙 잘해서 챌카림이라고까지 불린다.

그런데 이 선수는 별명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챌린저의 말카림이다.

퍼억!

쿠워어어어-!

챌린저에서 말카림 하면 이 선수를 가리킨다.

피자맥주, 약칭 피맥.

피맥의 말카림이 도도갓의 토이치를 짓밟는다.

토이치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이어진다.

궁극기 그림자의 습격에 의한 2연타다.

미니언까지 걸린 광역 공포가 풀리기도 전에 죽는다.

〈속도는 중량! 피맥 선수가 말합니다. 빛의 속도로 차여본 적 있나?〉

클끼리의 드립 그대로다.

로드 오브 로드에서 1,2위를 다투는 속도가 공격력으로 환산된다.

그것이 바로 말카림이 가진 특성.

말카림은 혼자 다니는 원딜러 끊어먹기에 가장 최적화된 브루저다.

〈얌전히 파밍하다 비명횡사 했어요. 이러면 토이치는 세상이 원망스럽죠.〉

〈차에 치였는데 보험 처리도 안된 거 아니겠습니까? 도도갓 또 전사! 그리핀도르가 승기를 잡아 쥐었어요~!〉

조별 리그 D조 그린피도르 대 마진 소드의 2세트.

예상을 뒤엎고 그린피도르가 대선전을 하고 있다.

파죽지세, 거칠게 몰아붙인다.

그리핀도르가 1세트에 이어 2세트까지 잡기 직전이다.

어중간한 팀도 아니고 마진 소드를 상대로 말이다.

최근 기세가 좀 죽기는 했어도 굴러먹던 짬이 있다.

〈한타 대승하고, 용 먹고, 운영 돌리고! 이 팀은 강해요. 1군팀에 비해서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제가 LML부터 누누이 말했잖아요. 그리핀도르는 LCK, 롤챔스에 먹힐 팀이라고!〉

김은준 해설과 클끼리 해설이 전부 극찬한다.

파프리카 프릭스 때와는 태도가 사뭇 다르다.

그도 그럴게 그리핀도르는 이미 숱하게 보여줬다.

LML, 로드 오브 로드 마스터즈 리그.

2부 리그에서 경기력을 증명하며 올라왔다.

그런데…… 보여준 경기력이 가히 이변 덩어리였다.

〈한 마디로 2부 리그의 SKY T1 K입니다. 무패에요. 한 번도 진 적이 없어요. 심지어 승강전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죠?〉

현재 진행되는 경기만 잡는다면 진짜로 그렇게 된다.

무패 행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것이 SKY T1 K에 비견될 정도다?

그런 물음을 던진다면 살짝 정색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운 나쁘게 강등된 1부 팀.

그 대부분이 LML에서는 거의 양학하다시피 한다.

작정을 안 해서 그렇지 작정하면 무패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핀도르는 주목 받아 마땅한 팀이다.

쿠워어어어-!

유체화를 켠 말카림이 미칠 듯한 속도로 질주한다.

상대의 진영을 뒤에서 들이박아 이니시를 걸었다.

그로 인해 시작한 한타는 순식간에 아비규환.

난장판이기에 침착함이 더욱 돋보인다.

그리핀도르의 성장과 단합력이 우위에 선다.

마진 소드가 버티지 못하고 우르르르 와해된다.

〈그리핀도르! 한타 진짜 잘합니다. 운영? 아직 부족하긴 해요. 하지만 이를 보충하고도 남을 한타력이 있습니다!〉

그 한타력을 살려 게임을 시종일관 압도한다.

설사 운영이 부족해도 한타력 차이로 뒤집는다.

마진 소드의 넥서스를 두 번이나 두들기는데 이른다.

LML에 이어 올라온 승강전까지 연승에 연승 고공행진이다.

이런 팀이 어째서 주목을 못 받고 있지?

굳이 따져본다면 받다가 밀려났다.

"피맥 선수! 승리와 MVP 축하드립니다. 오늘 저녁은 피맥 달리시나요?"

"아, 감사합니다. 피맥은…… 안 달릴 거 같고요. 대신에 피드백을 달릴 거 같아요."

경기가 끝나고 승자팀의 MVP 인터뷰가 이어진다.

진용준 캐스터의 물음에 가히 겸손한 대답.

그런 건 아니고 이 선수는 한 마디로 혼모노다.

"다른 팀도 아니고~ 마진 소드를 상대로 대승을 거뒀는데 조금은 풀리셔도 되는 거 아닙니까?"

"내부적으로 보기엔 부족한 점이 있더라고요. 교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적어도 롤챔스 가기 전까지는 긴장을 풀지 않으려고 합니다."

인터뷰라는 공적인 자리, 대외적인 이미지.

좋게 보이려고 하는 입에 발린 말이 아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 하나하나가 전부 진심이다.

피맥, 그는 얼마 전만 해도 BJ였다.

프로게이머로 데뷔하게 되며 마지막 방송.

롤드컵 우승하기 전까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피자와 맥주를 먹지 않겠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냥 어처구니가 없다.

허언증 환자도 혀를 끌끌 찰 수준이다.

롤챔스도 아니고 롤드컵을?

웃자고 드립 치는 거 맞지?

그런데 이미 LML을 초토화시켰다.

롤챔스의 문고리를 벌컥! 열어재끼기 직전이다.

이제는 더 이상 농담으로 치부할 만한 선언이 아니다.

그런 피맥의 폭탄 발언.

이미 레전설을 의식하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재밌게 봐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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