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92화 (9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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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 중의 쓰레기 -->

광우스타의 쿵쾅을 맞은 고르키.

땅에 채 닫기 직전에 적중하고 만다.

샴발라의 거미여왕이 실뭉치가 닿는다.

〈고르키 녹였어! 한나까지 다이브쳐서 싹 다 잡자!〉

이건 크다.

샴발라가 기쁨에 찬 어조로 추가 오더를 내린다.

모름지기 낚시꾼은 대어가 걸릴 때 기쁜 법이다.

다크팀이 행하는 낚시의 기본 원리는 간단하다.

기동력의 신발을 신은 광우스타가 로밍을 다닌다.

상대 서포터는 이 로밍에 결코 따라올 수 없다.

실버도 아니고 실버급의 브론즈이지 않은가?

결국 할 수 있는 일은 압박 뿐이다.

즉, 라인을 민다는 소리다.

그 뒤통수를 거세게 후려친다.

고르키가 반항도 못하고 사망.

한나 또한 깜짝 놀라 점멸이 빠졌다.

〈우리 어그로 핑퐁 좋아서 다이브 충분히 돼. 천천히 하자.〉

〈저, 저는 어떻게 할까요?〉

〈저랑 거미여왕이 몸 대니까 쫄지 말고 말뚝딜 박으세요.〉

팀의 원딜러를 맡고 있는 BJ학트.

실버 1티어로 실버에서는 나름 깡패다.

게임에 대한 자부심도 슬슬 늘어날 때다.

그런데 같이 게임하는 팀원들이 챌린저네?

뭘 해야 하는지 알아도 쫄아서 물어보게 된다.

CRL백인의 친절한 대답에 자신감을 얻는다.

퀴리릭!

앞투망과 함께 발사되는 Q스킬 대탄환.

학트의 헤이클린이 조금이나마 딜을 보탠다.

한나에게 맞으며 체력을 한 움큼 뜯어낸다.

자칫 위험천만한 행위지만 그걸 알면 실버가 아니다.

그리고 괜히 말뚝딜을 넣으라고 한 것도 아니다.

어차피 헤이클린은 공격 당할 일이 없다.

광우스타와 거미여왕이 든든하게 앞에 서있다.

서포터인 한나가 반격해봤자 얼마나 하겠는가?

하지만 정글러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쿠! 챠앙!

버거킹!

탈리반 3세가 포탑 옆 수풀에서 튀어나왔다.

깃창으로 헤이클린을 띄우며 궁극기 연계!

러이갓 치고는 상당한 슈퍼 플레이인데?

안타깝게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화락!

챠라락!

정글 주도권이 바탕이 되어 한 발 빠르게 합류했다.

그림자 분신으로 순식간에 나타난 자드가 썬다.

깜짝 놀란 탈리반 3세가 점멸로 도망치지만.

구오오……!

예상했다는 듯 이어진 죽음의 선고가 목줄을 죈다.

다크의 자드는 유별난 슈퍼 플레이가 특기는 아니다.

하지만 각 상황에서 필요한 플레이를 정확히 긁어준다.

방금 전, 탈리반 3세의 점멸 예측도 이에 해당한다.

덕분에 다른 스킬이나 스펠의 낭비 없이 잡았다.

다음 목표는 자연스럽게 혼자 남은 한나.

사면초가 도망갈 곳 없이 포위 당했다.

기다리는 운명은 죽음 뿐.

쐐기를 박듯 미간에 빨간 점이 조준된다.

타앙!

헤이클린의 궁극기 최후의 한 발.

총성이 울리며 탄환이 발사된다.

제법 버티기는 했으나 여기까지다.

그렇지 않다.

혼자가 아니다.

늦었지만 결코 잊은 것이 아니다.

─발암을 맞아라!

야흐오의 장막이 총구채 틀어막는다.

* * *

마치 백마 탄 왕자와도 같은 등장이다.

중계진, 시청자들의 이목이 단 한 명에게 집중된다.

죽음이 확정됐다고 생각한 한나가 기사회생 살아났다.

저격을 준비하던 헤이클린이 총구채로 작살이 난다.

야흐오의 칼질에 쓱삭!

앞투망을 쓴 대가로 반항조차 못하고 썰려 버린다.

휘익!

하지만 그래봤자 고작 한 명.

사천왕의 최약체에 지나지 않는다.

남은 세 명의 적은 더욱 강력하다.

무엇보다 히로인을 구출하긴 글렀다.

콰흑!

거미여왕의 송곳니가 한나를 물어뜯는다.

실낱 같았던 목숨의 불씨가 꺼진다.

실드를 썼으면 조금 더 살았을 텐데…….

자신에게 쓰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귀에 딱지가 않도록 배웠으니까!

실드는 무조건 원딜에게 써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말 원딜이었다.

─다대기!

야흐오의 점멸 회오리가 작렬한다.

남은 세 명의 적이 그 대상이다.

이어진 궁극기는 그저 울분.

─우리에게 돈!

먼저 떠난 한나의 넋을 달래겠다.

거미여왕이 갈가리 찢어진다.

그렇게 복수는 성공했지만 야흐오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광우스타가 쾅! 에어본 띄우면서 자드가 마무리 하나요?〉

〈잡았습니다. 잡긴 했는데 이건……〉

단 하나의 과장 없이 4대1을 해버렸다.

결말이 비극인 건 예고된 것이나 다름 없다.

광우스타의 에어본과 자드의 호응에 버티지 못한다.

그럼에도 한 명 더.

줄곧 포탑에 맞고 있던 광우스타도 목숨을 달리한다.

봇라인의 대규모 교전은 4 대 3의 교환으로 막을 내렸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가 터질 뻔했는데 러이갓팀 입장에서는 선방을 했습니다. 야흐오가 늦은 만큼 제값을 했어요.〉

클끼리의 분석은 반만 맞다.

이성적으로 옳으나 감성적으로는 틀리다.

이번 교전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김의정 캐스터가 운을 띄운다,

〈야흐오의 등장이 정말 극적이지 않았나요? 특히 최후의 한 발을 막는 부분이…….〉

〈백마 탄 왕자님 같았죠. 만약 공주님의 구출에 성공했다면 이건 결혼 엔딩이었어요.〉

-유리야가 공주임?

-설마 왕자가 남절……? 그건 좀ㅎㅎ

-근데 진짜 지리게 멋있긴 했다ㅋㅋ

저격수의 총구를 틀어막고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준다.

그리고 공주를 죽인 악당들에게 홀로 달려든다.

왕자는 죽었으나…… 복수는 성공했다.

썩어 빠진 클리셰의 비극 소설이다.

결국 다 죽어버리면 대체 무슨 소용인데?

과정은 몰라도 게임의 결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방금의 명장면이 두 분의 화해에 조금이라도 일조하길 기원하겠습니다.〉

〈게임으로 싸운 건 게임으로 풀어야죠~. 그런데 방금 교전으로 기세가 살짝 기울어지긴 했어요.〉

아무래도 시청자들은 미드를 위주로 본다.

그도 그럴게 화제가 가장 집중돼있다.

미드 CS차이, 미드 딜교환 등등.

하지만 로드 오브 로드는 팀 게임이다.

결국은 이긴 팀이 모든 것을 가진다.

스코어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한다.

다크팀이 특유의 운영을 통해 주도권을 가져왔다.

방금 봇라인의 교전은 의미가 있었다.

선방했을 뿐 반반을 간 게 아니니까.

〈3킬 먹은 야흐오의 어깨가 지금보다 훨씬 무거워지겠네요.〉

클끼리의 말대로 더욱 어려워진다.

킬을 몰아 먹은 만큼 책임도 늘어난다.

백마 탄 왕자의 활약상에 모든 것이 달렸다.

* * *

"리야야."

〈왜요.〉

"내가 너 믿고 치명타 망토 산 거야. 내가 너밖에 안 믿는 거 알지?"

〈몰라요.〉

-애처롭다 애처로워……

-어휴, 여혐 남절이 다 죽었네

-진짜 웬만한 물소보다 더 역겹긴 하다

봇라인에서 일어난 준한타급 교전.

자칫 게임이 반쯤 터져버릴 뻔했다.

하지만 나의 슈퍼 플레이로 지탱해냈다.

'아니, 솔직히 인간적으로 멋있었잖아!'

헤이클린의 저격을 막아내며 복수까지.

물론 결과적으로 한나는 죽었다.

그래도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치명타의 망토는 효율 문제로 산 거지만.'

무극의 대검의 하위템 삽괭이와 치명타의 망토.

보통은 삽괭이부터 사는 게 정석이다.

야흐오에 한해서는 후자가 된다.

치명타 확률을 두 배로 올려주는 패시브를 지녔다.

거기에 공격력을 올려주는 한나의 실드.

데미지가 극대화되며 세 명의 적을 순식간에 썰어냈다.

그럼에도 4 대 3의 아쉬운 교환이다.

전황은 빈말로도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

어쩌면 너무 우습게 본 걸지도 모른다.

정글러와 서포터의 로밍 메타.

실뭉치든 쿵쾅이든 어느 한 쪽을 맞으면 죽음이다.

CC기가 연계되며 빼도 박도 못하게 잡힌다.

대처를 하고 있음에도 상대의 움직임이 재빠르다.

'이게 참 빈틈만 쑤셔 판다는 느낌이라서……'

나는 안 당할 수 있어도 아군은 다르다.

인성제로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한 번 잘못 걸려서 사망.

롤에서 스노우볼이라는 것은 여파를 미친다.

어느새 내 코앞까지 다가와 버린다.

경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이유다.

쿵! 쾅!

탑라인에서 또다시 일어난 교전.

르간의 잭트가 목표가 되었다.

광우스타가 뿔로 들이박는다.

거미여왕이 고치를 연계한다.

나름대로 봉도 돌리고 궁극기도 켜며 반항하지만.

'오래 버티기는 힘들겠지.'

플래티넘과 마스터의 티어 차이.

르간은 캐리를 위해 잭트를 픽했다.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몸이 약한 건 감수를 해야 한다.

그 리스크가 이번 게임에서 안 좋게 작용한 것도 벌써 수 번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나름대로 버티기는 했지만 상대가 워낙 매서웠다.

적 탑라이너도 플래면 나름대로 하는 티어다.

심지어 쇈은 난이도가 낮은 편에 속한다.

도발이 그어지며 잭트가 죽는다.

쿠! 챠앙!

그러나 헛된 죽음은 아니었다.

아군이 도착할 시간을 벌어냈다.

러이갓의 탈리반 3세가 깃창 돌진으로 적을 띄운다.

─우리에게 돈!

자칫 의미가 없을 뻔했던 늦은 백업.

야흐오와 함께라면 180도 달라진다.

먼 거리에서 궁극기로 호응해낸다.

두 명의 적이 갈기갈기 찢어진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공중에 띄워진 헤이클린이 죽는다.

하지만 광우스타는 흠집도 안 난다.

궁극기를 켜버렸기 때문.

거미여왕도 하늘에서 내려와 덮친다.

콰흑!

독송곳니로 나를 물어뜯는다.

하나도 아프지 않다.

유리야가 입은 마음의 상처는…… 고작 이 정도가 아니었다! 흑흑흑.

사각!

사각!

과감히 내디디며 썰어버린다.

평타 사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바람 가르기.

두 번째 참격과 함께 칼끝에 회오리가 충전된다.

─더블 킬!

나는쓰레기다님이 학살 중입니다!

광우스타의 박치기를 끊으며 무위로 돌렸다.

잡고서 쇈의 도발이 돌아오기 전에 빠진다.

상대의 다이브를 역으로 받아치며 더블 킬.

그보다 더 이목을 잡아끄는 건 다름이 아니다.

"리야야. 내가 이 정도로 진심이다."

〈저 게임에 집중할게요.〉

"그, 그래. 그래야지."

-나는 쓰레기다!!!

-리야 개삐졌나 보네. 앙칼지다

-하루이틀로 풀릴 일은 아니긴 해ㅋㅋ

아이디까지 이렇게 굴욕적으로 바꿨는데…….

물론 방송적 느낌, 예능감도 살짝 고려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봐줄 만도 하잖아?

너도 엄청 실수하고 댕기면서.

─아군이 당했습니다!

정말 뒤늦게 부랴부랴 백업을 오던 유리야의 한나.

부쉬에 대기 중이던 자드와 마주친다.

그대로 칼끝의 이슬이 되어 사라진다.

"집중한다며?"

〈집중한 거에요.〉

"상대가 잘했네. 어쩔 수 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한의 면죄부

-근데 뾰로통한 것도 귀엽다

이렇듯 게임이 난전이 될수록 상대가 원하는 바다.

방금 전처럼 자드의 암살.

티어가 낮은 리야는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그냥 죽는다.

실수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상대가 만들어내는 셈이다.

찰칵!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상대는 한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내 성장을 막지 못했다는 것.

더블 킬을 먹고 무극의 대검을 완성시켰다.

약속의 2코어가 드디어 갖춰졌다.

천벌을 내릴 시간이다.

'절대로 용서 못해.'

너희가 기권패 했으면 바로 우승하고 우승 상금으로 달달하게 데이트 하면서 사과할 수 있었잖아!

근데 일이 터진 다음날 포지션 바꿔서 결승전 하니까 좀 어색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대역죄인이다.

안 그래도 질이 상당히 나쁜 녀석들이라고 들었다.

내가 민중을 대변하여 정의를 구현한다.

다크팀을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그를 위한 쐐기.

'이 게임은 처음부터 스플릿으로 끝날 운명이었어.'

당초 그런 취지로 만든 조합이다.

하지만 상대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양측 조합의 챔피언 선택에서 의도가 뚜렷하다.

물러나지 않는다면 정면에서 박살낼 뿐.

다시 한 번 거대한 악과 맞서게 된다.

다크의 자드와 숙명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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