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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Science -->
화제를 낳았던 러너맨팀과의 예선전.
당시에도 분명 압도적인 캐리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리픈은 소위 말하는 검증된 카드다.
〈테이커 선수가 롤드컵, 그리고 현재 윈터 시즌까지 활약을 하고 있는 만큼 관심 있는 분들은 이미 다 보셨을 거에요.〉
클끼리의 말대로 모를 수가 없다.
롤드컵 당시 극강의 OP였던 자드.
테이커가 미드 리픈으로 카운터를 치는 광경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탑 챔피언으로 미드를 가다니?
상식을 깨버리며 일약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시즌3 랭크 게임을 악몽으로 뒤덮은 소름 돋는 사건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와 비슷한, 아니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른다.
現롤챔스 해설자 클끼리가 굉장히 긍정적이다.
야흐오 원딜이 미쳐 날뛰고 있다.
─우리에게 돈!
쾅우스타의 밀치기와 야흐오의 궁극기 연계.
크하하팀의 서포터 인어가 또다시 타겟이 된다.
공중에서 야흐오에게 찢기는 와중 팡우스타가 내려친다.
도망은 커녕 횟감으로도 쓸 수 없을 지경으로 토막이 난다.
-예림이 어떡해……
-벌써 6데스. 예림이 영혼 나감
-여혐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전혀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는 민감한 이야기.
하지만 이제는 진중한 이야기가 대세가 되었다.
그도 그럴게 킬각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보통 라인전이 터져도 저렇게 많이 죽지는 않는데…… 이건 진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절대 예림님을 탓할 부분은 아니에요.〉
-ㅇㅈ하는 각
-아니, 저렇게 걸면 누가 살아!
-진짜 연계 말도 안되는데 너프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야흐오의 궁극기 바람의 상처는 에어본 상태인 적에게만 쓸 수 있다.
반대로, 에어본 상태만 된다면 누구에게든 쓸 수 있다.
방금 전 같은 킬캐치도 이론상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그 이론의 범위가 넓어도 너무 넓다.
그래서 한 차례 너프가 되는 내용이지만……
당연하게도 출시 직후인 지금은 궁극기 범위가 괴랄하다.
봇라인을 무참히 파괴하며 말을 건넨다.
야흐오는 원딜 챔피언이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
〈이게 진짜 멸망전이라 다행이지 롤챔스였으면 랭겜 터졌습니다.〉
〈지금 총 시청자가 7만 가까이 되거든요? 이 정도면 랭크 게임 충분히 터트릴 수 있어요!〉
-??? : 원딜 갈게요
-야흐오 필-밴
-정말 원딜 챔프로 자리 잡으면 소름 돋겠다;;
이미 클끼리가 가능성에 대해 언플을 해버렸다.
그의 신봉자들은 살짝 아리까리하다.
이게 정말 약을 파는 게 아닌 건가?
일단 게임의 내용은 충분히 좋아 보인다.
〈야흐오 2코어 떴습니다. 무극의 대검에 신발, 흡칼까지! 안 그래도 야흐오는 이론상 엄~청 강한 치명타 딜러에요.〉
〈치명타 확률이 두 배지 않습니까? 단순 계산으로 동코어의 원딜보다 딜이 두 배라는 소리입니다!〉
-이 『약』은 팔린다……!
-하긴 치명타 딜러면 원딜 갈 만도 하네?
-성장 기대치는 확실히 좋아 야흐오가
약이 절찬리에 팔리며 시청자들의 수긍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근본이 없는 탑은 결국 무너져 내린다.
경기의 내용이 마지막까지 좋지 않다면.
치명적인 단점이 발견된다면 의미가 사라질 것이다.
〈봇파괴 조합이 어째서 쓰이지 않을까? 일단 포탑을 부수는 게 힘들다는 것과 포지셔닝의 문제가 큽니다.〉
원딜러가 아무리 초반에 약해도 반드시 기용되는 이유가 있다.
차후에야 전령, 지휘관, 바론 버프 등.
포탑을 강제로 밀 수 있는 잡것들이 생기지만 현재는 아니다.
사거리가 긴 원딜러가 쳐주지 않으면 대치 상황에서 포탑을 평생 깰 수 없다.
그런데 야흐오는 근거리 챔피언이다.
무엇보다 포지셔닝이 워낙 어렵다.
파앗!
용이 나오기 직전 대치 상황이다.
크하하팀의 미드라이너 강민식의 르풀랑.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포킹을 하고 빠져나간다.
르풀랑이 어째서 1티어로 손 꼽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러이갓의 마이! 체력이 절반이 넘게 빠졌어요!〉
〈명상으로 어느 정도 복구는 가능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한두 번 더 체력을 빼놓으면 용 주도권 뺏깁니다 러이갓팀!〉
라인전을 이겼음에도 용한타의 주도권이 없다.
무지막지하게 잘 큰 야흐오 원딜이 할 게 없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장막을 치는 정도로는 원딜러가 아니라 서포터지 않은가?
-야흐오 병풍잼ㅋ
-말했지? 한타 가면 밑천 드러난다고
-ㅇㅇ 야흐오 자체가 한타 가면 할 거 없음
프리딜 구도에서 강한 챔피언은 은근히 많다.
이를 테면 우두루.
때릴 수만 있으면 데미지가 상상 초월이다.
그런데 그 때리는 구도가 안 나오는 뚜벅이다.
마찬가지로 야흐오도 라인전이 끝나니 애매해진다.
탈 미니언이 없는 야흐오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다.
이견을 불식시키듯 시원하게 휘몰아친다
쿵! 쾅!
광우스타의 쿵쾅이 될 대로 되라 작렬한다.
띄운 상대는 고작 한 명.
하지만 이니시가 걸렸다는 게 중요하다.
〈마이! 마이! 지금까지 RPG한 이유가 있거든요! 러이가앗~~~!!!!〉
〈네, 녹아버렸네요. 이런 정식 한타에서 마이가 활약하는 게 보통 힘들죠?〉
-이래서 ㄹㅇㄱㄹㅇㄱ 하는구나……
-여기 골드 아니다 러이갓아!
-진짜 바람 같이 사라지네ㅋㅋㅋ
이니시가 걸렸다고 한들 한타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다.
근접AD챔피언들은 조금만 한눈 팔면 죽는다.
방금 전 마이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사망!
사거리가 짧기 때문에 행동이 눈에 잡히듯 뻔히 보인다.
들어오는 순간 CC걸고 점사하면 간단하다.
그런 러이갓의 마이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대기!
모두가 마이에 집중하고 있을 때.
차곡차곡 앞라인을 썰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순간에 몰아붙인다.
바로 칼날에 바람이 모였을 때다.
─우리에게 돈!
정말 바람 같이 사라진다.
점에서 점으로 인지를 초월한다.
깨달았을 때는 이미 공중에 붙잡혀 있다.
야흐오의 3인궁이 팽팽했던 한타를 종결시킨다.
─더블 킬!
트리플 킬!
아이템이 잘 나온 야흐오는 써는 느낌이 없다.
다음 검이 내질러지기 전에 상대가 죽기 때문이다.
마이가 녹아내렸듯, 크하하팀도 순식간에 떼몰살 당한다.
〈아니, 잠깐만요! 이 한타가 이렇게 되나요?〉
〈잘 큰 건 알았지만 너무…… 셉니다? 리플레이 한 번 다시 보면 좋겠는데…….〉
야흐오를 잘 쓰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얼 마만큼 데미지가 나오는지도 모른다.
어째서 희대의 악마.
가장 과학적인 챔피언.
야흐오의 딜 기대치를 이론적으로 안다고 해도 직접 보는 건 전혀 다른 일이다.
-다대기! 하고 썰어버리니까 그냥 다 녹는데?
-뭐지? 데미지 뭐 저렇게 세?
-신규 챔피언을 다대기가 싫어합니다……
한 방, 한 방이 괴물 같은 치명타가 광역으로 터져버린다.
야호오가 가지는 말도 안되는 딜 기대치에 압도된다.
홀로 한타를, 게임을 지배하는 존재감.
약이 지나칠 정도로 팔리게 되리란 건 아무도 몰랐다.
* * *
라인전을 이기고, 한타를 대승하고.
게임을 이기는 공식이기는 하나…… 정답은 아니다.
그도 그럴게 아군이 너무 초라하다.
〈행님들, 한타 씹오졌다고 생각하시면 추천 즐찾 부탁드립니다. 마이 아무것도 못하고 죽었다고? 이 슈발람아~ 이니시 걸고 아군 후진입각 만들면서 어시 챙기는 큰 그림 안 보이냐?〉
'나만 안 보이나?'
탈리반 3세나 하다 못해 클끼리 좋아하는 아모모만 해줬어도 한타 난이도가 대폭 줄었을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마이.
전광석화처럼 달려가서 아이스크림 마냥 녹아내린다.
'차라리 이런 게임은 속시원하게 지는 게 편한데.'
내가 너무 잘해서 멱살을 잡고 있어서 문제다.
스코어는 앞서 있지만 모래성이나 다름 없다.
전황이 언제 어느 때 비벼져도 이상하지 않다.
상대도 바보가 아니고 정식 한타를 해줄 리 있을까.
대치만 해도 이득 본다는 건 이미 증명이 됐다.
즉, 도출되는 정답은 이제 하나 뿐이다.
─다대기!
쏘아진 회오리가 미니언 웨이브를 가른다.
스플릿.
홀로 라인을 밀며 상대의 시선을 유도한다.
잘 큰 상황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야흐오의 스플릿이 애매하긴 하지.'
대부분의 스플릿 챔피언들은 생존기가 있다.
상대가 몰려와도 살아 돌아가기 쉽다.
그런데 야흐오는 조건부 돌진기 뿐.
전진은 가능해도 도주는 불가능하다.
물론 욕심을 줄인다면 안될 것도 없을 것이다.
'아니, 이건 욕심을 내야 돼.'
시간이 끌리는 건 상대가 원하는 바다.
여유 따위 주지 않고 몰아붙여야 한다.
혹은 아군이 그 이상의 이득을 얻는 구도를 만들어낸다.
해답이 오직 스플릿.
그리고 슈퍼 플레이.
최소 세 명의 적이 주위에 있음이 느껴진다.
쿠러렁!
적 탑라이너 네네톤이 앞을 막아 선다.
네네톤이 시간을 벌고 합류한 적들이 포위한다.
그렇게 되기 전에 선택하는 것은 정면 돌파.
휘익!
휘익!
미니언을 타고 질주해 내지른다.
하지만 네네톤의 가죽은 질기다.
방어 아이템을 두른 만큼 당연하다.
못해도 수 초, 시간은 끌 수 있겠지.
크나큰 오산이다.
아이템이 완성된 야흐오다.
어중간한 과학력으로는 딜계산은 꿈도 꿀 수 없다.
휘리링!
하물며 고작 플래티넘 따위의 네네톤.
원형으로 베어 가르며 공중에 띄운다.
평타와 함께 내려쳐지는 궁극기가 결정타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 고작 수 초만 있으면 탱커도 해체해버린다.
그렇게 한 명 처치했지만 끝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사이에 도착한 적들.
─해일이당!
인어의 궁극기가 엄청난 기세로 덮쳐온다.
가히 해일과도 같은 파괴력이다.
해일조차 바람에 먹혀 사라진다.
장막으로 차단시키며 내밟는다.
미니언을 타고 도라이븐을 향해 싸캉!
내지른 칼의 의도는 공격이 아닌 유도다.
파앗!
사앗…!
벽을 넘어 나타난 르풀랑이 표식과 함께 사슬.
손에 잡히듯 뻔히 보인다.
저 녀석이 읽을 수 있는 한계는 두 수 앞이다.
미안하지만 나는 너보다 다섯 수는 앞서있다.
휘익!
재차 미니언을 타며 사슬의 궤도에서 벗어난다.
도라이븐의 반격도 앞서 깔아둔 장막에 먹힌다.
당황한 적들을 향해 재진입.
─다대기!
교전을 하며 자연스럽게 충전시켰다.
쏘아진 회오리의 끄트머리에 정확히 걸친다.
하늘에 붕- 떠버린 도라이븐을 갈가리 찢는다.
그럴 작정으로 들어갔지만.
'탈진이라.'
서포터가 원딜러를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친다.
나에게 탈진을 걸고, 도라이븐에게 힐.
정성 하나 만큼은 갸륵하다.
휘익!
그래서 인어를 타고 도라이븐에게 다시 질주한다.
장막에 도끼가 먹힌 도라이븐이다.
맞딜이 성립할 수가 없다.
멱을 따고 인어까지 잡아버린다.
싸캉!
치지직…!
그리고 재차 진입해오는 르풀랑에게는 특별한 한 방을 선사한다.
보이자마자 질풍보를 밟고 점멸 평타와 함께 점화.
퍼엉-! 둘로 터지며 분신과 본체로 갈라지지만.
─다대기!
야흐오의 앞에서는 어설픈 생존기다.
나뉘어졌다면 나뉘어진 채로 갈라버린다.
칼 끝에 남은 피의 이슬만이 뚝뚝 떨어진다.
'사실 그딴 이펙트는 없는데 야흐오를 하면 이상하게 내 안의 흑염룡이 끓어올라.'
소위 말하는 귀신 들린 마검…… 아닌 챔피언이라는 느낌이다.
하면 할수록 무언가 소중한 걸 잃는 듯한 건 기분 탓이겠지.
혼자 1대4의 무쌍을 찍는 사이 아군도 제 할 일을 해냈다.
〈마이가 왜 마인지 모르지! 마이가 왜 마인지 모르지! 마이가 왜 마인지 모를꺼야 이 슈벌새키야~!〉
바론을 치다가 적 정글 거미여왕이 견제오자 솔킬을 따버렸다.
마이가 왜 마이인지 알려주고 싶은 모양이다.
그보다는 야흐오가 왜 야흐오인지가 임팩트 있게 피어오른다.
─쿼드라 킬-!
넌나보다원딜못해님은 전설적입니다……!
귀기가 들린 나머지 나도 모르게 저질러버렸다.
내 안의 흑염룡이 살기를 내비치고…… 말았다.
농담이지만 결코 농담 같지 않은 현상이다.
[야흐오의 잠재력을 한 단계 끌어내었습니다!]
[챔피언 「야흐오」의 숙련도 한계치가 개방되었습니다.]
'한계치……?'
어쩌면 처음부터 잘못 알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모든 챔피언의 숙련도는 5단계.
조금 포인트를 투자하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렇지가 않다.
나름대로 리픈 좀 굴린다는 장인들과 나는 다르다.
그 증명을 지난 예선전에서 확실하게 끝마쳤다.
나와 그 녀석의 숙련도가 어찌 같을 수 있단 말인가.
두 눈에 똑똑히 보인다.
[더 높은 스테이지로…!]
야흐오는, 과학은 또 다른 세계를 목도한다.
========== 작품 후기 ==========
주인공이 너무 쓰레기다
이 새끼는 진짜 재활용도 안될 것 같다
확실히 저도 이 녀석 나쁜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일단 나중에 인간적인 모습이 나옵니다
안될 새끼라서 조금만 정신개조시키려고요
#12시에 못 일어날 거 같아서 오늘 예약 걸어 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