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80화 (80/443)

###80

<-- 피해자와 가해자 -->

사실 아마추어 대회라는 게 다 그렇고 그런 느낌이다.

누구누구 나온다고? 진짜 대박이다!

와 둘이 싸우면 진짜 피 튀기겠다!

피라는 게 웬만큼 싸워서는 튀기지 않는다.

의외로 허무한 경기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비단 아마추어 대회가 아니더라도 프로 리그.

기대치에 못 미쳐서 기껏 시킨 치킨이 식는 경우 다반사다.

롤챔스 화제가 가장 많이 올라오는 로드 오브 로드 커뮤니티들.

조금 안타깝다는 시선의 게시글들이 올라오는 것도 그럴 만하다.

─낮에 롤챔스 보려고 시켰던 치킨

불밤 노릇노릇 구워지길래 먹다 남김

그리고 밤에 멸망전 보면서 완식함

큰 그림 ㅍㅌㅊ?

└ㅆㅅㅌㅊ

└불밤팬으로선 아쉽긴 했지……

└불밤은 이제 보내줘야 될 것 같다

└시대가, 흐름이 변하고 있어!

어느 스포츠든 각 분기별 대세 팀이라는 게 있다.

지난 시즌에 엄청 잘나갔던 팀들.

갑자기 힘을 못 쓰고 놀랍게도 퇴물이 돼버린다.

E-스포츠판에서는 그 주기가 훨씬 짧다.

일반적인 스포츠와는 확실하게 다르다.

그도 그럴게 종목이 다름 아닌 게임이다.

─롤은 진짜 선수들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겠다

1년 전만 해도 파밍해서 꽝! 붙는 메타였는데

요즘 정글러도 날카롭고, 서포터도 로밍 다녀

메타도 변하는데 주류 챔피언들도 엄청 바뀐다ㄷㄷ

└ㄹㅇ은근히 극한 직업이야

└은근히가 아니고 대놓고 힘든 직업이지. 선수 생명도 짧고

└대학교 다니다 선수한 애들은 은퇴하면 진짜……

└그나마 클끼리가 루트 잘 탔음. 해설자로 데뷔했잖아~

물론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연예인 걱정 만큼 쓸데없이 짓이 없다고.

프로들도 공인인 만큼은 절반 정도는 연예인이다.

코치 전향, 스트리머 데뷔 등 찾아보면 할 건 많다.

최근 롤챔스와 함께 떠오르는 New 리그!

멸망전에도 한 명 참가했다고 한다.

─르간 어디서 뭐 하나 했는데 리그 참여했네!

이름하야 멸 망 전……!

러이갓팀으로 B조 1위 진출 확정잼

대단해~ 역시 KTX 탑솔러 출신이야ㅋㅋㅋ

└은퇴했더니 BJ 완전 다 됐나 보네

└요즘도 광전사 함? 르간 하면 광전산데

글쓴이-ㄴㄴ 싱나드는 하더라

└르간 싱나드는 믿고 볼 만하지

롤챔스랑 같은 시기에 열리면 애매하지 않을까?

우려를 단숨에 깨고 흥행몰이 중이다.

멸망전은 최근 롤유저들 관심사의 쌍두마차다.

아니, 라이트 유저들 말고 헤비 유저들.

진정 롤에 빠진 롤충들에게는 오히려 더 인기다.

사실 롤챔스 윈터 시즌은 일방적인 느낌이 없지 않다.

SKY T1 K가 지난 섬머 시즌 이상으로 독주하고 있다.

다전제의 1패조차 허용하지 않으며 완벽한 전승.

기세가 너무 등등해 전승 우승까지 바라볼 정도다.

─님들 멸망전 보셈 멸망전ㅋㅋ

경기력 낮을 거 같잖아?

의외로 대회급 포텐 잘 터짐!

엄청 치열하고 네임드들도 많아서 재밌음

└요즘 난 롤챔스보다 멸망전이 잼더라

└롤챔은 얼밤이랑 슼 빼고 거름

└얼밤…… 잘하면 4강 갈 분위기던데?

└불밤팬인데 얼밤이라도 올라가면 좋겠다

흔히 말하는 쩌리 리그.

속된 말로 좆밥 리그라 하더라도…….

치열하게 치고 박으면 볼 맛이 나는 법이다.

실력만이 대회의 인기 지표일 리가 없지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각 스포츠의 지역 리그는 흥행이 안될 것이다.

지역 리그만의 특색, 그리고 재미.

제대로 찾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쩌리 리그가 맞긴 맞는 만큼 예기치 못한 참사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를 테면 A조 2,3위전의 쐐기가 됐던 바로 그 경기.

한 BJ에게 갑자기 탈주 닌자 이타치가 빙의했다.

─보황팀 진짜 영혼까지 털리네ㅠ.ㅠ

안 그래도 상대팀 우승 후보인 크하하팀인데……

웃음 후보인 보황팀 챌린저 카드까지 탈주함;;

학종이 때문에 유종의 미도 못 거두고 이게 뭐냐

└심지어 새벽에 별풍 미션 받다가 늦잠 잔 게 지각 이유;

└챌린저고 뭐고 사람이 먼저 되야지

└보황갓이 자기는 괜찮으니까 뭐라 하지 말라더라

글쓴이-난 그게 더 슬퍼ㅠ.ㅠ

정규 대회라면 있을 수 없을 탈주 사고.

챌린저BJ 대신 골드 티어인 운영자가 출동하고 난리가 났다.

이후 해당BJ가 대국민 사과를 하긴 했지만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챌린저급 플래티넘 BJ유리남친절대아님의 사건.

수많은 논란을 낳았으나 의외로 간단히 해결이 돼버렸다.

그도 그럴게 보증을 선 장본인의 신용이 너무나도 두텁다.

─BJ유리야남친절대아님 사건 결론

클끼리 : 핑크스를 완벽히 다루는 것 보면 재능충이다

다중 사용자론 저격했던 꿀통통 벙어리행ㅋㅋㅋ

극한의 재능충 아니면 복귀 유저인 듯?

└핑크스는 진짜 소름 돋더라

└역시 롤은 팀운 ㅈ망 재능겜인가;

└근데 저격과 상관 없이 꿀통통은 이제ㅋ

└리픈 장인이라 보는 거였는데 이젠 리픈 마저 밀림ㅋㅋ

복귀 유저라면 바로 그 레전설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의문도 제기되었으나 간단히 일축되었다.

신용이 두터운 장본인.

클끼리가 절대로 그럴 일은 없다면 못을 박았다.

롤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인이며 겜잘알이 단언을 했다.

일반 유저들의 절대 다수가 당연히 신용한다.

풀리지 않은 일부 문제, 있기는 하나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스타성이 있는 신인 아마추어가 나타났구나!

오히려 기대를 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첫 등장 이상으로 참신한 인상을 새겨주었다.

─BJ유리야남친절대아님 정말 물건이다 물건

신챔프인 핑크스도 미친 듯이 잘하고

살다살다 리픈으로 원딜해서 캐리하고ㅋㅋ

신인BJ긴 한데 스타성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극한의 재능충이라 개빨리 배운다는 컨셉 미침ㅋ

└클끼리가 프로 리그 나와도 될 정도라고 격찬 했지!

글쓴이-리픈은 ㄹㅇ 꿀통통보다 훨씬 잘하더라

└비교해서 보면 더욱 끔찍함ㅋㅋㅋㅋㅋㅋ

멸망전이 끝난 다음날.

정신을 차린 꿀통통이 뒤늦게 용서를 구했다.

하지만 이 또한 엎질러진 물, 아니 그 이상이다.

나름대로 확신을 갖고 한 저격이 틀렸다.

그런 거라면 관점에 따라 이해할 여지가 있다.

아, 나도 사실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 아니었구나!

진짜 문제는 리픈 장인이라는 아이덴티티다.

수만 명이 보는 멸망전에서 그냥 압도적으로 쳐발렸다.

리픈을 할 때도 쳐발리고, 리픈을 뺏겼을 때도 쳐발렸다.

더군다나 리픈 원딜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카드.

유머 사이트 등에 널리 퍼지며 이슈를 퍼트린다.

리픈 장인이라는 이미지가 추락하며 방송 또한 하락세를 걷는다.

─일단 팡우팀이랑 보황팀은 탈락을 해버렸고……

러너맨팀은 꿀통통 멘탈 쪼개져서 글렀고

다크팀/ 크하하팀/ 러이갓팀

본선은 딱 이 셋의 삼파전이 될 거 같다ㅇㅇ

└저 세 팀이 가장 치열하지

└다크팀 독주일 줄 알았는데…… 이제는 모르겠다

└러이갓팀은 한계가 좀 있어 보이긴 하더라

글쓴이-나도 그렇게 생각해. 대진표에 따른 거긴 하지만……

다크팀의 독주가 되겠다는 예상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

크하하팀은 실제로 한 세트를 따내기까지 했다.

멸망전이 더더욱 기세를 타게 된 이유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는 건 러이갓 팀의 에이스.

챌린저급 플래티넘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카드가 무려 실화다.

심지어 매경기 눈을 뗄 수 없는 독특한 경기력을 선사한다.

멸망전이 낳은 최고의 스타BJ로 유명세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솔직히 러이갓팀은 우승 힘들 거 같은데?

비관적인 예측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BJ유리야남친절대아님이 실력이

다른 팀 에이스들보다 못한 건 없다고 생각은 함

문제는…… 얘가 하필이면 원딜이야

다크팀도, 크하하팀도 대처법 확실하게 세우고 있음 심지어

└서포터가 진성 브론즈라서;;

└근데 저 BJ 정체는 둘째 치고 BJ명 안 바꾸나?

└애꿎은 유리야 하루에 수천 번도 더 차이고 있음

└수천 번이 뭐야. 모든 사이트 조회수 다 합치면 수만 번도 넘을 걸ㅋㅋ

매일매일 스플래쉬 데미지로 아침을 상쾌하게 맞이하게 된 유리야지만…….

진지하게 대회 참가 선수로 생각을 해보면 아쉬운 부분이 정말 있다.

다른 팀들이라고 그 약점을 모를 리 없었다.

* * *

BJ크하하가 이끌며 크하하 본인이 에이스인 팀이다.

크하하팀은 멸망전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

간발의 차이로 2위이긴 하나…… 글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다.

하지만 현재 방송이 진행되고 있는 BJ크하하의 방.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거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한 애청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BJ를 위로해준다.

─신들린크하하님 별풍선 788개 감사합니다!

진짜 멸망전룰 개어거지다ㅠ.ㅠ 승점 같은데 2위가 말이 돼?

"신들린크하하님 크하하개 감사해요~! 저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하지만 악법도 법인데 어쩔 수 없죠."

멸망전 조별 리그에는 한 가지 특별룰이 있다.

만약 차지한 승과 패의 수가 똑같을 경우.

이를 테면 2승 2패를 해버렸을 때 말이다.

크하하팀은 다크팀을 상대로 1승 1패.

그리고 학종이가 탈주한 보황팀을 상대로 2승을 거뒀다.

마찬가지로 다크팀 또한 보황팀을 상대로 2승을 거뒀다.

즉, 서로 3승 1패다.

그런데 승리한 시간을 따져보니 조금 더 빠르더라?

합산한 경기 시간이 보다 짧았던 다크팀이 1위가 됐다.

미리 공지한 내용이긴 해도 팬들 입장에서는 아쉽다.

내가 좋아하는 BJ가 조 1위였으면 하는 바람.

물론 1위든 2위든 본선 진출이란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요즘 소문이 자자한 러이갓팀을 상대하게 되긴 했지만…… 시청자분들이 응원해주는 이상 제가 질 리가 없잖아요?"

-그팀 진짜 어이없더라

-챌린저급 플래ㅋ ㅇㅈㄹ

-누가 봐도 빼박 대리잖아!

-어휴, 크하하팀 빼면 나머지 두 팀은 완전 쓰레기네ㅉㅉ

BJ다크팀의 팀장이 바로 그 어둠의 다크다.

롤판 대리계의 전설이며 용서 받지 못할 쓰레기.

얼마 전 롤챔스 다크팀 사건의 배후라고 지목되는 인물이다.

이전부터 롤유저라면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1000년 정지가 되고 더 이상 꼴 안 볼 줄 알았는데…….

다크라는 이름으로 복귀하여 멸망전 대표팀으로 참가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러이갓팀.

그 에이스인 BJ유리야남친절대아님 또한 논란이 많다.

클끼리의 보증 이후 수그러들었으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특히 본선 첫 상대팀이 된 BJ크하하팀의 팬들은 민감하다.

챌린저급 플래티넘이라니 말이 돼?

지금이라도 당장 조사해서 제명을 시키자!

우려하는 팬들의 목소리에 크하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걱정해주시는 분들 고맙습니다. 하지만 파프리카TV를 대표하는 원딜BJ로서 저는 당당히 마주할 생각입니다."

롤 방송BJ들 중에서는 드물게도 썩 훌륭한 상판의 소유자다.

더불어 프로에 준하는 뛰어난 실력과 산뜻하기 그지없는 목소리.

가장 많은 여성 시청자와 팬을 보유한 파프리카TV의 대표 원딜BJ다.

-멋있다 크하하!

-걔 무슨 리픈 원딜 같은 이상한 것도 하던데ㅋ

-사이비 원딜러들 박살 내자! 순혈 원딜러의 힘을 보여주자!

크하하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에 수천 명의 팬들이 환호한다.

멸망전 본선 대진표가 발표된 이후 대표BJ의 방송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시청자들이 몰리고 있다.

한 마디로 멸망전 특수.

이 기회에 여성 시청자는 물론 일반 시청자들까지 석권하는 최고의 BJ가 되자고 크하하는 야심을 품었다.

'내가 취해야 할 스탠스는 한 마디로 정의지.'

아무리 불합리한 상황이라도 실력으로 맞서겠다.

논란에 쌓여있는 다른 두 팀과 얽힐 이유가 하나 없다.

꿀통통처럼 멍청하게 저격을 하다가 역풍 맞을 짓은 애초에 안 하면 그만이다.

자신은 정의正義, 그 입장만을 고수하면 된다.

그러면 알아서 이미지와 인기가 점점 높아진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승리를 거머쥐었을 때의 이야기.

'챌린저급 플래라고? 설사 그 말이 사실이라도 어차피 승자는 나야.'

자신 또한 現챌린저 티어에 빛나는 원딜러다.

강력한 라인전은 물론 후반 한타.

고작 사이비 원딜러에 밀릴 자신이 아니다.

결정적으로 서포터 차이가 쐐기를 박는다.

BJ유리야가 어떤 실력인지는 이미 파악을 마쳤다.

그에 반해 자신의 팀은 엄선에 엄선을 거듭하여 발탁한 탑급 카드다.

'챌린저급 플래 같은 대리급 카드는 아니어도 플래급 실버는 되거든.'

파프리카TV의 원탑 원딜인 자신이 공을 들여 가르치기까지 했다.

승리는 이미 따놓은 당상이라는 생각에 크하하는 미소지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