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레전설의 재림-1화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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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마지막 기회 -->

사람에게는 누구나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 또한 그랬던 것 같다.

한 번, 우연히 시작한 게임이 잘됐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랭킹 1위.

나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자리다.

그도 그럴게 난 원래 게임이 특기었으니까

스타크래프트, 유희왕, 하다못해 메이플까지.

살면서 게임을 못해본 적이 없다.

비슷한 게임이었던 카오스도 마찬가지다.

'근데 그 게임은 1위 조무사들이 너무 많았어.'

30대 노익장 왕린.

인간쓰레기 김민식.

기타 등등 1위를 자칭하는 인간이 한둘이 아니었다.

랭킹이 존재하지 않는 게임 시스템.

순위가 딱 잘라 나뉘어지지 않는다.

비공개방에서 지들끼리 쑥덕쑥덕 정한다.

어처구니 없지만 실제로 그런 고인물이었다.

특히 클랜이라고 하는 것들은 정도가 심했다.

그래서 로드 오브 로드가 나왔을 때는 정말 반가웠다.

'빼도 박도 못하게 랭킹이 새겨지니 말이야.'

같은 AOS장르의 신규 게임이다.

카오스에서 잘난 척 으시대던 인간들.

로드 오브 로드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더라?

나름대로 올라오기는 했지만 글자 그대로 나름대로다.

한 마디로 서열 정리를 해버렸다.

입으로만 1위라고 나대지 좀 마라.

꼬우면 나한테 1위를 뺏어보던가?

아무튼 첫 번째 기회 덕에 제법 재밌었다.

입대하는 마지막 날까지 즐거웠던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 기회는 다름이 아니다.

'군생활 무사히 마치자. 남자라면 다 가지고 있는 목표니까.'

그 목표에서 살짝 일탈할 뻔했다.

군생활이라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

지나간 일이니 웃어 넘길 수 있는 거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위험한 일이 좀 많았던 게 아니다.

사건이 터졌던 건 기지방호 훈련 당시.

야간에 기지를 순찰하던 중이었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첩첩산중이다.

제대로 된 길이 나있을 리 없다.

그래서 주간에 미리 살핀다.

여기로 가면 위험하니 조심하자.

아무리 일러도 사고가 난다.

알고 있지만 설마.

'자기가 실수할 거라고는 보통 생각 안 하잖아.'

이미 짬을 먹을대로 먹은 병장이다.

슬슬 군생활 끝나가는 왕고시다.

당당하게 걸어가다 훅 꺾였다.

어처구니 없는 지점에 구멍이 패어있더라?

심지어 낮에 잔비가 내려 미끄러웠다.

무엇보다 시야가 안 보인다는 게 컸다.

실제 상황을 가정한다나 뭐라나.

랜턴을 쓰면 북한군에게 발각될 위험이 있단다.

그래도 다행인 건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최대한 선방했다.

'그대로 넘어졌으면 분명히 발목 사요나라 했겠지.'

다시 떠올려봐도 아찔했던 순간이다.

넘어지기 직전에 나뭇가지를 붙잡았다.

게이머 시절 미칠 듯한 반응 속도 덕을 톡톡히 보았다.

하지만 그 대가로 손목을 크게 무리해버렸다.

인대와 근육 파열로 국군 수도 병원 직행.

수술 이후 2주간 의무대 신세를 져야 했다.

하지만 발목 나가는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리고 부상이라는 게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

'말년에 꾀병거리 하나쯤 있는 편이 좋거든.'

안 그래도 터치를 안 받는 말년인데 훈련 중에 부상까지 당했다.

대단히 합법적으로 일과를 제낄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아프기까지 하니 눈치도 안 보인다.

다친 손목이 그렇게 큰 부상인 것도 아니다.

요번 달 내로 반깁스를 풀어도 된다고 군의관에게 들었다.

물론 말출을 나가는 순간 바로 반깁스를 풀고 생활할 거지만.

'문제는 군대가 아니라 전역 이후야…….'

두 번째 기회 덕에 말년을 굉장히 편하게 보냈다.

그런데 몸이 편하다 보니 고민거리가 많아진다.

전역하면 나 진짜 뭐하고 살아야 되냐?

당연히 복학해서 공부를 하겠지만 그건 그거대로 문제다.

적응도 힘들 뿐더러 다시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이 참 막막하다.

생각을 정리할 겸, 손목도 재활할 겸 오랜만에 청소란 걸 해보고 있다.

"성훈형, TV 안 봐요? 지금 개꿀잼인데."

"임마, 형 2년만에 걸레 쥐었는데 말 시키지 마라."

말출을 갔다 오면 다음 날 바로 전역이다.

오늘부로 군생활이 사실상 끝났다.

혼자 사색에 잠기며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이등병 때부터 정말 고생 많았다 나란 녀석.

'감성뽕 오지게 차올랐는데!'

맞후임 자식이 초를 치고 앉았으니 미워 죽겠다.

밉다고 해도 근 2년 가까이 보고 지낸 얼굴이다.

속으로 푹~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형이 말했잖아요. 쟤 잘하는 애였다고!"

누구를 말하는지는 한 눈에 알았다.

맞후임이 편하게 누워 보고 있는 TV.

그 TV에 현재 게임 대회가 진행 중이다.

'고전파? 아니 파전고였지.'

내가 사회 있을 때 하던 게임 말이다.

로드 오브 로드라고 그때는 비주류였다.

그런데 군대에 있는 동안 갑자기 오프게임넷에도 나오고 대회도 열리더라.

나름대로 대리만족이 돼서 재밌었다.

그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녀석이 파전고.

바로 내 밑에서 2, 3위를 경쟁하던 친구였다.

〈2013 로드 오브 로드 워얼~드 챔피언컵! 한국 대표 SKY T1 K가 우승컵을 차지했습니다~~!!〉

'지저스……'

방금 전, 그 친구가 롤드컵을 우승했다.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재밌게 보시고 추천과 선작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품 간단 설명을 드리자면..

전작이 OP챔, 역사 이용해서 꿀빠는 내용

이번 작은 피지컬이랑 인성으로 다 때려 부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히로인이 아니라 여캐라고 봐주세요

주인공이 러브 라인 그리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참고로 주인공은 쓰레기과입니다

하지만 But 재활용이 되는 마음 따듯한 쓰레기입니다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남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람이 실수, 나쁜 짓

선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책임질 수 있고, 용서 받을 수 있는 정도라면 허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선을 극단적으로 지키는 주인공이지만 신뢰를 가지고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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