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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운명의 갈림길 (190/326)

  < 189. 운명의 갈림길 >

  189.

  섹스투스는 약속대로 그나이우스가 가진 재산을 그대로 들고 추방당하도록 조치해주었다.

  그나이우스에게 협력했던 히스파니아의 도시들도 모두 사면 받았다.

  적극적으로 반란을 주도한 이들에게만 벌금을 물렸을 뿐이다.

  원로원은 섹스투스의 이런 조치에 적극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당연히 개선식 따위는 치르지 않았다.

  히스파니아 내전은 어디까지나 같은 로마인들끼리 피를 흘리며 싸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로마인을 죽이고 개선식을 해봐야 보수적인 원로들의 반감을 얻을 뿐이다.

  섹스투스는 그 정도의 분별력은 있었다.

  더욱이 그는 지금 사소한 문제로 시간을 끌거나 고민에 잠겨 있을 여유가 없었다.

  카이사르와 대적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된 이상 자신의 기반을 갈고닦는 데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했다.

  마르쿠스에게 중재를 요청해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보았으나, 이내 별로 소용이 없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마르쿠스가 중재하려고 한다면 카이사르는 더 은밀하고 치밀한 방법으로 자신을 압박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느니 차라리 자신을 얕보고 있는 게 확실할 때 반격할 준비를 끝내놓는 게 나아 보였다.

  섹스투스는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마르쿠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나이우스가 거짓 정보로 자네를 혼란시키려고 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사실 저도 처음부터 카이사르를 의심하긴 했습니다. 그나이우스가 갑작스레 행동을 개시한 건 갈리아에서 행방이 묘연해진 뒤였으니까요."

  "역시 그렇게 볼 수밖에 없겠지. 그러면 자네는 이제 어쩔 건가? 카이사르 님과 한 번 붙어볼 생각인가?"

  "그 점에 관해서는 마르쿠스 님의 의견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저에게 승산이 있을까요?"

  마르쿠스는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즉답했다.

  "없겠지."

  섹스투스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정도로 격차가 심하다는 말씀입니까?"

  표정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섹스투스는 최근의 승리로 자신감이 어느 정도 붙은 상태였다.

  자신의 모자란 부분을 깨닫긴 했어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끌고 있는 군단병들의 강력함도 자각하게 됐다.

  여기에 지중해를 꽉 쥐고 있는 해군들을 잘 이용한다면 아무리 카이사르라고 해도 자신을 얕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한데 어림도 없을 거라는 답을 받으니 심사가 조금 꼬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네. 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자넨 아직 카이사르 님의 상대가 되지 못해. 물려받은 기반만 놓고 보면 엇비슷하게 균형이 맞겠지만······."

  "제 능력이 카이사르보다 부족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전략과 전술을 잘 세우면 한 방 먹일 수 있지 않을까요?"

  "견제 정도야 가능하겠지. 그러나 그 이상 하려고 한다면 크게 손해를 볼 각오를 해야 될 걸세."

  "···제가 전투에서 그를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보시는 거군요."

  마르쿠스는 깊은 한숨으로 답을 대신했다.

  섹스투스도 문다 전투에서 느낀 점이 있었기 때문에 딱히 반박을 하진 못했다.

  실제로 군단을 지휘해 보니 카이사르가 이룬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실감이 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할 만하다고 여긴 건 카이사르가 자신을 얕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강한 상대라고 해도 방심한 틈을 노려서 찌른다면 충분히 고꾸라뜨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르쿠스는 섹스투스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카이사르가 의도한 거라 여겼다.

  상식적으로 아무리 애송이라고 해도 폼페이우스의 세력을 물려받은 상대를 얕잡아 볼 위인은 아니다.

  자신이 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겠지만, 그것과 방심해서 허를 찔리는 건 별개의 일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마르쿠스는 카이사르의 노림수를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선공을 유도하려는 건가 보군. 아무리 카이사르라고 해도 섹스투스를 상대로 먼저 검을 뽑는 건 여론이 좋지 않을 테니까.'

  로마인들은 내전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카이사르라고 해도 대놓고 섹스투스를 칠 수는 없었다.

  이번에 섹스투스가 그나이우스를 공격한 건 내전의 성격보다는 집안싸움의 느낌이 더 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게다가 카이사르가 섹스투스를 공격하면 마르쿠스가 섹스투스를 지원할 명분이 생긴다.

  마르쿠스가 굳이 나서려 하지 않아도 귀족파 측에서 카이사르를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 테니 자네는 일단 열 좀 식히고 있게. 섣불리 싸움을 걸면 자네 개인은 물론 로마의 국익에도 하등 도움이 될 게 없으니까."

  "하지만 마르쿠스 님이 나선다고 해도 카이사르를 어떻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어차피······."

  섹스투스는 두 사람은 장인과 사위 관계 아니냐는 말을 간신히 억눌렀다.

  마르쿠스가 카이사르와 짜고 자신의 뒤를 칠 거라는 생각은 없었으나, 그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편을 들어줄 것 같지도 않았다.

  지금만 보더라도 계속 카이사르 쪽으로 치우친 의견을 내고 있지 않은가.

  섹스투스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불안감과 의구심이 자라났다.

  마르쿠스는 그런 섹스투스의 속내를 꿰뚫어 보았으나, 딱히 더 해줄 말이 없었다.

  그래도 내전만큼은 피해야 했다.

  단순히 섹스투스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허튼 곳에 국력을 낭비하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예감 탓이었다.

  카이사르와 섹스투스가 정면으로 충돌한다면 십중팔구는 카이사르의 완승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카이사르의 피해가 거의 없다고 하더라도 섹스투스의 세력은 괴멸적인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내전의 향방이 어떻게 흘러가더라도 국력의 감소는 피할 수 없다.

  일단 동북의 정세가 어떤지 확실하게 파악이 될 때까지는 최대한 충돌을 피하게 해야 했다.

  동북의 유목민족들이 정말로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레 갈등이 봉합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내전을 벌여도 마르쿠스 입장에선 크게 상관이 없다.

  마르쿠스의 목적은 상황이 확실히 파악될 때까지만 분쟁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섹스투스도 마르쿠스의 충고가 마음에 들지는 않는 눈치였으나, 바로 카이사르에게 싸움을 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

  이대로 흘러가면 당분간은 아슬아슬한 상태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던 차에 마르쿠스는 이집트에서 한 통의 서신을 받았다.

  그는 재빨리 파라오의 인장이 찍힌 두루마리를 풀어 헤쳤다.

  미려하면서도 세심한 필체, 클레오파트라의 필체가 파피루스 위를 수놓고 있었다.

  전반부는 안부 인사와 그간의 근황 보고였고 중반부부터 본론이 시작됐다.

  대충 간추리자면 부탁했던 일들을 다 끝냈으니 한번 와서 최종 확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도서관에 비치할 도서들을 보려면 한 번 가보긴 해야 하는데······.'

  마르쿠스는 로마로 오기 전에 클레오파트라에게 새로 건설될 도서관에 필요한 도서의 제공을 요청해 놓았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비치된 장서가 워낙 방대해서 단시간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복사본이 부족한 책은 복사본도 만들어야 했고, 따로 분류 작업도 거쳐야 하니 최소한 내년까지는 시간이 끌릴 거라고 예상했었다.

  생각보다 작업이 일찍 끝났다는 게 놀라웠으나, 어차피 한 번은 가야 했으니 차라리 지금 빠르게 갔다 오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마르쿠스는 최대한 빠르게 돌아올 일정을 잡고 배를 준비했다.

  섹스투스에게는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놓았다.

  키케로에게도 섹스투스가 폭주할 것 같으면 제지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렇게까지 해놨으니 잠깐 동안 이집트에 다녀오는 정도로 문제가 생길 거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마르쿠스라고 해도 정보가 부족하면 알지 못하는 일이 있는 것이고, 그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인물의 마음은 그만큼 더 읽기 힘든 까닭이다.

  싸움을 피하기 위해서는 섹스투스에게만 주의를 줘서는 안 됐다.

  마르쿠스가 저지른 실수는 카이사르가 지닌 과감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

  마르쿠스가 이집트로 떠난 뒤 로마의 정세는 세간의 예상만큼 불안정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섹스투스는 마르쿠스의 조언대로 최대한 상황을 살피면서 내실을 다잡는데 주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민중파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틈만 나면 섹스투스를 찾아와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특히 카이사르보다는 폼페이우스를 지지하던 의원들은 자신들의 위치가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계속 내비쳤다.

  "최근 카이사르파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저도 예의주시하는 중입니다."

  "그들은 이미 민중파가 자신들의 것이나 다름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카이사르의 장인 피소가 저번에 한 연설을 보십시오. 은근슬쩍 로마의 정계 구도를 카이사르와 마르쿠스의 양강 체제로 표현했습니다. 민중파의 수장은 엄연히 폼페이우스 가문이었는데요."

  "그건 아직 제가 나이가 어려서 전면에 나설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랬겠지요."

  사실 섹스투스의 마음도 그리 편치는 않았으나, 여기서 불만을 드러내면 정말로 일이 커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쌓일 대로 쌓인 의원들의 불만은 단순한 말 몇 마디로는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폼페이우스의 지원 덕분에 평민 출신임에도 총독의 자리까지 올라갔던 가비니우스가 가장 격렬하게 분노를 드러냈다.

  "이건 단순한 정쟁이 아니라 예의와 존중의 문제입니다. 이틀 전에 있었던 회의에서 저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아십니까. 다음번의 정무관 선거에서 민중파 대표의 8할 이상을 카이사르의 지지자로 채우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건 그냥 대놓고 우리를 무시하는 겁니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그렇게 흘러가도록 두지 않을 테니 안심하세요."

  원래대로라면 가비니우스는 올해의 선거에서 집정관 후보로 나서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피소가 그 자리에 카이사르의 육촌형인 루키우스 카이사르를 대신 출마시키자고 제안했다.

  귀족파의 대표가 만만치 않으니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카이사르의 친족이 나가야 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가비니우스 입장에선 울화통이 터지는 소리였다.

  이건 같은 파벌의 동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섹스투스는 정식으로 이 문제를 카이사르에게 항의하겠다고 말한 뒤에야 가비니우스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섹스투스는 이 모든 일의 뒤에 카이사르가 있을 거라 확신했다.

  '치졸하기 짝이 없는 인간 같으니. 이렇게 계속 내 성질을 긁어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가늠해 볼 생각이겠지? 뜻대로 움직여 주지는 않을 거다.'

  그는 마르쿠스가 절대로 먼저 싸움을 걸지 말라고 당부했던 걸 잊지 않았다.

  어차피 저런 식으로 무리하게 공세를 취하면 카이사르만 인심을 잃을 뿐이다.

  차분하게 감정을 가라앉히고 대처하면 카이사르 쪽에서 먼저 선을 넘을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카이사르의 수완은 섹스투스의 예상보다 훨씬 더 교묘했다.

  집정관 후보 선정 소동이 끝난 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민중파의 인사들이 대거 고발당한 것이다.

  죄목은 한결같이 전부 부당취득죄였다.

  고발자는 귀족파의 호민관이었기 때문에 섹스투스는 처음에는 이게 카이사르와 연관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뭔가가 이상했다.

  민중파의 의원들이 여섯이나 고발을 당했는데 그 인원이 전부 섹스투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예 없는 죄목으로 기소된 것도 아니고 그들이 부당취득을 했던 건 사실이었다.

  증거가 너무 명백했는지라 판결을 기다리지 않아도 결과가 훤히 보였다.

  귀족파는 이걸 빌미로 민중파의 도덕성을 비판했고, 카이사르파는 섹스투스의 지도력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마치 서로 짜기라도 한 것처럼 호흡이 착착 맞았다.

  "이거 혹시 카이사르가 귀족파와 짜고 우리를 공격하는 것 아닙니까?"

  마침내 누군가의 입에서 주워 담을 수 없는 의심의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설마요. 우연이겠지요. 카이사르가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속주에서 너무 과한 돈을 횡령하지 못하도록 통제한 건 사실입니다. 그러니 재수 없게 우리 쪽만 걸려들었을 가능성도 있어요. 섣부르게 그런 말을 꺼내면 도리어 역풍이 붑니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섹스투스는 이제 카이사르파와 폼페이우스파는 갈라설 수밖에 없다는 걸 예감했다.

  이미 감정의 골이 파일 대로 파였는데 이걸 봉합하는 건 그의 능력으로는 무리였다.

  카이사르가 그럴 마음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그럴 의도가 있는 걸로 보이진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아무리 봐도 이번 일의 배후에도 카이사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만 깊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온건 귀족파로 분류되는 카이세티우스가 야음을 틈타 섹스투스의 저택을 찾았다.

  그는 카이사르파인 헬비우스 킨나에게 폼페이우스파의 핵심인 가비니우스의 비리를 고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헬비우스가 직접 가비니우스를 고발하면 너무 티가 나니 귀족파에서 대신 손을 써달라는 부탁이었다.

  그 대가로 다음번 법무관 선거에서 카이세티우스가 당선되도록 힘을 써주겠다는 조건이었다.

  카이세티우스는 잠깐 혹했으나 이걸 받아들이면 폼페이우스파와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척을 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미리 섹스투스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거라고 귀띔을 주었다.

  섹스투스는 증거가 있느냐고 물었으나 아쉽게도 물증은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카이세티우스의 말의 진실 여부를 가릴 필요는 없었다.

  카이사르파는 카이세티우스가 제안을 거절했다고 판단했는지 즉각 다른 귀족파를 섭외해 행동을 개시한 것이다.

  귀족파의 호민관 에피디우스가 횡령죄와 부당취득죄를 들어 가비니우스를 고발했다.

  이제는 더 두고 볼 것도 없었다.

  이렇게까지 싸움을 걸어오는데 응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클리엔테스들의 지지를 다 깎아 먹을 뿐이다.

  섹스투스가 아무리 침착하려고 해봐도 그는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젊은이였다.

  마르쿠스의 충고는 열이 오를 대로 오른 그의 머릿속에서 씻은 듯이 사라졌다.

  어쩌면 싸움을 피하라고 한 마르쿠스의 말도 자신이 빠르게 반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술책이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이제는 더 두고 볼 수 없다.

  더 이상 맞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그는 지지자들을 불러 모아 자신의 뜻을 밝혔다.

  "저들의 의도가 명백한 이상 이제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습니다. 카이사르를 치겠습니다."

  섹스투스 이상으로 분노에 찬 의원들은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카이사르를 공격하겠다는 섹스투스의 결의는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섹스투스의 눈이 먼 북쪽 하늘을 향했다.

  "잘 결심하셨습니다. 카이사르의 군대는 현재 사방에 흩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한발 먼저 움직인다면 아무리 카이사르라고 해도 심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폼페이우스의 밑에서 동방원정을 승리로 이끈 가비니우스의 자신감 어린 목소리가 악마의 유혹이 되어 그의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망설임은 이제 없었다.

  이전에 있었던 그나이우스와의 전투는 앞으로 펼쳐질 싸움에 비하면 어린아이 장난에 불과하리라.

  로마 전체가 말려들 수밖에 없는 대대적인 내전의 시작이었다.

  < 189. 운명의 갈림길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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