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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히스파니아 내전 (189/326)

  < 188. 히스파니아 내전 >

  188.

  총력전으로 빠르게 전쟁을 마무리 지으려는 쪽은 섹스투스만이 아니었다.

  그나이우스는 이미 섹스투스가 무력으로 자신을 찍어 누를 거라고 카이사르에게 귀띔을 받은 뒤였다.

  "어째 들은 것과 한 치도 다를 바 없이 움직이는군. 섹스투스 그놈이 뭘 하든 카이사르 님의 예상 안에 있다는 방증이겠지."

  공격해 들어오는 병력의 규모도 예측한 그대로였다.

  어떻게 친형인 자신보다 동생을 더 잘 꿰뚫어 보고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그는 사전에 카이사르가 해준 충고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섹스투스가 만약 8개 이상의 군단을 끌고 오면 그냥 바로 도망치는 게 좋을 걸세. 절대적인 병력 차는 그리 쉽게 뒤집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럴 일은 없지 않을까 하네. 아마 5개 군단 정도. 많아 봐야 6개 군단이 고작이겠지.'

  어째서냐고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섹스투스는 10개 군단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거기에 원로원의 허가를 받는다면 얼마든지 추가로 군단 편성이 가능했다.

  그런데 어째서 5개에서 6개 군단만 동원할 거란 말인가.

  그나이우스의 의문에 카이사르는 대수롭지 않게 이유를 들려주었다.

  '섹스투스는 조심성이 많아. 그런 사람은 무슨 일을 할 때 자신의 모든 걸 과감하게 쏟아붓지 못하지. 단순히 그럴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 방법을 모르는 거라네. 원로원의 눈치와 여론도 신경 써야 할 테니까.

  10개 군단을 동원하겠다고 하면 귀족파에서 너무 과하다며 난리를 칠 텐데 섹스투스는 그런 정치적인 논쟁을 피하는 게 이득일 거라고 생각할 게 뻔해. 하지만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걸세. 자신의 권위를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니 10개 군단을 모조리 투입하고 해군도 한계까지 동원했겠지. 그랬다면 뒤에서 간을 보는 나로서도 경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랬다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모든 걸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런 염려를 들은 카이사르는 코웃음을 치며 한마디를 남겼다.

  '적은 병력이든 많은 병력이든 자네를 제압하지 못한다면 섹스투스는 그걸로 끝이네.'

  그 말은 즉 이번 한 번을 잘 막아내면 그나이우스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카이사르는 더 이상의 지원은 없을 테니 알아서 잘 해보라며 응원 아닌 응원을 건넸다.

  물론 그나이우스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다.

  그가 가장 걱정했던 건 섹스투스가 자존심을 버리고 마르쿠스의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마르쿠스가 이번 내전에 개입했다면 이길 가능성은 아예 없었을 것이다.

  "완벽히 대등한 조건에서의 대결이라면 내가 질 리가 없어."

  마침 그나이우스가 소집한 병력의 수도 6개 군단으로 섹스투스와 완벽히 같았다.

  코르도바에서 출전한 그는 섹스투스보다 한발 앞서서 우르소 인근에 있는 완만한 언덕 위에 진을 쳤다.

  그나이우스는 알지 못했지만 그의 군대가 숙영지를 세운 곳은 원 역사에서 그가 카이사르의 손에 최후를 맞이한 문다였다.

  닷새가 지났을 무렵 섹스투스의 군대가 상륙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두 사람의 군대는 항구 인근의 작은 도시에서 국지전을 벌였다.

  그나이우스는 자신은 물론 동생도 아버지만큼의 기량과 지휘력이 없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두 사람 모두 어렸을 때부터 폼페이우스를 따라다녔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뭘 해야 할지 알았다.

  그러나 생각만큼 보병과 기병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섹스투스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초장부터 엄청난 피해를 볼 뻔했다.

  첫 번째 전투는 양측 다 경미한 피해만을 입고 끝났다.

  결과를 확정 지을 수는 없었으나, 누가 이겼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전투였다.

  일단 적들의 피해가 아군의 배에 가깝다는 발표로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저녁 무렵 섹스투스 진영에서 종잇조각 한 장이 도착했다.

  "그나이우스 폼페이우스, 그리고 그를 따르는 병사들에게 고한다. 지금 당장 무장을 해제하고 항복한다면 그나이우스를 제외한 모든 군관들과 병사들에게 사면을 약속한다. 그나이우스 역시 영구 추방을 피할 수 없겠지만 신변의 안전만은 약속한다. 하지만 이 이상 반항한다면 어떠한 관용도 없다. 로마의 법을 어지럽히는 자들은 모조리 처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소리 내서 편지를 읽은 그나이우스는 코웃음을 쳤다.

  전투 전이었다면 모를까 이미 둘 다 졸전에 가까운 전투를 치렀는데 이런 통보가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실제로 그나이우스를 따르는 병사들과 장교들은 그 누구도 동요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런 웃기지도 않은 짓을 하는 것만 봐도 섹스투스 역시 자신이 없는 게 확실하다. 승기는 우리 쪽에 있음이야."

  도리어 사기가 오른 그나이우스의 군대는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투에서 가장 손쉽게 적을 이기는 방법은 보급로를 끊는 것이다.

  섹스투스의 군대는 전적으로 로마에서 오는 보급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군량 수급을 끊으면 작전 수행이 불가능하다.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 굳이 회전을 벌이지 않아도 적을 고사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판단은 오히려 섹스투스에게 활로를 뚫어주게 됐다.

  그나이우스는 섹스투스가 제해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걸 간과한 것이다.

  인근의 지역을 아무리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바다에서 오는 배를 어떻게 하지 않는다면 승기를 잡는 건 불가능했다.

  섹스투스는 가까운 항구를 점령하고 그곳을 요새화한 뒤 장기전에 돌입할 준비를 마쳤다.

  만약 상황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본국에 추가 지원병의 파병을 요청할 수도 있어 보였다.

  그나이우스는 자신의 실책을 알아차렸다.

  시간은 자신의 편이 아니었다.

  지금이야 비슷하게 싸울 수 있을지 몰라도 추가 군단이 도착한다면 힘의 균형은 단숨에 무너지게 된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전투를 개시하기 좋은 진형을 물색해 봐야겠어. 적을 끌어내서 싸워야겠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섹스투스도 전투를 너무 길게 끌 생각은 없었다는 점이다.

  불리하다면 로마에서 원군이 도착하는 걸 기다리겠지만, 그렇게 하면 내전이 해를 넘어갈 우려가 있었다.

  섹스투스는 이번 전투를 자신의 능력을 선전하는 무대로 삼을 생각이었다.

  고작 그나이우스 한 명을 제압하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과 자원을 쓰게 되면 승리의 빛이 바랜다.

  양측의 이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최후의 결전이 펼쳐졌다.

  무대는 그나이우스가 처음에 숙영지를 친 문다였다.

  야트막한 산에 위치한 문다는 그나이우스 측에 유리한 내리막 지형이었다.

  공격해 들어오는 섹스투스는 오르막에서 돌진해오는 적군을 상대해야만 했다.

  이곳은 지형상 어떤 기발한 전략이나 전술이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필요한 건 정면의 상대를 찍어 누를 수 있는 순수한 전투력뿐이다.

  그나이우스는 필사적으로 부하들을 독려하며 싸웠다.

  동이 틀 무렵부터 시작한 전투는 거의 여덟 시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다.

  그나이우스의 군대는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결사의 마음가짐으로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

  섹스투스는 둔덕에서 손에 땀을 쥐고 전투의 향방을 지켜보았다.

  그냥 지원군을 기다렸다가 천천히 싸웠어야 하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도 그는 결국 폼페이우스 마그누스의 자식이었다.

  최전방이 흔들리는 걸 본 순간 반사적으로 방패와 검을 쥐고 최전방으로 달려갔다.

  "상대는 고작 낙오자들에 지나지 않는다! 너희들은 위대한 폼페이우스의 군단이다! 물러서지 말고 싸워라. 너희들이 여기에서 끝장난다면 나 역시 너희와 함께 죽을 것이다!"

  다행히 병사들은 그의 필사적인 외침에 화답했다.

  섹스투스의 말대로 그의 군단의 상당수는 폼페이우스의 밑에서 종군했던 자들이었다.

  로마 최고의 장군과 함께했다는 자부심이 자신들의 패배를 용납하지 않았다.

  조금 밀리던 전세는 다시 균형을 맞추었고 해 질 무렵까지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폼페이우스가 직접 훈련시킨 기병대가 자신들의 판단으로 허술해 보이는 그나이우스군의 우측을 공격했다.

  결과적으로 이게 승패를 갈랐다.

  환하게 떠오른 달이 어스름을 밝힐 무렵, 그나이우스군의 시신 2만 구가 바닥을 가득 메웠다.

  섹스투스 역시 1만에 달하는 병사들을 잃었다.

  그나이우스는 포로로 사로잡혔고, 그를 따르는 군관들도 대부분이 죽거나 항복했다.

  단기 결전을 노린다는 도박에 가까운 작전이 성공적으로 먹혀든 것이다.

  그러나 섹스투스는 승리를 거뒀음에도 그렇게까지 표정이 좋지는 못했다.

  이기긴 했으나 아군의 피해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1만의 병사가 죽었고 부상병들의 숫자까지 포함하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병사들이 정상이 아니었다.

  그나이우스를 따라 싸우다가 죽은 이들도 원래는 섹스투스가 품었어야 할 자들이다.

  흘리지 않아도 될 피가 너무나도 많이 뿌려졌다.

  그가 조금 더 능숙하게 군사를 지휘했다면, 아니면 처음부터 과감하게 10개 군단을 투입했다면 이 정도로 피해가 심하진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총사령관의 지위가 얼마나 막중한 자리인지 뒤늦게 실감이 됐다.

  새삼 자신과 비슷한 나이일 때부터 군단을 지휘하며 수많은 전공을 쌓은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감탄이 나왔다.

  "일단 그나이우스를 잡았으니 이제 히스파니아는 다시 안정이 되겠군."

  섹스투스는 부관에게 그나이우스를 데려오라 일렀다.

  그나이우스가 전투 중에 휘말려 죽지 않은 건 천만다행이었다.

  혈육의 정 때문이 아니라 뒷정리를 하기 위해서는 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끝까지 반항한 자들은 모조리 죽이겠다고 통보했으나, 섹스투스는 그럴 마음이 없었다.

  어쨌거나 그나이우스가 긁어모은 병사들의 태반은 로마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문답무용으로 처형한다면 본국에서 거센 비판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후 히스파니아 속주 안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안 그래도 그나이우스 때문에 히스파니아 속주에 소홀하다는 인식이 생겼는데 이 이상 가혹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는 노릇이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쉽긴 해도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니까."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이번 내전으로 섹스투스는 상당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지휘능력에서 부족함을 드러낸 건 사실이었으나, 최전방에서 병사들과 함께 싸운 덕분에 일반병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부족한 부분도 확실히 파악했으니 이제 보완만 하면 된다.

  무엇보다 자신이 이끄는 병사들이 얼마나 강한지 확실히 알게 됐다는 게 커다란 성과였다.

  냉정하게 돌아봤을 때 이번 전투를 이기게 된 건 순전히 병사들과 군관들의 기량 차이였다.

  병사들의 수는 대등했고, 지형은 적들에게 더 유리했다.

  거기에 그나이우스의 군대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결사의 마음가짐으로 항전에 나섰다.

  질적인 차이가 없었다면 패배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하지만 섹스투스는 승리했다.

  1만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오긴 했으나 적들의 피해는 그 배가 훌쩍 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섹스투스가 이끄는 군단은 폼페이우스가 훈련시킨 병사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수준은 그나이우스가 급하게 소집해 훈련한 병사들과 질적으로 차원이 달랐다.

  만약 섹스투스가 조금만 더 정교하게 지휘를 했어도 아군의 피해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사후처리로군."

  마침 타이밍 좋게도 부관이 포승줄로 꽁꽁 묶인 그나이우스를 끌고 들어왔다.

  "수고했네. 내가 직접 심문할 테니 자네는 나가 있게."

  부관이 천막 밖으로 나가고 둘만 남게 되자 섹스투스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니까 순순히 날 인정했으면 좋을 걸 왜 사서 고생을 해? 그렇게 가문의 가장 자리가 탐이 났나?"

  "네가 날 이긴 건 순전히 아버님에게 물려받은 병사들 덕분이다. 네 개인의 능력으로 이긴 게 아니란 걸 잊지 마라."

  "하지만 그 유산을 받은 건 형이 아니라 나야. 그걸 인정하지 않으니 이런 꼴을 보이게 된 거고."

  "···좋을 대로 지껄여라. 내가 부족해서 진 건 사실이니까."

  그나이우스는 역정을 내지 않고 의외로 담담히 패배를 받아들였다.

  이성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겠다고 판단한 섹스투스는 그나이우스를 부른 진짜 이유를 입에 담았다.

  "이대로 돌아간다면 형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어. 목숨은 건지겠지만 아무런 재산도 지니지 못한 채 시골구석으로 추방당하겠지. 그런 삶으로 만족할 수 있겠어?"

  "만족하지 않으면? 나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나?"

  "지금부터 내 말에 거짓 없이 답해준다면 여생을 사는 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재산을 가지고 추방당할 수 있게 해줄게."

  "···내 뒤에 누가 있는지 말해달라는 거냐?"

  그나이우스는 대번에 섹스투스의 마음속을 꿰뚫어 보았다.

  섹스투스는 딱히 부정하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형의 뒤에 누가 있더라도 이제 형을 돌봐줄 수는 없을 거야. 비참하게 몰락하고 싶지 않다면 내 말을 듣는 게 상책일걸?"

  "그렇겠지. 그럼 말해줄까?"

  섹스투스가 미간을 좁혔다.

  너무 순순히 나오니 도리어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다.

  정말 그럴 생각이냐는 얼굴이었다.

  그나이우스가 조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한 가지 말해두겠지만 나에게 대답을 들어도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가 나를 도왔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으니 네가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어. 어설프게 물으려고 한다면 도리어 역공을 당할 거다."

  "···정말로 그냥 말해주겠다고?"

  "내가 어째서 이렇게 나온다고 생각하느냐. 그자에게 이미 말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다.

  딱딱하게 굳은 동생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나이우스의 얼굴에는 묘한 측은지심이 서려 있었다.

  "이유야 뻔하지 않겠냐. 네가 알아봐야 어떠한 위협도 되지 못할 거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카이사르는 그런 사람이야. 만약 내가 진다면 자신의 이름을 팔아서 선처를 구해보라고 하더군."

  "카이사르······!"

  너무나 예상했던 그대로의 이름이다.

  섹스투스의 입에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사실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도 내심 있었다.

  동시에 속에서 엄청난 분노가 끓어올랐다.

  얼마나 자신을 얕보고 있으면 이름을 팔아도 된다는 허락을 해준다는 말인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건 대놓고 섹스투스를 조롱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자신도 모르게 꽉 움켜쥔 주먹이 굴욕감과 분노로 파르르 떨렸다.

  결국 그런 것이다.

  한 하늘에 태양이 두 개일 수는 없는 법.

  민중파의 수장 자리를 물려받은 섹스투스는 카이사르의 입장에서 언젠가 치워야 할 장애물에 지나지 않는다.

  섹스투스에게도 카이사르는 장차 자신을 적대할 게 확실한 정적이었다.

  충돌은 피할 수 없다.

  머리 위로 드리워진 피할 수 없는 싸움의 굴레가 섹스투스의 마음을 강하게 죄여 오고 있었다.

  < 188. 히스파니아 내전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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