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장
만날 사람은 만난다 ⑴
전역을 하고 인생을 만끽했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눈 깜박하는 사 이에 1년이 지났다. 체감상 군대나 사 회는 큰 차이는 없었던 정우다. 가분하 게 중국과 미국 출장을 마쳤더니, 맞물 리듯이 일들이 착착 진행되어 갔다. 따 지고 보면 마무리는 군대에서 다 했다 고 봐도 무방했다. 여태 벌여 놓은 과정 을 수습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분기 순이익이 3배로 올랐습니 다.”
“15조밖에 안 되잖아.”
“……그렇죠.”
“30조가 되도록 노력해 봐.”
하이퍼 팩토리의 성장이 눈부셨다.
미국, 일본, 중국을 기반으로 하여 영 역을 확대했더니 반 개월 만에 이전의 매출을 몇 배로 추월해 버렸다. 대한그 룹의 순이익까지 넘어서 버렸다. 결과 적으로 한국 서열 1위에 도장을 박았고으 세계적으로 톱 3에 안착했다.
단시일에 이토록 빠른 성장을 한 기 업은 세계적.。-루.두 이례적이었다. ‘뉴욕 타임’지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아버지가 선정이 되었다. 아버지의 입꼬리가 올라가서 내려가지 를 않고 있었다.
“우리 결혼 언제 할 거야?”
“아직 30도 안 됐잖아.”
“나도 아기 갖고 싶어.”
“난 별론데.”
“출산율을 높이려면 우리 같은 사람 들이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거라고.”
하라가 매번 결혼하자고 졸랐다. 결혼 을 하기로 못을 박기는 했지만, 용의주 도하게 압박을 하고 있었다. 이런 식이 면 결혼하고서도 꽤나 집착을 할 것 같 다. 그렇다고 싫지는 않았지만.
“넌 몸만 와, 준비는 내가다 했어.”
“그거 남자가 하는 말 아니냐.”
“여자 남자 구분을 왜 해. 욕망…… 안달…… 아니, 하고 싶은 사람이 먼저 하는 거지.”
“넌 내 앞에서는 꾸미지를 않는구나.”
“그래도 내 처음은 너야.”
나도 그렇다고는 말 못 하겠다. 이 몸 의 처음일진 몰라도, 전생을 따져 보면 수도 없이 많으니까. 어째든 육체적인 문제로만 따지면 둘 다 처음은 맞았다. 궁합이 잘 맞아서 여태 훌륭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매번 새로운 자 세를 연습하고 있는 하라다. 권태로움 을 느낄 사이도 없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알았어. 대신, 맘 변하면 가만 안 둬.”
최고급의 의자에 앉아 있는 정우의
무릎에 안착한 하라가 두 팔로 몸을 감 싸면서 진한 키스를 해 왔다. 자리가 협 소해서는 나오기 어려운 폼이다. 이래 서 의자는 크고 푹신한 걸 배치해야 하 는 모?]다. 의자는 업무를 위해서만 필요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쪼
격렬한 키스가 점차 아래로 내려가려 고 흐I?자, 정우가 제지했다.
“뭐하는 거。P 여기 회사야.”
“스릴 있고 좋잖아.”
“스릴은 개불, 어서 떨어져.”
스릴은 애초에 있을 수가 없다. 정우
가 원하면 어떤 공간이든 격리가 가능 하다. 그 안을 파고들려면 신의 권능에 근접해야 한다.
“원래 네가 더 좋아해야 하는 거 아 냐!”
“매번 이러면 곤란해.”
“흥, 나중에 또 해 주나 봐라.”
“그건좀 곤란하고.”
하라는 요즘 촬영 스케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시간을 겨우 내서 오면 매번 불타오르는 시간을 원하고 있었다. 자주 보기 어려운 만큼 바브니 욕정이 상당하다. 어지간한 정력으로서는 맞춰 주기 벅차다.
하라를 보낸 정우는 영상을 띄웠다.
여운랑이 화면에 등장했다.
“근황보고해.”
구파일방과 흑혈마교가 휴전협상을 맺었어요.
“위기감을 느꼈나 보군.”
-저들도 생각이 있으니까요.
오대세가의 영향력이 시간이 지날수 록 커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혹혈 마교와 구파일방이 서로를 견제하면서 소규모지만 전쟁을 지속했다.
결과적으로 오대세가가 대륙 전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기가 되었 다. 이대로 있다가는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마교와 구파일방이 휴전 협상을 맺은 것이다.
“정과 마는 섞이지 않는 관계라더니, 그렇지도 않은가 봐.”
-사람 사는 세상에서 정과 마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런데 언제 또 오세 요. 아니면 제가 갈까요. 저 요즘에는 한가해요. 그렇다고 일은 시키지 말세 요. 엄연히 보장된 휴가니까.
선수 치는 여운랑이었다.
한가하다고 했더니 일을 산더미처럼
쌓아 주는 주인의 고약한 심보였다. 빈 틈이 없는 주인이라 반쯤 포기했었다. 그래도 볼 때마다 욕심이 생기는 건 인 지상정이었다. 주인의 행보에 전 세계 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하오문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주인과의 썸은 필 수였다.
“화낸다.”
-헤헤, 농담이에요.
여운랑도 더 나아가진 않았다. 보통 사람은 화낸다고 해서 현실이 바뀌진 않지만, 주인이 기침하면 대륙은 폐렴 걸린다. 가뜩이나 미세먼지로 폐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위험했 다.
드륵!
문을 열고 윤정이 들어왔다.
윤정은 현재 하이퍼 팩토리와 앨런가 의 사업 계획을 도맡아 추진하고 있었 다. 앨런가의 모든 사업을 끌고 와서 계 약서를 내밀고 있어, 하이퍼 팩토리에 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미국 시장을 개척하는 데 앨런가와의 협상이 중요했다.
“넌 안 가냐‘?”
“왜 그렇게 날 보내지 않아서 안달이
야. 그리고 하라하곤 또 뭘 한 거야?”
“묻지 마, 다친다.”
“저질이야.”
윤정으로선 서운하지만 달라붙어 있 어야 했다.
그녀는 아직도 앨런가에서 있었던 광 경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에 정우 가 보여 준 진신은 감히 누구도 따르지 못할 신의 경지였다. 어쩌면 신도 정우 앞에서는 바짝 엎드려야 할지도 모른 다.
-그는 가문을 구한 은인이다. 네가 잘
모셔야 한다.
윤정에겐 정우가 친구지만, 에드워드 를 비롯한 가문의 마법사에게는 은공이 었다. 하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정우와 의 관계다. 기간트 사건을 덮어 주기는 했지만, 앨런가로서는 그가 변심이라도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했다. 대공 자의 죽음과 관련되었을 수도 있음에도 덮어 버린 걸 보면 말 다 했지. 앨런가 의 가주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반증이었다.
‘하라는 좋겠다.’
윤정은 하라가 부러웠다. 자신이 먼저 정우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 을 해 보곤 했다. 그러나 우리는 친구다. 우정을 버리고 정우에게 감정을 드러낼 자신은 없었다. 주변에서 맴돌아야 하 는 현실이 답답하긴 해도.
“아버지를 넘어서면 네 맘대로 할 수 있을 거다.”
“민약 내가 널 넘어서면.”
“그땐 네 맘대로 해도 되겠지.”
“말 쉽게 하네.”
윤정은 고개를 저었다.
작금의 감정이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정우와의 시간이 길지 않았다. 시간으 로 따지면 하라의 사랑이 더 오래되고 깊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세계 톱 5에 들 었다.
경제성장 동력은 올라가고, 부정부패 지수는 제로로 떨어졌다. 거짓말 보태 서 유토피아라고 알려지기까지 했다. 물론 실제로 그런 세상은 존재하지 않 는다. 깨끗한 세상을 완성했다고 해도 힘든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그저 상대 적으로 더 나은 국가를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국가와 국민이 문제점을 알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보완해 나가고 있 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푸엑
나라가 안정되고 있는 가운데, 이 대 통령과 정우는 케이브에서 나왔다. 들 어갈 때와 나올 때가 한결같은 정우와 달리 이 대통령의 모양새는 거지와 친 구를 먹어도 될 상판이 되었다. 옷은 거 의 다 찢어져 타잔과 깔맞춤을 하고, 육 신은 울긋불긋했다. 입에서 피를 토하 고 있어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일 어섰다.
“많이 강해지셨네요.”
“내 꼴을 보고 그게 할 말이냐!”
“모처럼 전력을 쏟은 보람이 있네요.”
“제기랄! 또 벌어졌네!”
노력하면 성과가 있고, 극복을 해야 보람이 있지. 쌍코피 터진 이 대통령은 깊은 한숨을 쉬어야 했다. 정우의 진의 가 이 정도로 대단한 줄 몰랐었다. 감히 단언하는데, 이젠 막 나가도 이놈을 막 을 녀석이 없을 거다.
“다른 가문은 왜 가만히 놔둔 거냐?”
“건드리지 않았으니까요.”
어차피 시간문제다.
앨런가와 협약을 맺고, 한미 동맹의 프레임을 다시 짜고 있었다. 미국의 다 른 가문이 가만있을 리 만무했다.
“효린이는 어때요?”
“상실감이 크지, 약속은 지켜야지.”
“미안하긴 하네요.”
“너도 자식 낳아서 내 꼴 나라.”
중년인이 들어왔다.
노인네에서 멋들어진 중년인이 된 김 수석이다. 근래에 환골탈태 서비스를 받아서 젊어졌다. 육신의 젊음이 나날 이 쇄신을 하고 있는 중이다.
김 수석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젊어
진 만큼 일거리도 더 많아졌다.
“신수가 환해졌네요.”
“비꼬는 거냐.”
“그럼 원래대로 돌려놓을까요?”
“……아니다.”
그러라고 하면 진짜로 할 것 같다.
김 수석이 보기에 정우는 전혀 인간 적이지 않았다. 환골탈태를 진짜로 시 켜 줄 줄은 몰랐다. 이런 식이면 어지간 한 수준의 무인은 양산형으로 찍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율 보다 높은 성공률이었다.
그러나 여편네가 혼자서 좋은 거 먹
고 왔다며 타박하는 것까지 막지는 못 했다. 자신도 시켜 달라고 밤마다 조르 고 있었다. 남편이 어떤 심정인 줄도 모 르고.
“일거리가 많아졌지만, 피곤하진 않잖 아요.”
“고마워서 눈물이 나는구나. 25시간 일하마. 이제 만족하냐!”
미국, 중국, 일본이 저자세로 나오고 있었다. 한국이 세계의 중심에서 지대 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이제 안심이네요.”
“안심하지 마, 곧 따라갈 테니까.”
“무문연합을 너무 볶진 마세요.”
“어쩌겠어. 대용이 필요한데.”
이 대통령은 무문연합의 수장 자리에 서 선언을 했다. 누구든 자신을 넘어서 면 수장이 될 수 있다고. 6대 무문의 수 장이 달려드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숫 자를 늘리는 사악함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