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491화 (491/500)

제 5장

협상의 대가 ⑵

10일은 길지 않았다.

격전의 날이 다가왔다. 많은 인구로 몸살을 앓았던 북경이 조용해졌다. 3천 만이 빠져나간 북경은 홉사 유령도시처 럼 음산한 기운을 발산했다. 사람이 있 고 없고의 차이가 이렇게나 컸다. 지구 의 입장에서는 사람이 없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르겠다. 자연을 훼손하고, 환경 을 파괴하는 행위는 인간만의 속성이니 말이다.

휘이잉!

불어오는 삭풍에 실린 기운이 싸늘했 다. 조여 오는 기세가 북경 전체를 아우 르는 듯하다. 이윽고 서로의 영역을 가 르는 상반되는 기운이 부딪친다.

북경의 중심, 자금성.

대결의 장소치고는 부적절한 문화유 산파괴가 예정되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우는 자금성을 격전지로 내세웠다. 넓은 공간이며, 주변엔 공원까지 있어 서 번화가보다는 번잡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싸우기 좋은 장소다.

두둥!

정파와 마교가 나타났다.

100만의 흑혈마교.

10만의 정파연맹.

정파연맹과 흑혈마교의 대비는 격세 지감을 느끼게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만 해도 혹혈마교는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다. 한데 정파연맹의 10배나 넘는 무인을 보유한 대규모의 전력을 갖추었 다.

“정파의 의리가 어마어마하네.”

정우의 혼잣말에 배후에 선 구파일방 의 수뇌부는 낯을 붉혔다. 저 앞을 까맣 게 물들인 흑혈마교의 무리. 그들이 전 부 혹혈마교의 교도들이었을까? 저들 중 대다수는 정파에 소속되어 있었다. 하루아침에 세상이 달라지자, 혹혈마교 로 돌아선 것이다. 그중 얼굴이 익은 자 들도 꽤 있었다.

‘사자천왕.’

‘벽산신검.’

‘천뢰신녀.’

‘육절무도.’

중소문파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 인들이야 시세에 따른다 하더라도, 저 들의 면면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름만 들어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 이다. 무인으로서 케이브를 공략하고, 인망도 두터웠었다. 그런 자들이 마교 에 투항하여 자리를 꿰차고 있으니 배 신감이 클수밖에.

“전략 좋네, 앞잡이는 지독하거든.”

정우는 혹혈마교의 전략을 칭찬했다. 앞잡이로 같은 편을 상대하도록 하면, 사기를 저하하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하물며 앞잡이는 배신을 했으니 주인에 게 잘 보이기 위해서 더 지독한 짓을 서 슴없이 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앞잡이 가 되어 같은 민족을 모질게 수탈한 것 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고서 한다는 말이 해방될 줄 몰랐다고 지껄였었다.

‘일제 앞잡이도 청산해야 할 과업이 지.’

친일파란 말도 쓰지 말아야 한다. 매 국노, 부역자, 반역자, 배신자란 좋은 말이 있다. 친일이란, 그냥 일본을 좋아 한다는 단어에 불과했다. 그런 쓰레기 들한테 친일이란 단어는 사치였다.

물론 당시에 모두 다 일본에 거역하 고, 독립투쟁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문 제는 투쟁은 하지 않았어도 최소한 같 은 민족을 괴롭히진 말았어야 했다. 본 인만 잘살자고 민족을 배반한 자들이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걸 보면 피가 거 꾸로 솟을 사람 많을 것이다.

‘민족을 수탈하고, 시간이 지났으니 자기 거라고 우기는 건 쓰레기잖아.’

일제강점기 시절에 얻은 부를 되돌리 고, 국고로 환수하는 방법을 이번에 제 안할 것이다. 당시에 일본 찬양과 전쟁 참여에 동원되었던 문화예술가에 대한 정리도 다시 할 계획이다. 그런 자들을 능력만 출중하다고 해서 받아들일 순 없다. 당시의 문화가 사라지는 한이 있 더라도, 싹 다 정리해야 한다.

‘그건 그거고.’

작금의 전쟁은 한국과 일본의 관계와 는 다르다. 중국 내부의 전쟁이다. 실상 정의는 중요하지 않았다. 승자가 중심 이 되어 중국을 이끌어 가게 될 것이다. 명분이야 그럴듯하게 포장하면 그만이 었다.

스윽!

정우가 돌아서서 물었다.

“배신자들을 단죄할 생각이야?”

“당연합니다!”

“다행이네, 예약을 해 놨거든.”

“예?”

“보면 알아.”

정우는 사전예약을 걸어 놓았다. 지금 은 취소가 가능한데, 시간이 지나면 반 품 불가였다. 그러니 신중히 말해야 했 다. 문제는 배신자들에 대한 구파일방 의 살아남은 자들의 분노가 크다는 점 이다. 다들 눈깔이 뒤집혀 있는데, 그 앞에서 이성적인 관철을 하라고 해 봤 자 큰 의미가 없다.

‘나도 예의상 해 본 말이다.’

우연이나 필연은 무능한 자들의 역설 에 불과하다. 실력자는 그따위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 어쨌든 소름이 끼치도 록 착착! 맞아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파고들면 빈틈이 꽤나 많은 전략이었다. 큰 그림만 그려 놓고, 세부 묘사는 대충 때려 맞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맞아 들 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무섭게 다가온 다.

“너희들은 작전대로 실행해.”

“괜찮으시겠습니까?”

“뭐가?”

“……아닙니다.”

신광운은 차마 더는 물어보지 못했다.

대호법은 홀로 마교주를 대면하기 위 해 걸어 나갔다. 아무나 그럴 수 없는 배포다. 구파일방의 남겨진 절대고수인 검신과 검성도 저토록 대범하게 행동할 자신이 없었다. 그릇의 크기가 다름을 알기에 분하지만 인정해야 했다.

‘한데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자로구나.’

구파일방의 수뇌부는 인정을 하면서 도 의아한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님을 이제야 직시했다. 그의 자신감에 이끌 려 여기까지 왔지만, 전력상 승산이 없 어 보인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오 대세가의 반응이었다. 대호법의 전략은 무모해 보인다. 그럼에도 저들은 절대 적인 신뢰를 가지고 있었다. 승산이 없 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지금으로선 그를 믿는 수밖에.’ 검신과 검성은 대호법의 선전을 기대 하면서도, 이후를 고민해야 했었다.

정우는 백혈도를 향해 걸어갔다.

백혈도는 진을 치고 있는 흑혈마교의 중심에 있으며, 백마가 살기등등한 마 기를 뿜어내었다. 철석간담을 지닌 무 인도 즉살이 가능한, 융합된 무형지기 였다. 실로 무시무시한 기세가 공간을 장악해 자금성 전체를 짓누른다.

우우우웅!

무형지기가 살의를 품자 공기가 야생 마처럼 날뛰며 칼바람이 되었다. 살의 가 실린 강풍이 휩쓸고 지나가자 대지 와 건물이 속절없이 베어져 나갔다. 가 까이 다가갈수록 위력은 더더욱 강해지 고 있었다.

무지막지한 백마의 무형지기에 마교 도의 기세가 하늘을 꿰뚫었다. 일반적 인 무형지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정확 히 원하는 지점을 요격하여 집중시켰다. 중첩된 강기에 버금가는 파괴력이 실렸 다.

퍼퍼퍼퍼펑!

폭발음이 연이어 터져 나온다. 격돌로 생성된 파공성과 파장이 자금성을 흔들 어 놓았다. 능히 일대를 풍비박산 내고 도 남음이 있었다.

저벅, 저벅!

정우의 발걸음은 멈춰지지 않았다. 처 음과 같은 속도를 유지했다. 정면을 휘 몰아치는 예기를 품은 살의도 제공권에 무력화되었다. 빗발치는 무형살의의 공 세 속에서 유유자적하자, 대비가 극명 하게 다가온다.

“잡스러운 짓은 그만하지.”

백마의 융합 무형지기는 정우의 역량 을 테스트하기 위한 통과의례에 불과했 다. 하나 받아들이는 자가 감당하지 못 한다면 사신의 칼날이 될 수도 있었다.

스윽!

장경이 손을 젓자 백마는 무형지기를 거두었다.

교주와 백마의 관계가 허물없어 보이 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교주의 명에 죽 고 사는 백마였다. 교에 대한 충성심이 일반적이지 않았다. 또한 백마에 소속 된 자들은 형제와 같았다. 오대세가의 습격으로 10명의 동료를 잃었다. 대호 법에 대한 살의가 쉬이 가시지 않는 이 유였다.

“진짜로 나올 줄이야, 배짱이 좋다고 해야 하나.”

“배짱보다는 실력이지.”

“내 앞에서 실력을 운운했던 놈들은 두 번 다시 입을 못 놀렸다.”

“쭉정이들 몇 놈 처리했다고 우쭐해 서야 쓰나.”

정우의 막말에 백마의 기세가 무섭게 돌변했다. 교주는 만마의 종주이자 신 이다. 신을 모독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없다.

“넌 다를 거라고 보느냐?”

“당당연히 다르지.”

“내가 보기엔 똑같아.”

“눈깔이 삔 모양이지.”

정우와 장경의 대화는 시정잡배처럼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돌려 까기의 진 수를 보여 주고 있었다. 누가 더 잘 돌 려서 예쁘게 깎는지를 선보였다. 한편 으로 세력을 대표하는 자들치고는 한없 이 경박해 보인다. 그러나 가벼움과 달 리 둘 사이에 흐르는 기류는 맹렬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기력의 싸움이라고 할까? 만물을 조종하는 경지에 이른 초 월경의 고수만이 보여 주는 신기였다.

화르르르!

둘의 기세에 백마조차 눈빛이 흔들렸 다. 그들이 감당할 범위가 아님을 체감 해야 했다. 그래서 더더욱 놀람을 감추 기 어렵다. 신의 반열에 오른 교주와 달 리, 저자는 논외 대상이었다.

“반도에 너 같은 놈이 있을 줄 몰랐 다.”

“그러는 너도 순혈은 아닐 텐데, 오랑 캐란 소린 자제하지. 그래 봤자 한족 나 부랭이가 볼 땐 다 같은 오랑캐 아닌 가.”

장경의 입가에 떠올랐던 미소가 사라 졌다. 그조차도 인정하지 않았던 중화 의 순혈주의거늘, 은연중 의식하고 있 었던 듯하다. 반박을 하지 못했다는 점 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순혈은 존재하지 않는다. 섞이고, 섞여서 현재 의 인류가 된 것이다. 더욱이 중국은 여 러 종족의 집합체다. 하나의 중화라는 말도 모순의 극치다.

“이제 할말은 다했나?”

“단도직입적이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잡스러운 전투를 벌일 줄 알았다. 백혈도는 이제 까지 만난 되놈들과는 달랐다. 본인의 강함을 알기에 상대를 빠르게 파악한다. 확실히 감각이 좋은 되놈이었다.

“대화가 지겨워졌거든.”

“화난 거 보니 역린인가 보지?”

장경의 육신에서 살의가 피어올랐다. 마공의 극한을 초월한 초마에 접어든 진의 (R意)는 마신의 형상을 띠었다. 어 느 누구의 범접도 불허하는 초마지경이 었다.

스윽!

정우가 손을 뻗어 T 자를 그렸다.

“살고 싶으냐? 곧 죽고 싶다고 빌게 될거다.”

“제멋대로 생각하기는, 지금의 결정 후회하지 않는 거지?”

정우는 작전을 위해 타임을 부르지 않았다. 수많은 목숨이 달려 있는 순간 이었다. 예로부터 대가리가 멍청하면 아랫도리…… 크홈! 놈들이 고생한다고 했다.

“끝까지 건방을 떨겠다. 그 여유로운

낯짝부터 거둬 주마.”

“성급하긴, 명분 따윈 중요치 않나 봐.”

장경은 대화를 이어 나가지 않았다. 놈이 함정을 팠다고 해도 의미는 없다. 혹혈마신경의 중반을 개방한 마신살(魔 神殺)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만 봐도 위 험한 자다. 더욱이 진대악을 죽였다면, 백마의 경지를 확실히 넘어섰다. 이놈 만 처리하면 남은 것들은 쭉정이에 불 과했다. 명분이야 만들어 내면 그만이 었다.

“어설픈 호기는 죽음을 부르지.”

창졸간 돌변한 장경의 허리춤에서 도 가 빠져나가면서 초식으로 연결되었다. 그 일련의 동작 구성이 빛을 초월한다.

-마신혈뢰도(魔神血雷刀) 2식, 마뢰혈 살(魔雷血殺).

백혈도라는 위명을 벗어던지고 교주 로 돌아온 장경의 진의가 뿜어졌다. 단 순한 초식처럼 보이나, 실제는 다르다. 공간을 장악하여 목표물을 지배했다. 일단 걸려들면 빠져나가기 힘들었다.

하물며 선수를 쳤다.

쿠아아아앙!

폭발은 인간적인 영역을 가뿐히 벗어

났다. 발원점부터 원을 그린 날카로운 파장은 자금성 전체를 뒤흔들며 부수어 나간다. 황제의 집무를 보던 대전이 휘 말린 채 가루가 되어 홑어진다.

먼지구름이 치솟아 오르며 일대를 장 악하려는 찰나, 무형의 도격이 먼지 사 이를 뚫고 나갔다. 미세한 소리조차 나 지 않는 무음극속(無音極速)의 도격이라 눈치를 채기에는 늦는다. 선수를 펼쳤 던 장경만이 도격의 줄기를 깨닫자 인 상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크억!

도격은 장경의 제공권에 닿지 않았다.

10줄기의 도격이 꿰뚫고 지나간 궤적 에 백마가 있었다. 10명의 백마는 가슴, 명치, 목, 이마가 관통당한 걸 깨닫기가 무섭게 생명력을 잃었다.

쿠다당!

영혼을 잃은 백마의 허망한 최후.

실력 발휘는커녕 방심의 결과는 뼈아 프다. 백마의 누구도 예상을 못했다. 교 주의 공격으로 끝이 나거나, 설령 막는 다 해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거라 봤다. 한데 막는 걸 떠나 반격을 해 왔다.

파르르르!

장경의 미간이 구겨지며 검미가 잘게 떨렸다.

백마의 죽음 이전에 자신을 앞에 두 고 허튼수작을 부렸다. 자=이 상하 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누구도 자신 을 무시해선 안 되었다. 설령 신이라 할 지라도 용납하지 못한다. 살아생전 느 껴 보지 못한 굴욕이었다.

화르르르!

장경의 육신에서 번지는 마혈기(魔血 氣)가 불꽃처럼 타올라 자금성을 달아오 르게 했다. 자색을 띠던 자금성이 붉어 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네놈이 감히 나를 모욕해!”

“선수나 치는 놈이 울컥하기는.”

누가 보면 먼저 공격한 줄 알겠다.

정우는 반격을 했고, 그 대상이 백마 였을 분이다. 백혈도의 자존심을 살려 줄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공격하고 안 하고는 전적으로 정우의 선택이었다. 이를 두고 왈가왈부해 봤자 본인 속만 더 상한다.

하긴, 공산당이 반격의 자유를 경험해 보기나 했을까. 공산국가의 시민의식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네놈을 산 채로 갈가리 찢어 주마.”

“호오, 그새 화를 삭였네. 한데 이를 어쩌지? 예약 시간이 다 됐는데.”

분노에 기름을 붓는 짓, 정우의 전매 특허다. 더 화나게 해 줄 카드가 있었다. 당하고 나서도 분노를 삭일 수 있다면 인정해 주마.

“헛소리 지껄이지 마.”

“과연 그럴까?”

정우의 희미한 미소에 장경은 살의를 폭발시키며 맹렬히 달려들었다. 마공의 극한을 초월한 장경의 공력은 천외천에 도달해 있었다.

파파팟!

장경의 기격이 정우의 제공권과 마주 하자 스파크가 번지며 거친 파장을 일 으켰다. 기격 대결임에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의지를 초월한 권능의 영역이 었다.

쿠아아앙!

튕겨 나간 기격의 편린은 자금성의 문화유산을 가볍게 부숴 냈다. 원형을 보건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일이 나, 정우와 장경은 안중에도 두지 않고 대결에 여념이 없다. 기격 대결과는 별 개도 칼이 대화를 나누었다.

채채챙!

고속의 칼질, 육감의 영역에 들어서 있었다. 한순간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 는다. 찌르고 베는 칼의 이면에 숨어 있 는 무형의 칼이 언제든 목숨을 노렸다.

-마신혈뢰도 3식, 혈뢰육살(血雷鐵殺). 핏빛 뇌기가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뿜어져 나갔다. 스치기만 해도 기경이 타고 올라 만물을 찢어발긴다.

“죽어라.”

마신의 강력한 전언은 그 자체로 살 인병기를 초월한다. 강력한 올가미가 심신을 제한했다. 그러나 정우가 죽으 란다고 곱게 죽을 위인인가. 오히려 ‘나 죽여 봐라’ 작전을 쓰며 장경의 공세를 상쇄하고 있었다. 맞을 듯 안 맞을 듯, 30년 된 유행어 아까비를 연발하게 하 는. 사람 열 받게 하는 데는 천생 타고 났다.

꽈과과꽈아앙!

중국이 자랑하는 자금성이 엉망이 되 어 가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행스 럽게도 터는 남아 있어 복원은 가능한 수준이다.

“네놈은 도망칠 수 없다!”

“도망치는 게 아니라, 널 잡아 두려는 거야.”

분노에 휩싸였던 장경의 두 눈이 의 혹을 담는다. 조금 전의 공세를 막아낸 대호법의 전투능력은 백마로서는 상대 하기 벅찬 수준이었다. 능히 일세를 풍 미할 만한 실력을 갖추었다. 단순히 공 세에 밀렸다고 하기에는 놈의 태도에 여유가 있었다. 무언가 다른 꿍꿍이가 정말로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이 스쳐 지나갔다.

찰나.

두우우웅!

기이한 울림 이후, 공간이 열린다.

허공이 열리기가 무섭게 하늘과 대지

가 크게 흔들리며, 요란한 굉음을 토해 냈다. 모두의 시선이 상공으로 향한다. 1천 미터 상공에 직경 300미터에 달하 는 운석이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운석이 나 지금 실 끊어졌다고 외치 고 있는 듯하다.

“……저건 대체?”

다들 설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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