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481화 (481/500)

제 2장

투신 VS 투신 (3)

꽈아아아아앙

고막을 강타하는 굉음을 초월한 파장 이 천지를 개벽시켰다. 상상을 불허하 는 기의 폭풍이었다. 휩쓸렸다가는 살 아남기 힘든 파괴력을 지녔다. 분노한 용의 포효와 삼라만상의 지배자의 격돌. 의지가 실린, 즉 권능이 마주한 충돌의 여파는 경지에 이른 무인조차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아아앙!

거센 후폭풍이 사나운 원을 그리며 공간을 넓힌다. 접근조차 하기 힘든, 영 역에 있던 자들은 허무하게 생을 마감 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마주한다.

“……또 온다!”

격전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 럴 때마다 파괴력이 끝을 모르고 상승 하며 공간을 어지럽힌다. 그야말로 난 장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도로는 찢 겨 나가 속살을 드러냈으며, 내진 설계 된 건물은 맥없이 부서져 가루가 되었 다. 휘몰아치는 기의 폭풍은 분쇄기의 칼날처럼 예리함과 파괴력을 갖추었다.

크아아악!

가문의 핵심무인만을 선별해 왔음에 도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일정 거리를 벗어났다고 안심했던 자들 에겐 날벼락을 선사했다. 지표면의 거 죽이 벗겨져 나가면서 거대한 쓰나미를 형성하고 있었다. 아차! 하는 순간 매몰 확정이었다.

“……거리를 더 벌려!”

u..모두 피해...크악!”

전력을 발휘해 도주해도 격돌의 사정 권이다.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면 모를 까, 설상가상으로 전장의 범위가 한정 되어 있지 않았다. 충돌한 지점에서 벗 어났다 싶으면 어느새 저 앞에서 격돌 을 벌이고 있었다. 이러니 피해의 당사 자들은 죽을 맛이었다. 중구난방으로 격전을 벌이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으속성, 물의 방패(水干).

-빙룡신공(氷龍神功) 극음극한, 빙옥

혈세 (氷玉血世).

요호의 빙룡기가 발동하자 사방으로 부려졌던 물기가 모여들어 거대한 빙벽 이 되었다. 사방팔방으로 미쳐 날뛰던 기운이 빙벽에 부딪치며 폭발한다. 용 신가의 총관에 머물고 있으나, 그녀는 능히 일가를 다스릴 무력을 지니고 있 었다. 실상 12지신가의 가주 중 누구도 그녀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자신하진 못 한다.

요호는 파장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음 에도 충격을 받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용신가의 가신들을 이동시켜 더 이상의 피해를 방지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 았다. 특히 적으로 마주한 네즈미가 연 합과는 대조적이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결계를 쳤어.’

네즈미가 연합의 피해가 전무한 원인 이 결계에 있었다. 그것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연합의 가주가 전면에서 전력 을 기울이고 가신들이 필사적으로 받치 고 있었다.

‘예상하고 있지 않고서야.’

사전에 예측하지 않고서는 저토록 완 벽한 대응을 하기 어렵다. 격돌 장소와 범위까지 계획대로라면, 작금의 대결양 상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 이 켄신의 용혈기가 이전과는 비할 바 없이 상승하고 있었다. 12지신가의 가 주들을 억눌렀을 때와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혹금단주의 무력이 그만큼 범 상치 않았다.

‘그러나 그는 용신의 후예, 켄신이야.’ 무적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용신가의 가주. 그녀는 켄신을 절대적으로 신뢰 했다. 그 누가 됐든 결과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 무패의 복서도 서로 싸우 게 되면 승패가 갈리기 마련이다. 누가 우물 안의 개구리인지 깨닫게 되는 시 간이 다가온다.

‘내가 그렇게만들겠어.’

요호의 두 눈이 요사스럽게 빛나고 있었다.

파격은 지평선까지 전달되었다.

융단폭격을 맞은 듯 폐허가 되어 버 린 공간, 정우와 켄신이 마주하고 있었 다. 격전을 벌였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평온함이 자리했다. 둘 다 치명적 인 타격은 입지 않았다.

“너 같은 녀석이 있을 줄이야, 정말

기브구나.”

“희열과 절망은 종이 한 끝 차이지, 곧 깨닫게 될 거다.”

일대를 지진 규모 10.0으로 만들어 놓고서도 정우와 켄신에게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전력을 발휘하기는커녕 가벼 운 인사치레였다. 물론 인사를 받아 주 지 못하고 사라진다 해도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 여유는 거슬려, 지워 주마.”

“말보다는 행동으로 증명해라.”

켄신은 천룡무적신공을 대성한 이후 로 8성 이상을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굳이 꺼내 쓰지 않아도 대적자는 쓰러 져 있었다. 무사의 인생에서 적수의 부 재는 권태로움과 나태함을 부추겼다. 그런 자신에게 오랜만에 적수다운 적수 가 나타났다. 뜻밖이라면 미국이나 중 국이 아닌 한국이라는 것이다.

한국 무림에서 이토록 대단한 무인이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버러지 들의 나라, 제 잘난 줄 주둥이만 살아서 떠벌리는 족속으로 봐 왔거든. 그 나라 말로 뭐라더라, 개천에서 용이 난 격이 다.

-천룡무적신공 무극경, 천의무한(天意

無限).

천룡무적 신공을 대성해야만 완성되는 천의무한의 궁극이 개방되었다.

투득, 투득!

켄신의 육신이 변화를 일으키며 무사 의 완성체를 이루었다. 그 어떤 존재도 허락하지 않는 압도적인 존재감이 공간 을 장악했다.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하강한 천신의 위용 이란 표현도 부족하지 않았다.

“증명해 주지.”

어느새 그의 양손에 검이 들려 있었 다.

켄신의 진의는 가문의 도공(刀功)인 천룡무극도형W嫌極刀形)이지만, 태 생적으로 양손을 자유자재로 다루기에 이도(三刀)를 기반으로 본인만의 무류인 켄신이도류를 완성했다.

“나의 비기에 죽는 걸 영광으로 알거 라.”

검공의 뿌리가 같다고는 하나, 일도류 와 이도류는 전혀 다른 영역이었다. 본 인만의 영역을 개척해 대가의 반열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불가능했다. 더욱이 양손의 균형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으면 오히려 일도류를 쓴 것만 못하다.

-켄신이도류 이격, 용의 이빨.

켄신의 칼이 엑스(X) 자를 그리며 수 평으로 그어졌다. 횡으로 하늘과 지상 이 갈린다. 한데 용의 이빨이라는 초식 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갈라낸다 면 수평 베기에 무형강기를 완성한 형 태일 분이다. 일반적인 무사에겐 무형 강기만 해도 대단한 비기이지만, 켄신 의 경지를 감안하면 부족했다.

스와앙!

베어진 공간의 단면이 날카로운 예기 를 번뜩인다. 막아서는 걸 용납하지 않 는 켄신의 의지가 담겼다.

꽈아앙!

정우는 물러서지 않고 정면으로 응수 했다. 소환된 전생이 수평으로 베어지 는 무형도강을 수직으로 베어 냈다. 이 전처럼 광폭한 폭발을 일으키진 않았으 나, 칼에 담긴 힘의 편린은 비교를 불허 한다.

“이중도격이군.”

정우는 전생을 좌우로 다시 휘둘렀다.

푸0}0}아앙!

경력이 실린 도격이 폭발하며 좌우에 서 파격을 맞는다. 공간이 깨진 유리잔 처럼 균열이 번지더니 부서져 내리는 듯 착각을 일으켰다.

켄신의 수평베기는 일종의 속임수였 다.

베어진 도형이 좌우로 뻗어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의 원심력을 이용 했다. 막았다고 방심하는 순간, 용의 이 빨이 육신을 물어뜯을 수 있었다. 일도 에 이도, 삼도 순차적이면서 지속적이 다.

채채채챙!

정우와 켄신의 칼이 1미터의 간격을 두고 부딪쳤다. 초음속의 도격, 그야말 로 보이지도 않는 스피드의 경연이다.

눈이 따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빛살 같은 도격은 스피드분만 아니라 파워 역시 엄청났다.

스왁!

베어진 대지가 반으로 갈라지며 끝에 다다라 10층의 건물을 반 토막으로 베 어 냈다. 주변을 칼의 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도법의 극의를 자유자재로 구사 했다.

“밸런스가 좋아.”

“너야말로 칼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야.”

단순한 칼의 경쟁으로 보면 오산이다.

천룡무적신공의 극의와 현천공의 9단 이 부딪치고 있었다. 칼이 지나가는 궤 적마저 서로의 의지가 결합하여 파괴를 일삼았다. 반경 10킬로미터가 영향권에 있었다. 살아 있는 생명체의 말살을 부 르짖는다.

투아아아앙!

휘몰아치는 무시무시한 기의 파장은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 있었다. 지상과 허공을 가리지 않는 결전으로 인해 무 사들의 희생이 상당했다.

“칼이 하나 더 있었군.”

보이지도 않는 수많은 칼의 궤적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가운데, 파격이 일어났다.

켄신의 의지를 이어받은 제3의 칼이 사각을 공격했다. 팽팽한 공수공방의 결전에서 허를 찌르는 일격이었다.

“그러는 네놈이야말로.”

켄신은 이도류라고 했지만, 실상은 삼 도류다. 그러나 회심의 수는 의도치 않 은 궤적에서 튀어나온 칼로 인해 막히 고말았다.

?속성 개방, 이기어도.

-켄신무한류 육격, 용의 포효.

켄신의 다중속성 중 하나인 이기어도

가 발휘되자, 칼의 숫자에 제한이 풀렸 다. 무한대의 칼을 완성했다. 이기어도 의 경지에 이르렀다 해도, 하나하나의 칼에 의지를 부여하게 되면 심력과 내 력의 소모가 크다. 반면에 켄신의 무한 류는 그럴 걱정을 하지 않았다. 속성과 천룡무적신공이 융합하여 소모되는 힘 을 최적화했다.

크아아앙!

무한의 칼이 용의 형상을 이루어 포 효한다.

“이쪽도 칼이 부족하진 않아.”

공간에 의지를 부여하여 칼의 형태를

완성하진 않았다. 굳이 그런 수를 쓰지 않아도 칼은 많았다.

휘익!

휘둘러진 전생에서 분리된 수천 개의 분신이 내질러 오는 켄신의 용의 포효 와 부딪쳤다.

“칼이 늘어난다고 해서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켄신으로서는 칼이 늘어나는 마법에 도 당황하진 않았다. 단순히 숫자만 늘 었다고 해서 자신의 무한류에 대적할 순 없다. 무한류는 필생의 심득이 담긴 총아, 여태 그 누구에게도 전력을 드러 내지 않았었다.

쿠아아앙!

하늘이 부서지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 는 파괴의 현장이 가시기도 전, 정우와 켄신의 무한대로 늘려진 칼들이 영역을 주장하며 격돌했다.

정우의 전생은 하늘을 완벽히 메우며 지상을 어둠으로 물들게 한다. 이에 맞 서는 켄신의 무한류가 영역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

켄신은 절기가 막히자, 안색이 순간적 으로 경직되었다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 칼, 마병이구나!”

“어때, 괜찮지?”

켄신의 홍안이 더더욱 붉게 타올랐다. 무한류라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봤거늘, 놈이 가지고 있는 칼이 보통이 아니었다. 칼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 럼 움직이는 데다가 자가 분열을 일으 키며 무한대로 생성되고 있었다.

“이게 다면 재미없는데.”

정우는 현천공 9단의 극한을 열었다.

우우웅!

폭포수처럼 붐어져 나오는 현천의 기 공이 천지사방을 사로잡았던 켄신의 용 혈기를 단숨에 먹어치웠다. 정우의 진 신은 힘으로 짓눌러 버리는 극한에 도 달한 패도의 화신처럼, 신의 영역에 도 달해 있었다. 그 누구도 마주하지 못할 절대포스의 작렬이었다.

절대강자의 전매특허, 지상 흔들기와 돌멩이 허공섭물이 발휘되었다. 이쯤은 되어야 공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 주는 허세의 끝판왕이 다. 물론 지상 혼들기가 반경 5킬로미 터이며, 돌멩이의 크기가 기본적으로 집채만하긴했다.

“어디 더 까불어 봐라.”

“?…"크윽!”

켄신은 천룡무적신공의 최고경지인 천의무한과 무한류까지 개방했다. 한데 도 불구하고 놈은 전력을 사용하지 않 은 것이다. 피부를 찌르고 들어오는 가 공할 패도가 천룡무적신공을 짓누르고 있었다. 격전은 예상했지만 전력에서 밀릴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역량 의 차이가 이토록 크다니 이해가 되지 않을 지경이다. 압도적인 힘으로 짓눌 렀던 기억밖에 없었던 그에게는 용납하 기 힘든 현실이었다.

‘어쩔 수 없나.’

기본역량과 숨겨 놓은 전력의 차이가 비교되었다.

“끝을 보겠다!”

켄신은 감추고 있던 용혈을 꺼내 흡 입했다.

속성 개방, 용 소환.

=디

전신 모공이 열리며 솜털을 곤두서게 하는 폭발적인 경력의 포화였다. 멀찍 이 떨어져 있음에도 육신의 떨림이 가 시지 않았다.

‘숨겨 논 전력이 있었구나!’

‘켄신, 과연 무서운 자였어.’

‘이제 놈도 끝장이다.’

시노시시가의 카타세, 토라가의 무사 시, 헤비가의 혼고, 우사기가의 시바시 키, 우시가의 라이토는 가무의 수장이 라는 것마저도 잊은 채 대결을 넋 놓고 바라봐야 했다.

켄신이 가볍게 이길 줄 알았던 대결 은 흑금단주의 경세적인 패도에 막히고 말았다. 하물며 좀 전에 보인 혹금단주 의 전력은 일반적인 상리를 한참이나 벗어난 천외천의 경지였다. 켄신도 더 이상은 어렵다고 판단할 때, 감추어 두 었던 무시무시한 역량을 드러냈다.

‘용혈을 써야하다니.’

주변의 반색과 달리 요호는 초조했다.

용혈은 용신가의 역사와 함께한 비약 이다. 용신가의 순혈을 이은 자가 천룡 무적신공을 연성한 후, 죽기 전에 비축 해 놓았던 피의 결정체가 용혈이다.

역대로 용신가의 가주는 용혈을 통해 각성을 했기에 다른 가문에 비해 무력 이 남달랐다.

하나 이번에 완성한 용혈은 그 이전 과 또 다르다. 10년 전 케이브에서 나온 증폭마물의 피를 결합하여 용혈의 진력 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예상보다 강력한 증폭에 있었 다. 지나치게 강한 증폭으로 인해 잘못 복용했다가는 육신이 버티지 못하고 폭 발할수 있었다.

‘다행히 아직은 통제범위구나.’

용혈을 통한 광폭화로 이성을 잃어버 리면 그땐 끝장이다. 그럼에도 사용했 다는 것은 그만큼 전투가 절박해졌다는 걸 의미했다. 켄신에게 여유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부담이 되었다. 사태가 이 런 식으로 흘러가게 된 책임이 그녀에 게 있었다.

‘시간을 끌어선안 돼.’

요호는 켄신의 완전무결함을 원했다. 그에겐 흠집이 있어선 안 되었다. 한국 무림의 일개 단주에게 패배할 순 없다. 이는 용신가분만 아니라 일본 무림의 자존심이 걸려 있었다.

?속성 개방, 은의 장막.

그녀는 결심을 굳히자 바로 이동했다. 접근이 용이치 않기에 빙룡신공을 극한 으로 끄집어냈다. 최대한 저자가 눈치 를 채선 안 되었다.

규격보다 부풀어 오른 육체와 마디마

디마다 선 굵은 핏줄기가 켄신의 상태 를 말해 준다. 다스리고 있으나, 위태위 태해 보인다. 그러나 작금의 공격력은 일반 상리를 완벽히 거스른다. 생명체 가 증폭할 범위라고 해 봤자 2배 이상 은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 용혈을 홉입 한 켄신의 전투력은 이전보다 족히 5배 는 더 강해졌다.

이분인가, 소환된 용의 등급도 다르다. 용혈을 홉입하자 용 중에서도 고룡이 소환되었다. 의지와 동화된 고룡은 켄 신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용의 권 능과 마력이 켄신의 무력과 결합한 것 이다.

꽈아아앙!

절대의 마력이 깃든 용의 진언이 중 력을 장악하고, 동선을 지배한다. 마력 의 그물망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가 조여들며 정우의 제공권을 잡아챈다. 이어서 터져 나오는 용의 포효, 그건 브 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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