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479화 (479/500)

제 2장

투신 VS 투신 (1)

민주주의는 정당정치를 기반으로 두 고 있다. 각 정당이 국민의 의사와 이익 을 반영하여 정치를 편다.

그러나 현 정권은 이 대통령과 금강 무적당의 단일 체제라고 봐도 무방했다.

야권이라고 해 봤자 의석수가 20석을 넘지 않으니 의사결정권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은 이런 식의 단일정치는 폐단이 심해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지지율이 올랐다.

-방산비리 척결.

?우니크 연합 재편.

-법률 강화.

-사회정의 구현.

그동안 누구도 손대지 못했었던 무소

불위의 권력에 철퇴를 가했다.

솜방망이가 될 거란 예상을 비웃듯 공정한 잣대로 적합한 형량을 내렸다. 묵은 변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사이다 처방에 온 국민은 열렬히 환호했다. 가 진 자들을 대변했던 법의 잣대가 공평 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아동강간 살인범, 그 개새끼! 사형 선고받았단다.

■음주운전 뺑소니는 30년 형이라던 데.

-하긴 술 먹고 운전해서 치여 놓고,

길가에 버리고 차에서 자다가 도망쳤다 면서.

-피라미드 조직 만들어서 1,000억 사 기 친 놈, 1,000년 실형인데 이거 레알?

-1,000명이 피해를 봤고, 원래는 1명 당 10년인데 깎아 준 거래.

-119구조대한테 행패 부린 사람 2년 실형 나왔대.

-받고 나니 잘못했다고 울며불며 질 질 짜고 가관이더라.

법적인 잣대를 확실하게 구분했다.

가벼운 범죄임에도 중범죄와 형량 차

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오히려 엄 격한 잣대를 대는 경우가 있었다. 사회 적으로 이슈를 일으켰다고 해서 법률을 더 강하게 적용하지는 않았다. 국민정 서가 판결에 영향을 주는 것은 엄격히 차단해야 했다. 법은 감정이 아닌 객관 적 사실에 기반을 두어야 문제가 생기 지 않는다.

“일사천리가 따로 없네.”

“그러게 말입니다.”

이 대통령은 총관을 결국 청와대로 끌고 왔다.

문파에 벌여 놓은 사업이 많다며 바

브다고 핑계를 댔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대부분의 업무를 부총관에게 일임하고 하루의 절반을 바리스타에 빠 져 살고 있는 걸 들켰다. 알고 봤더니 부총관 이하 일 잘하는 애들이 전부 정 우의 정보통이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을 제대로 찍혔다. 그동안 물심양면으 로 도움을 마다하지 않았거늘, 역시 머 리 검은 짐승은 기르는 게 아님을 또 한 번 대오각성해야 했다.

“원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게 정 치 아닌가‘?”

“그것도 힘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죠.”

김 총관은 틱틱! 거리면서도 민정수석 으로서 소임을 다했다.

한편으로 기가 막혔다. 원래 민정수석 과 국무총리는 검증 기간만 해도 상당 한 시일이 소모된다. 대통령과 정당에 서 결정을 해도 야당이 반대하면 난항 을 겪기 마련인데, 딱 3일 걸렸다. 그 일면만 봐도 현재의 대세가 누구인가를 확실하게 알려 준다. 함부로 까불면 국 물도 없다는 걸 확인시켜 주었다.

“괜한 소리 했다가 역풍 맞을 걸 뻔히 아는데, 침묵으로 일관할 수밖에요.”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놈들이,

쫄기는.”

국회의원 선거 때면, 국민에 대한 봉 사자들로 넘쳐 난다. 그러나 막상 당선 이 되면 과연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이 들이 얼마나 될까? 권력을 잡고, 그 혜 택을 받으려는 자들로 돌변한다. 하지 만 탓하진 않는다. 어느 정도의 콩고물 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무료봉사는 한 계가 있었다. 혜택을 받은 만큼, 책임지 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

“쫄 만하죠, 유니크 연합 내 파벌을 재정비하면서 나가떨어진 자들만 해도 수를 세기가 힘듭니다. 형량이라도 작 으면 몰라. 최소 20년인데, 저 같아도 안합니다.”

“죄 안 지으면 되지.”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경운 혼 하지 않습니다.”

그 흔하지 않은 경우에 정우와 금강 문주가 포함돼서 큰 골칫거리였다.

그들이라고 해서 조사를 하지 않았을 까? 해 봤자 나올 것도 없고, 되레 역관 광당하기 일쑤였다. 하물며 현재 한국 유니크의 70퍼센트를 금강문이 지배하 고 있는 구조가 되었다. 무문연합과 유 니크 연합까지 하면 무소불위의 패자(휴 者) 였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과 정우에 반하 는 자들은 발붙이고 살기 어렵다. 그야 말로 여론과 힘의 아름다운 융화의 정 점이었다.

보통은 독재라고 욕할 테지만.

“여태 해결되지 않은 거야,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자기 생계가 달렸으니, 순순히 물러 설 순 없는 문제입니다.”

노점철거, 강성노조 완화, 여성 군대 문제가 복합적으로 다루어지면서 인터 넷에선 요란했다. 문제의 사안이 굉장 히 민감한데다가 어느 한쪽을 지지하기 껄끄러운 사안이다. 법적인 잣대만을 들이대기에도 국민정서상 좋지 않았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이지. 어찌할지 고 민은 해 봤어?”

“그걸 왜나한테만물어.”

이젠 대놓고 답을 달라네.

김 총관은 이 상황을 꿈에서도 봤지 만, 적응하고 싶지 않았다. 저 인간이 대통령이 되면서 한동안 편안했는데, 물귀신 작전을 쓸 줄이야.

“정우가 없으니까, 민정수석이 해야 지.”

“당신은 대통령이잖아.”

자리에만 앉아 있으면 된다고 꼬드길 땐 언제고.

막 부려 먹네.

그러니 존대가 나와, 안 나와.

“그래서 내 성격대로 밀어붙이라고, 나중에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끄응, 내 발등 내가 찍었네.”

김 총관은 일전에 정우에게 한 말을 크게 후회하고 말았다.

문주가 정권을 잡은 후, 정우가 비선 이 되어 정치에 간섭하는 건 옳지 않다 고 했다. 그랬더니 이 망할 놈의 문주가 자신한테 의지를 한다. 이런 식이었다 면 정우한테 그딴 쓸데없는 개소리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단 노점상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해 야 합니다. 그래야 옥석을 가릴 수 있습 니다. 기업형 노점을 운용하면서 부동 산을 싸매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요.”

김 총관은 하기는 싫어하면서도 주어 진 일에 관해서는 완벽주의자였다. 강 성노조는 객관적인 협상안을 제시했고, 여성 군대에 관해서는 일단 단독운영체 제를 모색했다.

현재 기업의 평균 연봉과 물가상승률, 생산성이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 분석에 들어갔다. 여성의 경우 남성과 함께 군 대생활을 했을 때의 문제를 염두에 두 지 않을 수 없었다. 여성만의 군대를 조 직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그 일은 알아서 처리하고, 정우가 전 번에 얘기한 건 어떻게 됐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될 겁니다. 한데 미국이 가만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비밀리에 짓자고 했잖아.”

“미국의 정보력을 우습게 보면 곤란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위성이 수시로 한 반도를 찍어 대고 있었다. 눈뜬장님처 럼 기다리고 있는 한국의 실정,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괜찮아, 정우가 언제 허튼짓하는 거 봤어.”

“그래도 좀……

방산, 유니크 비리를 해결하면서 예산 대비 국방비의 비율을 그대로 하면서도 여력이 남았다. 남은 국방비를 운용해 서 마도공학연구소와 기간트 훈련과 보 관을 위한 부대시설을 만들기로 결정했 다. 하이퍼팩토리에 기간트 제조를 위 탁해 놓은 상태였다. 기간트의 전투력 과 가격의 효용성에 대한 검증만 끝나 면 된다.

“정보 새어 나가지 않도록 단속 잘하 고.”

“그건 내가 할 말입니다.”

일본 무림을 대표하는 12지신가.

네즈미가, 토리가, 이누가가 용신가를 부정하면서 시작된 다툼이 기어이 전쟁 으로 전화되었다. 협상의 여지가 없다 고 못을 박은 상황이다. 언론을 통제했 기에 일반인들까지 알지는 못했다. 다 만 12지신가가 일본 무림을 대표한다고 해도, 중소무문과 독립무문의 시선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艾한 방 제대로 먹었네. 어떻게 생각해, 요호?”

“지나치게 노골적이라 이상해요.”

10일 후라 선전포고한 후, 9일이 흘렀 다. 남은 시간이라고 해 봤자 하루에 지 나지 않았다.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기 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일이다.

그러나 시간을 더 소요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선전포고는 용신가의 이름으로 했다. 이제 와 시일을 더 연장한다면 세 간의 비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저들이 떠벌리는 바람에 하지 않을 수도 없게 되었어요.”

“범생이 유우신의 전략치고는 위험성 이 큰데.”

켄신이 아는 유우신은 이토록 파격적 인 전략을 세우지 않는 성향이었다. 목 적을 위한 계획 수립에 공을 들이는 신 중한 자다. 이번 전략은 어찌 보면 도 아니면 모의 외통수였다. 전력만 놓고 봐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패배가 뻔히 예상되는데도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짖 어 대고 있었다.

“빈 수레가 요란할때도 있지.”

“그렇게만 볼 게 아니에요. 네즈미가 에 혹금단주가 있다는 정보가 있어요.”

“금강문의 최강자는 금강문주라며, 그 인간 대통령인데 올 수나 있나? 아니면 주 전력을 이끌고 온 거야?”

“아니요, 그 혼자예요.”

금강문을 필두로 한국의 무문연합이 움직였다면 용신가의 정보에 잡혔을 것 이다. 현 무문연합의 핵심수뇌부는 한 국에 있었다. 바로 조금 전까지 확인된 사안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금강문의 원조가 없는 가운데 세 가문만으로 대적할 수 있다고 보는 건가. 확률이 극히 희박했다.

“어떤 함정일지, 궁금하긴 하군.”

“투지를 불태울 때가 아니에요. 이번 전쟁은 완벽한 승리여야 해요.”

네즈미가는 함정을 파고 기다린다고 했다. 자신 있으면 얼마든지 들어와 보 라는 도발을 서슴지 않았다. 전혀 고려 하지 않은 전술이기에 전략담당인 요호 를 곤란하게 했다. 그녀는 원치 않은 파 격을 켄신 이외에는 용납하지 않았다.

“이제 와 무르면 쫄았다는 걸 인정하 는 꼴이잖아.”

“당신의 성향을 감안한 것 같아, 불안 해요.”

“천하의 요호가 감에 의지를 하는 거 야?”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요.”

켄신의 인상이 굳었다.

일찍이 그녀를 이토록 긴장시키는 경 우는 없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 리지 않는 그녀의 냉철함에 균열이 발 생했다. 허투루 넘어갈 일은 아니라고 봤다.

“각 가문에 전력을 배로 늘리라고 해.”

“알았어요.”

요호는 다소 안심했다. 핵심전력을 두 배로 늘린다면, 저들이 펼친 함정으로 도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용혈을 쓰겠다.”

“예?”

“불안하다며.”

“완성되지 않았잖아요.”

“그 정도면, 괜찮아.”

네즈미가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결전의 날이 다가왔고, 30분이 남지 않았다. 반시간이 흐른 후, 일본의 미래 를 결정지을 생사결이 벌어진다. 당연 히 일대는 통제되었다. 주변에 민간인 이 있으면 곤란했다. 무가의 일은 무가 의 법칙으로 따르도록 되어 있다. 12지 신가에 속하지 않은 자는 참화를 당해 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결국 이리되는군.”

“하나, 쉽지 않을 걸세.”

“그렇겠지.”

고로, 유우신, 사카모토는 심각함을 지우지 못했다. 과정은 순조롭지만, 결 과가 현실을 대변하기 마련이다. 마지 막은 결국 힘과 힘의 대결이 될 것이다.

그때 과연 결착을 낼 수 있을지가 승부 의 관건이다.

퍽!

고민하던 세 사람은 갑작스러운 충격 에 앞으로 밀려 나가며 고꾸라질 뻔했 다. 간신히 균형을 잡았으나, 한 발 깽 깽이는 상당한 쪽팔림을 불러왔다.

“인상들 봐라, 초상난 줄 알겠다.”

난데없이 뒤통수를 처맞고도 항의하 지 못했다.

네즈미가에서 자신들을 급습할 수 있 는 존재는, 괴물을 제외하고 없었다. ‘꼬 나보면 어쩔 거야?’라는 도발에도 얌전 했다. 괴물은 도발해 오기를 바라는 관 종이다. 저 유치찬란한 수작에 넘어가 면 인생이 괴로워진다. 순간 울컥해서 대답이 늦었던 고로는 라면으로 배를 채워야 했었다. 대장에서 꼬물거리는 생라면의 쫄깃쫄깃함에 상당한 정신적 데미지를 입었다.

‘언제부터 뒤에 서 있었던 거야?’

‘감을 못 잡겠네.’

‘우리가 동네북도 아니고.’

명색이 그들은 일가의 수장이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제공권이 자동문이 되어 타인의 발길질을 손쉽게 허락해 버렸다.

비참한 현실이 분명하지만,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 가문의 명운이 혹금단 주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손님이 왔는데, 주인이 가만히 있어 서야 쓰나.”

네즈미가를 포위해 오는 기운이 있었 다. 숨통을 조이는 강력한 위압감을 발 산했다. 족히 2천에 달하고 있었다. 숫 자만 놓고 보면 많아 보이지 않으나, 각 가문의 핵심 무사로 선별되었다.

“애들불러라.”

“예, 주군.”

이쪽에서도 전력을 보여 주어야 얼추

균형이 맞았다. 딱히 유세를 떨진 않아 도, 격이 떨어지지 않도록 안배해 놓았 다.

정문을 개방했다.

9가문의 주력을 이끌고 온 자, 용신가 의 가주 켄신이 서서히 본신을 드러내 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량처럼 가벼워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으나, 숨 어 있는 진의는 사나운 태풍처럼 끓어 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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