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470화 (470/500)

제 6장

내가 아니더라도 지옥에

갈 사람은 많아 ⑴

그우리나라도 이제 마법 선진국이네.

-절대마법사 한 명 배출했다고, 설레 발 좀 치지 마!

-기존의 마법사하고 달라, 까탈스럽

지도 않고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이라는 소문이 자자해.

-최상위 등급의 유니크인데 군대도 가고, 자랑스럽다.

-조기전역해도 되는데, 끝까지 군복 무를 한다고 했대.

정우의 활약이 알려지기 시작하더니, 폭발적으로 확산되었다.

열 명이 한 사람 바보 만들기 쉬운 것 처럼, SNS를 통한 수백만이 호응을 하 자 단숨에 인기스타가 되었다. 무공에 만 특화된 마법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서 절대마법사라는 돌연변이가 나왔으 니 열광할 만했다.

그야말로 유니크, 특화된 인기라고 볼 수 있었다.

-어쩐지 하라와 잘 어울리더라.

-언제는 우리 하라 건들지 말라며!

-하라가 남자 보는 눈이 있는 거지, 너희들과 달리.

-남자가 봐도 완벽하다.

-까임방지권 하나는 확실하지.

-정우야, 너 하고 싶은 거 해.

한 쌍의 선남선녀로서 인터넷을 화려 하게 장식했다. 정우는 하룻밤 자다 일 어났더니 벼락스타가 되었다. 이제 우 리나라에서 정우를 모르는 사람은 간첩 이라 할 만큼 인지도가 쌓였다. 국민여 신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스펙이었 다.

사람들은 신분과 명성에 상관없이 사 랑하기를 소망한다지만, 한쪽이 지나치 게 기울면 ‘왜 그 사람을 만나냐는’ 오 지랖이 발동한다. 자신들이 보기에 알 맞은 상대를 찾는다. 실제로는 상관도 없는 사람들인데.

“오빠, 정말 멋지다.”

“너한테 안 멋있던 적이 있기나 하 고?”

안 되는 일에 심력 소모하는 소영이 안타깝다. 바라보기만 한다고 감이 익 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포기해, 하라 언니가 보통이 아니라 고.”

“그래도 기다릴 거야.”

“그러다 평생 혼자 산다.”

수연은 그 말을 하면서도 남 일 같지 않았다. 오빠의 매력에 빠진 소영이보 다 자신이 더 불쌍했다. 이러다가 남자 손 한번 잡아 보지 못하고 인생이 끝날 지도 모른다. 그나마 도전하는 녀석 중 에 가능성이 높은 철수도 오빠의 일수 를 받기에는 현격히 부족했다. 포기하 지 않고 도전하고 있어 안쓰럽기까지 하다.

“기자들 또 왔네.”

“내가 동물원 원숭이도 아니고.”

정우의 인기가 올라간 만큼, 가족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하이퍼팩토리의 오너에 대한 기사는 예전에도 자주 올 라온 반면, 수연은 신선했다. 베일에 싸 여 있는 편은 아니더라도 궁금증을 유 발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 다.

그도 그럴 것이 여인으로서 유니크 전문학교에서 십전여제로 불리며 인기 를 구가했다. 외모도 뚜렷하다. 192센티 미터의 키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비율과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지녔다. 범접하기 는 어렵지만, 신비로움을 갖추었다.

수연이 퇴짜를 맞고 다녀서 본인의 가치를 평가 절하한 면이 있지만, 실제 로 주변에서 보기 어려운 외형이었다. 서양의 글래머가 온다고 해도 상대가 되지 않을 키와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어쩌면 기회일지도 몰라.”

“어째서?”

“오빠의 자격조건에 어울리는 사람이 혹시 나올지 누가 알아?”

“넌 그게 가능하다고 보냐‘?”

...

소영도 그냥 해 본 말이다.

공연한 위로 같은 거.

수연도 고민을 해 봤었다. 한번 질러 볼까? 오빠에게 귀찮음이라는 걸 몸소 체험하도록 한 방 크게 먹여 줄 수도 있 었다. 하지만 후폭풍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오빠는 동생이라고 해서 봐주는 시시한 사람과 거리가 멀다.

‘소문나면 나만 쪽팔리잖아.’

남자에 환장한 년도 아니고, 구설수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남자가 필요하다기보다는, 이 나이에 해 봄 직 한 청춘을 보내고 싶어서다. 젊을 때 놀 아야지 늙어서는 놀기도 힘들다. 그리 고 남들 하는 거 다 해 봐야지 삶의 의 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연 양, 잠시 시간을 좀 내 주십시 오.”

“시간 없어요.”

매번 같은 레퍼토리를 구사하자 짜증

부터 나는 수연이다.

어라.

이번에는 식상하지 않다.

“남자친구를 구하신다면서요.”

“……내가 언제요?”

“인터뷰를 해 준 분들이 많습니다, 경 력이 화려하시던데요.”

“……경력이라니요!”

수연은 놀라서 말까지 더듬었다. 기자 들은 끈질겼다.

수연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치고 들어온 것이다. 간과했다. 주변부터 조 사를 했을 줄이야. 하지만 기자라면 당 연한 행동방식이었다.

‘난 망했어!’

이왕지사 소문날 거 갈 데까지 가 보 자.

수연의 똘기도 오빠 못지않았다.

“맞아요, 찾고 있어요.”

“어떤 분을 찾으십니까?”

“오빠의 일합을 받아 줄 분을 찾아 요!”

“?예‘?”

그런다고 도전할 것 같지는 않았다. 수연이 인기 아이돌도 아니고, 그저 마 법사를 오빠로 둔 여동생일 분이다. 황 당한 조건이라고 피식! 웃고 넘어갈 일 로 봤다. 미치지 않고서 그런 조건을 들 어줄 리 없잖아.

-외국인 사진과 지문 채취 합법화.

-외국인 범죄자 처벌 강화.

-국가별 범죄인 인도협정 재조정.

-국내 불법 체류자 집중 단속, 추방.

이 대통령의 공약이 실행되었다. 막대 한 인원을 투입해서 대대적으로 불법 체류자를 검거해서 각 나라로 추방하기 로 했다. 조선족의 경우 불체자의 수가 상당해 반발이 예상되지만, 예외는 두 지 않았다. 특히 범죄에 관련되었을 시 국내 개정된 법률에 의해 처벌을 강화 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에 대한 재정 지원 을 축소해 문제가 되고 있었다.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정이 많았다. 그들에 대한 지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남은 재 정을 출산장려 정책에 쓰기로 한 것이 다.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잖아.

-싫으면 너희나라로 돌아가, 여기 있

지 말고.

-합법적으로 일하면 아무 탈 없거든.

-그들이 다 돌아가면 3D 업종은 문 닫아야 해.

W 인력으로 쓰니까 평균 월급이 줄 어든 거야. 돈 더 줘 봐. 우리가 안 하 나!

-인종차별이라고, 세상이 알면 우리 나랄 지탄할걸!

국내에선 갑론을박이 심하게 벌어졌 다. 갑작스러운 시행이라고 하여 유예 기간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 해진 법률에 의거했고, 인정은 나중의 사안이 되었다. 상당한 혼선과 파장, 시 행착오가 일어났다.

-월급이 오르면 좋을 것 같지, 물가상 승으로 인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클걸!

-그래서 불법을 봐주자는 거야? 법을 지키면 되잖아!

-그 사람들도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 어, 형편이 안 되니까 하는 수 없이 그 런 거지.

-인신매매와 장기밀매, 살인사건이 형편 때문이냐!

-사람 차별하니까, 화가 나서 벌인 일 이라잖아.

동남아시아와 중국동포에 대한 집중 단속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인도주의적 이지 않은 비합리적인 폭력으로 규정, 들고일어났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비 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때.

대한그룹과 하이퍼 팩토리가 금강문의 협조를 얻어 공표를 했다.

-대한그룹과 하이퍼팩토리는 내국인 고용 우선을 기업 이념으로 정해 추진 하겠습니다.

복리후생과 협력업체와의 연계도 포 함되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내국인을 우선 고 용하여 국내 실업을 낮추는 데 일조하 고, 고용의 질적인 개선을 하겠다고 선 언했다. 그 일례로 10조에 달하는 비용 을 선뜻 내놓았다. 10조라는 액수는 당 해 연도의 지급 액수고, 차후 금액을 늘 려 국내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 발표했다.

-와,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

-선심 쓰는 거 아냐!

-10조가 뉘 집 개 이름이냐, 선심성 으로 내놓게.

-그동안 많이 벌었으니까 쓰는 거지!

-그 10조로 부동산 사지는 않았잖아.

-아직 실현된 것도 아니고, 지켜보자 고!

대한그룹과 하이퍼팩토리의 선언은 파격적이었다.

하나 불가능해 보이진 않았다. 새로이 내놓은 신제품이 연달아 히트했고, 국 내는 물론 해외수주가 폭발적으로 늘었 다. 하이퍼팩토리의 성장세는 기존의 기업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몇 년 동안 대기업 서열 순위가 거의 바뀌지 않았 거늘, 재계서열 3위까지 추격했다. 또한 대한그룹은 압도적인 국내 1위로서 세 계 10대 기업에 들어갔다.

“너무 퍼붓는 거 아니냐?”

“괜찮아요, 중-일에서 들어오는 자금 으로도 충분하거든요.”

“마른 수건 쥐어짜는 거면 위험해, 그

러다 찢어진다.”

“찢어지면 하는 수없죠.”

정우는 유 회장의 집을 찾았다. 하라 는 해외 촬영이 있어서 함께하진 못했 다.

오늘 찾아온 목적은 유 회장과의 자 금 공조에 있었다. 당분간 들어가는 돈 이 천문학적이었다. 그에 대한 손실분 을 보전해 주어야 했다.

“정책이 지나치게 파격적이야, 그러다 탈난다.”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하지 못 해요, 할 때 해야죠.”

“지지율이 10프로나 떨어졌어.”

“표면적인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욘 없다고 생각해요.”

현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이 80퍼센트 다. 지금 정도만 되도 엄청난 지지율이 다. 워낙 지지율이 다른 정당에 비해 깡 패라, 떨어져도 문제가 되진 않았다. 물 론 더 떨어지면 곤란하긴 하다. 하지만 곧 성과가 나올 것이다. 확실하게 처리 하면 지지율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정우는 진행 상황을 유 회장과 공유 했다. 사전에 대통령과 김 총관에게는 말해 놓았고, 계획은 실행 중이다.

“또 한바탕 난리가 나겠구나.”

“환부를 도려내야 다른 부위가 썩지 않습니다.”

지극히 정석적인 발언이다. 한데 과연 쉬울까? 어느 누구도 본인이 썩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다. 제삼자라면 객관 적이겠지만, 자기 앞에 불똥이 떨어지 면 어떻게 될까? 본인의 소신과 양심에 따라 벌을 달게 받을 인간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얌전히 물러나진 않을 거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마저도 예상을 했구나.”

“인간은 원래 다 똑같습니다. 저도 마 찬가지고요.”

정우는 위선을 떨지 않았다. 다른 이 들이 내 걸 건드리면, 그것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쓴맛을 보여 줄 것이다. 만의 하나, 나의 행보가 불공평하다면, 나보 다 더 강하면 된다.

“그렇다고 누가 널 건드려?”

“모르면 용감하잖아요.”

유 회장은 정우의 지독함에 혀를 내 둘렀다. 이놈에게 찍히면 정말 국물도 없었다. 웬만하면 눈에 띄지 않고 조용 히 살아야 했다. 지금까지의 행보가 순 리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지만, 아니 라고 해도 막아설 수 없을 거다.

“좋은 일처럼 보여도, 원한을 많이 쌓 으면 나중에 지옥 간다.”

“저 말고도 지옥 갈 사람 많습니다.”

정우는 본인이 꼭 해야 한다는 마인 드를 가지진 않았다. 내가 아니더라도 지옥에 보낼 사람은 많았다. 지옥에 자 리가 날 때마다 꽉꽉 채워 줄 용의가 있 었다. 어차피 나쁜 놈들은 쓸어버린다 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독버섯은 계속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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