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장
교섭의 묘미는 밀당 (1)
안휘성은 황보세가와 제갈세가의 경 쟁이 점차 가열되기 시작했다. 사천당 가도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직접적인 충 돌을 피하고 있었다.
하북팽가는 지지 세력의 결집과 단합
을 위해 인재등용에 박차를 가했다.
대호법의 명이라 반발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방계와 중소무문에 대한 차별 적인 시선은 남아 있다. 오랜 세월 부리 깊게 자리한 혈통에 대한 자부심이 하 루아침에 사라지진 않았다.
심사에 정우가 참여했다.
장로들은 현재 가문의 무력단을 점검 하고 훈련시키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인재를 등용하는 것도 좋지만 가문 내에 흐르는 정서를 감안한 것이 다.
“나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테니, 바로
시작하지.”
가주가 병상에 누워 있는 관계로 정 우가 팽가의 실질적인 주인이었다. 외 인이라는 시선이 있었지만, 대호법의 직위가 국적을 상쇄했다. 눈에 들면 가 문에서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거란 기대심리가 있었다.
“테스트는 간단해, 내 앞에서 자신 있 는 무공을 선보이면 된다.”
말만 들어도 간단하다.
일반적인 무공 심사와 재능 테스트하 고는 궤를 달리했다. 보통은 가진 실력 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단계를 거 치는데, 아예 배제시켜 버렸다.
“순서대로 나와서 펼치면 돼.”
시간이 없는 관계로 아주 빠르게 진 행이 되었다.
오디션을 보는 것처럼 마련된 연무장 으로 나와서 지니고 있는 무력을 선보 였다. 무공은 공개되지 않는다. 지원자 들과는 차단된 공간에서 시연을 했다.
“제종진문의 정운철입니다.”
“해봐.”
“저희 문파는 박투를 기반으로 하여 연환결에 특화를……
“됐고, 빨리 하라니까.”
“아, 옙”
무공에 대한 부연설명이 있어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보편적인 경 우다. 정우에게는 해당 사항 없다. 딱 봐도 견적이 나옴에도 무공을 펼쳐 보 이라고 했으면 되레 고마워해야 했다.
현천안이 정운철의 육신과 영혼을 투 영하여 탈탈 털었다.
‘연환결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고 있 군.’
연환결을 단순히 초식을 이어 붙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크나큰 오산이다. 하나하나의 형을 완성하지 못한 채 다 음으로 넘어가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깨 져 제대로 된 위력이 나오지 않는다. 맥 을 이어주는 오의를 체득하고 난 다음 에도 연환을 했을 시 어색함이 있을 텐 데. 작은 성과에 도취되어 본인의 실력 인 양 착각한 것이다. 마치 걷기도 힘든 녀석이 날아다니려고 애를 쓰는 것과 같다.
“가봐.”
“예‘?”
“가보라고.”
“벌써 끝난 건가요?”
“그래.”
정운철은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하지 못해 우물쭈물하다가 나가고 말았다. 무공을 펼친 지 30초도 되지 않았다. 전력을 보이기는커녕 기수식만 잡고 끝 낸 기분이었다. 이러고도 테스트가 되 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지경이다.
“철오문의 오경입니다.”
“해봐.”
정우는 쉬지 않고 사람들을 살폈다.
방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중소무 문만 해도 상당히 많은 수가 몰려들었 다. 그들을 전부 테스트하려면 지금의 속도로도 며칠은 걸린다. 맘 같아서는 현천안만으로 골라서 끝내고 싶지만, 기본적인 형식은 갖추어야 했다. 대외 적인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도 덜도 말고, 딱 10일이 걸렸다.
정우는 3천의 지원자 중 100명을 선 택했다. 사실 많다고 하면 많지만, 재능 있는 자를 봅으려고 한다면 부족한 편 이다. 30명은 자질로 선택하고, 남은 70 명은 적당히 뽑았다. 기실 능력이 뛰어 나지 않아도 되었다.
‘혹금단도 훈련시켰는데, 이쯤이야.’
자질만 놓고 보면 혹금단은 이들보다
한참 떨어진다. 현재의 혹금단은 훈련 으로 초석을 쌓고 실전으로 경험과 연 륜을 빠르게 고양시킨 결과다.
물론 전적으로 훌륭한 교관을 두었기 에 가능한 일이지만. 인생을 낭비하고 헛살았던 혹금단에게는 하늘이 내려준 은혜로운 혜택이다. 항시 고마운 마음 을 가지고, 평생 주인을 위해 희생해야 만 한다. 그것이 혹금단의 지극히 당연 한삶이다.
“이제부터 너희들은 적금단이다. 기량 에 따라 가문의 칼이 될지, 밥만 축내는 버러지가 될지 가려지게 될 것이다. 알 겠느냐?”
-예, 대호법.
말을 아주 잘 듣고 있었다.
왜냐고?
싹수가 보이는 녀석들에게만 전음으 로 보완점을 알려주었다.
정우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심득이지 만 단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였다. 가 로막았던 벽을 넘은 만큼, 신뢰는 공고 하다. 무인을 낚는 데 무공만큼 훌륭한 도구는 없다. 본인에게 가장 필요한 걸 얻고, 나 몰라라 안면몰수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약은 많이 뿌려놓을수록 좋지.’
적금단은 팽가에 흐르고 있는 뿌리 깊은 권위의식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 게 될 것이다. 당장은 세가의 안위를 위 해 협력하지만, 예전의 성세를 회복하 고 세력이 확장되면 본성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러니 굳이 지지기반을 만 들지 않아도 된다. 반목하게 되면 구심 점을 찾게 될 테고, 외인으로서 대호법 이 된 정우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
“단주하고 조장부터 봅자, 내 맘대로 정하면 민주적이지 않을 테니. 호명된 단원은 나와서 실력을 보여라.”
통제된 세상 속에서만 살아왔으니, 자 유민주주의의 단맛을 볼 때가 되었다.
공산당이 싫다는 놈에게는 가산점을 줄까 고민을 하다 그만두었다. 군 가산 점에도 부당하다 호소하는 여성들이 있 으니, 조심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식 있는 엄마들은 적극적으로 찬성하 고 있다.
팽가의 방계에 속하는 팽오성, 팽진영, 팽사준과 협력문파에 소속된 이준, 방 사군, 백천수를 호명했다. 내심 호명을 기대하고 있었던 단원도 있겠지만 큰 의미는 없다.
“보여주고 싶으면 보여주고, 감추고 싶으면 감춰도 된다. 난 지금 보여주는 걸로만 평가를 할 거니까. 시작해.”
-예!
실력을 뽐내서 단주와 부단주가 되든, 적당히 숨겨서 조장으로 만족하든 상관 없다. 굳이 까발리라고 강요하진 않는 다.
공룡이 가장 싸움 잘하는 개미를 보 고 있는 심정이랄까.
정우가 보기에 다들 고만고만했고, 그 중에서 싹수가 보인 녀석들을 골랐을 분이다. 누가 되었어도 큰 차이는 없었 다.
“참고로 직위에 연연해하지 마라, 실 력이 안 되면 주저앉을 자리니까. 그러 나 자기 자리를 끝까지 고수한 자라면 단체를 이끌 자격은 충분하겠지.”
다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리는 쟁취보다 수성이 훨씬 어렵다. 안주하는 자는 자격을 박탈하고, 지키 는 자는 막대한 권한을 내어준다. 지극 히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방침이다.
그것이 소외되었던 단원들에게는 열 의를 불러일으켰다. 항상 능력이 아닌 혈통과 조직에 의해서 차별을 받아왔기 에 억눌려 있었던 욕망이 꿈틀거렸다.
호명된 6명이 대결을 펼쳤다.
실력은 감추지 않았다.
그것이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다른 이들보다 우위에 있어 호명을 받 긴 했지만, 차이가 확실하진 않다. 시간 이 지나면 바뀔 수 있는 격차다. 고작 그 정도를 숨기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것 도 우습게 되었다.
“축이 흔들린다. 하체의 힘 배분과 균 형이 맞지 않아, 회전 시 방향이 어긋나 는거다.”
정우는 대충 보면서도 지적은 완벽했
다.
대련을 하는 동안 드러난 약점을 지 적하고, 보완책을 내놓았다. 설렁설렁 하는데도 정확했다. 무엇보다 보완이 될수록 대련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고 있었다.
“……저럴 수가!”
“강해지고 있어!”
보면 바로 티가 난다. 단순 대련이 아 님을 깨닫게 되었다. 대련 역시도 훈련 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난 뒤처진 자를 끌어오는 성향이 아 니다. 싹수가 보이는 녀석에게만 기회 가주어질 것이다.”
당장의 실력에 연연하라고 하진 않는 다. 그러나 노력도 하지 않고 얻기를 바 란다면 일찌감치 짐 싸서 돌아가는 편 이 낫다.
정우는 무능력한 주제에 밥상에 숟가 락만 얹는 놈까지 일일이 신경 써주진 않는다.
약자가 살아갈 최소한의 삶은 보장해 야 하나, 무림은 일반적인 관점으로 봐 선 안 된다. 냉혹한 약육강식과 적자생 존의 지대다. 약함을 당연하게 받아들 인다면, 삶의 방향을 다른 길로 전환해 야한다.
‘어딜 가나 재능 있는 놈들은 있다니 까.’
눈에 차는 놈들이 있기는 하다, 내 기 준은 아니더라도.
팽오성과 이준이 단주와 부단주가 되 었다. 단원들보다 한 단계 이상의 실력 차이가 있어 불만이 나오진 않았다.
“훈련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 다. 포기할 사람은 포기해도 좋다.”
실력 향상을 눈앞에서 봤다. 포기하려 고 해도, 포기하지 못한다. 이는 무인의 본능이었다. 결국 아무도 포기하지 않 았다.
씨익!
정우의 입꼬리가 얄팍해지면서 올라 갔다. 당근을 주었으니 이제부터는 혹 독한 채찍이 필요할 때다.
“훈련을 맡아줄 교관이다, 날 대하듯 이 하도록.”
“예.”
대략적인 가르침을 내릴 분, 실전 훈 련은 혹금단에게 맡겼다. 실드와 백금 단을 훈련시킨 경력이 있으니 걱정은 하지 않는다.
“수고해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우는 양용익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자리를 벗어났다.
훈련장의 문이 닫힌다.
두둥!
순박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혹금단의 눈빛이 바뀌었다. 적금단은 돌연한 분 위기에 어리둥절했다.
“도망갈 놈은 도망가 봐라.”
≪.
살기? 거짓말? 진짜
다들 설마 했지만, 설마는 사람을 항 상 잡는다. 마치 조연 주제에 메인 빌런 을 해치웠나? 라고 했을 때처럼. 그런 말을 입에 담은 조연은 항상 메인 빌런 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곤 했다.
시작부터.
크아아아아*!
곡소리가 울린다.
문을 닫은 정우는 흡족해했다.
‘후후.’
이극이 총관에 복귀하면서 귀영각이 재건되었다.
남궁세가와의 결전으로 가문은 엄청 난 피해를 입었지만, 태원으로 좌천되 어 쫓겨난 것이 전화위복으로 작용했다. 과거에 비해 인원은 줄었으나, 믿을 수 있는 자들로 구성되었다.
이극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집무실에 들어선 여인.
스윽!
그녀는 쓰고 있던 면구를 벗었다.
이극의 입에서 헛바람이 새어 나왔다. 약속된 만남이지만, 전혀 뜻밖의 인물 이다. 그녀가 직접 찾아올 거라고는 예 상하지 못했다.
“왜 그렇게 놀라세요?”
“당 총관이 직접 올 줄은 몰랐습니 다.”
이극은 근래에 들어 놀라는 일이 하 도 많아, 작용반작용이 심해졌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라는 격이었다. 최근 병원에서 심전도 검사 후 심장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가문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일이거늘, 소홀히 대할 수 있나요. 한데 차 한잔도 안주실 건가요?”
“이런,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여인은 당문의 총관인 독봉 당명희다.
그녀가 직접 하북팽가를 찾아왔다. 당 문 내에서도 가주를 제외하면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여인이라고 하여 무시할 수 없는 배경과 신분, 능력 까지 갖추었다.
‘당가가 작정을 했구나.’
표면상으로는 하북팽가의 위신을 세 워준 듯 보이나, 실상은 당문의 위세를 내세운 압박이다. 총관이 직접 행차를 했음에도 소득이 없다면, 당문으로선 모욕을 당했다고 여길 수도 있었다.
하물며 독봉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총관이기 전에 그녀는 절대의 경지에
도달한 무인이다. 여인만 아니었다면 그녀가 차기 가주가 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복귀하셨다면서요, 축하드려요.”
이극은 가문의 동향을 당문이 면밀히 조사했음을 파악했다. 내부적인 사안이 라 알려지지 않았었던 세세한 부분까지 도, 당 총관은 일상처럼 꺼내 놓았다.
‘허튼소리 하지 말라는 거군.’
우리가 이만큼이나 알고 있으니, 쓸데 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시작부터 상당한 압박 감을 받았다.
그리 나온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요. 현 상태로 는 안휘성을 장악할 여력이 되지 않습 니다. 그러니 당문의 행사에 개입할 수 도 없습니다.”
이극은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 았다.
가문의 총관으로서 부끄러운 일이기 는 하나, 속인다고 될 일은 애초에 아니 었다. 이미 소문은 퍼질 대로 퍼졌고, 당문의 정보력이라면 파악을 하고 있을 것이다.
‘예상보다 꽤 매섭네.’
당명희는 이극의 솔직함 이면에 깔려 있는 진의를 읽었다.
당문의 행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확 답이 아니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정파 를 표방하는 당문으로서는 나서기 힘든 명분을 제공한다. 물론 명분이야 무시 해버리면 그만일 수도 있으나, 차후 문 제의 빌미가 될 수 있었다.
“오해를 하시고 계시네요.”
“오해라니요? 이미 황보세가와 제갈 세가는 안휘성에 지부를 설치해놓았습 니다. 당문이 나선다 한들, 홈이 될 일 도 아니지요.”
“억울해하시는 것도 이해는 돼요. 그 러나 본가는 다른 세가와 달라요.”
“그렇습니까?”
약간은 비꼬는 응대에도 당명희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냉철히 현실을 받아들이고, 상황을 분 석해나가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 물며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부동 심까지 갖추었다.
“팽가는 남궁세가와의 결전에서 승리 를 했어요. 하나 상처뿐인 명예일 뿐이 죠. 공은 다른 세가와 문파가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공치사는 됐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하세요.”
“명분에 힘을 실을 수만 있다면 반전 을 모색할 수 있지 않겠어요.”
“우릴 도와주겠다는 겁니까?”
“팽가와 당문은 오대세가의 일원이잖 아요.”
그리 말하면 황보세가와 제갈세가는 오대세가가 아니라는 건가.
당문이 내민 손, 선뜻 잡기 어렵다.
독공의 가문으로 가려져 있지만, 세 치 혀가 날카롭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하물며 약속을 안 지키면 절대 편히 살 지 못한다. 지독함과 끈질김에 관해서 는 오대세가 중에서도 으뜸이었다.
‘결국 우리가 가진 명분을 등에 업고 자유롭게 실력 행사를 하겠다는 거군.’
당명희는 이극이 의도를 간파하고 있 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 았다. 안다고 해서 결정이 바뀌지는 않 을 것이다. 이대로 손 놓고 있기보다는 손을 잡는 편이 이득이고, 거절을 했다 가는 본가마저 적으로 두게 된다.
“당문의 뜻은 알겠습니다. 하나 가문 의 중대사는 대호법의 의지에 달려 있 습니다. 그가 허락하지 않으면 협상은 시도조차 할 수 없소이다.”
“그는 반도의 무인으로 알고 있는데 요.”
“이제는 외인이 아닙니다. 가문의 정 식 절차를 밟아 장로원의 승인이 떨어 진 사안입니다. 하물며 금강문과는 혈 연관계를 맺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절차라고 해도 장로원의 급조된 승 인일 뿐이고, 혼약은 이루어지지 않은 사안이지요.”
언뜻 내비추는 이극의 속내에 당명희 의 아름다운 얼굴이 반응을 해 왔다. 인 정을 하면서도 반기지 않는 기류가 흘 렀다.
“대호법은 오만한 사람입니다.”
“상대에 따라 다를걸요.”
이극은 헛웃음이 나오는 걸 억지로 참아야 했다. 당명희의 자신감이 이해 는 되지만, 그건 대호법을 겪어보지 않 아서 그런 거다. 모두가 다 처음에는 그 럴듯한 계획을 세워도, 대호법을 만나 면 절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대호법은 오늘을 예상하고 있었소이 다.’
당명희의 등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대 호법의 예상이 그대로 적중했다. 대화 를 주고받는 내내 소름이 돋았었다. 그 래서 은근슬쩍 반감을 드러내며 허점을 노출시켰다.
“그러시다면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고맙기는, 고마운 사람 따로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