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장 무림대회가 끝나고 ⑵
조사는 보름간 진행이 되었다
정우는 그 기간 동안 차곡차곡 조사된 내용을확인하고, 분석하고, 정리했다. 딱 히 바쁘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형 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조사단의 누구도 지적하진 못했다.
왜냐고?
정우의 조사가 제일 명확하기 때문이었 다. 물론 조사라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조사한 만큼만 오픈했을 뿐이지 만. 조사단은 새로운 사실을 찾아낼 때마 다 앞서 가는 정우로 인해서 허탈함만 느 꼈다.
‘대체 어떻게 안거지?’
‘가만히 있어도 다 알고 있잖아.’
‘손바닥 위해서 노는 기분이구나:
한편으로 혹금단주를 새삼스럽게 바라 봐야 했다. 단순히 무력만 강한 인간 아님 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는 날카로운 직 관과 해박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 금 강문주에 버금가는 악명에 가려져 있을 뿐 놀랍게도 지적이다.
후후
정우는 지나치게 감추지 않았다. 어느 정도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래야 고분고 분 시키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금강문주의 위상이 달라진 이상 그에 걸 맞은 능력이 있음을부각해야 한다. 마냥 무식하게 일 처리를 하진 않는다는 인식 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일부 좋지 않 은 시선을 가진 자들의 마음까지 끌어올 수 있었다.
“역시 형님으로 모시길 잘한 것 같습니 다”
“아부한다고달라질건 없어.”
“아부라니요, 진심입니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아니까, 두 번 말 하지마”
흑금단주의 쿨한 대답에 우진은 고개 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본인에 대한 자부 심만 강한 상대라면 빈틈이 있기 마련인 데, 혹금단주는 전혀 다른 부류였다. 후기 지수라고 같은 반열에 있다고 한다면 명백 한 착각이었다.
‘그래도 언젠간 넘어설 테다.’
우진은 투지를 잃지 않았다. 넘지 못할 벽은 세상에 없다고 여겼다.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면 반드시 넘어설 수 있으리라 확 신했다.
‘내 나이를 알고도 형이라고 부르면 칭 찬해 주마. 무엇보다 오늘 되게 미안할 짓 을해야 하거든.’
정우는 우진을 뒤로한 채, 무문연합의 수장이 모인 룸으로 향했다. 오늘은 조사 된 내용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발표하기로 한날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6대 무문 의 수장이 원탁에 앉아 있었다 정우는 인사를 올린 후, 자료를 모두에 게 나누어 주었다.
크음.
조사 자료를 읽어나간 무문의 수장들 은 침음을 흘렸다. 일본무가의 개입이 확 실한 현실보다, 미리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팠다. 대회전에 보다 철저히 조사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 다 조사된 자료를 다 읽을 때쯤 정우가 나 섰다
“서버에 숨어 있는 바이러스는 인간의
뇌를 조정하는 파장을 일으킵니다.”
“그런일이 가능한건가?”
“일반적으론 어렵습니다만, 속성 능력 자가 심어 놓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금강문에서는 어떻게 발견을 한건가?”
“다행스럽게도 본문엔 컴퓨터에 능수 능란한 인재와 프로그램 속성을 지닌 무 인이 있었습니다.”
오덕X와혹금단의 막내 임수철이 일본 의 무가에서 심어 놓은 바이러스의 정체 를 파악하고, 연구하여 되돌리는 작업을 했다. 만약그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면 결계에 갇힌 무인은 공력이 제한되고, 관중은 버서커가 되었을 것이다.
패왕문주가개입했다
“자넨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어째 서 알리지 않은 것인가?”
“아시다시피 제가 대회장의 통제실을 관리하게 된 시기는 조사가 끝이 난 이후 입니다. 바이러스를 확인했을 땐 이미 대 회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때 확실하 지도 않은 일로 대회를 중지하자고 한다 면 과연 제 뜻을 따라주실 수 있었겠습니 까‘?”
핵심을 찌르는 정우의 화술에 조천기 를 비롯한 문주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 었다
굉장히 도발적인 언행이기는 하나, 지극 히 합리적이었다. 대회가 시작되는 와중, 분명하지 않은 증거만으로 대회를 중단하 기는 실제적으로 어려웠다. 그 말을 꺼내 는 즉시 후폭풍을 온전히 감당을 해야 하 는데, 어느 누가 총대를 메려고 하겠는가.
“피해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 큰 위 험을 초래할 뻔했어.”
“해서 조심하라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 습니까”
“그걸로 책임을 다했다고 여기는 것인
가?’
“작은 것 하나로 오해가 깊어지기도 합 니다. 만약 제가 직접적으로 언급을 했다 면 문주께선 의심이 아닌 두둔을 했을 겁 니다. 이는 조 문주님을 비하는 말은 아닙 니다. 문파의 수장이라면 응당 문도를 믿 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패왕문주는 반박조차못하고, 입을 다 물어야 했다. 정곡을 제대로 찔렀다. 실제 로 곽 장로를 배신자라고 못을 박았다면, 팔은 안으로 굽으니 억하심정을 가지고 음 해하는 거라 몰아붙였을 것이다.
정우의 날카로운 서슬은 패왕문주만을 겨냥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 있는금강문 주를 제외한 수장들에게 하는 말이다
‘우리가 혹금단주를 잘못 보고 있었구 나.’
‘금강문주와 같이 전후 가리지 않는 자 인줄 알았건만.’
‘요주의 인물이다.’
금강문을 달리 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럼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보실까;’
때가 무르익자, 정우는 이번 사태에 연 관된 자들을 거론했다.
지금부터 진짜였다. 저들의 음모를 밝 혀낸 이상, 그에 합당한 대가를 얻어내야 만 하는 자리다. 단순히 원인만 파악하려 고 했다면, 보름의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 을 것이다
“길드연합 전체가 아닌 사방신 길드가 일본 무가와 합작을 한 건 사실입니다. 이 는 지켜본 무인들의 입。-루.두 증명이 되었 습니다:’
“사방신 길드의 행위는 지탄을 받아야 마땅해, 하물며 일본 무가와손을 잡고 돌 이키기 힘든 만행을 자행한 이상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하네.”
사방신 길드가 개입한 정황은 포착이 되었다. 아니라고 부정해 봤자, 증거가 명 확하다. 살아남은 상급 길드원이 자백을 했다.
“자백을 했으니 사방신 길드도 부정하 지 못할걸세.”
“그게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어째서 그런가‘?”
“첫째로 자백이 분명치 않습니다”
“그건 더 조이면 알아낼 수 있는 일 아 닌가.”
고문이 불법이기는 하나, 언제부터 합 법적인 일만 해왔다고. 알아내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릴 필요는 없었다. 공식적 으로도 길드원을 사로잡은 건 알려지지 않았다.
“포로로 잡은 길드원은 시키는 대로 따 르는 인형에 불과합니다. 정보의 범위가 좁습니다.”
“그렇다 해도 사방신 길드가 움직인 건 사실이지 않나.”
천무문주와 검선문주의 의견이 일견 타당해 보이기는 했다.
정우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두 번째 이 유를 설명해 나갔다
“우린 케이브 오픈으로 인한 피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해 놓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뭐가문제인가?”
“사방신 길드의 대응은 뻔합니다. 이번
일이 일본 무가의 주도로 이루어졌고, 자 신들은 거들었을 분이라고요.”
“그것만으로도 차고 넘치지.”
일본 무가와 손을 잡고 무림대회를 훼 방을 놓았으니, 공론화된다면 지탄을 받 기에 충분했다. 발뺌은 통하지 않는다. 책 임지고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만 한다.
정우가 물었다.
“어디까지 요구할 셈이십니까?”
“길드가 가진 권한의 절반을 내놓아야 겠지.”
“무리한요굽니다”
“그래도들어주어야할걸세. 내 이름을
걸고 반드시 받아내고 말겠네.”
정우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천무문주를 지목한 이유가 있었다. 그는 아직 무문연합의 수장 자리를 내려놓을 마음이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자리를 지 키기 위해서 공적을 세워야 하는 다급한 입장이었다.
“사방신 길드는 사실대로 모든 걸 밝히 겠지요.”
“그리되면 사빙신 길드는 유니크 연합 의 제재를 받게 되네.”
“맞습니다 또한우리도 거짓말을 한 게
되지요.”
u*.그건!”
천무문주는 아차! 했다. 당시에 대회 가 끝나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케이 브 오픈을 거론했던 장본인이 바로 그였 다. 이에 검선문과 패왕문, 신룡문도 동조 를 했다. 착오라고 하기에는 괴리가 지나치 게 크다. 또한 만약 그 사실이 알려지면 무 림대회를 개최한 무문연합 역시도 질타의 대상이 되고 만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는가?”
“가지고 있는 것의 절반을 달라고 한다 면 얘기가 달라지지요.”
말이 좋아 절반이지, 대가를 지불하고
나면 사방신 길드는 껍데기만 남게 된다. 남은 반은 다른 길드나 무문에 흡수될 위 험이 크다. 그들이 과연 순순히 내놓으려 고 하겠는가. 아마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보자고 타협안을 제시할 게 분명하다.
‘하 당했구나.’
천무문주는 맥이 탁 풀렸다. 자신은 지 금 실수를 연거푸 저질렀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 아닌 천무문의 수장이다. 내뱉은 말의 무게가 다르고, 책임을 져야 했다 최 악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보통놈이 아니다?’
천무문주는 화조차도 내지 못한 채 깊
은 한숨으로 현재의 심정을 대변했다. 한 순간에 10년은 더 늙어 보였다.
“하면 어찌했으면 하는지, 고견이 있으 면말해보시게.”
천무문주의 말투에 가시가 돋쳤다.
“굳이 당장 얻으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 다. 조바심을 내는 건 길드니까요. 우린 그 점을 이용해서 두고두고 족쇄를 채우는 겁니다. 또한 이번 일이 괘씸하기는 하나, 공동의 적은 따로 있지 않습니까.”
별거 아닌 듯하지만 묘수다. 이리 되면 길드 스스로족쇄를 차는 격이 된다. 이걸 빌미로 영역을 확장을 나가면 된다. 길드 가 훼방을놓을 것 같으면, 중재를 하기 위 한 도구로 써도 되고.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화면을 보시지 요.”
정우와 이호극의 시선이 마주쳤다
이호극도 내심 기대가 컸다.
두"웅:
벽면의 플렉서블 종이TV에서 영상이 나왔다
영상은 대회장 외부에서 이호극을 중심 으로 벌어진 전투다. 정우와 흑금단의 전 투는 간간히 등장할 뿐 중심을 이루진 않 았다 그야말로 1인 액션 활극으로 이루어 진 영화나 마찬가지였다
꽈앙, 푸앙!
영상의 효과음이 끝내주었다. 타격음이 현장에 있는 생생함을 전달해 준다. 화질 도 뛰어나서 직접 전투를 치르는 기분이 들게 했다.
-하늘을 대신하여 벌을 내릴 테니, 달 게 받아라.
금강문주의 간간이 치고 나오는 대사가 몰입도를 방해하기는 했다. 생긴 건 산 도 적처럼 생겨 가지고 낯간지러운 말을 잘도 나불거렸다.
“화면보다 실물이 낫지만, 그런대로 괜
찮네.”
“감사합니다 문주님.”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오히려 화면이 훨씬 더 괜찮았다. 다들 그 말을 해주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영상에 드러난 정황 만 놓고 보면 일본 무가의 개입이 확실했 다
“네즈미가로군.”
“그렇습니다:’
천무문주는 망설였다
네즈미가가 이번 사태를 꾸몄다는 명확 한 증거가 있음에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 사방신 길드만으로도 복잡했다. 이번에도 섣불리 장담을 했다가는, 실없는 자로 낙 인이 찍힐 판이다.
“네즈미가는 일본의 12개 가문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의 무문과 길드, 연합을 합한 연합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한데, 12개의 가문은 과거 전쟁을 일으킨 우익성향이 짙은 유니크 집단입니다. 이 영상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도 있겠지만, 알다시피 저들이 언제 제대로 된 사과를 한 적이 있었습니까? 아마 날조라고 우기 며 이를 빌미로 반한 감정을 더욱 강하게 조장하겠지요.”
“하여간 방사능 처먹은 원숭이 새끼들
은 이래서 안 돼.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 지. 버르장머리들이 없다니까. 내 이것들 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테다”
“원래 예의를모는 자들이지요.”
“모르면 가르쳐 줘야지, 모르면 세상이 끝나나?”
“안 끝나지요.”
모두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금 강문주만이 마치 랩 배틀을 하듯 정우 의 말을 받아주었다. 서로 죽이 잘 맞았 다. 이호극의 발언은 모두의 속을 시원하 게 해주었다. 하나, 쉽사리 동조하기가 어 렵다. 일본은 날조의 왕국이다. 거짓말도
100번을 하면 진실로 믿는 족속들이었다.
‘안되지.’
천무문주는 이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금강문주에게서 주도권을 빼앗아 와야 했다.
“일을 크게 벌였다가 12개의 가문이 연 합을 한다면 큰 낭패가 아닌가‘?”
“그럼 어찌하실 요량이신지요?”
“자네 말처럼 족쇄를 채우는 선으로 끝 을 내야겠지.”
“안됩니다;
일말의 고민도 없이 부정을 해 버리자, 천무문주의 노안(老顔)에 황당함이 깃들었 다. 본인이 주장을 했으면서, 안 된다니 황 당함은 곧 분노가 되었다 마치 자신을 놀 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째서?”
“일본은 우리가 아닙니다 저들이 과연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대가를 지불하겠습 니까?”
일본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모르쇠를 일관할 것이다. 증거가 명확하다고 한들, 부정해 버리면 그만이다. 몰염치하다고? 그게 어디 하루 이틀인가. 속성을 사용해 서 세뇌했다고 해버리면 사로잡은 포로도 무의미해진다. 무엇보다 저들은 하나를 내 주면 열을 내준거나 마찬가지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하물며 자신들보다 못한 한국무문에게 한수 양보를 하겠는가.
또한 12개의 가문은 우익성향이 강하 다 대가를 지불하는 순간, 네즈미가는 막 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어쩌면 11개의 가 문이 될 수도 있었다.
“저들이 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제대 로 살피지 않았을까요? 바보라서? 그럴 리 가 없지 않습니까? 현실을 냉철히 봐야 할 일입니다:’
들었다 놨다
수장들은 정우의 화술에 롤러코스터
를 타야 했다 특히 천무문주는 맨 뒤에서 제일 심한 울렁증을 경험하고 있었다. 말 로써 탈탈 털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보통이 아니라무서운놈이다!’
주도권을 혹금단주에게 완전히 빼앗겨 버렸다.
입 잘못 놀리면 천무문주 꼴을 면치 못 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연륜이고 경험이고, 통하지가 않았다. 속된 말로 아 주 개 발렸다. 백발백미이긴 해도 천무문 주의 얼굴은 20대처럼 팽팽했다. 그런 천 무문주가 오늘따라 원래 나이대로 보인 다. 10년이 아니라 한 40년을 몰아 받은 듯하다.
“하아 그럼 어쩌자는 말인가?”
언성이 커진 천무문주는 또 한 번 실수 했음을 직감했다. 목소리 크다고 이기는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우는 차분하기만 했다. 언성이 높다 고, 똑같은 수준으로 답하지 않았다 그게 더 사람을 열 받게 하기는 하지만
“받아내야겠지요.”
“지금나랑장난하는 것인가!”
“제가 감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 지만 확실히 매듭을 지어야할 일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누가 그걸 하느냐가 아니 겠습니까?”
정우의 시선에 수장들은 눈을 마주하 지 못했다
그 말 그대로였다. 이 문제를 두고 보 면 네즈미가는 기고만장해서 적반하장으 로 나을 수도 있었다 반드시 해결하고 넘 어가야만 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일 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고양이 목에 방울 을 달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네즈미 가 하나라면 모르겠지만 12가문 전체라 면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엄청난 손실을 각오해야 하기에 더더욱 그렇다.
“우리가 맡자.”
“예?”
이호극이 나서자 정우가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는 뉘앙스가 풍겼다
“자칫 대외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 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구냐? 우리 가해.”
“ 하오나”
이호극이 목소리를 중저음으로 무겁게 내리 깔았다.
“호경아 내가누구더냐?”
“금강문의 문주이십니다”
“내가한다면 하는 거다. 토 달지 마.”
“그렇다 하나 다른 무문에게도 기회를 주심이.”
정우가 또 한 차례 원탁을 빙 둘렀다. 그러자 무문의 수장들은 하나같이 시선 을 피하며 헛기침을 했다.
크홈.
금강문주가 워낙 앞뒤 재지 않고 날뛰 는 경향이 있지만, 자신들은 달랐다 더더 욱 꺼림칙한 건, 혹금단주의 당황한 태도 에 있었다. 마치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린 것처럼.
‘금강문주의 돌발행동이구나.’
‘안되지, 그럼.’
잇속을 잰 수장들은 한결같은 마음이 되었다 금강문이 나서서 해준다면 불감청 고소원이기도 했다. 지금 이대로라면 금강 문은 한국 제일의 무문이 되어 무림을 좌 지우지할 힘이 생긴다. 그 힘이 줄어들어 야할때였다.
“결자해지라고, 우린 이 문주의 의견을 존중하네.”
“하아하는수없군요.”
수장들의 의견일치에 정우는 한숨을 쉬더니, 순순히 따랐다. 어쩔 수 없이 떠밀 린 형태가 되었다.
“대신 그에 따른 모든 건 본문의 뜻을 따라주셔야 합니다?”
“맘대로 하시게.”
네즈미가에 대한 처리는 금강문이 책임 지고 도맡아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형평 성이 없어 보이는 결정이기는 한데, 해결 이 되면 막대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회의가 끝났다.
정우와 이호극은 차를 타고 금강문으 로 향했다
“너도 정말 징하다”
“제가 뭘요?”
“우리끼리 다해먹자는 거잖아”
“다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면 기분 나쁘잖아요.”
“그건 그렇지.”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 방안은 구체적 으로 나왔다. 그럼에도 정우는 회의장에 서 그 말을 쏙 빼놨다. 굳이 그들과 나눌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금강문이 홀로 독 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만으투 이런 식으로 양념을 치지 않았다면 나중에 개 입할 여지가 있었다. 뒤늦게 나타나서 단 물만 나누자고 할 것이다
“오랜만에 일본 여행이나 해 볼까?”
“일본가신적 있으세요?”
“아니.”
“그렇군요.”
본격 벵 뜯기 여행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