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323화 (323/500)

제 8장 무림대회가 끝나고 ⑴

제1회 무림대회는 성공리에 끝이 났다.

정체모를 파동에 정신을 놓고 있었던 관중들은 원래대로 돌아왔다. 잠시 공황 상태가 되었지만, 대회장 주변에서 케이브 가 열려 다급하게 결계를 쳤다는 해명이 먹혔다. 오히려 대회장의 자체 결계가 케 이브 오픈에서도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케이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회장 주 변이 일부(?) 파괴되기는 했으나, 인명 피 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해명 이후 중단되었던 시상식은 예정대 로진행되었다 금강문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졌다. 식을 진행하기 전에 케이브 오픈을 가장 먼저 눈치채고 막아낸 인물이 금강 문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회 우승자와 준 우승자를 배출했으니, 하늘 을 찌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무림대회의 본선이 녹화방송으로 편 집되어 방영이 되었다. 방송국과 정식으 로 체결을 맺었기에 정상적으로 방영이 되 었고,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케 이블인 데다가 녹화방송임에도 시청률이 18%를 달성했다. 피가 튀기는 잔인한 장 면은 CG처리를 해서 시청하는데 무리가 없었다는 반응이었다

-진짜 무인은 클라스가 완전 다르네.

-싸우는 거 봤냐, 타격감죽이던데. 그 거 맞으면 몸이 남아날까? 게임 보는 줄 알았다니까:

_꼬마이:, 현장에서 보지 않았으면 말을

마라

-무림대회는 생으로 봐야 제격이야 직 접 본사람만그 맛을알지.

무림대회의 본선은 입장 연령을 18세 로 제한을 했었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무 리가 따르는 광경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 다

-금강문은 문주부터 아들까지 다 강 해

-오늘부터 금강문주의 팬이다. 케이브 도해결했다며.

-대회도 휩쓸고, 케이브도 가장 먼저

정리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문파에 최강의 문주 야

중소무문과 독몬? 문까지 합세해서 하 나같이 금강문을 칭송 했다. 무인들마저 도 금강문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금강문의 인지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어려운 시기를 돌파할 인물로 금강문주가 대두되기까지 했다. 대선에 출마조차 하지 않았으면서 지지율이 1등이니, 말 다했다 고볼수 있었다 무림대회가 연일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는 와중이나, 무문연합의 내부사정은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랐다. 무문연합의 핵심수뇌부는 둘러댄 변명과 달리 대회장 을 재점검해야 했다. 정보를 통제하기 위 해서 대회장을 차단했고, 조사인원을 최 소화했다 금강문의 혹금단주가 조사단의 책임자 로 선택되었다.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전번 의 조사와 무관하지 않았다. 금강문이 배 제된 상태에서 밝혀내지 못했기에 뼈아프 게 다가왔다. 조사가 허술했음을 자인하 는 꼴이었다. 이러니 금강문을 배제할 명 분이 서지도 않았다.

책임자로 배정된 정우는 각 무문의 대

표를 만났다.

“폐관수련을 할 줄 알았는데, 공적인 행사에도 나서는 모양이야.”

“이게다 금강문 때문입니다”

천무문의 대표로 발탁이 된 인물은 천 무룡 정우진이었다. 귀찮은 임무를 맡게 된 그로서는 앓는 시늉을 했다. 혹금단주 의 말대로 수련을 더 하기로 결심했건만, 아버지의 강요로 무산되었다. 문파의 대 표로서 전면에 나서라는 의미다 후계구도 를 견고히 할 필요도 있었다

“그러게 평소에 분발했어야지.”

“단주께서 터무니없니 강해서 그렇지

저 정도면 제법 강한 편입니다. 그리고 금 강문 혼자서 다 해먹는 거 아닙니까, 적당 히 좀 하시지요. 쫓아가는 입장에서 숨이 다 가쁩니다”

“그런것치고는 멀쩡하잖아”

“패배는 병가지상라고 하지 않습니까, 한번 졌다고 썩은 동태눈을 하고 다닐 수 는 없지 않습니까 형님.”

“어쭈,넉살도제법인데.”

“어쩌겠습니까, 주먹이 깡패지. 강한놈 이 형님이죠.”

그럼 난 형이 없는데, 다들 아우잖아 정우는 천무문의 미래가 그리 나브지만 은 않으리라 봤다. 정우진은 패배를 딛고 일어서 한층 더 성장했다. 천무진체라고 하더니, 강한 상대를 만나서 더더욱 강해 졌다.

“꿍꿍이가 있는 건 모른 체 해주마”

“무공도 그렇고, 머리까지 좋으면 전 어 떻게 하라는 겁니까? 진짜 내 자식 세대 에서나 빛을 보려나.”

“내승은 그만 떨고.”

“숨길수가없네요.”

정우진은두손두 발다들었다. 속내 를 훤히 들여다보는 혹금단주의 통찰력은 날카로운 비수 그 자체였다. 금강문주의 강함도 층격적이지만, 그보다는 혹금단주 에게 받은 충격이 더 크다. 비슷한 또래에 서 이렇게까지 강하고, 완벽한 자가 있다 는사실이 놀랍다.

‘아버지! 최선은 다할 테지만, 욕심은 접는 게 이로울 것 같네요.’

정우로서는 우진과 같은 부류가 더 까 다롭다. 부러질 걸 알면서도 덤벼드는 대 가 센 놈들보다 시류를 알고 미래를 돌아 보는 자가 껄끄러운 건 당연하다

‘전력은 아니었을 테니까?’

우진이 비록 신진칩룡의 수좌를 차지하 고 있다고는 하나, 첫 패배였다. 충격을 받 았음에도 여유가 있었다 무림대회에서 모 든 걸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달라지는건 없어.’

정우는 우진의 능력을 인정하지만 그 분이었다.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대세를 거스를 수 있을 거라고 보진 않았다. 또한 작은 인연을 빌미로 많은 걸 바란다면 가 차 없이 끊어낼 것이다 또각또각!

저 앞에 하이힐을 신은 염화가 걸어오 고 있었다 화천문의 조사책임자로 선택이 되었다. 그녀는 이른 아침부터 대회장 곳 곳을 손수 살펴보고 있었다. 다른 이들과 달리 함께한 시간이 있으니, 의심 가는 부 분을 찾아냈을 것이다

“뭘 그렇게 보지?”

“냄새가나?꿍꿍이가 있는거지?”

“지나친의심은 병이다.”

“아냐 뭔가 있어. 이건 좀이상해.”

개코답게 감이 아주 좋았다. 그러나 정 우는 사실대로 말해줄 터럭의 의무감도 느끼지 않았다. 화천문과 우호 협상을 맺 기는 했으나, 어디까지나 금강문의 이익을 위해서다. 그녀 스스로 밝혀낸다면 모를 까 아니라면 떠 먹여주는 정보에 감사해 야한다.

“도해문과 공조한 일본 무문이 이번 사 태에 개입한 거 맞지?”

“맞아”

“어느가문인데?”

“그건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

“나한테까지 숨기는 거야?”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인연은 들먹 이지 마. 또한 문파의 이익을 위한 일에 감 정을 실어선 곤란해.”

정우는 선을 그었다.

염화도 두말하진 않았다. 서운하기는 해도, 공과 사는 구분해야 했다. 혹금단주 는 금강문의 무인, 당연히 소속된 문파를 위해서 노력한다. 그것을 화천문을 위해 나누어 달라고 구걸해선 안 되었다.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서 공조를 하되, 선은 지 켜야 했다

“혹금단의 수가 적은 것 같은데?”

“대회전에 휴가를 줬지.”

“네가 웬일이냐?”

“난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빡빡한 사람 이 아니다”

“염병, 여태 들은말중에 제일 웃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흑금단주가? 염화 는 콧방귀가 절로 나왔다. 더욱이 하루가 멀다 하고 혹금단을 죽도록 달달 볶았던 주제에 저런 말을 태연히 해도 되는 건지, 하늘이 무섭지도 않은가 보다. 하지만 저 뻔뻔함이 그리 밉지만은 않다.

‘말뿐인 쭉정이는 아니니까’

염화가 아는 가장 완벽한 무인이 혹금 단주였다 그러나 일은 일, 숨기고 있는 게 있다면 반드시 밝혀내고 말 것이다. 그래 야 화천문을 위한 협상을 할 수 있었다

‘돈 냄새가 난단 말이야’

염화가 콧등에 주름을 새기며 킁킁거 렸다.

‘확실히 개코네.’

4명의 사내가 정방형의 탁자를 마주하 며 앉아 있었다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 기는 자들이었다. 능히 일대의 패자가 되 고도 남을 기도를 지녔다

“일이 꼬이는군.”

“놈들을 믿은게 실수였어.”

그들은 사방신 길드의 길드장이다.

청룡 길드의 유선엽, 백호 길드의 주지 태, 주작 길드의 백명진, 현무 길드의 이영 환이 비밀리에 회동을 가졌다. 일반적인 일이라면 전화로 주고받으면 그만이나, 사 태의 심각성이 컸다. 자칫 사방신 길드가 배후로 지목이라도 되는 날엔 공공의적이 될수있었다

“사람을보내야하지 않을까?”

“긁어 부스럼이 될수도 있어.”

대회장으로 길드원을 파견하기도 껄끄 러운 현실이었다. 자칫 발각이라도 되는 날엔, 더더욱 의심을사게 된다

“어째서 조용한거지?”

무림대회를 방해하기 위해서 사방신 길 드의 상위 길드원을 보냈다. 그러나 무림 대회는 성공리에 마무리가 되었고, 길드원 에 대한 소식은 끊어졌다. 이후에 케이브 가 오픈되었다고 발표가 되었지만 그들은 믿지 않았다.

“이번에도 금강문이라더군.”

“그 망할놈의 인간 더더욱 날뛰겠군.”

강제 해체된 다크니스 길드만이 아닌, 사방신 길드에게도 금강문주는 최악의 골 칫덩이였다. 예전에 몇 번 부딪친 적도 있 었고, 그때마다 사달이 났다. 어찌나무식 한지, 그 인간하고 엮어서 되는 일이 하나 도 없었다. 한데, 요즘 들어 그 인간을 칭 송하는 분위기라 손을 쓰기도 어렵다. 그 들로서도 기가 막힌 현실이었다.

“이러다가 혹시?”

“끔찍한소리는하지 말지.”

그리되면 상상도 하기 힘든 결말이 기

다린다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금강문주가 어떤 인간인데. 그들은 격렬히 부정했다.

“이번 일은 무조건 일본 무가에 전가를 해야해.”

“말처럼 될까? 소문이라도 나면 매국노 라고 지탄을 받을 텐데.”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일문 무가와 손을 잡고 무림대회를 훼방 놓으려고 했다. 피 해가 크지 않았으니 적당히 무마할 수도 있으나, 민심이 등을 돌릴 수 있었다. 여러 모로 형편이 좋지 않았다. 무문연합이 시 간을끄는게 더 큰무언가를 얻어내기 위 해서라 불안하다.

“최대한들어주는수밖에 없겠지.”

“무리한요구를할텐데, 괜찮을까?”

“유니크 연합에서 중재를 하게 되면 그 땐 돌이킬 수 없게 돼.”

6대 무문, 7대 길드, 유니크 연합이 한 국의 대표적인 유니크 기관이다 이 중 나 머지 2개가 사적기관이라면 유니크 연합 은 공공 기관이 된다. 일반적으로 유니크 연합은 무문과 길드에 강제력을 쓰진 않 는 편이나, 공론화된 사태에서는 막강한 힘을 쓸 수 있었다. 힘 대 힘으로 한다면 유니크 연합과 대등하다 해도, 공적인 힘 을 무시하진 못한다

“ 뼈아프군.”

“이쯤에서 끝난 게 다행일 수도 있어.”

그들은 이번 일을 일본무가에 전가하기 로 합의를 봤다. 그러나 일본무가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다. 그들이 가진 자 금력이 길드 내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 다. 당장은 서로의 이득을 위해 갈라서겠 으나, 후일에는 손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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