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320화 (320/500)

제 7장 피날레를 장식하다 ⑴

“설마설마했건만 자네가?”

조천기는 이 참혹한 현실을 받아들이 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자신의 등을 맡겨도 아깝지 않다고 여겼던 본문의 장로 이전에 오랜 지기였던 자가 암즙을 가했다. 어이가 없 기에 허탈함이 들었다. 인생을 헛살았다 는 자괴감마저 감돈다.

“……제 의지가 아닙니다! 저? …도 협박 을 받았습니다!”

조천기에게 제압을 당한 곽인권이 구차 한 변명을 했다. 자신도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다고. 그러나 돌이키기에는 넘지 말 아야 할 강을 건넜다. 공력을 제한당했을 텐데 라는 말이 결정적이었다. 어떤 수를 썼는지 몰라도 무인의 공력을 일정 시간 제한하려고 했었다. 그런 주제에 자의가 아닌 협박이라니.

“믿어 주십시오? …. 그간의 정을 봐서

라도! 이번만우?… 넘어가 주시면…… 하라 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저는…… 가정이 있지 않습니까! 아이들이 무슨…… 죄입니 까”

설령 그렇다 한들, 문주를 암습하고 문 도를 위험하게 했다. 이러고도 용서해 주 기를 바라다니, 철면피가 따로 없었다.

“내가그동안보는눈이 없었구나.”

조천기는 스스로를 자학하며 한탄했다 그간 믿고 있었던 모든 것들이 허물어지 고, 의심이 대신했다. 하나, 언제까지 한탄 만 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대회장에 심상 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본문만이 아닌 대회장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어이, 무사했네.”

화천문의 권영일이 자기 딸과 함께 걸어 오고 있었다. 그는 암습을 빋지 않은 듯하 다. 뒤를 이어 신룡문주와 진영화가 나란 히 걸어 나왔다. 그들도 무탈했다. 하지만 천무문과 검선문은 낭패한 기색이 완연했 다. 느닷없는 기습으로 피해를 입었다. 다 행이라면 공력이 정상적이라 큰 문제는 생 기지 않았다

“대체 이게 무슨날벼락이지?”

조천기의 물음에 누구도 답하지 못했 다. 그들도 영문을 모르는 눈치였다. 대회 가 끝나고 시상식만 남겨두고 있었다. 준 비를 위해서 각 무문의 대기실로 가서 기 다리고 있는 사이에 사고가 터졌다 침묵이 길어지자, 염화가나섰다. 시간 이 흐를수록 사태 해결이 더 어려워질 우 려가 있었다. 최대한 빨리 사태를 파악하 고 수습해야 하기에.

“제가한 말씀드려도 될까요?”

“말해 보거라.”

“아무래도 도해문과 연관이 있는 듯해 요.”

“도해문이라니, 망해버린 문파가 어떻

게?”

“이런 수준의 대단위의 결계를 치려면 대회장을 설계하고, 구상한 도해문이 아 니고서는 불가능해요.”

염화의 말에 문주들은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본인들조차도 의식을 하지 못 한 사이에 대회장에 결계가 쳐졌다. 단시 일 내 준비를 해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섣불리 인정을 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인 정을 하는 순간 대회장에 대한 조사가 허 술했음을 자인하는 꼴이었다. 무림대회를 통해 무문연합의 위상을 재정립하려고 했 던 시기라 더더욱

“금강문주는어디 있는거야?”

이런 시국에 금강문주만 쏙 빠져 있었 다. 사달이 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달려올 인간이 잠잠하다니 말이 되지 않 았다

“일단은 결계부터 무너뜨려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공력이 절정에 달한 무인은 그나마 양 호하지만, 일반인은 모조리 다 현혹이 되 어 멍하니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무슨 일 이 생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전에 조사 한 바로는 대회장에 설치된 진에 생명체의 진기를 빼앗아 강시로 만들 수 있다고 했 다. 자칫 관중 전체가 강시나 미라로 변한 다면 무문연합은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

우우웅!

기의 파장이 형성되었다. 이건 결계와 는 다르다. 방향을 보니 대회장의 통제실 쪽에서 발생했다

“우린 통제실로 갈 테니, 결계를 맡아 주시오.”

“그럽시다”

천무문, 패왕문, 검선문이 결계를 맡기 로 하고, 화천문과 신룡문이 통제실로 방 향을 틀었다. 염화는 이번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을 내렸다

‘금강문은 알고 있었을까?’

염화가 아는 혹금단주는 철두철미한 자다 그런 자가 몰랐다는 건 설득력이 떨 어진다. 그러나 대회장의 검사는 금강문 을 제외한 5대 무문이 주도를 해왔다. 이 제와 금강문에 책임을 묻는다는 것도 어 렵다.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가네.’

여하튼 통제실로 가서 혹금단주를 봐 야 했다. 그가 이 사태를 해결할 열쇠를 쥐 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대회장에 결계가 쳐지면서 계획대로 되

는 줄 알았지만, 돌아가는 정황이 꼬이고 있었다. 전략의 핵심은 통제실에 설치된 컴퓨터에 있었다. 통제실의 메인서버에 특 이 속성의 바이러스를 심어 전파를 발생 시키고, 결계로 증폭을 시켜 대회장 안의 관중을 버서커로 만들려고 했다. 한데, 시 간이 지나도 버서커가 되기는커녕 변화 없 이 멀쩡했다.

통제실을 장악하기 위해서 파견된 수호 대의 부대주, 사토는 대원들 10명을 이끌 고 통제실을 급습했다.

“?…이럴수가!”

사토는 막아선 자들을 단숨에 해치울

수 있을 거라고 봤었다. 딱 봐도 무인이라 고 보기에는 무리인 어설퍼 보이는 자들이 었다.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할 것 같은 외 모를지니고있었다 웬걸.

해치우기 위해서 튀어나갔던 2명의 대 원이 미처 손을 써 보기도 전에 합공에 제 압되어 나가떨어졌다. 방심을 했다고 쳐 도, 믿어지지 않는 결과였다.

“네놈들은 누구냐?”

“정신 나간 놈들이네, 다짜고짜 살수를 쓰고 정체를 왜 물어. 그럴 거면 처음부터 물어보시든지, 하여간 예의가 없어.”

정우의 교육을 받은 쉴드도 주둥이가 꽤 업그레이드되었다.

쉴드는 피식! 거릴 뿐 통제실의 정문을 벗어나진 않았다. 그들의 목표는 통제실의 철통보안이었다. 그렇기에 먼저 공격하진 않는다. 방어를 통한 완벽한 후발제인을 이루는 데 중점을 두었다.

“놈들을 죽여.”

사토도 대화 시도를 반성했다. 막아선 다면 적이었다. 총관의 명을 완수하기 위 해서는 통제실을 장악해야 한다. 그러기에 위해서는 저 이상한 놈들을 넘어서야 한 다. 물론 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토는 수호성검진의 공격진형을 갖추 어 수호혈성을 출수했다. 2명이 나자빠졌 지만, 8명으로도 충분하다. 한 덩어리로 공력을 운용. 성문을 부수는 돌진력과 강 기에 준하는 파괴력을 갖추었다 슈앙!

뚫고 들어갔다.

‘그럼 그렇지.’

사토는 놈들이 막아서리라 보지 않았 다. 그러나 곧 예상도 못한 결과가 기다렸 다. 뚫고 들어간 줄 알았는데, 사실은 끌 려들어간 것이었다. 나아감과 동시에 궤적 이 비틀리며 진기가 제멋대로 분산된다.

헉!

진기를 집중시켜 완성한 수호혈성이 거 짓말처럼 사라졌다. 믿어지지 않는 현실에 경악을 할 시간도 없었다

“이런!”

어느새 사토와 수호대가 쉴드의 제공권 에 포위되었다. 수호대의 공격에 뚫린 게 아니라, 쉴드가 열어주었기에 가능했다. 쉴드의 특기는 받。}들이고, 분산시키고, 와해하는 것이다. 파고들어오는 수호대의 공격을 막아서기 보다는 받아들여, 사방 을 장악한 후 제어하기로 결정했다. 쉴드 는 수호대를 감싸기가 무섭게 전력을 토해 내었다.

퍼억, 푸악!

쉴드의 갉아먹는 공격은 빈틈이 없었 다

“ 빌어먹을!”

사토는 수호대의 진형을 유지하기 어렵 다는 걸 깨달았다. 사태를 반전시킬 카드 를 찾으려고 해도, 반격의 실마리를 제공 하지 않았다. 이놈들은 유리한 가운데서 서 철저히 수비 위주로 교묘하게 공격을 가해오며 피를 말렸다. 당하는 입장에서 는 환장할 수였다. 시간을 끌수록 불리하 기에 더더욱그렇다.

“각 무문의 문주님들이 오겠지.”

“그때까지 시간만 끌면 될 거야.”

쉴드는 제공권을 유지한 상태이기에 여 유롭기까지 했다. 기실 주군의 훈련에 비 하면, 실전은 너무나 쉬웠다. 물론 방심은 하지 않았다. 목적에서 벗어날 여지는 절 대주지 않는다.

‘이놈들이!’

사토로서는 최악의 수가 되고 있었다. 시간을 끌기만 해도 되는 쉴드와 달리, 조 바심이 날 수밖에. 그러나 딱히 방도가 없 어 현실을 더더욱 답답하게 했다. 생긴 것 도 답답한 것들이 하는 짓도 답답하게 만 든다

“네놈들은 무사로서의 자부심도 없는 것이냐!”

격장지계를 펼쳐 평정심을 혼들려던 사 토의 계획은 빗나갔다. 마치 그 타이밍을 노렸던 것처럼. 쉴드 1호, 양준기가 반월 의 강기를 양팔에 휘감아 수호대원 2명의 팔과 다리를 잘라냈다.

스왁!

베어진 팔과 다리가 허공으로 치솟을 때 양준기는 쉴드의 방어진형으로 되돌아 가 방벽이 되었다. 사토가 미처 반격할 타 이밍이 존재하지 않았다. 공격도 쉴드 2호 와 3호가 시선을 분산시키는 사이 벌어졌 다

“?…죽여 버리겠다!”

사토의 분노가 담긴 격렬한 외침이 통 로를 울렸지만 쉴드는 보란 듯이 제 할 일 을 해 버렸다. 너는 지껄여라, 나는 내 할 일 하겠다, 마이웨이 정신을 위배하지 않 았다.

크윽!

쉴드는 조금씩 갉아먹기만 한다. 절대 손해 보는 짓을 하지 않는다 가랑비에 옷 이 젖는다고 하지 않던가, 사토의 수호대 는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이? … 지독한놈들!”

치사하기 이를 데 없는수다.

쉴드는 속성을 방해는 속성을 펼치고 있었다. 그뿐이랴, 합격이 최적화를 이루 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수호대의 궤적을 비 틀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간만 질질 끌 고 있는 둣하지만, 실제로는 압도적인 제 공권을 바탕으로 하여 압살하고 있었다. 압살하는데도 방심은커녕 더더욱 견고한 공수를 이루었다. 상대로 하여금 질리게 만들었다 푸악!

수호대는 1명씩 차곡차곡 쓰러지며, 사

토와2명의 대원만남았다. 이제야 깨달았 다. 이놈들이 결코 약하지 않음을, 개개인 의 전투력도 자신들과 별 차이가 나지 않 았다. 어쩌면 그 위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비겁한놈들, 정정당당?… 크억!”

말하는 도중, 태연히 비수를 날리는 쉴 드였다. 품에 암기도 가지고 있었다. 필요 할 때는 언제든 날릴 준비가 되어 있었고, 사토의 제공권이 혼들리는 타이밍을 노렸 다 어깨에 암기를 맞은 사토가 비틀거렸다

“?…지독한 놈들!”

사토는 치를 떨어야 했다. 작금의 빈틈 은 일부러 내어준 것이다. 살을 주고 뼈를 베는 각오로 어깨를 내주고 빈틈을 노렸 건만, 쉴드는 다가오지 않았다. 마치 농락 을 하듯, 남아 있는 2명의 수호대를 노렸 다. 그러면서도 반격을 못하도록 견제를 하기에 소름이 돋았다;

‘?…젠장!’

도무지 뚫고 들어갈 여지를 주지 않고 있었다. 서서히 갉아먹히며 전력만손실되 었다. 이대로 압살당하는 뻔히 보이는 결 말에도 사토는 무기력했다 푸악!

사토는 단전을 뚫고 나온 암기에 헛바 람을 삼켰다. 시야가 흐릿해지고 있었다. 그사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2명의 대원을 망연히 쳐다봐이:했다.

“허튼수작 부리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제압해야 해.”

“동귀어진은 곤란하거든?”

“역시나 몸에 독약하고 폭탄이 있네.”

쉴드는 꼼꼼했다

수호대를 제압하고선, 몸수색도 철저히 했다. 철저히 제압을 하고 나서도 방심하 지 않고 통제실을 지켜 의식을 잃은 사토 를 더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 때마침.

화천문과 신룡문이 통제실 앞에 나타 났다.

제압된 자들 앞에서 통제실을 지키고 있는 쉴드를 보았다. 쉴드에 대해서는 알 려지지 않았기에 낯설었다.

다행히 염화가 쉴드를 알고 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저들이 통제실을 장악하려고 해서 막 고 있었습니다”

염화는 통제실에 사태의 실마리가 있 음을 짐작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확실하지가 않았다

“어째서 통제실을 장악하려고 한 거 야?”

“그건 모릅니다. 저희는 단주님의 명을 따를뿐입니다.”

쉴드의 상투적인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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