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310화 (310/500)

제 4장 금강문의 독주 (2)

16강전부터는 정재계의 유명 인사와 6 대 무문의 수뇌부가 참석했다.

VIP좌석은 일반 좌석과 달리 룸처럼 되 어 있으며, 전면을 투명유리로 제작해 대 회장이 한눈에 보인다. 룸 안에도 화면이 있어 영상으로 시청도 가능하다. VIP룸은 총 4개로 되어 있으며, 동서남북에 배치되 었다.

남쪽의 VIP룸엔 6대 무문의 수뇌부가 자리했다. 정재계의 유명 인사와는 룸에 들어오기 전에 인사를 나눴다.

“거, 얼굴들좀펴고들삽시다”

이호극이 겨울철 우거지처럼 구겨져 있 는 무문연합의 수뇌부들을 향해 한마디 했다.

그 말에 동조하고 싶은 자들은 거의 없 었다.

금강문보다 많은 수를 내보내고도 성적 이 좋지 않았다. 그에 반해 금강문은 3명 나가서 3명이 전부 16강에 올랐다. 그나 마 각 무문의 후기지수가 1명씩이 올라가 서 체면치레나 한 꼴이었다. 이런 상황에 서 표정이 좋으면, 그건 속도 없는 인간이 었다.

“하아아. 사람들이 왜 이렇게 귀찮게 하는지, 유명인은 피곤해.”

금강문주의 귀찮음이 잔뜩 묻어 나오 는 엄살에 6대 무문의 수장과 수뇌부는 열불이 터졌다. VIP룸으로들어오기까지 유명 인사의 대부분이 금강문주와 악수하 기를 청했다. 금강문에 호의적인 인사들 이 대다수였다. 그뿐인가. 관중의 인기도 엄청났다. 금강문의 삼형제가 전원 본선 진출을 하면서 주가가 끝을 모르고 오르 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금강문을 제외한 5대 무문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였다.

“속도 없이 좋아서 헤헤! 거린 주제에 잘난 척은”

“부러우면 지는 거다. 지금처럼 무명인 으로 조용히 살아. 나처럼 유명인이 돼서 하루하루 피곤해하지 말고.”

화천문주 권영일이 한 소리 했다가 이 호극의 염장질에 빈정 제대로 상했다. 좀 전에 자신에게 오는 줄 알고 사인 준비를 했다가 뻘쭘해진 일까지 겹치니 은근히 기 분이 나빴다. 요즘 들어 승부도 매번 지고 있어 뼈아프다.

“일문의 수장이면 수장답게 품위를 지 켜야지. 사람들이 조금 좋아한다고 헤퍼 서야 쓰나.”

“아까 사인 때문에 열 받은 인간이 누 구였더라”

“?…봤냐?”

“너만 봤지.”

사인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이호극은 권 영일의 무안당한 광경을 봤다. 아무렇지 않은 척 돌아섰지만, 염화일기공을 일으 킬 때처럼 붉게 달아올랐었다. 괜히 옆에 있다가 사인 셔틀까지 할 판이었다

“얼마나갈거 같아?”

“오래 가겠지.”

“거품은 한순간이야?”

“그 나이에 시기하면 답 없다”

권영일은 속이 쓰렸다 이호극의 인기를 거품으로 치부하기에는 지나치게 광범위 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시일이 지날수 록 인지도가 계속 오르고 있었다. 아니라 고 부정해 봤자, 속 좁은 사람 취급을 당 할뿐이다

“내 딸이 우승하면 오늘처럼 웃지는 못

할거다?”

“만의 하나라도 우승했을 때의 얘기지. 확률상안되는거 알면서 왜 이래.”

이호극의 확률 언급에 권영일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 망할 놈의 수학 젬병에게 확 률은 논쟁조차 되선 안 되었다. 그건 수학 에 대한 모독이다. 1+1=1이라고 우기며 동 네 양아치들 패고 다녔을 때부터.

“이번엔 쉽지 않아, 내 딸이지만 많이 강해졌거든.”

“석년의 너보다낫긴 하더라”

“이자식이말을 해도, 꼭!”

이호극과 권영일의 자식 자랑에도 다른 무문의 수장과 수뇌부는 별말 하지 않았 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충분히 자랑을 해 도 부족하지 않을 기량을 선보였다. 금강 문의 삼형제는 물론, 화천문의 염화도 압 도적인 무력을 과시하며 올라왔다

‘화룡일수 외에는 없을 줄 알았건만.’

‘금강문과 화천문의 잔치로구나!’

‘하나, 금강문과 화천문의 뜻대로만 되 진 않는다: 천무문 패왕문, 검선문, 신룡문은 저마 다의 심중을 숨기고 있었다. 16강에 문파 의 후기지수를 금강문처럼 올려놓지는 못 했어도, 우승을 포기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리한 현실임에는 변함이 없

다. 16강에 오르면 조를 새롭게 추첨하게 되며, 하루 안에 모든 대결이 종결된다. 대 결에서 이기더라도 부상을 입게 되면 승 부에 지장을 초래할수밖에 없다.

각 무문에서는 부상을 대비해서 최신 의 치료 장비와 치료 속성을 가진 무인을 데리고 왔다. 대회를 치르는 무인도 중요 하지만, 복싱처럼 세컨드의 중요성도 부각 되고 있었다. 오늘처럼 다음 대결의 텀이 적을 때는 더더욱, 문파의 역량까지도 시 험하는 무대가 된다

“애들끼리 싸우다 다쳤다고 부산떠는 것도 웃기는 거지. 그 나이 때는 팔다리 하 나씩은 잘리고 그러는 거잖아”

“너희 집안이 특이한 거야”

이호극의 말대로 금강문은 따로 치료사 나 장비를 두지 않았다. 금강문의 강점이 강인함이지만 그보다 더 대단한 점은 빠 른 회복력이었다. 혹독한 훈련을 통해 완 성된 육체는 자가 치료에 관해서는 자타 공인 최고라 치부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로 인해 금강문은 부수적인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단, 식비는 많이 나간다. 금 강문의 한 달 식비가 5대 무문을 합친 것 과 비슷하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어,무화네! 오랜만이다.”

“오래간만이네요, 금강문주님.”

VIP룸으로 진영화가 들어왔다.

무화는 문주의 옆에 앉으려고 하는데, 금강문주가 아는 체를 하자 나름 고운 미 간을 찌푸렸다. 같이 있어 봤자 별로 좋은 꼴을 못 보는 사이라서, 가급적이면 아는 체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러나 모두가 보 는 앞에서 일문의 문주를 무안 줄 수는 없 는 노릇이다. 그럴 만큼 눈치를 집에다 놓 고나오진않았다

“그러게 사고를 적당히 치고 살아야지, 쯧쯧!”

“?…(빠직)!”

금강문주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번번 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신룡문주가 무화 의 대외활동을 중지시켰었다. 최근에야 겨 우 사고 친 시절의 이력을 상쇄할 만한 공 을 세웠기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 른 사람도 아니고 금강문주가 사고 치지 말라고 충고하자, 무화는 쌓아 놓은 이미 지가 붕괴할 뻔했다

‘이 인간이 정말!’

무화는 대회 기간 동안 가급적 이호극 을 피해 다녔다. 만나 봐야 좋았던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에도 만날 때마 다 사고가 터졌었다. 저 인간을 만나고 되 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 니다.

“그래도 한때는우리가 궁합이 잘 맞았 지? 그때가좋았는데, 그립다.”

“그럴 리가요, 금시초문인데요.”

“어색하게 왜 이러실까 평소대로 해.”

“전원래 이렇거든요.”

한국 무림에서 이호극하면 무식함으로 대변이 된다. 어디를 가든 풍파를 몰고 온 다고 해서 평지풍파라는 별호도 있었다. 그런 이호극에 비견되는 대상이 무화다. 사내 중엔 이호극, 여인 중엔 진영화라고 회자될 정도다 서로 하루가 멀다 하고 풍 파를 일으켰기에 호극영화라 불린다. 듣기 에 따라서는 호러영화를 연상케 한다.

하여튼 사고뭉치라고 불리면, 여자에겐 손해다.

“사람은 원래 자기 성깔대로 살아。》하 는 거야 그러다 제 명에 못죽는다.”

“그리 사는분은 금강문주님분이시죠.”

성깔대로 살고 싶다고 해서, 살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어느 정도 가면이 있다. 가면을 벗고 지나치게 솔직하면 배척당하기 십상 이다

“나혼자였다면 외로웠을 텐데, 네가 있

어서 든든했었다.”

“저는아니거든요.”

“쑥스러워하기는, 네가 내 친동생 같아 서 하는 말이야.”

“?…그 말 취소해욧!”

보통은 우스갯소리로 넘어가겠지만, 금 강문주의 동생이라니.

무화는 인내심의 바닥을 드러내며 성깔 을 숨기지 못했다. 말투에 가시가돋쳐 이 호극의 안면을 요격했다. 물론 이호극의 안면이 워낙 강인해서 흠집도 생기지 않 았지만.

“예민하긴, 농담이야”

무화는 더 말하지 못했다.

신룡문주가 신속하게 금강문주와 무화

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서로 싸워 봤자 신 룡문만 손해였다. 금강문주야 이 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꼴통으로 유명 하지만, 무화는 여자였다. 둘 다 꼴통이여 도 여자가 더 손해다. 남녀차별 이전에 어 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반가워서 그런 건데, 너무하네.”

이호극의 앓는 시늉에 무화는 머리 뚜 껑이 열릴 뻔했다. 한편으로 혹금단주의 성향이 이해가 되었다 금강문은 위에서부 터 아래까지 한결같이 주변의 억장을 무 너뜨리고 있었다. 이것도 능력이라면 자타 공인 최고의 능력이었다.

‘하아아, 이래도 저 인간을 뽑아야 하 는거야?’

무화는 혹금단주와 정우한테 한 약속 을 되짚어 보고 싶어졌다. 지금까지의 사 례를 들어서라도 금강문주가 무문연합의 수장이 되는 것에 이견은 많지 않았다. 그 러나 막상 금강문주를 보고 있자니, 공정 이고 뭐고 불공정하고 싶어진다.

‘망할놈의 자존심!’

금강문주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좋지

않지만, 무화는 신뢰를 배신할 만큼 썩진 않았다. 약속을 했으면 응당 의와 협에 위 배되지 않는 한 지켜야 한다고 배워 왔다. 젊은 시절 사고를 많이 친 이유도 배알이 꼴리는 행위를 두고 보지 않아서 생긴 일 이었다 따지고 보면 그 놈들이 약아서 사 태 수습이 불리하게 돌아갔을 분이다. 다 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의 일에 관해서 는후회를 하지 않는다

‘청화도 잘하고 있고.’

신룡문이 자랑하는 신룡오걸이 전부 탈락을 하고 말았다. 다른 무문에 비해서 약하다는 기존의 평가를 반전시키기 위해 서 절치부심을 했건만, 16강에 아무도 오 르지 못했다

64강전부터 6대 무문의 후기지수 중에 서도 우승후보에 근접한 이들과 만났다는 게 불운이기는 했다. 그렇다 한들 핑계다. 이유 불문 이겼어야 했다.

그에 반해 신룡문에서 출전한 무인 중 가장 저평가 받았던 청화, 이신경이 16강 에 올랐다. 대진 운이 있기는 했어도 16강 에 들었다는 건 실력이 있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진영화가 이번에 청화를 맡아 훈련 을시켰었다

-고생이 정말 많았구나, 이제부터 네가

신룡문의 미래다

문주의 그 말을 듣자 무화는 어울리지 않게 눈물이 나올 뻔했다. 얼마 만에 인정 을 받아보는 건가. 젊은 시절 한창 무공이 일취월장할 때를 제외하고 받아보지 못한 관심이었다: 이제야 비로써 자신의 진가를 알아봐주는 세상이 되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들어준 게 정우 였다

‘내복덩어리.’

내인생 템.

복토템.

무화는 정우가 하는 말이라면 콩으로

팥죽을 쓴다 해도 믿을 수 있었다 더욱이 하는 말마다 어찌나 그리 정확한지, 소름 제대로 돋았었다

‘천억도 갚아야 하고.’

혹금단주에게 진 빛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건 좀 손해였다. 가만이나 있었 으면 중간이 뭐야 이득이었을 텐데. 괜한 자존심을 세우는 바람에 천억을 갚아야 했다.

그렇다고 해도 명색이 일문의 장로가 약속을 하고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는 노 릇이었다 그리 된다면 정우를 볼 낯이 없 어진다. 자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사람 이 된 정우였다 시키는 대로만 잘하면 지 금처럼 능력을 인정받으며 살수 있었다.

‘저 인간 때문에 망할 뻔했지만’

문주께서 타이밍 좋게 잘 나서 주셨다. 하마터면 금강문주와 같은 급으로 매도당 할 뻔했다.

금강문주와 무화 사이에 실랑이가 마 무리되었지만, 분위기가 썩 좋지만은 않았 다 복잡하고 착잡한 심경이 맴돌았다.

하아

패왕문주 조천기는 상념이 복잡했다

이호극도 아니고, 혹금단주에게 일문 의 장로가 순식간에 제압당하고 말았다.

소문이 나지 않아서 다행이지, 알려졌으면 오랜 기간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했을 것 이다 씁쓸하지만 이호극의 주둥이가 무겁 기를 바라야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기 를 어지럽히는 건 혹금단주의 전음이었다.

‘그럴 리 없다.’

조천기는 고개를 저었다.

16강전 대진표가 나왔고, 곧 시작이 될 것이다 무인들은 배정된 대기실에 있었다.

금강문의 대기실에선 강현, 강우, 강천 이 워밍업을 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대 결을 벌이기 전에 몸을 데워 놓을 필요가 있었다

정우는 삼형제가 몸을 푸는 동안 화면 을 틀어 놓으며, 16강전 대전 상대를 분석 했다

“힘을 바탕으로 승리해 왔지만 실제는 스피드가 더 뛰어나. 직선과 좌우의 움직 임이 유연하니, 아마 다중 환영을 만들어 낼 수준은 될 거야. 가속하기 전에 먼저 공략을 하는 편이 좋겠어.”

정우의 분석은 날카로웠다. 참가한 무 인의 역량은 물론 초식과 공력의 사용까 지 정확히 꼬집었다 마치 컴퓨터처럼 움직 임을 낱낱이 읽어내고 있어서 소름이 돋 을지경이다.

“상대도 우리를 면밀히 검토 했을 게 분 명해. 무공을 분석하는 담당자가 따로 있 을 테니까. 반격 시 굳이 기존의 동선을유 지하지 말고, 반대로 선회하는 것도 괜찮 을 거야.

다른 무문에서도 금강문의 대결 장면 을 촬영해서 분석에 들어갔다 누가 더 분 석을 잘하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리기도 했다.

특히 본선이 치러질수록 초반과 달리 실력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비등하거나, 반수 이상 차이가 나지 않을 때는 무공에 따른 상성과 약점이 승패를 가르기도 한 다

“지금처럼만 하면 되지 않을까, 딱히 어 려운 상대는 없었잖아”

“한 수의 차이가 실전에선 크게 다가오 기는 하지만 아닐 때도 있어. 더욱이 속성 파악이 되지 않은 상대도 있으니 조심해 야해.”

대부분은 속성이 파악되었다. 그러나 다중 속성을 가지고 있는 무인도 있었다. 방심했다가는 단순 변수가 아니라 승패의 명암을 완벽히 갈라놓을 공산이 크다.

정우는 시간을 오래 끌지 말라고 권고

했었다. 변수를 파고들어, 단숨에 승부를 결정짓는 편이 나았다. 상대가 속성을 쓸 시간적 타이밍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그 러나 지금부터는 그것만 가지고는 어려웠 다. 대결을 치르면서 패턴이 분석되었을 수도 있었다

“오늘 내에 결승까지 치러지니까 최대한 부상을 입지 않고, 힘을 비축해야 해.”

대회 규정상 같은 무문과 대결을 치르 지 않도록 되었다. 이는 무문 간의 합의로 이루어졌다. 결과적으로 금강문에게는 이 득이다 처음 3명만 출전하겠다고 할 때와 는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무문연합의 무인 중 한 문파에서 3명이 남은 문파는 금강문이 유일했다.

16강에서도 금강문은 서로 싸울 일이 없어졌다.

결승에서 만나지 않는 이상:

“이번 대회는 내가 우승할 거야”

“내가있는 이상 어림없어!”

“미리부터 김칫국마시지 마라.”

강현의 충고가 강우, 강천의 귀에는 박 히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강현도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무인인 이상 승부에 초연하기는 쉽지 않았 다. 더욱이 젊었다. 벌써부터 대결에 초연

해질 필요는 없었다. 그건 차차 연륜을 쌓 아가면 될 일이다

“그래선 안돼.”

정우는 삼형제의 승부욕에 제동을 걸 었다.

“우승하지 말란 거야?”

“오히려 그 반대야. 반드시 우승해야 해.”

“그런데 왜?”

“그래서 하는말이야”

승부욕을 불태우지 말라고 하고선, 반 드시 우승하라니. 앞뒤가 맞지 않았다 삼 형제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이기도 하고. 전력을 발휘해서 속전속결로 끝내 라는 충고와도 배척되었다.

“실력 차이가 크니까 먹혔던 거지. 16강 전부터는낙관하기 어려워. 그러니 전략을 잘 세울 필요가 있어.”

정우는 차분히 전략을 풀었다. 삼형제 가 모두 올라간 이상, 굳이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변수를 최대한 줄어야 한다 쉬운 승부도, 어려운 승부도, 이기지 못할 승부도 있기 마련이 다 흐음:

정우의 승리방정식에 강천이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아무래도 문주의 피를 가 장 많이 물려받은 녀석답게 우직한 편이었 다

“너무얍삽한거아냐‘?”

“이기는 승부가 필요할 때야. 개인적인 만족으로 끝낼 거면 대회를 치를 필요도 없어. 큰 걸 얻어야 할 땐 작은 걸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는 거고, 소탐대실의 우를 범해선곤란해.”

정우는 냉철했다

대회규정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반 칙이 아닌 이상, 모든 수단을 다 써야 한 다.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정정당당한 방 법일 수도 있었다. 대회는 개인분만 아니 라 문파의 역량을 선보이는 자리다. 개인 적인 만족이라면 따로 대결을 해도 된다.

“너라면 그럴수 있겠어?”

“당연하지. 또한 난 굳이 그럴 필요가 없거든. 하룻강아지들이 설친다고 범이 동 요하는 것 봤어‘?”

자기 자랑을 지나치게 당연하게 하니, 삼형제는 기가 찼다. 문제는 반박할 말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 우의 강함은 일반적인 상식을 불허하니. 하는 말마다 사실이라서 더 재수가 없다

“그러게 더 노력을 했어야지.’

“너 따라가다 이미 가랑이가 찢어졌거

드”

삼형제에게 정우는 넘지 못할 벽이다. 정우의 강함이 현재 진행 중이라는 사실 이 무섭게 다가왔다. 그렇기에 따라갈 엄 두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강요는 안 해. 나는 그런 강 압적인 사람이 아니거든.”

“정말?”

“단, 우승못하면 문주님이 실망하시겠 지.”

“이게 강압이지, 어떻게 강압이 아니

야?”

“자유롭고 싶으면 그만한 책임을 져야 지. 그게 순리야”

정우는 삼형제에게 선택의 자유를 줬지 만 책임은 무겁게 했다. 그 말을 남기고 난 후 대기실을 나왔다.

“조마조마하게 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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