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장 무림대회의 서막 ⑵
정우는 그를 보자마자 누군지 알아냈 다. 대회에 참가하는 인원에 대한 프로필 을 모조리 다분석해 놓았다
‘ 천무룡’
강현과 함께 10룡에 꼽히는 천무문의 기린아 천무룡(天武龍) 정우진. 10룡 중에 서도 최상위에 속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 었다. 최근에 들어서는 정우로 인해 빛이 가려지긴 했어도, 여전히 신진강호에 꼽혔 다 정우진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반갑습니다 정우진이라고 합니다”
“ 반갑군.”
정우도 마다하지 않았다.
‘제법인걸.’
천무룡에 대해 과대포장되었다는 소문 도 있었다 현 연합무문의 수장인 천무문 주의 후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정우가 보기에 정우진은 속빈 강정이
아닌, 실력자다. 하늘이 내린 무(武)를 타 고난, 천무지체(天武之體)일 가능성이 있었 다
“당신이 출전하기를 기대했었습니다”
“투지는 좋지만 자신감이 과하군.”
“붙어 보지 않은 이상 모르는 겁니다”
“나 정도 되면 붙어보지 않아도 알아” 정우진의 육신에서 가공할 기세가 붐 어져 나왔다. 한 번쯤 겨루어 보고 싶은 상대였기에 투쟁심을 불태웠다 파파파팟
정우와 정우진을 사이에 두고 불꽃이 튀었다. 기세와 기세가 충돌을 하면서 번 지는 격렬한 파장이 형성되었다
하지만곧, 거짓말처럼 잔잔해졌다.
“역시 굉장하군요. 졌습니다”
“졌다는 것치곤, 담담하군.”
“하나도 담담하지 않습니다. 무척 놀랐 거든요.”
“이거 예상보다 더 까다로운데, 손을좀 과하게 쓰고 싶어진단 말이야”
“그건 공정하지 않습니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정우진은 급히 간 격을 벌렸다. 농담이 진담이 되는 건 고수 에게 한순간이었다. 고수의 장난 같은 손 짓에도 하수는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그 의 육신이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장로님이 당했다고 했을 때 솔직히 믿 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더한분이군£1”
“그보다 더할지도 몰라”
“우리 문파의 앞날이 심히 걱정되는군 요.”
정우진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내심은 섬뜩했다. 방금 기세 대결에서 팽팽한듯 보여도, 실상은 다르다 주변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기세가 충돌하는 순간, 혹금단주 는 공간을 통제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기세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내 버린 것이 다
‘정말대단한자다:,
천무룡이라 불리기 전부터 문파 내에 서 천재라 불렸다. 딱히 이상하진 않았다. 또래에서 대적할 적수가 거의 없었으니까. 그럼에도 방심하지 않고 절제를 하며, 훈 련을 쉬지 않았다. 무력만 놓고 보면 흑금 단주와도 자웅을 겨룰 수 있지 않을까 기 대를 했건만, 웬걸. 문파의 최고수가 와도 승부를장담하기 어렵다
‘어떤 수련을 했기에 저 나이에 이렇게
까지 강해질 수 있을까?’
정우진은 오늘처럼 완벽한 패배를 경험 한 적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같은 또래의 무인에게, 충격적인 결과였다.
“다음에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땐 오늘처럼 끝나지 않을 수도 있어, 그래도 올래?”
몸 성히 돌아가는 건 오늘 같은 장소였 기에 가능했다는. 다시 온다면 미래를 위 해서라 싹을 제거해 버리겠다는 협박이 담 겼다.
“하아, 이 망할놈의 호승심은죽어야 끝나는 모양이네요.”
소원이라면, 끊어주지.’
“다음이라고 했지, 시간은 정하지 않았 습니다”
정우진은 돌아섰다.
정우는 천무문의 미래가 나브지 않음 을 직감했다. 가볍게 보이는 면이 없지 않 아 있지만 진실 된 실체는 달랐다 가여움 속에 강인한 투쟁심을 감추고 있었다. 아 마 작금의 패배로 속이 꽤나 쓰릴 것이다.
“너도 적당히 해선 안되겠다”
“저자를 상대로 적당히 할 후기지수는 없을걸.”
염화도 천무룡은 알고 있었다. 별호를 얻고 난 이후에도 공식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훈련 때문이다 천 부적인 자질 못지않게, 타고난 무공광이 었다.
“심기도 깊고.”
“너만할까”
“난예외지, 급이다른데.”
“진짜 쩐다:’
천무룡은 순수하게 무공으로만 얻은 별호다. 속성을 썼다는 말을 들어보지 않 았다.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있었다. 저 어린 나이에 절제를 한다는 건, 대단한 인 내심이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의미가 되 었다
“하여튼 층격이야”
“뭐가?”
염화의 뜬금없는 중얼거림에 정우가 반 응했다
자신이 발견하지 못한 다른 걸 발견했 단 건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못해 전무하다. 염화의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그 녀는 이제 다 알아버린 여자가 되었다 자 신이 알지 못하는 걸 발견하진 못한다
“여태 날 한번도 보지 않았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아니, 이런 멋진 여성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데 봐야 되는 거 아 냐? 저 자식, 내가봤을 때 고자야”
이거 내가봤을때.
돌려서 나를 까는 것 같은 느낌이다.
- 준비는?
“ 마쳤습니다?”
-눈치채진 않았겠지?
“물론입니다”
-실패는 한 번으로 족하단 걸 명심해야 한다.
“알고 있습니다?”
통화를 마친 자를 중심으로 10명의 사 내가 같은 공간에 있었다. 하나같이 범상 치 않은 기세를 풍긴다. 고층 건물 안 창밖 으로 축제가 한창인 대회장이 비쳐졌다. 피폐했던 과거를 상기하면 장족의 발전이 다. 이제는 거의 턱 밑까지 쫓아왔다고 해 도과언이 아니다.
대회장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이 심상 치가 않았다.
“버러지들엔 어울리지 않는 광경이군.”
“그렇습니다. 대주”
그들에게 있어 저들은 지배당하고 살 아야 할 가축에 불과했다. 과거를 잊고, 잘난 체한다 해도.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 지지 않았다. 이는 한국의 정치와 경제만 봐도 답이 나온다 짓밟히고, 억압을 받아 야 마땅한 가축이 주인을 몰라본다면, 대 가를 줘야 마땅했다.
대회 시작을 알리는 성대한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축하공연으로 아이돌을 비롯한 인기 가수들이 줄이어 선보였다. 특히 국민여 동생으로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하라와 설현의 합동무대는 대회장을 열광의 도가 니로 몰아넣었다
“뭔 춤을 저렇게 예브게 추냐, 그러면서 도 역동적이야!”
“노래는 어떻고. 설현은 잘하는 줄 알
았지만 하라는 연기자잖。E”
“하라남친개부럽네!”
하라와 설현은 공연이 끝나자 무대에서 내려왔다.
축하공연이 끝난 후, 개회식 선언을 위 해 금강문주가 단상에 섰다 이호극은 대 회장의 전경을 돌아보며 규격에 걸맞은 짧 고 굵은 메시지를 던졌다
-싸워서 쟁취하라.
딱두마디를하고 단상을 내려왔다. 지 나치게 짧았지만, 다들 환호했다. 교장선 생님 훈화처럼 일장연설을 듣고 싶어서 찾 아온 관중은 아무도 없었다. 무림대회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려고 온 것이다.
-쿨내 진동하네!
-하긴, 혓바닥 길어봤자, 쭉정이지!
-금강문주맘에 든다.
축하공연은 제법 긴 시간을 잡아먹었지 만, 개회선언을 비롯한 식순은 최대한 간 소화했다. 시간 텀을 줄이고 바로바로 진 행시켰다. 지루함을 최대한 걷어내야 했 다. 단,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 사전 공지 는해놓았다 대회에 출전하는 인원은 무문연합 소 속이 아니어도 참가는 가능하다. 독문무 공을 익힌 무인도 출전할 자격이 부여되었 다. 단, 나이 제한과 더불어 무공을 익히 고 있어야만 했다. 무인이 아닌 자의 출전 은 배제시켰다.
출전자격 공지가 이루어진 후, 접수된 인원의 수가 예상보다 많았다. 본선에 오 를 자를 걸려 내기 위한 예선대회를 거쳐 야 했다 물론, 무문연합에서 선별된 무인 은 자동적으로 본선 진출자격이 주어졌 다
-예선 심사를 진행하겠습니다: 그 전에 심사기준에 대한 이해를돕기 위해서 지원 자를 뽑겠습니다 대회장에 참석한 관중 중에 번호를 골
라, 상품을 주는 대신 예선심사를 시험해 볼 기회를 주었다. 사람은 본인이 직접 경 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신뢰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관중들 중 선택된 이들이 10가지 검증 을 차례로 하는데, 어느 누구도 통과하지 못했다. 실제로 해 보니 말도 안 되었다.
-이거통과할수있는 거야?
-숨막혀 죽는줄알았네.
-무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정우는 돌아가는 상황을 체크했다. 관 중에게 시범을 보이도록 한 것도, 의도된 바였다 직접 겪어 본후 무인에 대한 편견 을 전환토록 유도했다 유니크로 각성하면 아무나 될 수 있다는 편견이 있었다. 그들 에게 무인의 능력치를 일부나마 경험시킨 것이다.
“본격적으로 해보실까.”
예선대회를 위해 마련한 10가지의 검 증작업.
정우는 상황실에서 참가자를 확인했다 그들을 보는 두 눈은 재미난 장난감을 본 아이처럼 순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