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298화 (298/500)

제 8장 무림대회의 서막 ⑴

대회장의 상공엔 드론이 날아다니고, 홀로그램 영상이 방영되었다. 대회를 위해 만들어진 영상이 허공을 수놓으며 움직일 때마다 장관을 연출했다 예선임에도 대회장 주변에 인파가 몰렸 다. 막대한 자금을 들인 홍보의 위력이었 다

웅성웅성.

대회장의 주변엔 몰려드는 인파를 위한 먹을거리가 준비되었다. 한때 장사를 위해 서지만, 공정한 선별을 통해서 자리를 내 주었다. 노점은 합법적으로 운용이 되며, 수익금의 일부는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형 식이었다. 대신, 자릿세를 저렴하게 하고 세금 이외에는 일체 받지 않았다. 투명성 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해 놓았다 대회 전 각종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나,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을 제외하면 생방송으로 방영되진 않는다. 무인간의 혈 투이기에 방송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수용했다. 따라서 녹화방송으로 진행이 되며, 대결 장면은 편집을 통해서 방영이 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무림대회가 아니라, 월드컵을 보는 기 분이다”

“화려히고 좋잖아”

강현은 지나치게 화려해서 무공을 겨 루는 숭고함이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반면에 강우와 강천은 오히려 즐 겼다 사람이 많으니까; 힘이 더 솟았다. 특 히 강우의 바람이 더 컸다 오늘을 기점으 로 전국에 얼굴을 알려 반드시 솔로를 탈 출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경거망동하지 마라”

“기분에 들떠서 실수하진 않아”

강현은 대회를 가벼이 여기지 않았다.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고는 있지만, 누가 우승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오히려 우승 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방심을 불러오고, 패배의 화근이 될 수 있었다 이는 자신뿐 만 아니라, 동생들에게도 해당이 되었다. 각 무문의 눈이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틈이 있으 면, 물어뜯으려 할것이다

“그렇게 굳어 있으면 되레 실력 발휘가

안될지도 몰라”

정우의 등장에 주변의 분위기가 날카 롭게 바뀐다

마법학과의 학생이 아닌, 혹금단주로서 단원을 이끌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혹금 단주의 위명이 무인들을 긴장시켰다. 사실 악명에 가깝지만, 여하튼 유명세가 있었 다. 신임이라고 해도 도해문주를 일방적으 로 몰아세웠다는 점에는, 후기지수의 반 열은 넘어섰다는 평판이다. 하나, 무인들 의 기준에서다. 일반인은 흑금단주에 대 해서알지 못한다

“걱정 마라. 긴장해서 실력을 발휘 못

할 만큼 어리석진 않으니까:”

“그럼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라도 시원 치 않으면 알지?”

정우의 너스레에 삼형제의 동공이 강도 9.0의 지진이 난듯 혼들렸다 그들에게 있 어 정우는 악마의 교관이었다. 아버지야 훈련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 대결이나 몇 번 하면 그만이나, 정우는 집요했다 하 나부터 열까지, 역량을 점검하며 조금이라 도 맘에 들지 않으면 지옥을 선사해 주었 다

‘이놈은 어디서 그런 요상한 훈련법을

알아온 거지?’

‘고문방법만 연구하나?’

‘견딜 수 있을 만한 게 하나도 없어’

인간이 견디기 어려운 무공을 배운무 인조차도 훈련을 받고 나면 넝마 or 녹초 가 되어 버린다 오감 통제를 통해 육감을 단련한답시고 사람을 장님, 귀머거리, 벙 어리, 무통, 코맹맹이로 만들어 놓았었다. 이뿐인가, 피부호흡을 가르쳐 준다며 전신 의 모공을 막아 놓아 어찌나 고생을 했는 지. 인간의 피부에 있는 모공의 수가 몇 갠 줄 아는가. 그걸 다 꼼꼼하게 막아 놓은 정우의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살떨리는말은하지 말지, 경기력에 지

장을 초래한다고!”

“ 엄살은.”

엄 ~?~ 살!

정우의 밉살맞은 주둥이를 치고 싶은 삼형제의 분노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 인간은 저리 말해서는 안 되었다. 자기 는상관없으니까, 저처럼 태평하게 지껄일 수 있는것이다

“그걸말이라고 하는거냐?”

“왜 엄살인지 알려줄까?”

정우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혹 금단을 돌아봤다.

움찔!

혹금단은 단주의 실험체다. 삼형제의 혹독함과는 비교도 안 되는 훈련을 받아 왔다. 그 결과 이만큼이나 강해지기는 했 지만, 전혀 고맙지가 않다. 두 번다시 겪 고 싶지 않은 악몽임에도, 여전히 현재진 행형이었다. 단주가 수틀리면 그날은 죽었 다는 말도 싱겁다.

‘전생에 죄를 너무 많이 지었어’

‘다시 태어나면 착하게 살고 말 테다!’

‘지금도 많이 착해졌는데!’

혹금단은 답답했다. 육체가 점점 더 강 해지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강해지면 강 해질수록 암울하기만 하다

‘죽을확률이 더 줄었어!’

‘제기랄! 왜 이렇게 강해지는 거야!’

‘조금만 강해지지!’

혹금단의 초창기 멤버 중 살아남은 자 들, 그들의 전투능력은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에 도달했다. 솔직히 작정하 고 달려들면 삼형제도 거뜬히 제압할 자 신이 있었다 그러는 가운데 저세상 갈 수 있으면 복 받은 거고.

‘노력들 좀 하지, 다들 고만고만해서.’

‘센놈들이나왔으면 좋겠다!’

‘외계인의 지구종말도 괜찮잖아:

문제는 무지막지한 외계인도 단주를 어

찌하진 못할 것 같다는 사실이다 단주는 그야말로 천외천, 인간의 부류로 평가를 하면 박하다. 어디까지 강해질지도 모르 고, 더 강해지고 있어서 단원들의 수명을 늘려주고 계신다.

“원한다면 단원으로 받아줄 수는 있 어.”

“?…너무 심하잖아!”

정우의 제안에 삼형제는 질겁했다

혹금단의 위명이 높아지기는 했어도, 금강문에 소속된 무인들은 절대 가입하고 싶지 않은 무력단이다. 가입하는 그 순간 살아 있을 동안에도, 죽어서도 절대 빠져 나가지 못한다. 먼저 간 혹금단의 영혼도 금제되어 보관되어 있다는 설까지 떠돈다. 그게 설인지 아닌지 물어볼 용기도 없다.

“그러니까 날 실망시키지 마”

삼형제에게는 그 어떤 협박보다 무서웠 다. 대회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면 어떤 일 이 벌어질지, 상상만으로 오금이 저려온 다. 저놈은 친구나, 친구 형이라고 해서 봐 줄 위인이 절대 아니었다. 반드시 지 꼴리 는 대로 하고 마는 아버지와 다르지 않은 부류다.

웅성웅성!

호랑이도 제 생각을 하면 온다고 했던

금강문주의 행차에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다. 한간의 인기순위에 항상 수위에 드는 유명인이 되어 있었다. 무인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인지도가 상당히 높았다. 특히 무식해 보이지만 단순명쾌한 화법이 사람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해 주었 다 요즘 같이 답답하고, 어려운 정세가 반 드시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형성되었 다

“화면에서만 보다가 직접 보니, 진짜 엄 청 크다!”

“저 근육 봐; 진짜 쇠를 다듬은 거 아

냐!”

“일전에 마물 죽이는 거 봤는데, 상대 도안되더라!”

금강문주를 본 사람들보다 실물로 보 지 못했던 사람들이 더 난리였다. 실제로 봤을 때의 거대한 육체와 강인한 근육에 서 풍기는 압도적인 포스로 인해서 경탄 을금치 못했다.

“문주님, 여기요!”

“오빠! 사랑해요!”

“꺄각, 날보고웃었어!”

저건 좀 오버지. 딱 봐도 아버지뻘인데. 소녀들의 비틀어진 이상형이 되어 버리기 까지 했다. 하지만 호랑이 상인 이호극이 간간히 아빠 미소를 지으면, 이요미로 통 했다. 금강문주의 귀여운 짤이 떠돌아한 동안 인기를 끌었었다.

“인기 장난아니네.”

“아버지가이 정도였어!”

“아이돌 뺨치는구먼.”

삼형제도 아버지의 인기에 놀람을 감추 지 못했다. 인기가 어느 정도는 있을 거라 고 생각했지만, 군중이 많은 장소에선 확 실히 티가 많이 났다. 그리고 보니 요즘들 어 성 여사께서 외모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남편의 인기를 실감하면서도, 불 안했던 것이다.

‘후후’

정우는 문주의 인기를 당연하게 받아 들였다. 이번 대회를 홍보하는 영상의 주 인공이 금강문주였다. 금강문주를 필두로 해서 금강문의 문도가 거들도록 했다

‘비용이 거의 안들었지.’

사람들이 CG를 썼을 거라고 여겼던 부분은 실제였다. 금강문주쯤 되면 굳이 CG를 쓰지 않아도 촬영만 하면 그 이상 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여기에 케이브 등급이 높은 마물과 실제로 싸웠 다. 처절함을살리기 위해서 적당히 하라 는 조언을 곁들이니 완벽했다. 촬영 자체 는 저예산인데, 영상의 퀄리티는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SF영화가 되었다

‘촬영기법을 배우길 잘했던 거 같다’

정우는 촬영을 위해서 촬영감독을 불 러 사용방법을 1대 1트레이닝을 하며 배 웠다. 기본적인 조작방법을 배우고 나서는 어렵지 않았다. 편집이야 나중에 촬영을 끝내고 난 후에 전문가에게 의뢰를 하면 되는 일이었다. 정우는 촬영 카메라 100 대를 대여해 무형기를 운용해서 금강문주 의 전투를 보다 몰입감이 있도록 촬영했 다

‘인지도는 이만하면 됐고.’

정우는 고인 물에 발을 담글 생각이 전 혀 없었다. 새 술은 새 잔에 담아야 한다. 기존의 구태의연함은 치워 버려야 했다. 이를 위한 선별작업이 혹막을 통해 이루 어지고 있는 중이다. 검증이 끝나는 대로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야 한다. 단 오늘부 터 시작될 무림대회가 예정대로 진행되어 야한다는전제가깔린다

‘안 오면서운하지.’

준비를 이렇게나 성대하게 해 놓았다. 차린 밥상만 엎어주면 되는 일이다. 물론 오지 않는다고 해도 계획이 틀어지진 않는 다. 그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분이다:

우르르!

금강문주는 시선을 즐기며 대회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삼형제도 아버지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서 꼬리를물었다.

“넌 안들어가?”

“대회장 주변을 검열해야 돼서.”

염화가 폭발적인 염기를 부리며 다가섰 다. 대놓고 풍기는 염기에 주변 사람들이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남 녀불문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접근 이 어려웠다. 감히 범접할용기가 나지 않 는것이다:

“천하의 혹금단주가 눈에 불을 켜고 지 키고 있는데, 누가 감히 불손한 행동을 하 겠어.”

“세상일은 모르는거니까”

“네가 모르는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시비 털러 온 거냐?”

“설마 내가 그러려고, 나의 고마운 스승 한데.”

“고마운 얼굴치고는 살기가 돋는데.”

염화의 무극기가 안정을 찾기는 했어 도, 흑화에게 각인된 정우에 대한 분노가 남아 있었다. 영성 깊이 새겨진 분노의 씨 앗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만큼 처절했다 는 의미가 되었다. 그러나 감히 덤벼들 엄 두는 내지 못한다. 분노보다 더 거대한 공 포가 자리하고 있었다.

‘찍소리도 못하네.’

염화는 무극기에 동화된 혹화가 혹금단 주와 있을 때 가장 안정적이라는 걸 깨달 았다.

그때.

젊은 사내가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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