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리버스 빌런-290화 (290/500)

보통은 물어보면 이런 식으로 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한다. 그것도 15년 후라고 당 당하게 밝히다니, 유 회장은 한숨을 쉬었 다 참으로 정우답다고 해야 하는지, 제 할 말은 반드시 지킬 테니 안심은 되었다 제 6장 차도염장지계 ⑵

“됐고, 하라랑파티에나 참석해라”

“그러죠.”

지나치게 순순히 응해서 불안하다

유 회장은 사족을 더했다.

“질 안 좋은 녀석들도 꽤 있으니까, 적 당히 하거라”

“아무렴요, 저 그렇게 막돼먹은 사람 아 닙니다?”

고분고분한 정우의 태도에 유 회장은 괜한 짓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노파심이 생겼다. 손녀와 정우의 사이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 그러나 사귀는 시간이 길 어지면 길어질수록 구설수가 생길 여지가 있었다. 재계에서도 끊임없이 혼사가 들 어오고 있어 더더욱 그렇다. 그들의 입장 에서 정우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언제든 버리고 다시 담을 술잔에 불과했다. 특히 몇몇 그룹은 지나치게 노골적이다.

‘차라리 공표를 해 버리는 편이 낫겠지.’

유 회장의 노파심과 달리 정우의 속내 는의미심장했다

‘과연 그렇게 될까요?’

요즘 세상은 임자가 있어도 골을 넣으 려는 양아치들이 판을 친다. 기본적인 에 티켓을 지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예전은 없었다고 단정하진 않는다. 시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양아치는 박멸되지 않는 바이러 스와 같으니까: 본인은 아니라고 변명하진 마라, 사람이 사람을좋아하는 감정은 본 능이다. 이를 절제하느냐, 표현하느냐가 보 통사람과 양가치를 가르는 차이가 된다

‘하지만 양아치가 없으면 살맛이 안 나

지.’

명분은 소중하거든.

“절대 건드리지 마, 알겠지?”

“연회장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고약속드립니다.”

정우는 소영과 수연을 가르쳤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영과 수연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둘 간의 차별화된 눈높이 교육이 빛을 발했다. 소영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반면, 수연에게는 호 된 훈련과 하이엔드급 화술로서 속을 뒤 집어 놓았었다. 확실히 상반되는 스타일이 지만 둘 다 자질은 뛰어났다 후일 한국을 대표하는 유니크로서 전 세계에 명성을 날릴게 분명하다.

왜 그렇게 확신하니고?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하고 위대한 스승 밑에서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 면 정우는 딱히 제자의 자질을 따지지 않 는다. 자질이야 혹독한 가르침을 통해 만 들어 내면 그만이다 혹금단을 보아라

썩어빠진 정신과 보잘 것 없는 육신을 가진 놈들이었다. 세상에 있어서 봤자 전 혀 이로울 것 없는 해충이 이제는 꼭 필요 한 도구가 되었다. 혹금단은 잘 써주는 것 만으로도 영생의 광영이어야 했다. 주제를 모르고 인간다운 대접을 바란다면, 작금 의 삶이 그나마 인간답다는 걸 깨닫게 해 줄의사는 있었다 정우는 항시 혹금단을 써주기 위해 주 인으로서 책임을 다했다 혹금단은 한시라 도 고마움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혹 금단의 사명이자 존재가치다 퍼퍼퍼펑!

쉴드와 수연이 치열한 격전을 벌이고 있는 와증이었다

“뚫려라 일보전광!”

“성재야, 막아!”

성재와 인영이 강화속성을 개방하고, 호진이 흡수하며, 진광과 준기가 견제를 했다. 한 호흡으로 이어지는 쉴드의 방어 에 수연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럼에도 수연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 달 치 용돈이 걸려 있었다. 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오빠에게 배운 하이엔드급 화술을 펼쳐냈다.

“이 지겨운 오빠들! 그러니까 여자 친구 가없는 거야!”

“?…(?움짤)!”

타이밍이 늦을 뻔했지만, 우정의 힘으

로 쉴드는 버텨냈다

“평생 홀아비로 늙어 죽을 거다!”

“?…(덜덜덜)!”

쉴드의 우정빨이 흔들렸다.

“구질구질 한 찌질이들은 여자들이 싫 어한다고!”

“?…그렇게 심한 말을!”

살아오는 동안 여자와 손 한 번 제대로 잡아 보지 못했던 쉴드로서는 가장 아픈 부위였다 미래 역시도 불투명하기에 애써 위로를 해 봤자 마음만 쓰렸다

“빈틈 발견.”

“?…이런!”

수연의 임기응변에 정우는 고개를 끄덕 였다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는 법이다. 쉴드의 아픈 부위를 제대로 찔러 주었다. 주둥이 역시도 전투 를 위해서 단련되고 있었다.

‘여자를 소개시켜 주기는 해야겠군.’

쉴드의 약점도 보완할 겸. 적당히 괜찮 은 애들을 골라서 주선을 하면 그만이다. 되고 안 되고는 쉴드의 몫이었다. 경험을 원한다면 돈을 처바르면 된다

“아직도 초식이 공력을 따르지 못하고 있어.”

정우는 소영의 공력과 초식의 흐름을

봐주었다. 공력과 초식을 따로 놓고 봐선 안 되었다. 넘치는 공력이 분명 도움이 되 기는 하나, 초식과 융합이 되지 않으면 소 잡는 칼로 닭을 잡은 격이 된다. 적재적소 에 공력과 초식을 조화롭게 구사할 필요 가있었다

‘물론 나처럼 공력이 남아돌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잘난 체는 절대 아니다. 정우의 공력은 산술적인 계산을 넘어섰다. 수치를 벗어 난, 지금까지 와도 다른 경지에 도달했다

‘9단의 극한이라고 해야할까’

정우는 현천공의 궁극에 도달해 있었

다. 전생의 경지를 한참이나 벗어났다. 8 단에 머물렀을 때와는 세상을 보는 흐름 과 시각이 또 달라졌다. 이를테면 생명체 와 사물의 근원에 도달했다고 봐야 했다. 속된 말로 딱 보면 견적이 나온다. 허세 잡 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도 만족할순 없지.’

현천공의 궁극지경이 9단이기는 하나, 그 위가 있었다. 여전히 미개척의 경지로, 실마리만 잡았다. 근원마저 완벽히 복기 해 버리는 창조와파괴의 영역이다. 지금 도 작정하면 영혼 정도는 소멸시킬 순 있 다 파파파팟!

정우가 상념에 젖어 있는 사이 소영은 전심전력을 다했다. 신룡호신공을 극한으 로 뽑아내 용형권의 상위 초식을 발출했 다 휙!

정우의 손가락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소영은 공력의 흐름과 초식의 균형이 무너 지고 있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가지고 노 는 것 같지만, 소영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정확해!’

공력과 초식이 부조화를 이룰 때마다 손가락이 지적하고 있었다. 소영은 종이비 행기 마냥 날리고 있건만, 가르침을 체득 해 나갔다. 콕콕 찍어 주는 지점마다 답이 명확했다. 족집게 과외 선생처럼, 가르쳐 준 대로만 해도 일단 100점은 깔고 간다 고 보면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는 건 소영 의 몫이었다

‘8대 2이 적당하군.’

정우가 정해 놓은 소영의 가르침에 대 한 비율이다. 8을 가르치고 2를 스스루 채 우도록 한다 딱보면 거의 다 가르쳐 주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2를 채우 는게 말처럼 쉽지는않다 해 보면안다 8 이 완성되어도 남은 2가 채워지지 않으면 결코 10이 되지 않는 것처럼. 완성되지 않 은 무공은 부자연스럽고, 비효율적일 수 밖에 없다.

하아; 하아!

한쪽에선 수연의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 렸다. 빈틈을 파고들기는 했으나, 쉴드의 방어력은완벽에 가까웠다. 수연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제외시켜 버렸다.

철퍼덕!

기력이 다한 수연이 훈련장의 냉 바닥 에 엎어졌다. 그에 반해 쉴드는 멀쩡했다. 일전에 곤욕을 치렀을 때와는 또 달랐다. 방어력이 급상승하며, 레벨업 되었다 소영이는 이제 그만 가봐:”

“예, 오빠.”

정우는 시간을 칼처럼 지켰다?

소영이를 보낸 후, 케이브를 열었다. 쉴 드와 본격적인 훈련을 해야 할 시간이었 다 대결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기절한척하지 말고, 일어나라”

수연이 쥐 죽은듯 누워있자 정우의 손 가락이 수직으로 내려갔다 스왁!

손가락의 끝에 실린 날카로운 기에 공 간이 쪼개진다.

목표지 점까진 순식간이었다

벌떡!

엎어져 있던 수연이 잽사게 일어났다. 조금만 늦었으면 무형의 칼에 육체의 상하 가 반으로 쪼개졌을 것이다.

“죽을 뻔했잖아!”

“조절했으니, 괜찮아”

오빠는 절대 사랑하는 동생을 죽이지 않는다. 설마란 없다: 절대 죽지 않으며, 행 여라도 기대하지 말도록

“엄마한테 이를 거야”

“ 가능할까?”

용돈에 목숨 걸다 진짜로 저세상 구경

할 뻔했다. 하지만 아무리 용을 써도 쉴드 를 어찌하지 못하자 짜증만 치솟는다 매 정한 오빠는 동생의 절박함을 이해는 못 해줄망정, 구박하고 있었다. 신데렐라나 콩쥐도 자신보다는 행복할 거다. 서러움이 복 바쳐서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이 망할 놈의 오빠, 어디 얼마나잘되나 두고 보자 고 동생 괴롭히는 오빠치고, 말년에 행복 한꼴본 적이 없다고.

“용돈줄 테니, 궁상떨지 마라.”

“정말!”

언제 눈물을 흘렸을까? 수연은 변화무 쌍했다. 감정의 기복이 조울증환자 수준 이었다 용돈의 어마어마한 위력을 증명했 다. 용돈 앞에 자존심을 부리지 마라, 수 연의 절대명제였다. 왜냐고? 어차피 오빠 한텐 안 된다. 자존심 부리다가 용돈까지 못 받으면, 손해잖아

“오빠는 복 받을거야.”

“방금까지 저주를 퍼부은 것 같은데.”

“언제, 난한 번도 그런 괘씸한 생각은 해본적이 없어.”

“구라같지만 믿어는주마”

정우는 수연과 쉴드를 데리고 케이브 안으로 들어갔다. 쉴드와의 대결을 수연 이 관전하도록 배려했다.

10분후

헐!

수연은 오빠와 쉴드의 대결을 관전한 후, 넋이 나갔다. 오빠의 강함을 새삼스럽 지만 뼈저리게 실감했다. 개길 엄두가 나 지 않을 수준마저 벗어났다. 종이를 분쇄 하듯, 쉴드의 방어력을 찢어 놓은 오빠의 무지막지함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쉴드오빠들도 강한데.’

성장속도만 놓고 보면 쉴드 오빠의 발전 이 눈부셨다. 뒤늦게 시작해서 수연을 비 롯해 강자들을 꺾었다. 그래서 요즘은 간 과하고 있었다. 오빠의 강함은 차원이 다 르다는 사실을. 한 집에서 같이 자고, 밥 먹고, 씻고, 그런다고 같은 인간으로 보면 안되었다

“오빠대체 몇단이야?”

“9단의 극한, 곧 10단을 오픈할 거다. 오픈식 때 초대해 주마”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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